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천의 디지털경제 이야기 <16> 일본이 왜 이러나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일본 정부가 네이버 소유의 라인 지분을 정리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라인이 관리 소홀로 51만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사태를 계기로, 행정지도라는 조치를 통해 압박을 한다고 한다. 일본정부가 나서서 네이버 지분을 정리하라는 압력은 라인을 일본의 소유로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의문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 평상시 같으면 ‘말도 안된다'고 치부하고 무시할 일이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틱톡지분을 정리하라고 압박하는 이때 일본정부도 따라하는 것 같이 연상되어 씁쓰름하다. 미국과 중국은 패권전쟁을 벌이는 중이라지만 한국과 일본은 상호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믿는 사이라서 더욱 그렇다.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라인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반반씩 소유하고 있다. 팽팽히 지분을 공동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두 주체가 완전한 신뢰없이는 회사가 굴러 갈 수 없다.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은 일본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다. 한국과 일본의 인터넷 협력의 대명사로서의 상징성이 있다. 라인의 서비스는 일본에 머물지 않고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도 진출해 있다. 글로벌하게 볼 때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아시아 시장를 잠식하는 것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협력하여 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 크게 본다면 한국과 일본이 손잡고 미국 세력을 대항하고 있다.
원래 라인은 100% 네이버의 자회사로 출발하였다. 그런데 소프트뱅크와 50 대 50의 지배 구조로 재 탄생하였다. 이렇게 된 데는 일본에서 서비스하다 보니 일본 자본과 협력하는 것이 서비스의 장래를 위해 유리하다 판단했을 것이다. 또 일본의 소프트 뱅크는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SNS 서비스의 인프라와 노우하우를 지원 받고 일본 내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호이익의 협력이 총무처의 압박 빌미가 됐다고 생각하면 일본의 비밀스런 전략과 함께 오래된 담금질이 있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은 인공지능 시대라는 거대한 물결이 닥치고 있는 전환기다. 현 글로벌 IT 지형도를 볼 때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양국의 발전과 아시아의 미래 시장을 위해서 매우 긴요하다. 현재의 SNS 모델인 라인을 가지고 다툼을 벌이기 보다는 협력을 통하여 미래를 개척하여야 하는 시대적 과제가 놓여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성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할 일이 너무 많다. 네이버의 인공지능기술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일본도 미래를 위해서는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볼 때 한국과 일본의 상호 필요에 의해 지분관계가 맺어진 라인은, 미래를 위해서도 혁신을 함께 생산해 낼 수 있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존재다. 이러한 점에서 양국 간의 건설적 관계를 설계하지 못하고 오히려 파괴하려는 일본정부의 압박이 이해되지 않는다.
네이버 지분을 정리하여 일본의 소유로 만들겠다는 일본의 의도와 계획이 아직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매스컴에 보도가 되고, 또 매우 부정적 억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퍼지고 있으며, 온갖 의심을 만들고 있다. 양국간의 우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외교적으로도 민감한 사항으로 주목되고 있다. 현재의 이익에 함몰되지 말고, 라인을 통하여 한일간의 협력이 더욱 발전하는 관계를 설정하여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고 상호 이익이 증진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ifs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