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받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성공의 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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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금까지 75년간 교육과정은 11번, 교육과정을 무력화 시키는 대학입시 정책은 15번을 개편했다. 교육관련 제도, 교육과정, 교과서, 수업 방법은 정권마다 바꿨기에 교육과정 정책은 예측 불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선진국 정책을 들여와도 실패한 것은 우리 문화에 맞지 않아서다. 여전히 학생은 언제 바꿀지 모르는 교육 체계하에서 불안하게 공부하고 있다. 학부모는 더 이상 교육정책을 신뢰하지 않는 실정이다.
김영삼 정부는 열린 교육, 김대중 정부는 ICT 수업, 노무현 정부는 평준화 정책을 추진했다.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에서는 진보 교육감의 대거 등장으로 교육담론에 대한 경쟁 구도가 확연히 들어났다. 보수 진영은 교과교실제, 학생중심 교육과정, 자유 학기제, 창의 인성 교육 등 주로 하드웨어 개선에 초점을 두었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 교육감은 혁신학교, 배움 공동체, 학생 인권 등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에 방점을 찍었다.
요즈음 교육개혁 방안의 하나로 국제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가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에도 논의된 바 있지만 실천에는 못 미쳤다. 따라서 또 한 번의 새로운 유행교육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교육은 유행에 휘둘러서는 안 된다. 교육은 유행하는 일자리가 아니다. 더욱이 우리 아이들은 실험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행성 교육의식으로는 시험 맞추기 점수 벌레만 길러낼 뿐인지 미래 인재 양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IB는 국제교육과정으로 어느 국가든 적용할 수 있게 설계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IB 장점은 암기의 지식이 아닌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라이프 스킬을 높인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습 과정에 참여하기에 창의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IB 수업은 수업 자체가 선생님으로부터 학생에게 주입의 평면적 수업이 아니라 양방향 수업을 지향한다. 학생들 스스로 충분히 개념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지도한 후 발표, 실습 등의 입체적인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IB는 국제적 마인드를 함양할 수 있는 6개의 주요 개념을 6개의 과목을 통해 가르친다. 결과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며 행동과 전시회로 지식을 구체적으로 산출해내며 태도가 중요하다.
IB를 도입한 외국 현황은 영국 130개, 중국 165개 미국 1,842개다. 미국은 IB를 사립보다는 공립이 도입하고 있다. 이유는 IB를 하면 대부분 학생들의 학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학교별 편차가 심하고 엘리트 교육을 추구해 학교에서 뒤쳐지는 학생들을 위한 시스템이 없어 낙후된 지역의 아이들이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IB는 일부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2010년대 중·후반부터 특목고라는 경계를 넘어 공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방안으로서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IB는 비판적 사고능력 강화와 자기 주도적 학습에 특화된 수업방식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 프로그램이다. 특히 논술과 토론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기에 2025년 고교학점제, 2028년 논·서술형 수능과 맞물려 재조명되고 있다.
그렇다면 IB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공교육 혁신의 마중물이다. IB 도입이 학교 간, 지역 간 격차를 심화하여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선 IB 프로그램 운영이 일부 학교 및 소수 엘리트 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공교육의 혁신과 변화를 촉진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둘째, 자발적 참여 유도다. 교육청은 학교 선정에 중점을 두기보다 단위 학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원을 포함한 여러 교육 주체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 IB 관심·후보·인증학교가 될 때까지 행정·재정 지원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셋째, 공감대 확산이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을 대상으로 IB 도입에 대한 설명회·포럼·토론회을 통해 IB 프로그램이 자녀 학습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는지 학부모에게 알기 쉽게 접근해야 한다. 예컨대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IB 프로그램의 의미와 가치를 알릴 수 있다.
넷째, 점진적 확산이다. IB 스쿨이 되기 위해선 IB 본부로부터 학교시설, 교사 등 다양한 심사를 받는데 평균 3년이 소요된다. 도입 주체들이 다양한 IB 학습과정을 체험하고 실천하면서 IB 장점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급속한 양적 확대보다는 IB 도입 효과를 공유하며 점진적 확산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다섯째, 정책의 지속성이다. 새로운 정책은 반발이 있기 마련이다. IB를 단순히 교육감 공약 및 정책 사업으로 추진하면 자칫 임기 내에만 추진될 수 있다. 교육현장에서 안심하고 신뢰를 주는 치밀하고 꼼꼼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여섯째, 교원 선발·배치·연수다. IB가 정착하려면 가르칠 수 있는 교사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IB를 도입하는 학교를 위해 교사 배치 및 전보 규정 제·개정을 마련해야 한다. 교사 선발 과목에 중점을 둘 것인지, 학년 단위로 운영할 것인지 교사 수급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실제 운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패턴의 연수가 진행돼야 한다. 기초·이해·수업설계·컨설팅 연수를 교원뿐만 아니라 일반직 공무원에게도 IB를 이해할 수 있도록 연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일곱째, 지원체계 정립이다. 교육청에서 모든 지역의 학교를 지원하기는 힘들다. 교육청은 컨트롤타워, 지역교육청은 정책을 수행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각 지역은 수석 교사를 중심으로 IB 추진 전담 조직을 운영하면 된다. 화분 물주기 식 예산 배분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여덟 번째, 평가의 공정성 확보다. IB가 유용한 이유는 시험제도 때문이다. IB 평가 시스템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인정받는 것은 평가자가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어서다. 하지만 IB 한국어판의 경우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적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 선발 및 양성 과정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외부의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공모델 구축이다. IB가 정착되기 위해선 대학입시와 연계돼야 한다. IB 이수를 입학 성적으로 인정하는 대학은 전 세계 90개국 3,300여 대학에 달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IB가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것이다. IB를 이수한 학생이 특정 대학의 글로벌 인재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일정 비율을 선발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해 한 곳이라도 성공모델을 만들면 얼마든지 확산할 수 있다.
지금 세계 교육의 트랜드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take out’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은 이론을 가르치면서도, 이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지 않기에 상상력 결핍으로 이어지고 있다. 암기 위주 ‘put in’ 한국식 교육을 바꾸는 해법으로 IB가 주목받고 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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