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이 절실한 이유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수도권의 집중 폐해는 재론할 필요도 없다. 우리 인구의 도시 집중화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90% 이상이다. 전체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 50%가 모여 살고 있다. 국토면적의 0.6%인 서울에 18.8%의 인구가 살다보니 서울의 주택은 항상 부족하고 가격이 계속 오른다.
서울에는 상장회사 72%, 예금 70%, 입법부와 사업부 주요 기업 및 금융사, 방송사, 대학들이 몰려 있다. 주요 신용카드사 개인 회원 사용금액의 81%가 수도권에서 사용되고 있다. 돈과 일자리가 집중화 되어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다보니 지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사람이 몰릴수록 서울 아파트 값은 올라가고 결국 금싸라기가 됐다.
수도권의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산업화 시대 이후 계속 늘어나다가 세종시와 혁신도시 이전이 활발했던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는 49.3%로 정체됐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수도권 인구 비중이 다시 늘어나 지난해는 전체 인구의 50%를 돌파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인구 유출이 심각한 상태다. 지방 인적 자본의 유출은 지역경제의 순환구조 및 산업구조, 성장 경로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방의 읍·면 소재 78개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5명 이하이며 향후 30년 228개 시·군·구 중 85개와 읍·면·동의 40%가 소멸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 등 문제가 심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과 지방의 경제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지역 총생산 중 수도권의 비율은 2006년 49.3%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48.2%까지 하락했다. 국가균형발전 추진을 멈춘 2013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섰고 2017년 50%를 넘겼다.
코로나 19로 인해 지방의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수도권에 뒤쳐졌다. 서비스업은 마이너스 성장이다. 지방은 수출도 수도권 대비 더 많이 감소하고 실업자는 수도권 보다 많이 늘고 있다. 경기 편차는 비수도권 지역에서의 인구유출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지방 사이의 아파트 가격의 격차도 더 커지고 있다.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서울의 부동산 불로소득은 490조원에 이른다. 2014년 이후 서울 집값의 급격한 상승 원인은 국가균형발전 정책 추진이 중단된 결과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이 활발했던 시기에는 서울의 집값은 4.5%가 떨어졌다.
국가균형발전이란 지역 간 발전의 기회균등을 촉진하고 지역의 자립적 발전 역량을 증진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여 전국이 개성 있게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제고하는 자치분권과 지역 혁신체계, 균형발전 거버넌스 구축 등을 차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균형발전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첫째, 지역혁신도시는 명실상부한 혁신도시로 진화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이전하고 그 지역에 신도시나 신시가지를 건설한다고 곧바로 혁신도시가 되지 않는다. 공공기관 몇 개가 모여 있다고 해서 혁신도시가 아니다. 세종시에 이전한 정부부처들 역시 그 지역의 혁신을 선도하는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혁신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더 세심하고 치밀한 계획을 기반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실천이 뒤따라야만 한다.
둘째, 공공기관 이전이 혁신도시 성공을 이끄는 전략이 돼야한다, 선도전략, 거점 공간전략, 체인전략, 전문화전략, 클러스터전략 단계를 거치면 성공할 수 있다. 공공 기관이 선도적으로 지방 이전을 통해 거점 공간을 확보하면 관련업체가 연쇄 이전하게 된다. 그 후 특정 분야를 전문화 시키면 관련 산업이 군집하게 되어 결국 산업 클러스터 생태계가 조성된다.
셋째, 민간과 공공기관의 협력 파트너쉽이 필요하다. 민간 기업의 요구나 수요를 무시한 공공의 일방적 계획 추진에는 문제가 있다. 공공이 잘할 수 있는 일과 민간이 잘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 공공은 민간이 하기 어려운 일에만 전념하면 된다.
넷째, 주변지역 및 도시와 연계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 계기로 혁신도시가 주변지역과 연계되지 못한 일종의 고립된 섬이 되지 않아야 한다. 혁신도시 조기 정착을 위해 인근 도시의 축적된 사회적 자본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혁신도시와 기존도시 주변 지역 간 연계는 발전 공간적 확산 효과를 유도하고 발전 역류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다섯 번째, 지역에 혁신적인 산업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재정과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은 지역에 좋은 기업, 양질의 일자리, 우수한 인력, 혁신 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에 혁신 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특화된 혁신 산업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역별 최적화된 특화 산업을 선정해야 한다. 이는 현재의 산업보다 미래 산업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지역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여섯 번째,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통망을 확장해 나가는 정책을 펴야한다. 편리한 교통망 구축이 우선이다.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축구장 16개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 2공장과 LG화학의 오창· 청주 공장이다. 일자리가 있으니 사람들이 모여든다. 공장 유치가 완전히 도시 모습을 바꿨다.
일곱 번째, 지방 간 격차와 지역 내 격차의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즉, 투트랙 접근 방식을 지닌 국가균형발전 정책으로 확대해야한다. 인구와 산업을 분산시키는 정책은 더 이상 성과를 낼 수 없다. 행정부와 공공기관 이전으로 주중 인구만 이동했다. 본 주거지는 대부분 서울이다. 일자리가 있는 산업과 기업은 수도권에 그대로다. 지역에 일자리 창출 없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의미 없다.
여덟 번째, AI(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국가균형발전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 산업화 시대의 발상을 AI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제조업 산업단지에 얽매인 지방 균형발전 정책은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시대가 변했다. 인구의 이동 경로가 변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와 교통, 교육, 상업 등 기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생활이 편리하기에 집중화된다. 지역 특성이 반영된 신산업에 의한 생태계가 구축돼야 일자리가 생긴다.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력 회복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력 회복에 역점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지역산업 활성화를 지속키 위해 지역 뉴딜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 신산업과 신기술을 선도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광주광역시에서 추진하는 ‘AI 중심도시 만들기’모델이 좋은 사례다.
아홉 번째, 대학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 지방의 특화 산업에 맞는 대학과 지역 중소기업이 협업해 제품 개발 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서울로 이주하는 인구의 70%가 지방 청년들이다. 지방 청년들은 대학 진학 때 1차, 대학 졸업 후 2차로 서울에 몰려든다. 청년들의 지방 탈출을 막으려면 교육, 취업, 생활이 가능한 특화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면 된다. 졸업 뒤에도 지방에서 거주할 수 있게 공기업의 지방 인재 채용 할당제를 확대해 일자리를 창출하면 된다.
열 번 째, 공공기관 이전은 더 강력이 추진돼야 한다. 외국의 도시는 처음부터 중앙집권으로조성되지 않아 이전이 필요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와 다른 상황이다. 참여정부 시절 이전된 공공기관의 업무 추진에 전혀 문제가 없다. 지방에 있다고 해서 우수인력 모집에 이상이 없다. AI 시대에 업무 효율성에도 상관없다. 이미 검증이 끝났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저성장,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이후 AI 비대면 사회의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수도권의 경제위기를 돌파하고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이 절실하다. 국가균형발전의 최종 목표는 국가경쟁력 향상과 국민 행복이다. 지역혁신 뉴딜 정책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ifs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