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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주 이사회 다양성에 대한 고찰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2월25일 12시02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02일 11시54분

작성자

  • 권흥진
  •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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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의 다양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 그런데 이사회 다양성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한 다양성 제고는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함. 따라서 국내 은행지주는 중장기 경영전략과 부합하는 다양성 기준 및 제고 로드맵을 마련하고,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 사외이사 평가 · 임면, 사외이사 교육 등의 과정을 강화하여 이사회 전문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음​

 

►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가치 제고를 위해 기업 경영활동 관련 다양성(diversity)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경영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

 - 이사회는 경영감독과 경영의사결정을 통해 기업경영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이사회의 다양성을 제고하면 경영목표 및 전략의 설정, 경영진 임면 · 감독, 경영성과 평가 등에 다양한 관점(view)이 반영되어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음.

 

► 이사회 다양성 제고에 대한 목소리는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에 대해서도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금융감독원은 「은행지주 ·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best practice)」을 통해 “이사의 전문분야, 직군, 성별 등과 관련하여 은행별 영업 특성에 따라 중장기 전략, 가치 등을 감안해 전문성 및 다양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을 발표함.

  - 또한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원칙에 부합하기 위한 세부 기준으로 ①특정 전문분야, 직군, 성별,연령, 사회적 배경 등을 고려하여 은행별 목표 및 달성을 위한 중장기계획을 마련하고, ②전문성 및 다양성 확보 정책 및 목표 등을 상시후보군 구성 분야, 후보군 수, 후보군 평가 등 관리정책과 연계할 것을 제시함.

 

► 금융감독원이 은행지주 이사회의 다양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원칙과 세부 기준을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담았다는 점은 해외 감독당국이나 일반적인 기업 지배구조 관련 지침과 부합하나, 다양성 제고의 목표가 다양성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영감독 및 경영의사결정에 있어 다양한 관점을 반영한다는 데 있다는 점을 명시하지 못했다는 차이가 있음.

  - 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2015)1)은 은행 이사회가 집합적으로(collectively)기능 · 다양성 · 전문성 측면에서 은행의 규모 · 복잡성 · 위험프로파일에 상응하는 자격조건을 갖추어야 하며, 집합적 정합성(collective suitability)*을 평가함에 있어 관점의 다양성(diversity of views)을 제고할 수 있는 관련 분야**의 지식 및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고 제시함.

  * 이사 개인뿐만 아니라 이사회가 총체적으로 금융회사 경영에 적합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로 구성되어야 함을 의미함.

  ** 관련 분야는 자본시장, 금융분석, 금융안정, 재무보고, 정보통신, 전략기획, 위험관리, 보상, 규제, 지배구조, 경영관리 등이 있지만 이러한 분야에 한정되지는 않음.

  - FDIC(2023)2)는 총자산 100억 달러 이상의 부보기관에 대한 지배구조 및 위험관리 기준 가이드라인 제정 예고를 통해 이사 선정 및 다양성이 집합적으로, 이사 개별적으로(individually) 부보기관 경영의 효과적이고 독립적인 감독을 제고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함.

   * FDIC(2023)는 다양성의 기준으로 사회적 배경, 인종, 민족, 성, 연령, 기술, 경험, 관점, 의견, 부보기관 지분보유 등을 제시

  - UK Corporate Governance Code는 이사회 및 고위경영진 임명 및 승계가 실력주의(merit) 및 객관적(objective) 조건에 기반하며, 이러한 맥락(within this context)에서 성, 사회적 배경, 인종 등의 다양성을 증진해야 함을 명시함.

  - 상기한 해외사례는 이사회 내 다양성 제고가 다양성 그 자체가 아니라 효과적인 이사회 기능수행을 위한 관점의 다양성 확보에 목적이 있으며, 이사회 기능의 효과적 수행을 위한 전문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는 점에서 최근 발표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과 차별화됨.

 

► 이사회 다양성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한 다양성 제고는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줌.

  - 이사회 다양성 제고가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는 긍정적인 결과와 부정적인 결과가 혼재되어 있음.

  - Bernile, Bhagwat, and Yonker(2018)3)는 이사회 내 다양성 확대가 경영정책의 지속성(persistence) 강화, 재무 및 투자정책의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증진한다는 실증분석을 제시함.

  - 하지만 이사회 내 문화적 다양성(cultural diversity) 확대가 경영성과 악화로 이어진다는 연구도 제시된 바 있는 등 다양성 확대의 효과는 다양성의 단면, 이사회 내 의사소통을 생산적으로 유인하기 위한 노력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판단됨(Frijins, Dodd, and Cimerova,2016) 4)

  - 특히, 성별 할당제 등 이사회 구성에 대한 강제적 규제는 경험이 적은 이사의 임명 등으로 이 어져서 경영성과를 악화시킬 수 있고(Ahern and Dittmar, 2012; Greene, Intintoli, and Kahle,2020)5)6), 특히 사외이사 공급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이사회 구성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회사에게 상대적으로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Greene, Intintoli, and Kahle, 2020).

    * 이사회 성별 할당제의 효과 측정에 대해서는 성별 할당제 시행 정보가 시장에 언제 도달했는지, 경영성과는 얼마나 긴 기간으로 측정하는지 등에 상당한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요인을 모두 고려하면 기업가치와 무관하다는 연구도 발표되는 등 (Eckbo, Nygaard, and Thorburn, 2023)7) 이사회 내 다양성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정치하게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됨.

 

► 따라서 국내 은행지주는 각사별 중장기 경영전략과 부합하는 다양성 기준 및 다양성 제고 로드맵을 수립하고,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 사외이사 평가 · 임면, 사외이사 교육 등의 과정을 강화하여 이사회의 전문성 확보를 전제로 다양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음.

  - 국내 은행지주는 각사별 중장기 경영전략과 부합하는 다양성의 식별, 다양성 기준 수립, 중장기 다양성 제고 로드맵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

   * 현재 다수의 금융지주는 이사회 다양성 기준을 수립하여 공개하고 있으나, 이러한 다양성이 경영에 필요한 관점을 어떻게 보완하는지, 중장기적으로 다양성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은 공개되어 있지 않음.

  - 다양성 기준 및 제고 로드맵 수립 과정에서 국내 은행지주는 UK Corporate Governance Code가 명시한 바와 같이 이사의 임면은 실력주의 및 객관적 조건 등 경영감독 및 경영의사 결정의 효과 제고를 최우선 기준으로 하며, 다양성은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맥락에서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음.

  - 수립한 다양성 기준 및 제고 로드맵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 사외이사 평가 · 임면이 이들과 합치(consistent)하는지 정기적으로 검토 및 개선할 필요가 있음.

  - 마지막으로 다양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임면이 은행, 금융, 경영 관련 전문성을 갖춘 이사 수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외이사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현재 은행지주 이사회 규모가 필요한 전문분야 및 다양성 확대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음.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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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2015. “Corporate governance principles for banks.”

2)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2023. “Guidelines Establishing Standards for Corporate Governance and Risk Management for Covered Institutions With Total Consolidated Assets of $10 Billion or More.” 

3) Bernile, Gennaro, Vineet Bhagwat, and Scott Yonker. 2018. “Board diversity, firm risk, and corporate policie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27(3): 588-612

4) Frijns, Bart, Olga Dodd, and Helena Cimerova. 2016. “The impact of cultural diversity in corporate boards on firm performance.”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41:521-41.

5) Ahern, Kenneth R. and Amy K. Dittmar. 2012. “The Changing of the Boards: The Impact on Firm Valuation of Mandated Female Board Representation.”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27(1): 137-97.

6) Greene, Daniel, Vincent J. Intintoli, Kathleen M. Kahle. 2020. “Do board gender quotas affect firm value? Evidence from California Senate Bill No. 826.”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60: 101526.

7) B. Espen Eckbo, Knut Nygaard, Karin S. Thorburn. 2022. “Valuation Effects of Norway’s Board Gender-Quota Law Revisited.” Management Science 68(6): 4112-4134.

<ifsPOST>

 ※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2권 24호](2023.12.22.) ‘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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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2월25일 12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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