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가 이재명’으론 안 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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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씩 준다 해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인한 재난 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모두 주자며 한 말이다. 뒤이어 100만원씩 주어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고 재차 일괄지급을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30만원씩 주려면 모두 15조원이면 되는데 15조원을 풀어도 국가부채는 0.8%정도밖에 안 늘어나고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이 40% 조금 넘는 수준 이니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면 편 가르기 하는 꼴인데 통합당은 선별지원을 주장한다며 부자정당 티를 낸다고 공박하며 통합당에 부자 귀족 프레임을 씌워놓았다.
이재명 지사의 말은 듣기에는 화끈한 화법이다. 시원시원하다.
최근 여론조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권주자로 선두에 나서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올 초부터 코로나 방역대처에서도 선제 행보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보다도 언론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신천지에 대한 국민감정이 좋지 않을 때는 이만희 교주를 찾기 위해 한밤중에 경찰과 함께 이만희교주 거처를 들어가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TV뉴스화면에 이만희 교주는 안보이고 이재명 지사가 주인공이 되었다. 무엇이 뉴스가 되는지 아는 정치인으로 보인다.
여권 대권후보로 거론됐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무대에서 사라지자 대권후보 경쟁은 이낙연대표와 이재명 지사 1대1의 구도를 형성하는 모양새로 구도가 잡혀가고 있다. 이재명 지사에게는 매스컴을 통해 한껏 자신의 주가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정책이든 생각이든 자기 세일(Sale)을 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이런 속성의 정치인들을 탓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언행을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감성으로 보지 말자는 것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현실을 왜곡하고 그럴듯하게 포장을 잘한다. 이재명 지사는 말을 잘하는 정치인이다. 언젠가 SNS에 돌던 이재명지사 육성녹음을 들었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상스런 욕도 이렇게 차지게 잘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감탄했다고 한다.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정도까지만 한다면 이재명 지사의 말에 일일이 시비를 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면 이제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국민들이 점검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지사 말처럼 이번에 다시 3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온 국민에게 나누어준다 해도 바로 나라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국가부채를 늘리면서 국민들에게 돈을 풀어주면 분명한 것은 나라가 이제는 망하는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야 할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국가부채비율이 40% 조금 넘는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3차례 추경으로 이미 45%대에 올랐고,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불황이 지속되면 가만히 있어도 GDP대비 부채비율은 올라간다는 것은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알 수 있는 경제 상식이다.
이재명 지사는 4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가부채가 45%라 해도 40%대이니 틀린 말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말장난이다.
우리나라 부채는 엄밀히 따져보면 공기업부채 등은 국가부채통계에서 빠져있는데 결국은 정부가 책임져야할 이런 부채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국가부채는 이미 60%선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GDP대비 국가부채가 100%가 넘는 나라들도 있다고 말하지만 나라마다 감당할 수 있는 부채비율이 다르다는 것을 이재명 지사는 모르는가, 아니면 알면서도 인기 영합하려고 못 본 체 하는 것인가, 국민들이 차근차근 따져봐야 할 것이다.
기축통화인 나라와 외자가 빠져나가면 IMF사태와 같은 재정위기가 올 수 있는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유럽의 아일랜드는 40% 국가부채에서도 재정위기가 왔다는 사실을 이재명 지사는 알고 있는데도 모른 체 하는지 지켜보아야할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부채비율이 50%선에 다다를 것으로 보이면 외국자본이 철수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문가들 분석도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면 무식한 것이고, 알면서도 솔깃한 말로 자기주장을 포장해 인기를 얻으려 했다면 이는 선동가들의 전형적인 수법일 것이다.
선동하는 정치인들은 또 본질이 아닌 것으로 정적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장기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부류의 정치인이 아닌가 여겨진다. 조 바이든 후보를 ‘Sleepy Joe’로 끊임없이 지칭한다. 품격을 찾을 수 없지만 자기편끼리는 상대방을 그런 이미지로 옭아매는 전략일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통합당 앞에 부자정당, 귀족정당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고 재난 지원금 얘기를 한다. 일괄지급이냐 선별지급이냐를 놓고 논리대결을 하면 될 텐데도 굳이 앞에 부자정당 귀족정당이라는 이름을 덧붙인다. 자기주장에 대한 동조자를 더 많이 끌어오기 위한 방편일 것이다. 자신은 더 많은 사람들인 서민을 위한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부자들이 아닌 서민을 위한 다는 말에 많은 국민들이 호감을 갖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진정 서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표를 많이 얻기 위해 하는 말인지 구분해야할 필요가 있다.
13대 국회 때 일화이다. 여소야대 국회였다. 서울에서 소위 달동네들이 많은 지역 국회의원들은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지역구민들을 위한 일이었고, 이를 위해 열심히 뛰는 야당국회의원들도 많았었다. 소위 달동네가 많은 지역은 야당 국회이원이 많이 배출됐었다. 그런데 재개발이 완성되어 그럴듯한 아파트가 건축되고 사람들이 입주하자 표심이 여권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야당의원의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서민을 위한 정당은 못사는 서민을 끊임없이 많이 만들어야 자신들 표가 많아지는 현상을 의원들이 실감한 것이다.
정치인들이 내거는 정책이나 구호는 세밀하게 따져보면 사탕발림 같은 소리가 비일비재하다.
서민을 위한다는 정치구호는 자칫 선동정치로 의심받기에 충분한 경우가 허다하다. 서민을 위한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단적인 예일 것이다. 결국 소득 양극화만 심해진 것 아닌가.
이재명 지사는 정치적으로 보면 장점이 많은 편이다. 소위 흙 수저 출신으로 서민의 서러움과 아픔을 체험했다. 말을 또 차지게 잘하니 정치인으로서 큰 자신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한국정치에서는 지역을 간과할 수 없는데, 이재명 지사는 TK출신이다. 여권 내 라이벌인 이낙연 대표는 지역적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열세인 전라도 출신이다. TK지역이 지금은 보수 세력 일색이지만 한국정치는 사람에 따라 정치이념도 바뀐다. 호남 출신 보수인사가 대권후보가 되면 호남이 변하여 보수화 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고, TK출신 진보 대권호부가 나오면 TK만큼은 진보 텃밭이 되지 않으리라 단언하지 못할 것이다.
한 때 DJ는 호남, YS는 부산경남, JP는 충청도의 별칭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우리 정치 현실은 아직도 그런 의식구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여 진다. 이재명지사는 인구수나 영향력 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해왔던 TK라는 든든한 배후 세력이 있다.
이러한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 선동가적 이미지로 비쳐진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선동가 이재명’이 아니라 정확한 팩트(Fact)와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는 ‘비전의 이재명’으로 대권행보를 걸어가길 기원해 본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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