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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의 디지털> (3) 플랫폼은 어떻게 분리될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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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1월17일 17시10분

작성자

  • 박재천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전 인하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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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법무부의 반독점법 제소를 관전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포인트는 분리(unbundling)와 경쟁조건이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적 부문과 경쟁적 부문을 분리하고 독점적 부문에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과 과정이 어떻게 성립되고 진행될까? 분리에는 조직적 분리, 회계적 분리, 기술적 분리 등 여러방식이 있는데 어떠한 모양으로 분리될까?  경쟁을 활성화 하기위해서 어떤 제도적 조건이 부과 될 까? 

 

이슈는 원고인 미 법무부의 공세와 피고인 플랫폼 기업들의 방어가 어떠한 논리로 진행되는냐에 달려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측이 적당한 모양으로 타협될 수도 있다.

 

사례를 살펴보자

반독점법에 의해 미법무부와 소송을 벌이던  ATT는 1984년 구조적으로 분리됐다. 직원만 1백만 명이었던 공룡회사가 8개의 회사로 쪼개졌다.  시내전화부문과 시외전화회사 부문으로,  또 시내전화 부문은 법적으로 정해진 지역내에서만 독점이 인정되는 7개의 회사로 분리되었다. 8개로 분리된 주체들이 서로 경쟁해야 하는 독립된 회사로 설립되었다. 

또 경쟁을 활성화 하는 조치로 지역별 독점인 시내전화는 다른 전화 네트워크에게 동등한 상호접속을 제공하여야 했다. 당시 ATT는 이 같은 분리방안에 대해 미법무부와 합의했고, 미연방법원의 그린 판사에 의해 동의심결(consent decree)로 판결되었다. 

 

당시 ATT는 전화회사로 정부에 의해 규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컴퓨터와 같은 왕성하게 성장하는 시장에 진출할 수가 없었다. ATT는 별도의 컴퓨터 OS를 개발해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도 탁월했고,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소원이었다. 결국 ATT는 전화시장에서 경쟁을 받아들이는 반대급부로 컴퓨터시장에 홀가분히 진출하는 편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미법무부는 ATT를 분리하는 반대급부로 컴퓨터와 같은 경쟁시장에 진출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더욱 경쟁을 활성화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독점법에 의해 기술적으로 분리되었다. OS부문과 응용 소프트웨어 부문이 분리되어 경쟁 응용소프트웨어가 OS를 기술적인 어려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분리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S와 응용소프트웨어를 분리하기 위하여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개방하고 경쟁 소프트웨어를 동등하게 취급하도록 조치해야했다. 미법무부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독점력을 완화하고, 경쟁을 활성화 하는 방안으로 이같은 기술적 분리를 제안했고, 마이크로 소프트도 합의하여 연방법원에 의해 동의심결로 2002년 최종 판결을 받았다.

 

사례에서 보듯이 반독점법에 의한 분리라 함은 독점적 부문을 획정하고, 이를 경쟁부문과 분리해내는 방안과 결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치를 갖추는 것이다.  구조적분리인지, 기술적 분리인지, 또는 다른 방법인지를 결정해 내고 독점부문을 공동으로 사용하여 경쟁을 활성화 하기위하여 개방된 기술적 접속 조건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는 법정에서는 자신의 주장으로 싸우지만 이면(裏面)에서는 서로 타협하여 합의안을 만들어내곤 한다.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은 법무부로서는 어떤 부문을 독점으로 지목하고 분리를 요구하는지, 이 부문이 과연 독점인지를 증명해내는 문제이다. 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야 함은 문론이다. 플랫폼 회사로서는 반경쟁적 행위로 지목된 결합된 서비스 상품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끼워팔기(tie-in)가 아니라 기술적 혁신에 의한 것이고 오히려 소비자 이익을 증진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 시키는 작업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결합(bundling)은 원고측에서 볼 때는 네비게이터를 죽이기 위한 반경쟁적인 행위이고, 피고 측에서 보면 기술적 혁신의 일환이며 소비자들에게 더 혜택을 증진하는 행위이다.

 

판사로서는 반독점법이 독점시장과 행위를 명확히 정해주면 좋겠으나  디지탈 시장에서는 명확히 정의 되어 있지 않다. 현 반독점법이 만들어 질때는 디지탈 산업이 발달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인 스티글리츠는 법개정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소송과 병행하여 의회에서 반독점법이 개정되어 디지털 시장의 독점성을  명확히 판단해주면 보다 빠른 시일내에 결론이 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이 법개정에 나설지 주목된다. 그러나 현행 반독점 법하에서는 반독점법 소송에서 원고와 피고 중 어느 하나의 손을 들어 주기보다는 양측이 서로 동의하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지금까지의 추세이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증명되지 않는 쟁점을 가지고 모호한 심리를 진행하여 지리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기보다는 합의로 양측의 입장을 조정하는 것이 서로의 이익이고 타당할 수 있다. 

 

미 법무부의 플랫폼기업에 대한 반독점법 제소는 어떠한 결론에 낳을지 주목된다. 과연 새로 출범하는 민주당 정권은  반독점법을 개정하여 보다 확실하게 독점부문을 규제 할까?  분리와 활성화 조건에 대해 어떠한 타협을 맺을까? 플랫폼 기업들은 어떻게 활로를 찾을까? 바이든 민주당 정부에서 플랫폼기업의 진로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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