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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의 경상수지 적자 : 향후 전망과 대응방안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6월19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6월19일 17시00분

작성자

  • 강태수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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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지난 4월 ‘적자’로 반전됐다. 83개월 만이다. 이러한 경상수지 적자 실적과 전망에 대한 견해는 두 갈래로 엇갈린다. 

 

경제 기초체력 약화 ‘위기 신호’ vs 일시적 현상으로 5월 흑자 반전될 것

 

우선,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되는 ‘위기 신호’라는 주장이 첫 번째다. 적자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는 우려에서다. 그 우려의 본질은 국내로 유입되는 외화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데 있다. 외화유동성 부족이 보다 심각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한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핵심지표는 경상수지다. 우리나라에 돈을 꿔준 외국인 투자자는 경상수지 흑자를 ‘담보’로 여긴다. 그런데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면 담보가치가 줄어 신용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담보 가치가 줄었으니 이자를 더 내야하는 거다. 국가 신용등급이 한 단계 추락하면 우리 기업들의 해외지급 이자가 연간 3,800만~7,600만 달러 추가된다. 

 또 원화 가치도 더 떨어진다. 예컨대 삼성전자에 투자한 외국인의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는 종전 그대로인데 달러로 평가해 보면 손실을 보게 된다. 원화의 돈 값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싶은 유혹이 증가하게 되는 거다.

 

반면 ‘4월 경상수지 적자’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두 번째 견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의 경상적자에 대해 ‘과도한 의미부여’라며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경상수지 적자는 매년 4월이면 늘 발생하는 ‘계절성 이벤트’ 효과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연말 결산법인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4월에 지급한다. 이번에는 49.9억 달러다.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6.6억 달러니 배당금 지급만 없었다면 경상수지는 여전히 흑자였을 거라는 해석이다. 다시 말해 4월 적자는 일시적 현상이고, 5월이면 다시 흑자로 돌아선다는 설명이다.  

 

흑자복귀 가능하지만 장기 지속은 어려워 문제 심각

 

 「5월 흑자 복귀 가능성」은 설득력이 커 보인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줄곧 이어지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미-중 간 무역전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들 수 있다.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종전 10%에서 25%로 올렸다. 이에 더해 3,25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도 25%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중국에 으름장을 놓고 있다. 2018년 중국이 미국에 수출한 총액이 5,400억 달러다. 자칫하면 중국의 대미 수출상품 100%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출 가운데 34%가 중국(홍콩 포함)에 집중되어 있다. 이 중에 중간재가 80%다. 대부분 중국 기업의 수출용 완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소재·부품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곧바로 우리 기업이 어려워진다. 구조적 문제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도 구조적인 문제를 짊어지고 있다.  전체 수출의 21%를 떠 앉고 있는 반도체는 지난 1~4월 중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8.7% 감소했다. 반도체 D램 가격은 최근 4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의 8달러 대에 비하면 반 토막(50% 하락)이 난 셈이다. 문제는 가격하락이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란 점이다. 더욱이 최근 미국 정부의 ‘경고’가 반도체 수출애로요인으로 가세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제재’ 차원에서 국내 통신장비업체와 화웨이 간 거래 금지를 압박하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 기업의 대(對)화웨이 판매 규모는 106억 달러 수준이었다.   

 

또 인구구조 고령화도 경상수지 적자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들어   6·25 전쟁이 끝난 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750만 명)가 은퇴중이다. 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고령층은 그동안 모아 둔 저축으로 여생을 꾸려가야 하는데 50대 후반에 은퇴가 이뤄지면 수입이 줄어들어 저축도 줄게 된다. 저축 감소는 해외차입 증가를 초래해 경상수지 적자 요인으로 작용한다. 

 

적자 전환, 두고만 볼 일인가? 

 

 향후 정부의 경상수지 정책 대응도 이런 구조적인 변화를 염두에 둬야한다. 그런데 현재의 경상수지 논의는 지나치게 통상 분야 위주로 치우친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상품수지가 규모면에서 압도적이어서 타당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역할도 주목해야 한다. 본원소득수지란 내국인이 해외투자자산에서 얻은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해서 본국으로 가져간 투자소득(이자, 배당)을 차감한 개념이다. 

 

 상품수지 적자를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메꾸는 형태가 선진국 사례다. 바로 이 지점에 우리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본은 2011년 이후 상품수지가 대규모 적자로 전환되었지만 본원소득수지가 계속 큰 폭의 흑자를 지속 중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이유다. 이런 결과의 배후에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2006년 일본 정부는 무역·서비스 수지흑자 감소에 맞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증대로 대응한다는 정책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통상백서 2006’). 대외자산 포트폴리오를 증권투자에서 위험성이 높은 직접투자로 바꿨다. 투자 지역도 구미(歐美)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채권시장 육성을 일본이 주도했다. M&A 방식의 해외 진출도 증가시켰다. 서비스업의 해외 진출도 확대했다. 이 모든 노력의 근간에는 수익률을 높여 본원소득수지를 늘리겠다는 정책의지가 있었다.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4,300억 달러다. 외환보유액(4,040억 달러)보다 크다. 해외증권투자의 주요 주체는 국민연금(1,400억 달러), 자산운용사(1,000억 달러), 보험사(630억 달러)다. 수익률이 5%만 돼도 매년 200억 달러 정도의 본원소득을 해외로부터 벌어들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수익률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예컨대 국민연금의 경우 2018년 수익률이 –0.92%였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은 –6.19%, 해외채권은 +4.21%다. 해외로부터의 이자·배당 소득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경상수지 구성내용을 선진국형으로 진화시켜야 

 

 미·중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양쪽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어려운 국면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큰 위기다. 이럴 때는 위기의 그림자에  숨겨진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한다. 중국은 미·중간 마찰을 계기로 내수소비 중심의 성장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우리에게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상품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경험재(화장품, 건강관리 상품), 문화재(한국 대중문화예술) 등은 고객충성도가 높았다는 걸 기억한다. 제품의 평판이 높아지면 가격탄력성이 낮아진다. 가격이 변해도 소비자의 수요가 반응을 안 하는 것이다. 이런 상품이 명품이다. 미·중간 통상전쟁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경상수지 구성내용을 선진국형으로 진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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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6월19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6월21일 09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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