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피격과 한국의 에너지 수급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7월03일 17시05분

작성자

  • 이효창
  • 환경경제연구소 대표이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래교수

메타정보

본문

호르무즈 인근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에 대한 공격이 발생(6.13)함에 따라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유조선에 대한 공격 영상을 공개하였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만해 유조선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New York Times, 6.14). 반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유조선 공격의 배후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대이란 경제제재 강화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CBS, 6.14). 

 

올해 강경파로 교체된 이란 핵심 권력과 미국 강경파 사이에 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 원유수송의 1/3 정도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위협 또는 실제 해협의 봉쇄가 발생할 경우에는 세계 유가는 현재 두바이유 기준 배럴 당 6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인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사태로까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이란으로부터 90%가량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중국에게는 대이란 제재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과정에서 원유 수송에 상당부분 차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 및 인도와의 대립, 미국과 일본 해군의 인도양 상시 주둔에 대한 명분 제공 등의 이유로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이란산 원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지만, 대이란 경제제재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수입에 차질을 빚는다고 해도, 3개월 정도의 단기적인 공급차질이 우려되지만,  석유비축량이 90일 정도 분을 보유하고 있고, 수입선 다변화 측면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등 여타 산유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공급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현재 한국은 경기가 침체국면이기 때문에 원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서 수급상황에 있어서 불균형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제원유 가격의 변동성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바 여기서 국제원유 가격의 동향 및 전망, 그리고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우리나라에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국제유가는 국제원유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즉 수급에 의해서 결정되며, 기타 정치군사적인 요인, 지정학적 요인 등 복잡한 방식으로 결정된다.  다음의 <그림1>은 장기유가추이(두바이유기준)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산 두바이유, 텍사스산 중질유(WTI), 북해산 브렌트유로 나뉘어 거래가 형성되고 가격이 고시되고 있다. 에너지 자원 그리고 환경문제는 경제학에서는 최장기 이슈라고 볼 수 있다. 즉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고갈이나 환경오염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전력 및 수송, 산업용 보일러 등의 에너지원으로서 화학제품의 원부자재로서의 원유 및 유가는 우리 경제에 거시경제적 및 산업별 생산, 고용,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연산가능일반균형(CGE)모형을 활용하여 유가가 10% 인상할 때에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를 분석해 보았다. 

 

<그림1>의 장기 유가 추이에서 보듯이, 수요 측면에서 세계경기가 활성화되고 원유소비가 급증하는 경우에 석유공급에 차질이 있는 경우 원유가격이 추세적으로 인상된다. 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경제가 위축되면 기업 및 산업활동이 저하되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감소하여 유가가 하락하게 된다. 공급 측면에서는 1970년대 제1, 2차 석유위기 등 OPEC의 감산결정이 공급량에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를 상승시켰다. OPEC의 공급량이 전세계 석유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OPEC 감산결정은 국제유가에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란의 석유수출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결정, 대이란제재의 강화로 이어질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공급의 감소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세계경제는 하강 추세에 있기 때문에 원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이란의 공급분을 사우디 등 다른 산유국들이 대체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831fde6669611cfc34b7af583c5f4997_1562119
우리나라는 미중무역분쟁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수출이 저조하고, 국내적으로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복지지출을 통한 소비세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경제가 부진하고 총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따라서 원유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원유교역 구조 측면에서 볼 때에, 미국은 자국내 셰일석유 등의 생산량을 늘리면서 사우디 등 중동산 원유의 수입을 줄이고 있는 반면, 중국은 원유 순수입국으로 전환하면서 이란 등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 되었다.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는 세계 생산량, 교역량, 원유 수입량 등에 있어서 미국, 유로지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아시아 원유수입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 확보는 동아시아 특히 중국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안보 이슈임이 분명하다. 유조선 피격 등의 구실로 미국은 일본 및 인도와 공조체계를 강화하면서 인도양 패권을 장악하고 호르무즈 해협, 말라카 해협 등지에서 이란산 원유수송에 대한 검색을 통해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유조선 피격에 따른 원유의 대량 해양 유출에 대한 기사는 없는 것으로 보아 유조선이 원유를 싣지 않은 상태에서 피격된 것으로 추측된다. 유조선 피격사건은 에너지를 수송하는 주요 수송수단이자 환경경제학의 시초가 된 엑슨 발데스호의 알래스카 대량오염 사태의 사례처럼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도 있으니 에너지/환경 문제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나라 경제는 소규모 개방경제이고 원유와 같은 상품(commodities)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의 변화 및 공급차질이 국가 전체 거시경제적 생산, 고용,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산업별로 원유 및 석유제품을 투입 원자재로 사용하는 비중이 큰 석유화학, 수송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한편 기타 전자전기, 자동차 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겠으나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원유가격의 급등과 같은 경제충격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산가능일반균형(CGE)모형이 있다. 이 모형은 한국경제의 투입산출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GEMPACK 프로그램으로 ORANI CGE 모형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유가가 10%에서 40% 상승하는 것을 충격으로 하여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거시경제적, 산업적 생산, 고용, 물가를 정량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다. 잠정적으로 2015년 산업연관표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는 예를 들어 유가가 10% 인상될 경우, 우리나라 GDP에 0.05% 감소, 물가에 0.02% 인상, 고용에 0.01% 감소를 가져오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산업별로는 석유화학, 수송 등 원유의 투입비중이 큰 산업의 생산감소가 크며, 여타 원유 및 석유제품의 투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리고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 경우 이 제품을 투입요소로 사용하는 전자전기, 자동차 등에는 큰 영향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건설, 수송 분야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에 대한 수요의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위협 등 이란산 석유수입에 차질이 우려되지만, 석유비축량, 대체수입선 다변화, 정부의 대처능력 등으로 인해 에너지수급에 미칠 파장의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도 거의 희박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지속될 경우 원유 수송로의 안전한 확보를 위한 비용이 증가하여 국내 정유사의 추가비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ifsPOST> 

9
  • 기사입력 2019년07월03일 17시05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