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하는 확실한 법칙 혼군 #19: 우문태‧우문옹의 업적을 탕진한 북주(北周)의 우문빈 <Q> > News Insight

<115> 고엄의 쿠테타 실패와 죽음(AD571)

AD571년 2월 인사에서 화사개는 드디어 녹상서사가 되었다. 서지재는 상서령, 당옹은 좌복야 풍자종은 우복야가 되었다. 풍자종은 평소 화사개에게 붙어 아첨을 일삼아왔는데 호태후의 동생의 남편인데다 직위도한 우복야가 되자 인사권을 마음대로 행사하면서 자기 친속들을 요직에 끌어들였다. 화사개는 매우 불쾌하고 괘씸했지만 호태후의 친속이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문제는 낭야왕 고엄이었다. 아버지가 살아있을 때만해도 황제이자 한 살 위인 형의 우유부단함을 서슴없이 지적하고 의기양양하던 고엄이었지만 태자 교체까지 생각하면서 특별히 아껴주던 아버지가 죽고 형이 등극하고 나서는 극도로 몸을 조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화사개가 녹상서사가 되어 행정전권을 장악한 이상 자신의 처지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화사개와 목제파도 불만에 싸인 고엄을 모를 리 없었다.

  “ 낭야왕은 눈빛이 빛나서 사람을 쏘아 볼 때에는

    모르는 사이 이마에 땀이 날 정도입니다.

    아마 우리가 황제께 일을 주청할 때에도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두 사람이 시기하여 고엄을 내쳐서 북궁에 사실상 거주 제한시키고 5일에 한 번 만 황제를 알현하게하고 호태후는 허락 없이는 만나지 못하게 했다. 태보라는 직위는 해제되었지만 어사중승과 경기대도독의 자리는 유지되었다. 화사개 무리는 고엄을 외직으로 내 보내 병권 마저 빼앗을 생각이었다. 고엄의 측근이 고엄에게 말했다.

  “화사개 이간질 때문에 이렇게 되셨는데

   어떻게 당하고만 계십니까?”

고엄이 마침내 풍자종에게 말했다.

  “ 화사개의 죄가 무거워 

    이 아이(본인)가 죽이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소?”

풍자종은 황제를 폐위시키고 고엄을 세울 생각기 있었다. 왜냐하면 고엄이 황제가 된다면 지금 화사개 밑에서 숨을 못 쉬는 것보다는 훨씬 상황이 좋아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풍자종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찬동했다. 고엄은 일단 측근 왕자의에게 화사개의 죄상을 낱낱이 밝히는 표문을 올려 감금하고 추국할 것을 요청하도록 했다. 풍자종은 또 다른 경로로 그 문제를 황제에게 상주했다. 황제는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허락했다. 고엄은 영군장군 고적복련을 속였다.

  “ 칙령이니 영군장군이 화사개를 체포하도록 하십시오.”

화사개 무리인 고적복련은 풍자종을 찾아가 화사개를 체포하지 못하도록하는 조서를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풍자종은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 낭야왕이 조서를 받와왔는데

    어찌 다른 조서를 요청한단 말이오!”

고적복련이 그런 줄 믿고 군사를 발동하여 화사개를 입궁시키지 말도록 조치했다. 아침에 화사개가 조회에 참석하기 위해 등청하려하자 고적복련이 다가가서 손을 붙잡고 말했다.

  “ 지금 좋은 큰 사건이 하나있습니다.”

왕자의가 준 함을 내밀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다.

  “ 칙령이 있었소. 어사대로 향하시오.”

곧바로 군대가 따라붙어 화사개를 호위하고 어사대로 향했다. 어사중승 고엄은 도독 풍영락을 보내 화사개의 목을 베었다. 원래 계획은 화사개만 죽일 생각이었으나 화사개의 무리가 반발하자 고엄은 군사 3천 명을 이끌고 천추문으로 나아갔다.

황제는 금병 80명과 유도지를 보내 고엄을 소환했지만 고엄이 오히려 유도지를 포박하여 죽이라고 명령하자 금병이 다 도망갔다. 황제는 풍자종을 불러 고엄을 소환했으나 고엄은 거부했다.

  “화사개는 옛날부터 만 번 죽어도 마땅합니다.

   지존을 폐위시킬 모의를 했었고

   황후의 머리를 깍아서 비구니로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조서를 고쳐서라도 그를 죽인 것입니다.

   존형께서 만약 저를 죽이려 하신다면 제가 피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죄를 용서하신다면

   유모를 보내셔서 영접해 주십시요.

   신지 즉시 들어가 사죄하겠습니다.”   

고엄은 유모 육령훤을 끌어 내 죽이려는 계획이었다. 고엄이 응하지 않자 황제는 다시 한 장란을 보내 죄를 용서할테니 입조하라는 조서를 내렸다. 고엄이 들어가려하자 측근 유벽강이 소매를 붙잡고 제지했다.

  “ 목제파 모자의 목을 베지 않으면 들어 갈 수 없습니다.”

종친 고효형, 고연종이 다가와 들어가라고 종용했지만 군사가 적다는 핑계로 들어가지 않았다. 황제는 마지막으로 곡률광에게 부탁하여 고엄을 들어오게 하였다. 곡률광은 화사개가 고엄의 손에 죽었다는 말을 듣고 환하게 웃었다.

  “ 용의 아들(고엄)이 한 행동은 

    진실로 보통 사람과 같지 않다.”

곡률광이 들어가 황제를 알현했다. 황제는 곡률광에게 갑옷과 군사 400여 명을 거느리게하여 고엄을 공격하라고 했다. 곡률광이 말했다.

  “ 옛 말에 노복이 대가를 보면 저절로 몸이 움츠러든다고 했습니다.     

    지존께서 천추문으로 나아가시면 군사들은 

    이쪽이든 저쪽이든 몸이 얼어붙게 되어있습니다.”

황제가 곡률광의 말을 믿고 함께 천추문으로 나아갔다. 사람들이 대가, 즉 황제가 움직인다고 소리치자 고엄의 3천 군사들이 뿔불이 흩어졌다. 고엄이 어쩔 줄 몰라 당황하자 곡률광이 다가가 고엄의 손을 붙들고 말했다.

  “ 황제의 동생이시면서

    일개 지아비를 죽이고서 어찌 당황하고 고통스러워하십니까? ”

그리고는 황제에게 곡률광이 말했다.

  “ 낭야왕은 나이가 어리신데 살이 찌고 머리도 꽉 차서 

    행동거지가 좀 가볍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좀 차시면 다시는 그러하지 않을 것입니다.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오.”

황제는 고엄이 차고 있던 도환을 빼어 머리카락을 자른 다음 몇 번 칼질을 한 다음에 그를 풀어주었다. 그러나 고엄의 부하 고적복련, 고사락, 왕자의, 유벽강 적현귀 등은 모두 체포하여 후원에서 수족을 절단하여 거리에 버렸다. 황제는 고엄(낭야왕)의 왕부 소속 문무관료들을 다 죽일 참이었지만 곡률광이 흉흉해 질 인심을 우려하여 말리자 그만 두었다.

고엄의 어머니 호태후가 고엄을 나무라자 고엄은 풍자종이 그렇게 가르쳤다고 말했다. 풍자종은 호태후 여동생의 남편이었다. 호태후는 즉시 사람을 풍자종의 사무실로 보내 활 시위줄로 목을 매 죽인 다음 수레에 실어 집으로 보냈다. 호태후는 친 아들 고엄을 독살시킬까 두려워 궁중에 거주하게 했으며 항상 음식을 스스로 맛보아 독이 들어있는지 확인하였다.  

북제의 실권자 조정은 육령훤에게 유세하여 조언심을 연주자사로 내치도록 했다. 조정은 시중이 되었다. 육령훤은 황제에게 말했다.

  “ 낭야왕은 총명하고 영웅다운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칭찬하여 대적할 사람이 따로 없습니다. 

    지난 번 제멋대로 행동하여 화사개를 죽인 이후 

    항상 어두운 생각을 품고 있을 것이니

    마땅히 일찍 제거하는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황제가 총애하는 신하 중에서도 고엄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니 사람이 있었다. 황제는 조용히 시중 조정을 불러들여 생각을 들었다. 조정은 이렇게 말했다.

  “ 주공은 관숙을 죽였고

    계우는 경보를 짐독으로 죽였습니다.”

황제는 마침내 결심했다. 고엄을 불러서 진양으로 행차했다가 우위장군 조원간에게 고엄을 체포하여 죽이게 했다. 조원간은 과거 상황이 고엄을 매우 아낀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차마 죽이는 일은 못하겠다고 거절했다. 황제는 조원간을 문책하여 예주자사로 내보냈다. 황제는 계문을 호태후에게 보내 동생과 함께 수렵에 나선다고 알렸다. 새벽 2시 경에 고엄을 부르는 사자가 도착했다. 고엄이 수상하게 생각하자 육령훤이 형님이 부르시는데 안 가는 것 또한 이상하다고 설득했다.

고엄이 황궁 곁길에 도착했는데 유도지가 나와 고엄의 손을 붙잡았다. 고엄이 어머니와형을 뵙게 해 달라고 소리 질렀다. 유도지는 소매로 고엄의 입을 막고 도포를 씌워 업고 나서서 대명궁에 도착하니 코피가 얼굴 가득 묻었다. 끌고 나가서 고엄을 베었고 궁내 뜰 땅 밑에 묻었다. 당시 고엄의 나이는 열 네 살이었다. 태후가 알고 나와 통곡했다. 고엄의 어린 아들 네 명도 죽임을 당했다. 

<116> 방탕한 호태후(AD571)

고담의 부인 호태후는 방탕했다. 출생연도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고담과 나이가 비슷하다면 30대나 40대였을 것이다. 사문들이 시도 때도 없이 태후 궁을 드나들었으며 특히 담헌이라는 스님과 염문은 궁궐 밖으로도 퍼져나갔다. 그래서 사람들은 담헌을 태후의 남편이라는 뜻으로 태상황이라고 희롱할 정도였다. 황제 고위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태후를 뵈러 갔다가 시중드는 두 비구니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인 것을 알고 기겁하면서 풍문을 믿게 되었다. 황제는 담헌과 시중드는 가짜 비구니를 모두 처형하였다. 황제는 태후를 모시고 진양에서 업으로 돌아와서 호태후를 북궁에 유폐시키고 일절 사람 출입을 금지시켰다. 가끔 호태후가 아들 황제를 위해 음식을 마련했지만 조심스러운 황제는 전혀 음식을 먹지 않았다.(AD571)

<117> 육령훤의 국정 농단(AD572)

화사개가 사라지고 또 단소가 죽으면서 북제 조정의 실권은 당연히 조정과 육령훤에게로 귀속되었다. 단소는 장수와 군졸을 통솔하는 데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였지만 조정안에서도 신중하고 온화하면서 항상 근신하였기 때문에 재상의 풍채가 뛰어나게 드러난 사람이었다. 겐다가 계모를 모시고 살면서 지극한 효성을 보였기 때문에 북제 조정 훈귀 중에서 단소의 집안을 따라갈 사람이 없었다.

AD572년 2월 정기인사에서 조정은 상서좌복야가 되었다. 상서령에는 조정의 측근 당옹이 임명되었다. 대담한 조정은 육령훤을 태후로 옹립할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생모 호태후는 실덕하여 유폐되어있는 데다가 육령훤이 사실상 황제 고위를 길렀기 때문에 어머니와 마찬가지라는 이유에서였다. 육령훤 또한 조정을 향하여 국사라느니 국보라는 칭호로 추켜세웠다. 사실 육령훤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좌복야가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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