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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는 비례대표제 확대가 답이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4월28일 21시2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1시07분

작성자

  • 이영선
  • 前 한림대 총장, (사)코피온총재

메타정보

  • 28

본문

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는 비례대표제 확대가 답이다

 민주주의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치를 하자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합의는 어떻게 이루어야 하나?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은 대의민주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 냈다. 모든 국민들이 모든 사안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표출하고 이를 취합한다는 것은 많은 비용이 들것이고 또 국가의 규모와 형편에 따라서는 아예 불가능하기도 할 것이다. 물론 최근의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달은 적은 비용으로 여론조사와 같은 기법의 사용을 가능케 하고 있으며 때로는 모든 국민들의 의견을 직접 표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직접민주주의의 확대가 예측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우선 그들의 대표, 즉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그들로 하여금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하게 하는 대의민주주의 또는 간접민주주의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활용될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대표는 어떻게 선출해야 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까? 사실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여러 가지 방법에 따라 다른 대표들이 선출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다른 사회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과연 우리 국민들의 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데 적합한 것인지를 따져 보아야한다. 얼마전 헙법재판소가 우리의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있어 지역구의 분할이 균등한 인구수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위헌적이라고 판단하였다. 즉 어떤 지역구는 40만 명의 유권자가 한 사람의 대표를 국회에 보내는 반면 어떤 지역구는 10만 명도 되지 않는 유권자가 한 명의 대표를 국회에 보내고 있음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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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모든 지역구의 유권자 수가 균등히 배분하기만 하면 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게 되는 것일까? 지금 우리가 채택하고 있는 국회의원 선거방법은 한 지역구에서 출마한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사람을 당선 시키는 제도이다. 소위 first-past-the-post(FPTP)로서 비교다수득표주의라 부른다. 이 방법에는 후보자가 많을 경우 아주 적은 득표수를 가지고도 당선될 수 있다는 모순이 내재한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중에서 득표율 50% 미만으로 당선되는 이들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있다는 사실은 결국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잘 대변하지 못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최근 영국의 경우 한 정당이 전국의 지역구에서 얻은 득표가 전 유권자의 30%에 불과하지만 국회 내에서는 다수당이 되는 경우가 있어 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이 경우 엄밀히 말해 나머지 70%의 유권자들의 의사는 정치적으로 무시되어지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FPTP는 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에는 내재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지역구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국가 전체적 차원의 견지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도 제기 된다. 우리는 흔히 국회의원 선거운동에서 후보자가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홍보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사실 국회의원은 국가 전체의 사안을 다루는 조직이고 지역의 발전은 지자체 단체장이 할 일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을 지역에서 선출하다 보니 국회의원이 마치 지역을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다. 국회에 진출하여 지역을 위한 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을 선출하자는 지역이기주의가 발효되기도 한다. 결국 지역구를 통한 국회의원의 선출은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지역주의를 가져올 뿐 아니라 국회의원이 국가적 차원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기주의적 의사결정을 하게 함으로써 진정한 국가적 차원의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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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적 차원에서 진정한 사회적 혹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전국적 차원에서 대표를 선출하는 비례대표제로 국회의원이 선출되어야 한다. 이 제도에서 국민들은 각 정당이 제시하고 있는 정강정책을 보고 정당을 대상으로 투표하며 각 정당의 득표수의 비율에 따라 각 정당에 국회의원을 배정함으로써 국민들의 정치적 성향이 그대로 표출되게 하는 것이 옳다.  최근 유럽의 선진국들이 비례대표제를 널리 사용하고 있음은 이런 이유에 기인한다. 

 

 지금껏 지역구를 중심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해 오던 우리나라가 급작스럽게 비례대표제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어차피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이 시점에 비례대표제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물론 비례대표제를 확대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의 다양한 의사가 반영되게 하기 위해서는 오늘 우리가 지닌 양당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 지역구에서 FTPT에 의거하여 국회의원을 선출할 경우 거대 정당에 유리하여 양당체제가 공고화되는 경향이 있다. 비례대표제는 양당제의 문제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인데 양당제의 문제는 다음 글의 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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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1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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