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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발 금융 쓰나미의 가능성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7월10일 16시55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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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가 촉발시킨 수출규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상황이 더욱 꼬이는 모습이다. 7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의 양국협의 제안을 바로 다음 날 일본 경제산업상이 거절하면서 한국의 카드가 소진되는 모양새다. 양국 관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리만치 어두워지면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우려가 일본계 자금의 급격한 유출로 인하여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다. 

     

첫째 우려는 우리나라의 현금 유동성이 일본발 금융위기를 막기에 충분치 못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일본계 은행의 국내 대출은 18조 원, 약 160억 달러로 알려져 있다. 역외금융, 즉 제3국에 있는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빌려온 돈을 300억 달러로 잡으면 합해서 약 460억 달러가 일본계 자금이다. 현재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중에서 현금성 자산은 5%(2018년 기준), 약 200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리고 다른 부문(은행+기업+정부)이보유하는 순현금예금, 즉 우리가 보유하는 대외 현금예금보유액에서 우리에게 예치된 외국의 현금예금을 뺀 금액은 226억 달러다. 따라서 합계 426억 달러 이상의 외자유출이 단기간에 발생한다면 갚을 수가 없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일본계 자금의 규모 460억 달러는 충분히 우리나라의 외환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규모라고 봐야 한다. 물론 중국이나 아세안과 같은 나라와의 수백억 달러 스왑협정이 있기는 하지만 스왑규정을 발동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의 금융위기는 왔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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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설혹 일본계 자금이 완전히 빠져 나가지 않고 일부만 빠져 나간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계 자금이 빠져 나가는 과정에서 원화자금을 달러로 바꾸는 과정이 일어날 텐데 이 때 과도한 달러화 환율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외환당국이 급격한 환율 상승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원화환율의 상승은 추가적인 외화유출을 촉발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금액(2019년 5월말 현재)은 주식 532조원과 채권 120조원, 합해서 652조원, 달러로는 약 5,500억 달러다. 이 돈은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액 4,030억 달러 보다 40% 가까이 더 많은 금액이다. 그러니 만에 하나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에서 돈을 빼나간다고 하면 감당할 수 없는 위기가 오는 것이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원화환율이 1,130원에서 1,190원으로 5%나 급등하면서 외국인의 국내투자자산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고, 이에 따라 외국인 국내주식투자에서는 23억 달러가 빠져 나갔다. 지금 원/달러환율의 불안(상승)요인이 너무 많다. 7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고 조만간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것이나 미중 무역분쟁도 모두 원화환율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이런 위태한 상황에서 일본계 자금의 유출은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올 수가 있다. 

 

셋째는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대일(對日)채무의 규모다.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파생상품 거래 관행을 볼 때 일본계 자금의 규모는 장부상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클 수도 있다. 게다가 현지법인의 차입 혹은 보증, 채무계약 등은 본국 정부가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매우 많다.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위기가 온다고 단언할 수도 없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변할 수만도 없다.  

 

넷째는 투기세력들의 준동 가능성이다. 앞서도 지적했지만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은 환율의 안정과 직결되어있다. 원화환율 불안정에 따른 금융위기를 예방하려면 당국은 금리를 올리거나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어서 안정을 시켜야 하는데 금리 인상 카드는 현재로써는 발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로지 보유 외환을 풀어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루 은행 간 외환시장 거래규모만 해도 300억 달러나 되는 상황에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약점을 노리고 국내외 투기꾼들이 외환시장을 흔든다면 환율이 크게 불안정해지면서 심각한 금융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본과의 관계가 조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양국이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우호선린관계가 다시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는 중에라도 당국은 외화자금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환율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플랜1과 플랜2와 플랜3을 준비해 둬야 한다. 한, 일간의 통화스왑 체결이 만료된 것이 너무 아쉬워진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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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7월10일 16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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