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디지털 문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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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가 사는 실세계가 위협 받을 때에 얼마나 빠르게 디지털 세상으로 전환 될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함을 깨달았다. 기업들도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 되면서도 기업의 업무역량을 유지해야 했고 교육도 원격 수업 체제로 전환 되어도 교육의 질에 대한 수준이 유지 되어야 했다. 초유의 사태 속에서 여러 문제들이 들어나고는 있으나 어찌 하였던 실세계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진행 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인가 기업의 디지털 혁신의 주체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① CEO, ② CTO, ③ Corona virus 라 할 때 정답은 ③이라는 이야기가 돌아다닐 정도이다. 재래시장이나, 영화관등과 같이 비즈니스 자체가 대면을 기반으로 하는 업종들, 그리고 반드시 모여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기업들, 모여서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학교나 학원들, 대면으로만 진단과 처방을 내려주었던 병원들도 조금씩 언택트 기술을 적용할 방안을 궁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언택트’ 나 ‘비대면’ 대신 ‘디지택트’ 나 ‘디지털 대면’으로 부르자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야기 하면서 항상 언급되는 단어인 언택트 경제니, 비대면 서비스와 같은 말도 부정의 접두어를 사용하여 무언가 우리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가뜩이나 우울하고 비관적인 상황에서, 사용되는 단어도 부정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현상들을 좀 더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 할 수 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언택트 나 비대면 이라는 것은 긍정적인 단어로 표현 하자면 디지털로 컨택트(digitact) 하고 디지털로 대면 하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언택트 경제는 디지택트 경제로, 금융권을 위시한 전자 정부 서비스 등 여러 비대면 서비스는 디지털 대면 서비스로 부를 수 있고, 이것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로 인식 될 수 있을 것이다. 말을 단지 바꾸어서 부르는 언어유희 같은 것 아니냐 라고 생각 할 수 있으나 비대면과 디지털 대면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산업의 효과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동안 금융권이나 정부의 행정 서비스에서의 비대면 서비스는 업무를 디지털화 하여 인터넷상에서 메뉴를 선택함으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게 하는 방식이었다. 우리의 전자정부 플랫폼이나 인터넷 뱅킹 서비스가 다 이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비대면 서비스는 잘 정돈된 서비스 메뉴들을 만들어 불필요한 고객들과의 소통을 줄여가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고, 이를 통하여 창구의 직원을 줄임으로 효과적인 비용 절감의 방법으로도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이 일부 성공적인 면도 있었으나 메뉴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잘 이해가 되지 않은 메뉴들로 인한 혼란, 디지털 소외계층들의 불공평한 대우 등의 문제를 야기 시켰으며 기업과 공공의 인력 감축에 대한 사회적인 우려도 컷 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하여 디지털 대면 서비스는 기존의 인터넷 기반의 메뉴 선택 방식이 아닌 실세계의 상담원을 디지털 영상으로 만나서 창구에서 진행되는 것과 똑 같은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줌이나 다양한 영상회의 서비스를 사용해 보면서 서로간의 얼굴을 보면서 업무만 진행될 수 있다면 우리가 기존에 하였던 거의 대부분의 일들을 디지털로 처리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 했다.
영상회의를 통하여 서로 소통하는 것이 물론 실제 만나서 소통 하는 것보다는 부족 하지만 충분히 상호간의 의사소통이 가능 하고 그리 불편 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디지털 대면 서비스는 현실 세계의 창구 상황을 디지털 영상으로 전환시킴으로 디지털 소외 계층의 불편함을 없애주고 고객과의 소통의 장을 제공함으로 현 정부가 지향하는 “사람중심”의 서비스를 구현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다. 디지털 대면 서비스는 창구직원들을 감축하는 효과는 떨어지지만 서비스 직원들의 재택근무가 가능함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업점 운영비용과 직원들의 출퇴근 비용 등의 절감 효과는 여전히 높을 것이다.
고맥락(High-context) 문화와 저맥락(Low-context) 문화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T.Hall)은 의사소통 이론을 정리하며 고맥락(High-context) 문화와 저맥락(Low-context) 문화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고맥락 문화는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상황이나 상대방의 표정, 그간의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하여 암묵적으로 이해되는 부분이 많고 비언어적이고 상황 중심적인 메시지의 비중이 높다. 반면 저맥락 문화는 모든 전달되어야 할 메시지들이 언어 또는 서면으로 확실히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
에드워드 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고맥락 문화는 한국, 일본, 중국, 아랍, 남유럽 및 라틴아메리카에서 강하고 저맥락 문화는 미국, 독일, 영국, 네덜란드에서 강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저맥락 문화권에서는 보고서 등의 공식적인 양식을 선호하지만 고맥락 문화권에서는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의례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서구권에서 시작된 디지털 기술들은 저맥락 문화를 잘 반영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컴퓨터를 통하여 문서화된 정보가 양식에 맞추어 제공 되고 이를 기반으로 서로간에 소통하는 방식이다. 익숙하여 지면 편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고맥락 문화 군에 속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디지털 문화에 대한 불편함과 이로 인한 정보의 비대칭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거론 되고 있다.
고맥락 국가에 속하는 우리에게는 모든 상품정보나 구매 절차 등이 웹 페이지에 빼곡히 적혀 있는 비대면 서비스는 우리의 정서나 문화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정부의 전자정부 서비스도 어느 어느 사이트에 들어가면 무엇이 있고 하는 등등의 담당 공무원들의 이야기가 고맥락 문화에 친숙한 국민들이 편리하게 행정 서비스를 받았다고 느끼겠는가. 얼마 전 재난 지원금 신청을 할 때 줄을 서 있던 동네 어르신들을 보면서 핸드폰으로 몇 번만 클릭하고 정보 넣으면 되는데 라면서 저맥락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문화 서비스에 소외된 분들을 외면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해본다.
정부는 K 방역의 성공을 기반으로 K 패션, K 문화 등을 선도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는데 이러한 움직임과 발 맞춰 그동안 저맥락 문화에 기반을 둔 디지털 문화를 고맥락 문화에서도 쉽게 통용되는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만들 시기가 왔다고 생각된다. 비록 면대면의 의사소통은 못 하여도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서로 얼굴을 보면서 문의 하고 서비스를 받고 하는 새로운 디지털 대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간의 소식을 전하는데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는 것만으로 소통하는 저맥락 문화에 기반한 페이스북에는 정작 서로간의 페이스를 보면서 소통하는 것은 없다. 여행지의 사진들을 서로 페이스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페이스”가 있는 고맥락 기반의 페이스북을 우리가 먼저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디지택트 시대의 새로운 산업 지형과 문화
우리의 국민들은 이제 일일이 메뉴를 읽고 이해하여 클릭하기 보다는 나를 도와주는 상담원을 보면서 편하게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요구하고 해결 하는 경험을 원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러한 서비스를 받기 위하여 직원들은 근무지로 출근 하고 고객들은 영업점으로 찾아가는 수고를 하였으나 이제는 디지털로 각자의 가정이나 있는 곳에서 대면하면서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는 결코 언택트도 아니고 비대면도 아닌 디지택트의 시대인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의 선구자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디지택트의 수많은 서비스가 만들어 지면서 새로운 산업의 지형과 문화를 그려가길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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