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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상 시나리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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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3월15일 20시01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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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상 시나리오

 

 6월 금리 인상 예상 

  미국 연준 이사회가 금리를 6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난 2월 24일 있었던 상원 청문회 증언을 통해 Yellen 연방은행 이사회 의장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금리 인상을 연기하겠다는 의미의 종래의 “patient”에  더 이상 구속되지 않는 대신에 미국 경제의 “data”에 따라 금리 인상시기를 유연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The FOMC’s assessment that it can be patient in beginning to normalize policy means that the Committee considers it unlikely that economic conditions will warrant an increase in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 for at least the next couple of FOMC meetings. If economic conditions continue to improve, as the Committee anticipates, the Committee will at some point begin considering an increase in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 on a meeting-by-meeting basis”(Yellen, Senate Hearing, Feb 24, 2015).>

 

미국은 1994년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연방은행 금리 인상의 충격으로 인하여 전 세계 채권 시장에 심각한 충격(“Tequila crisis”)을 일으킨 전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금리인상을 최대한 연기하고 사전에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제공할 것을 약속해 왔다. 하지만 Yellen 의장의 상원 증언으로 더 이상 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연준이 판단하는 적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둘째, 미국 경제의 “data”는 이미 과거 연방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시점의 기준선을 통과하여 경제지표로는 언제든지 금리 인상이 가능한 단계에 진입했다. 현재 실업률 갭(gap)은 0.3%로 과거 –0.7~1.2%에서 금리 인상을 개시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 한편 GDP gap에 있어서는 의회 예산국은 작년 –2.78%에서 금년 –1.66%로 감소하여 금년 2분기 또는 3분기에는 과거 금리 인상 시작 시점과 비슷한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셋째, 프라이머리 딜러를 대상으로 한 뉴욕 연준의 조사에 따르면, 6월 인상 예상이 26%, 9월 인상 예상이 21%, 내년 인산 15%, 12월 인상 예상이 14%로 6월 인상 예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Reuter 조사에 따르면 54명중 36명(2/3)이 6월 인상을 예상한 반면, 9월 인상은 18명(1/3)으로 나타났다. 즉 시장은 이미 충분히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11개 투자은행(IB)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2분기 인상 예상이 4개사, 3분기 인상 예상이 5개 사로 나타나 6월보다 9월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융정책 정상화가 시급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2월 하순에서 3월 2일 간에 DJIA와 S&P 500 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며, NASDAQ은 2000년 최고치에 1% 범위내로 근접했다. 물론 주식시장의 활황은 미국 경제와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거품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 단계에 이를 만큼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고 한다면,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며, 그럴 경우 그만큼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더욱 더 멀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QE로 인한 거품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도록 ‘정상화‘하기 위해서도 금리 인상이 조속히 단행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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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의 예상 충격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증대함에 따라 이미 3월 들어 미국 주식시장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0선을 돌파하던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도 미국 금리 인상 예상으로부터 이미 충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6월에 미국 연방은행 이사회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세계 경제는 어떤 파장이 예상되는가?

 

  대체로 금융완화(QE) 정책으로 인하여 2009년 이후 세계 금융시장에는 약 6조 달러가 공급되었으며, 그 중 절반 정도가 개도국 금융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도국에 유입된 국제 유동성은 개도국 주식시장을 활황으로 만들고, 국채는 물론 위험기업들의 채권까지 가격을 높이고, 시중 금리를 낮추고, 환율을 낮추고 위험 프리미엄(CDS)을 낮추는 등으로 개도국 금융시장을 왜곡시켜 왔다. 즉 QE로 인한 국제 유동성의 유입으로 인하여 개도국들의 금융시장 지표들은 거품을 안고 왜곡되어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개도국 금융시장의 거품을 빼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고통스런 “정상화”의 과정을 겪는 것이 불가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유동성은 쏠림 현상을 보여 특정 국가로부터 자금이 대거 이탈하여 ‘위기‘를 일으킬 수 있으며, 그 불똥이 튀어 다른 나라 금융시장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가 충실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증권투자 규모가 540조원(주식 440조원, 채권 101조원, 5,899억 달러)에 달하여 그 충격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우리나라 금융시장 지표들 역시 QE로 인하여 과잉된 국제 유동성의 유입으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으며, 미국의 금리 정상화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정상화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 위축 우려

  미국 금리의 정상화 과정에서 새로운 국제금융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을 통해 저금리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해 왔던 개도국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됨으로 인하여 세계 경제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 QE로 인한 금리 인하가 세계 경제 회복에는 큰 기여를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대칭적으로 금리 인상은 실물 경제 회복을 크게 제약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이 가져올 국제금융시장의 파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미국 통화정책만을 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QE로 인해 왜곡된 개도국들의 금융시장도 정성화의 과정을 피할 수 없으며,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달러 강세는 정상화의 과정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변수가 금리에서 환율로 자리바꿈을 했다고 할 만큼 최근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월 10일자로 유로대 달러 환율은 1.069로 금년 들어 12%, 3월 들어서 4.4%가 상승하여 지난 2012년 이래 최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7년 내 최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준은 금융완화를 끝내려고 하는 시점에서 유럽 중앙은행은 이제 금융완화를 시작하려고 있다. “환율 전쟁”(currency war)이라고도 하지만 달러 강세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이미 긴축 단계로 진입한 것과 같다. 달러 강세가 미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그 때문에 긴축으로 가는 금융정책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과 마찬가지로 달러 강세도 ‘정상화’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러 강세는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기보다 연준에게 금리 인상을 단행할 명분을 강화시켜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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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리정책 단기주의 벗어나야

  최근 경기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정부의 총력전은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한은은 지난 3월12일 0.2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해 사상최초로 연 1%대 금리시대에 진입했다. 금리 인하는 평가절하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와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금융시장 지표들이 어느 정도이든 국제유동성의 유입으로 인하여 왜곡되어 있다는 사실도 무시해서는 안 될 일이다. 금리 인하는 이 왜곡을 더욱 확대하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그렇다. 6월이든 9월이든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은 기정사실이므로 그럴 경우 한국은행은 더 먼 길을 돌아가야 할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제금융시장에 어떤 충격을 미쳐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어떤 불똥을 날아들게 할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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