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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의 참여문제와 향후 과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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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3월23일 23시05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2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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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의 참여문제와 향후 과제

  
     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A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에 한국정부는 조만간 가입여부를  공식적으로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정부도 동 기구 참여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최대동맹국인 미국이 반대하고 있는 동 기구에 한국이 서둘러 가입하겠다고 나서기는 어려워 참여여부의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하 AIIB로 명명)은 2013년10월 중국의 시진핑주석이 제안하여 2014년11월에는 중국과 인도, ASEAN 회원국 등 21개국 정상들이 동 은행의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동 은행은 금년말경 정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 은행은 1000억달러규모의 자본금(초기 자본금은 500억달러규모)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로 아시아 태평양지역내 개도국들에 대한 인프라건설 등의 투자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외신들에 의하면 3월18일현재 동 기구에의 가입의사를 표명한 국가 수는 총 28개국으로 아시아역내국 22개국, 역외국 6개국이며 역외국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및 뉴질랜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7 국가중에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가 빠져 있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호주도 아직 공식 가입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설립추진의 배경은 중국의 새로운 성장전략의 일환

 중국정부가 AIIB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첫째, 중국정부는 2013년이래 과거 2000년전 중국의 대외교역의 주통로였던 ‘실크로드’를 복원한다는 의미의 ‘신실크로드’구축구상을 추진하고 있는데 AIIB는 동 구상의 실현을 금융면에서 뒷받침할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중국이 추진중인 ‘신실크로드’구상은 육로로 연결되는
경제벨트(一帶)와 해양로로 연결되는 부문(一路)을 포괄한다는 의미로 ‘이다이이루(一帶一路)’계획으로 불린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육로로는 중국 서부의 시안(西安)에서 시작하여 중앙아시아, 러시아, 네델란드, 이탈리아(베니스)로 연결되는 지역의 경제벨트를 구축하고 해양로로는 중국 동부연안의 푸조우(福州)에서 시작하여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아프리카의 케냐를 거쳐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여 이탈리아(베니스)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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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이러한 ‘신실크로드’의 구축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무역 및 대외협력 증진을 통한 자국의 경제적 실익은 물론 대외지위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신실크로드’구축의 추진으로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자국내 북부 및 서부지역의 경제발전 촉진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연히 동 전략의 추진에는 자국내 및 경유지역의 개도국들에 대한 도로, 철도, 통신 등 인프라건설, 자원개발 등을 위해 막대한 투자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중국은 이와 관련하여 이미 작년 11월  APEC 회의때 400억달러규모의‘실크로드기금’의 조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그밖에 해상실크로드 건설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지원할 ‘해상실크로드은행’의 설립도 추진중이다. 따라서 AIIB는 이러한 기구들과 함께 ‘신실크로드’구상을 뒷받침할 중추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러한 ‘신실크로드’구축구상은  시진핑정부가 강조해 온 양적성장위주에서  질적성장중심으로의 경제성장전략의 전환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점은 금년 3월에 개최된 중국 최대정치행사인 제2기제3차 전국인민대표회의(2015.3.3~3.13)가 ‘신실크로드’구축계획을 지역간 경제격차해소를 위한 3대 지역균형발전전략의 하나로 채택한 사실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한편 미국, 일본은 국제개발자금의 지원을 위해 현존하고 있는  세계은행(IBRD) 및 아시아개발은행(ADB)외에 중국이 새로운 기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그간 브레튼우즈체제하에서 미국에 의해 주도되어 온 국제금융시스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그리고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AIIB가 제대로 수준높은 지배구조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중국에 의해 좌지우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IMF, IBRD 및 ADB 등의 국제금융기구들도 그동안 지배구조의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중국 등 신흥시장국들은 IMF의 경우 미국의 지분은 17.7%로  주요결정사항(총투표권의 85%이상 찬성 필요)에 대한 사실상의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국제금융기구들의 의결권 배분도   신흥시장국들의 증대된 경제력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한국정부의 철저히 국익에 입각한 적극적인 입장표명과 대응 필요
 
 AIIB참여에 대해 조만간 한국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하여 몇가지 과제들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가입여부의 결정에는 철저히 국익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다른 문제와 연계시키지 않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중국의 AIIB 설립구상의 배경이 되고 있는 ‘신실크로드’구축구상이 제공할 도로, 철도, 통신 등 각종 인프라 건설, 자원개발, 관련 제조업 부문의 사업기회들은 한국이 어느나라 못지 않게 경쟁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분야들이다. 더구나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있고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현상황하에서 한국정부는  AIIB에의 참여가  한국기업들의 대중국 사업에 새 활로를 열어 나갈 절호의 기회라는 인식 위에 보다 적극적인 입장표명과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나라들이 주요 정책의 결정에 있어서는 불가피하게 자국 이익중시에 입각하여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국제적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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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만약 한국의 AIIB 가입이 공식 결정된다면 미국 등의 우려를 반영하여 동 기구의 지배 구조 등 기타 내부운영과 관련한 주요 결정이 합리적으로 결정되고 동 기구가 아시아 태평양지역개발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주요 역내회원국의 일원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한국은 이제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 중국도 한국의 적극적인 협조없이는 AIIB의 성공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필요할 경우 한국이 동 기구에 미국과 일본의 동시 참여도 적극 권장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으로, AIIB가 정식 출범하게 된다면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무역대국으로 치부되던 중국이 금융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AIIB를 통해 위안화표시 대출이 이루어진다면 위안화의 국제화가 더욱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AIIB에 참가한 대만, 싱가폴, 영국 등이 모두 자국통화와 위안화간 직거래시장 개설 등 위안화금융허브를  적극 추진중인 국가들인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도 AIIB참가를 계기로 이들 국가들과의 위안화 금융허브경쟁에 뒤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위안화의 국제화 진전과 더불어 우선 아시아 태평양지역내에서라도 원화의 국제적 쓰임새와 위상를 넓혀 나가기 위한 제도적 노력도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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