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is 후보 ‘안정된 선두’ 유지, "주요 경합 州서도 약진 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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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막을 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엄청난 열광 속에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한 Harris 후보가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안정적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Harris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의 돌연한 후보직 사퇴 이후 불과 수 주일 만에 당내 지지를 신속히 확보한 뒤, 당 내부의 결속된 분위기와 고조된 여세를 몰아 일반 유권자들의 지지를 급속히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항하는 트럼프 진영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반격할 전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제 미 대선은 양당 대결 진용이 확정된 후 바야흐로 점입가경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래에,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로 두 후보 간 선거전 현황을 자세히 살펴본다.
■ "민주당 전당대회 후 첫 전국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에 5.2% 리드"
미 여론조사 집계기구 FiveThirtyEight는 ActiVote.net가 15-23일 기간 전국 1,000명 투표 성향(likely voters)층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게재했다. 이 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Harris 후보는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52.6% 대 47.4%로 5.2%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ActiVote.net는 이번 결과를 두고 Harris 후보가 ‘안정된 선두(steady lead)’를 지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Kaplan Strategies) 결과에서는 7%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ActiVote 조사에서, 지역별로는 Harris 후보가 도시 지역 유권자들 가운데 크게(64% 대 36%) 앞서고 있고, 교외 지역에서도 소폭(52% 대 48%) 앞서고 있다. 그러나, 농촌 지역에서는 트럼프가 Harris 후보에 크게(58% 대 42%)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층으로는, Harris 후보는 청년층(18-29세; 61% 대 39%)과 노년층(65세 이상; 57% 대 43%)에서 앞서는 반면, 트럼프는 중/장년층(30-49세; 51% 대 49%, 50-64세; 52% 대 48%)에서 각각 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Harris 후보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 압도적인(61% 대 39%) 지지를 얻고 있는 반면, 트럼프 후보는 남성 유권자들로부터 많은(57% 대 43%) 지지를 얻고 있다. 인종별로는 백인은 53%가 트럼프 후보, 47%가 Harris 후보를 지지하고, 흑인들은 74%가 Harris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26%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히스패닉은 55%가 Harris, 45%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 인구는 백인; 58%, 히스패닉; 19%, 흑인; 12%, 아시아; 7%, 기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서 또 하나 흥미로운 현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급속하게 부상한 Harris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최근 들어 현저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트럼프 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FiveThirtyEight 사이트는 8월 23일 현재 Harris 후보에 대한 호감도 조사 결과, ‘Favorable’ 비율이 45.2%, Unfavorable 비율이 47.1%로, - 1.9%로근접하고 있는 데 반해, 트럼프 후보의 경우에는 ‘Favorable’ 비율이 42.8%, Unfavorable 비율이 52.5%로 여전히 Unfavorable 비율이 - 9.7%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美 대선은 ‘Swing States’가 좌우, 최근 Harris 후보가 약진 중"
미국 대선의 두드러진 특징은 많은 주에서 민주당 혹은 공화당 세력으로 고정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각 주의 이민자 유입 등 인구 분포, 산업 구조, 문화, 종교 등 요인으로 유권자들이 선거 때마다 전통적으로 특정 정당을 선호하는 성향이 거의 고착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선거 구도에서 양당이 호각을 이루는 州의 승패는 바로 대선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경합 주(swing states)’라고 불리는 주들이다. 이번 대선에는 대개 Wisconsin, Michigan, Pennsylvania, North Carolina, Georgia, Arizona, Nevada 등 7개 주가 꼽힌다.
올해 미국 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총 유권자 수는 약 2억4,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실제로 누가 백악관으로 입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앞에 열거한 몇 개 주의 유권자들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통적으로 어느 당으로도 기울어질 수 있는 소위 ‘Swing States’에서는 Harris나 트럼프 누구라도 승산(勝算)을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 초반부터 양당 캠프는 이들 지역 유권자들, 특히 중도파 유권자들 표심을 쟁탈하기 위한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Redfield & Wilton Strategies/The Telegraph가 8월 12-15일 기간 중, 이들 경합 주 7개 주에 Florida, New Mexico, Minnesota를 포함한 잠재적 경합 주 10개 주의 투표 성향을 조사한 결과, 이들 10개 주 가운데 트럼프 후보는 5개 주에서 Harris 후보에 앞서고 있는 반면, Harris 후보는 4개 주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서고 있다.
한편, 8월 26일 RealClearPolitics가 공표한 격전 주 7개 주 지지율 조사 결과에서는 Harris 후보가 Minnesota, Wisconsin, Pennsylvania 3개 주에서 우세를 보이고,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Mar-A-Lago 리조트 별장이 있는 Florida 단 한 곳에서 우세를 보였다. Nevada, North Carolina, Arizona 3개 주는 백중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징적으로, Nevada주가 양자 동률에서 트럼프 +1% 우위로 Arizona주도 Harris +1% 우위에서 트럼프 +1% 우위로 각각 돌아섰다. Harris 후보는 Minnesota주에서 트럼프와 격차를 +7%로 +2% 벌였고, Wisconsin주에서도 2%로 +2% 벌였다. 이 주들은 지난 조사에서는 양자 동률을 기록했었다. 관심이 큰 Pennsylvania주에서는 트럼프 2% 우위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Harris 후보 2% 우위로 돌아섰다.
트럼프 vs. Harris 후보의 각 주별 지지율(RFK Jr. 포함 다자 대결)은, Arizona; 44 대 43, Florida; 48 대 43, Minnesota; 40 대 47, New Mexico; 41 대 47, Wisconsin; 44 대 48, Michigan; 45 대 44, Pennsylvania; 44 대 46, North Carolina; 47 대 44, Georgia; 46 대 46, Nevada; 43 대 42 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경합 주들의 2024 대선 선거인단 수는 Arizona; 11명, Florida; 30명, Minnesota; 10명, New Mexico; 5명, Wisconsin; 10명, Michigan; 15명, Pennsylvania; 19명, North Carolina; 18명, Georgia; 16명, Nevada; 6명 등으로, 이들 10개 잠재적 경합 주 선거인단 수 합계는 140명에 달해, 총 선거인단 수 538명의 과반인 270명의 과반이 훨씬 넘는다.
■ "Harris 후보, ‘Blue Wall’ 3개 주에서도 유리한 판세 이어가는 중"
이들 경합 주 가운데, 특히 ‘Rust Belt(제조업 산업이 황폐한 지역)’에 위치한 3개 주가 주목을 끈다. 이들 Wisconsin, Michigan, Pennsylvania 3개 주에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아, 2012년 대선에서 Barack Obama 대통령이 당선될 때 모두 큰 득표율 차이를 보이며 승리했다. 그러나, 2016년 대선에서는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두고 당선됐다. 따라서, 이들 3개 주는 민주당 상징 색 청색을 따서 ‘청색 벽(Blue Wall)’ 3개 주라고 불린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이번에 양당 대통령 후보들은 모두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를 이 지역과 인접한 지역 출신들을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각 당이 부통령 후보들의 출신 지역 인연 및 개인 성향을 어필하면서 인접 주들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유권자들 사이에 지지를 확장해 나갈 심산이다. 과거에도 이 지역과 인접한 지역 출신 인사들이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선택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이 지역은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위치해 있어서 평소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나, 이번처럼 선거철이 되면 이 주들은 돌연 주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들 Blue Wall 3개 주에서 양당 지지 세력이 백중을 이루는 것은 우연치 않다. 이 지역은 주민들의 교육 수준, 인구 가운데 흑인들의 비율, 등에서 실로 미국 전 주들 가운데 거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미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세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주 인구에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 50개 주 가운데 Michigan주가 16위, Pennsylvania주가 21위, Wisconsin주가 29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全美제조업협회(NAM) 통계 자료에 따르면, Wisconsin주는 제조업 종사 노동자들 비율이 50개 주 가운데 2번째로 높고, Michigan주도 4번째로 높다. 통상적으로 이들 주라고 하면 Philadelphia, Pittsburg, Detroit, Milwaukee 등 상징적인 공업 도시들을 연상하게 되나, 실은 이들 주에는 농촌 인구 비율도 낮지 않다. Pennsylvania 농촌 인구 비율은 3번째이고, Michigan도 6번째로 높다. (NRI)
이런 이유에서, 바이든 대통령도 남부 Swing States에서는 공화당 우위를 쉽게 흔들기 어렵다고 보고 이들 Blue Wall 3개 주에 각별히 공을 들여 여러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 3개 주 선거인 수 44명을 확보하기만 하면 승리에 필요한 270명을 확보하는 데 가까워진다는 계산이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물가 상승 및 이스라엘의 Gaza 침공 등의 역풍으로 이들 3개 주에서 지지율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전에 이들 3개 주에서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바이든 후보를 2.1%~4.5% 정도 일관되게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지위를 사퇴한 뒤를 이어 Harris 후보가 대체 후보로 나선 뒤에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율 격차는 일거에 축소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Harris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Harris 후보가 제시한 독자적인 경제 정책, 특히, 고(高)물가 대책 등이 이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Harris 후보의 우세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어 주목을 받는 것이다.
■ "Harris 정책 제안은 현 바이든 정권의 정책을 답습, 독창성 결여"
지난 22일 Harris 후보의 지명 수락 연설을 정점으로 막을 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오는 11월 5일 대선에 임하는 당의 분야별 정책 노선을 망라한 강령인 ‘Party Platform 2024’가 채택됐다. 총 9개 Chapter로 구성된 9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정강(政綱)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를 사퇴한 7월 13일 이전에 이미 성안된 것이다. 따라서, 이 강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현 정책 방침을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의식해서 상대방인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노선과는 전혀 다른 비전을 담고 있다. 이 강령 전문(前文)에는 트럼프 후보의 정강을 지칭해서 기회와 낙관주의(optimism)보다 복수와 보복에 기반한 것이라고 공격한다. 또한, 트럼프 및 그의 극렬 지지 집단인 ‘MAGA’ 그룹은 개인의 기본적 자유를 박탈하고 있고, 여성들의 의료적 판단 자유를 빼앗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간, Harris 후보는 선거 연설을 통해 자신의 경제 정책의 일단을 피력해 왔다. 주로, 물가 안정을 중시하고 중산층 지원을 위주로 하며, 기업들의 부당 이익 편취를 위한 ‘가격 폭리(price gouging)’ 행위 방지 등, 정부 개입을 강화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따라서, 시장 메커니즘을 왜곡하고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트럼프는 이를 들어 Harris 후보는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특히, 기업들 ‘가격 폭리’ 활동을 벌칙으로 단속하려는 발상은 악자(惡者)를 징벌하던 자신의 검사 경력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그러나, 이런 급진적 정책들은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하지 못하면 성사하기가 어려운 것들이다.
이처럼, Harris 후보가 내거는 독자적인 정책들, 특히 경제 정책들은 어려운 과제들을 안고 있고, 그만큼 실현가능성이 불확실한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연방 법인세율 조정을 두고는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현재 연방 법인세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기 임기 시작과 함께 35%에서 21%로 인하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부터 이를 28%까지 되돌리겠다고 공약했으나 아직까지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Harris 후보는 이런 노선을 승계하는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 21%도 국제적으로 합의한 최저 수준인 15%까지 끌어내리겠다고 공약하고 있고, 어려울 경우는 20%까지 내리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한편, Bloomberg 통신은 최근 오피니언 난에서 민주당 및 Harris 후보가 지난 전당대회를 계기로 자유(freedom)와 사랑(love)에 충만한 분위기를 고양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제안의 디테일 측면에서는 모자라는 부분이 있음을 지적했다(Democrats are big in love, sort on details). Harris 후보가 지금까지 제시한 정책 제안들은 대략 전당대회에서 채택한 정강을 요약하는 수준에 그치고, 내용들도 ‘바이든 정권 2기’ 라고 할 만큼 독창적 정책 대안 제시가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Harris 후보 웹사이트엔 아예 정책 섹션도 없다고 꼬집었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Harris 후보가 핵심 노선으로 주창하는 중산층 지원 확충을 포함한 정책들은 정부 재정 부담을 대폭 늘리는 것이나, 이를 보전할 세입 확충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부유층 및 대기업들의 세부담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나, 이런 규모로는 태부족이어서 오히려 지원 대상으로 삼을 중산층의 세부담을 늘리지 않고는 도저히 대책이 마련될 수 없다. 당연히, 재정 적자는 늘어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현재까지 Harris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이후 당내 지지를 확보하며 결속을 다지는 데 기적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22일 종료된 전당대회의 여세를 몰아 전국적인 지지 확산에 모멘텀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제 선거일을 불과 70일 남짓 남겨놓은 시점에서 양당 후보는 9월 10일로 예정된 ABC News가 주최하는 후보 간 대면 토론회를 기점으로 또 한번 중대한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Harris 후보 입장에서는 자신의 집권 후 정책 구도를 보다 구체적이고 세련된 형식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 참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2024 대선’ 정책 강령 내용 대비 (NRI 참조)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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