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우에다(植田和男) 새 총재의 당면 과제 및 시장의 기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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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시다(岸田文雄) 총리는 오는 4월 18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구로다(黑田東彦) 총재 후임으로 예상을 뒤엎고 경제학자 출신으로 전 일은 금융정책결정회의 심의위원인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씨를 지명했다. 이와 함께, 부총재(3월 19일 임기 만료)로는 우치다(內田眞一) 현 BOJ 이사 및 히미노(氷見野良三) 前 금융청 장관을 내정했다. 일본 정부는 14일, 이런 인사안을 국회에 정식으로 제시했다. 이어서, 중 · 참 양원 청문회를 거쳐 양원 본회의의 표결 형식으로 동의를 받으면 내각이 정식으로 임명하게 된다. 그러면, 일본 중앙은행인 BOJ의 새 지도부는 ‘학자 · 일은 · 재무성’ 조합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에다 지명자는 미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도쿄대학 교수를 경험한 국제파 경제학자로써 주요국 중앙은행 및 시장 참가자들과 원활한 대화가 기대된다.
그간 정부 측이 타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던 아마미야(雨宮正佳) 현 부총재는 끝까지 정부의 의사 타진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지금까지 거론되던 총재 후보 중에서는 가장 ‘매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20여년 동안 장기 금융 완화의 틀을 설계해 온 인물로 알려지고 있어, 그의 고사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래에, 학자 출신 총재를 필두로 새로 구성될 일본 중앙은행의 지도부가 당면할 정책 과제 및 시장 반응 등을 해외 미디어들의 보도를 중심으로 요약, 정리한다.
■ 日經 “금융정책 정상화가 최우선이나, 급격한 ‘긴축’ 전환은 신중”
차기 일본은행 총재가 당면할 최우선 과제로는 무엇보다도 과거 10여년 동안 지속해 온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정상화’가 꼽힌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모두 인플레이션 공포를 잠재우기 위해 일제히 금융 ‘긴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대규모 금융 ‘완화’ 노선을 유지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향후 어떻게 금융, 자본 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출구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해 나아갈 것인가가 대단히 긴요한 시점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새로 차기 총재로 지명된 우에다 씨는 BOJ의 금융정책 심의기구인 금융정책결정회의 심의위원을 1998년부터 7년 간 역임한 것을 비롯해서 BOJ 업무 현장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이번 우에다 총재 내정은 ‘일은의 의향이 반영된 인사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는 평도 나온다(Nikkei). 따라서, 종전과 다른 소위 ‘이차원(異次元)의 금융 완화’ 정책을 고수해 온 ‘구로다 체제’ 와는 일선을 긋고, 실무 라인과 일체감을 갖고 ‘금융 정상화’ 를 모색할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한편, 우에다 총재 내정자가 최근 들어서는 공공 기회에서 금융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 발언을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현 시점에서는 그가 향후 어떤 정책 방향을 선택할 것인지는 점치기가 어려운 것이라는 판단 하에 당분간 리스크를 정리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장은 우에다 지명자가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어떤 정책적 소신을 표명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단, 우에다 지명자가 1999년 과거 하야미(速水 優) 총재 시절에 ‘제로 금리’ 정책을 처음으로 단행했던 시기에 금융정책결정위원회 심의위원으로 제로 금리 정책 및 양적완화 정책 추진의 ‘이론적 지주’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적극 관여했다는 사실을 들어 금융 긴축에 적극적인 ‘매파’ 일변도의 성향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22년 7월에도 그는 자신의 간판 칼럼인 일본경제신문 ‘경제교실’에서 2% 물가 안정 목표는 달성하기가 어렵기는 해도 졸속적인 금융 긴축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론에 입각한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되나 급속한 금융 긴축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대세다.
이처럼, 일본 사회에 시장 및 실물경제에 격변을 가져오는 형태의 금융 정상화는 피하고 싶다는 요구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일은 실무진의 의향을 잘 아는 우에다 지명자가 시장을 배려하는 형태로 정책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Nomura 木內登英 이코노미스트)이라는 기대가 많다. 실제로, 우에다 총재 지명자는 인사 내용이 공표된 당일인 지난 10일, 기자들을 향해 “현상에서는 금융 완화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시장은 정책 수정을 감안해서 반응하면서도 급격한 정책 변경 충격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해외는 ‘적합한 인물’ 반응, 2023년 중 ‘금리 인상’ 전환에 기대”
일본 정부가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구로다(78세) 총재 후임으로 경제학자 출신의 우에다(71세) 前 일은 정책심의위원을 지명한 것으로 알려지자 해외 관련 전문가들 및 시장 관계자들은 새로운 중앙은행 지도부 체제에 대한 기대와 함께, 향후 퇴임하는 구로다 총재 체제 하에서 지속되어 온 대규모 금융완화 노선 수정이 어떤 모습으로 추진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학계에서 실적과 실무 경험을 갖췄다는 점에서 균형을 맞춘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많은 해외 전문가들은 우에다 지명자가 1999년 ‘제로 금리’, 2001년 ‘양적완화’ 정책 도입에
깊이 관여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주목한다. 특히, 일본의 현 경제 상황이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훨씬 상회하고 있고, 경제가 회복 중이라는 점에서 디플레이션은 탈각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새 총재는 이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초(超)완화적 금융정책을 종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의사결정이 늦은 나라라서 이를 신속히 단행할 수가 없어, 일단 ‘구로다 노선’ 승계를 선언하는 것은 수긍할 만하다. 그럼에도, 2023년 중에는 금리를 인상하는 외에 다른 선택 여지가 없고, 이는 일본 금융정책의 새로운 장(章)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종전에, 전세계적 금리 인상 분위기 속에서 일본은 금융 완화 노선을 지속해 왔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 처지에 있다. 일본 금융시장은 위기 상황으로 빠질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이론에 밝은 학자 출신 총재가 지명된 것은 극단적 금융 완화 정책을 탈피하고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새 총재의 정책 방향이 전임 총재의 초(超)금융완화 정책으로부터 전환할 것인지 여부를 점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WSJ “예상 외로 발탁된 우에다 지명자 ‘구로다 노선’ 승계 선언”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담대한 금융 ‘완화’ 정책 지지자인 전 도쿄대학 경제학 교수인 우에다 씨를 일본 중앙은행의 새 총재에 지명한 것은 ‘의외의 선택’이라면서, 그가 현 상황에서는 현 구로다 총재의 저금리 및 금융완화 노선을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누구도 우에다 교수가 후임 일본은행 총재로 지명될 유력 후보로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WSJ은 새로 BOJ 총재로 지명된 우에다 씨가 많은 사람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지속된 ‘이례적인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4%를 상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로다 현 총재가 목표로 삼아온 ‘지속적인 2%’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구로다 현 총재는 최근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4%를 상회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유가 상승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도 정치적 연계가 없는 ‘다크 호스’ 우에다 교수가 기대를 뛰어넘어 차기 BOJ 총재로 지명됐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번 인사를 통해 기시다 총리는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고(故) 아베(安倍) 총리 파벌로부터 ‘아베노믹스(Abenomics)’의 방향을 바꾸지 않을 만한 총재를 선임하도록 압력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FT는 우에다 BOJ 총재 지명자는 종전부터 현재 일본이 유지하고 있는 초저금리의 이차원(異次元)의 완화 노선을 성급하게 전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해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가 우에다 후보를 선택한 것은 향후 일본 금융 정책이 정치적 고려보다 경제적 원리에 따라 결정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팟캐스트에서 우에다 교수의 총재 지명을 두고, 지명자가 금융 정책 면에서는 현 노선이 적절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현 초저금리 노선은 당분간 유지되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대응 정책에 대해서는 시장 참가자들은 ‘장기국채수익률 통제(Yield Curve Control)’ 수단은 폐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는 우에다 총재가 정부 부채 문제에 ‘적절하게(협조적?)’ 대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NRI “이례적 금융완화 정책은 효과보다 부작용이 커 수정 필요”
많은 인사들은 우에다 새 BOJ 총재 지명자가 지명 직후 회견에서 ‘금융 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은 ‘졸속적으로 긴축 전환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명으로, 현실론자인 우에다 후보자로서는 어울리는 견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유념할 것은 금융 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이 반드시 현 이차원(異次元)의 금융 완화를 단순히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우에다 지명자는 ‘일반의 예상을 넘어서 장기화되고 있는 이례적인 금융 완화 노선에 대해 언젠가는 신중한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이러한 언급은 이차원(異次元)의 초(超)완화 노선에 따라 생겨나는 무리한 이례적인 요소들은 경제, 시장 환경 및 정치 정세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제거해 나갈 것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보통의 완화’로 서서히 접근하면서 정책의 지속성을 높이는 한편, 경제를 뒷받침하고 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것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장기금리(10년물 국채 수익률)의 특정 수준을 목표로 설정해 놓고 낮은 수준으로 조작(操作)하는 정책은 통제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어 수정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 기능 및 재정 규율의 저하, 금융기관들의 수익 및 자산 운용에 대한 악영향 등,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무라연구소(NRI) 기우치(木內登英)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 지도부에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면, 가장 우선해야 할 사안이 바로 ‘금융 정책의 정상화 및 유연화’ 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10년 동안 실행해 온 이례적인 금융 완화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하락세를 이어오는 등, 완화 정책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현 구로다 총재 하에서도 실무진에서는 이미 ‘사실상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새로운 체제는) ‘명시적인’ 정상화를 선언하고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우치 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총재 체제 하에서 과거 10여년 간 이례적인 금융 완화 노선이 재정의 규율을 해이하게 만드는 폐해를 낳았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 채무가 계속 증가하면 장래 세대의 수요를 심각하게 저하시켜 중장기 성장 기대를 저하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장래에는 재정 환경 악화로 재정 리스크가 고조되고, 장기금리를 대폭 상승시켜 엔화 약세를 낳게 될 것이다. 결국, 물가상승이 유발될 것을 상정하면 지금의 ‘이차원의 완화’ 노선을 계속하는 것은 오히려 금융 정책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을 경고했다.
■ “자신의 의지와 달리 ‘긴축’ 전환할 수도, 정치적 압력도 거셀 것”
이상의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우에다 새 총재 체제의 BOJ는 정부의 경제 및 재정 정책과 관련해서 적극적인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는 요구에 당면하고 있다. 세계 3위 경제 대국이자 아시아 최대 선진 경제국인 일본이 새로운 중앙은행 총재 체제 하에서 종전의 이례적인 금융 완화 정책의 전환(pivot)을 어떻게 이루어 갈 것인지가 글로벌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의 중요 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종전에는 정부 정책에 입을 닫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온 것이나, 앞으로는 BOJ가 정부와 활발한 의사소통을 도모하면서 정부의 재정 정책에도 유익한 시사점을 보낼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한편, 해외에서도 우에다 신임 BOJ 총재 지명자는 금융정책에 밝은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라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점에서는 지금 많은 선진국에서 통하는 ‘이론에 밝고 학식이 풍부한’ 중앙은행 총재라는 국제적 표준에도 부합하는 인물로 여겨진다. 이런 점에서 BOJ에 다른 2명의 부총재 지명자들과 함께 강력한 체제가 들어서는 것이기는 하지만, 정치에서는 강력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불안한 지적도 나온다. 경제, 시장, 정치 등 방면에서 밀려오는 거친 파고를 결코 간단하게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는 실질적 우려 때문이다.
향후, 일본 정부와 BOJ 간에 최종적 판단은 각자 맡아 하면서도 국가 경제 및 국민 생활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협조적 조정이 이루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최근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4%를 상회하고 있어 형식적으로는 이미 일본 경제의 숙원인 ‘디플레이션 탈각’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BOJ가 금융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많다. 신임 우에다 총재는 본인 의사와 달리 조만간 금융 긴축으로 전환해야 할 상황에 당면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처럼 지금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온통 BOJ의 정책 ‘전환’ 향배에 쏠리고 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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