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망하게 하는 확실한 법칙-혼군 #16-2: 전한(前漢) 원제 유석(BC75-BC49-BC33) <K>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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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군(昏君)의 사전적 정의는 ‘사리(事理)에 어둡고 어리석은 군주’다. 암주(暗主) 혹은 암군과 같은 말이다. 이렇게 정의하고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혼군의 숫자는 너무 많아져 오히려 혼군이라는 용어의 의미 자체를 흐려버릴 가능성이 높다. 역사를 통틀어 사리에 어둡지 않 은 군주가 몇이나 될 것이며 어리석지 않은 군주가 몇 이나 되겠는가. 특히 집권세력들에 의해 어린 나이에 정략적으로 세워진 꼭두각시 군주의 경우에는 혼주가 아닌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의 혼군 시리즈에서는, 첫째로 성년에 가까운 나이 (17세) 이상에 군주가 된 사람으로서 군주의 역할이나 올바른 정치를 펴지 못한 군주로써 둘째로 결국 외부 세력에 의해 쫓겨나거나 혹은 제거되거나 혹은 국가의 존립기반을 크게 망쳐 놓은 군주를 혼군이라고 정의하였다. |
<44> 삭탈관직 소망지 (BC47)
홍공과 석현은 정붕과 화룡 두 사람에게 소망지 등을 거기장군을 파직하고 허씨와 사씨 세력을 쫓아내려 모의한 정황을 고발하게 시켰다. 소망지가 목욕하려고 퇴청하는 휴일을 기다렸다가 정붕과 화룡이 고발장을 올렸다. 중서령 홍공이 사건을 맡으면서 소망지를 소환해서 묻다 소망지가 대답했다.
“ 외척 중에서 직책을 갖고 있는 사람 다수가
사치하고 음험한 사람입니다.
나라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이지
사적인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석현과 홍공이 원제에게 말했다.
“ 소망지와 주감과 유갱생은 붕당을 결성하여
서로를 추천하고 여러 번 대신을 참소하여
친척을 훼손하면서 권세를 전단하려고 하였습니다.
신하가 되어서 불충하고 부도한 무고를 올렸으니
알자가 정위에게 소환하도록 해 주실 것을 주청드립니다.“
원제는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위의 소환이 투옥하는 것인 줄 모르고 허락하였다. 나중에 원제가 주감과 유경생을 불렀는데 감옥에 있다는 말을 듣고서야 일이 그렇게 된 줄을 알았다. 원제가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 정위가 소환해서 물어만 본다는 것이 아니었느냐?”
원제가 홍공과 석현을 크게 꾸짖자 두 사람 모두 머리를 땅에 대고 사과했다. 원제는 즉시 풀어주어 정무를 보게 하라고 지시했다. 홍공과 석현은 사고를 시켜서 원제에게 말하도록 했다.
“ 황제께서 즉위하신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은 천하가 덕화가 되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그러니 먼저 스승의 경우를 가지고 그것을 보이십시오.
즉, 구경(유경생)과 대부(주감)가 옥에 갇혀있는데
이들을 서민으로 풀어주십시오.“
원제는 승상과 어사에게 조서를내렸다.
“전장군 소망지는 짐의 스승으로 팔년을 가르쳤다.
다른 큰 죄는 없고 또 이번 일은 오래되어 밝히기 힘든 일이니
망지의 죄를 사하여 주고 전장군과 과록훈의 인수만 거두어 들이라.
주감과 유경생 또한 면직하여 서민이 되게 하라.“
원제는 왕정군이 나은 유오를 황태자로 삼고 정붕의 제안에 따라 선제때의 명신 태원태수 장창을 황태자의 스승으로 임명했다. 원제가 그 일을 소망지에게 자문을 구하자 소망지는 장창이 능력은 있는 인물이나 경전에 밝지 못하므로 스승의 자격은 없다고 폄하했다. 우너제가 장창을 불러들여 과거 직책이었던 좌풍익을 시키려 했으나 들어오는 도중에 병으로 죽었다.
<45> 복직되었다가 사약을 받는 소망지(BC47)
원제가 조서를 내려서 소망지에게 관내후 작위와 급사중직을 내리면서 원초와 월말에 조정에 들어오도록 했다. 그리고 주감, 유경생을 징소하여 간대부로 시키고자 했으나 홍공과 석현의말에 따라 중랑으로 임명했다. 원제는 소망지의 능력을 계속 인정했기 때문에 재상으로 시켜서 의지하고 싶었지만 홍공, 석현 세력과 외척세력들과 시중 및 법조 사람들은 모두 소망지를 흘겨보면서 질시했다. 마침내 유경생이 자신의 외가 친척을 통해 다음과 같이 변고에 대해 말하도록 했다.
“ 지진이 일어나는 등 위태로운 것은
홍공 때문이지 외로운 세 명(소망지, 주감 유경생)의 사람 때문이 아닙니다.
어리석은 신은 그러므로 홍공과 석현 등을 물러나게 하시고
옳은 것을 막은 죄를 물어 벌을 주시고
소망지 등을 재등용하셔서 현자의 길을 터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태평의 문이 열릴 것이고
재난의 원망은 사라질 것입니다.“
상주문이 올라오자 홍공과 석현은 그것이 갱생의 소행이라고 판단하고 상주문을 올린 사람을 추국한 결과자백을 얻어냈다. 유경생 또한 옥에 갇혔다가 서인으로 강등되었다. 소망지의 아들 산기 및 중랑 소망급 또한 소망지의 과거에 대한 억울함을 상소했는데 그 사안을 조사한 수사관이 다음과 같이 보고서를 올렸다.
“ 소망지가 과거 죄에 연루된 것은 명백하고 참소자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아들을 시켜 상서를 올려서
시경의 글(억울한 참소에 관한)을 인용한 것은
대신의 체면을 잃어버린 것이고 불경한 짓이니
체포하시기를 청합니다.“
홍공과 석현은 소망지가 고고하고 절도있는 사람이어서 굴욕을 참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굴욕을 주면 반드시 스스로 결단을 내릴 것을 짐작했다. 이렇게 건의했다.
“ 소망지는 전에 죄에 연좌되지 않은 행운을 얻은 데다 작읍까지 하사받았지만
죄를 후회하지도 않고 오히려 원망을 하면서
아들을 꼬드겨 억울하다는 상서까지 올렸는데
잘못을 황제에게로 돌리고
자신이 스승이었던 것을 믿고 끝내 연좌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소망지를 옥에 가두어 앙앙거리는 마음을 막지 않는다면
성조의 은혜를 베푸는 뜻을 펼칠 방도가 없습니다.“
원제가 말했다.
“ 소대부는 평소 강직하오,
어떻게 옥리들에게 보낼 수가 있겠소.“
석현 등이 말했다.
“ 인명은 지극히 중합니다.
소망지가 연루되어도 말로 인한 죄는 죄가 가벼운만큼
걱정하실 일은 없을 것입니다.“
원제가 소망지의 투옥을 허락했다. 그 해 12월 태상이 집금오를 긴급히 파견하여 소망지의집을 포위하고 소망지를 소환했다. 소망지가 문하생 주운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묻자 주운은 자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대답했다. 소망지가 하늘을 우러러보며 말했다.
“ 내가 장상의 위치까지 오르고
나이도 육십이 넘었는데
노인이 옥에 갇히다니
구차하게 살기는 바라는 것은
비굴한 짓이 아니겠는가!“
그리고는 주운을 불러서 말했다.
“ 유(주운)야, 좋은 약을 가져와
내가 죽는데 오래 걸리지 않도록 하라.“
음독하고 자살했다. 원제가 그 소식을 듣고 경악하면서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 전서부터 감옥에 넣지 말아야 한다고 걱정했는데
과연 내가 현명한 스승을 죽였구나!“
이때부터 원제는 태관이 올리는 식사를 들지 않았고 늘 울었으며 그의 슬픔이 원제 좌우를 감동시켰다. 원제는 그 일로 석현 등을 소환하고 책망하였는데 모두 관을 벗고 사죄하였고 얼마 지나서 그쳤다. 원제는 죽을 때까지 소망지를 잊지 않고 추념했으며 매년 그의 제사 때에 사자를 보내 무덤에서 제사를 지내 제사를 지내게 해 주었다. 사마광은 원제에 대해 이렇게 혹평을 내렸다.
” 원제가 군주가 되어서 속이기 쉽고 깨우치기 어려운 것이 너무 삼합니다.
대개 홍공이나 석현이 소망지를 참소한 것이
사악한 말과 궤교로 이루어져서 판별하기 정말 어려운 데
시발점은 소망지가 감옥에 갇힐 것을 원제가 우려했지만
홍공과 석현이 걱정할 것 없다고 한 것에서 부터입니다.
그러고 나서 결과적으로 자살하자
혹공과 석현의 기망한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중간 정도 재능의 군주라면 누군들 분노가 치밀어 올라
사악한 신하들에게 벌을 내리지 않았낳겠습니까만
원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비록 눈물을 흘리고 음식을 들지 않았면서 소망지를 슬퍼했지만
끝내 홍공과 석현을 주살하지 않았고
재능을 아껴 관을 벗고 사과하기만 했습니다.
여차하니 간신을 어찌 징벌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홍공과 석현으로 하여금 사악한 마음에 머물게 하고
다시 두려워함이 없게 만든 이유입니다.
홍공이 병사하자 석현이 중서령 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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