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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해양 안보 격전지 "해저 케이블" : 위협 증가와 한국에 대한 안보 함의 및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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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8월31일 17시18분
  • 최종수정 2024년08월31일 12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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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핵심 요약]

□  해저 케이블이 지니는 안보 함의와 논의의 필요성

❍ 세계는 군사·외교 및 금융 정보와 같이 국가 운영에 핵심적인 데이터 송수신을 해저 케이블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 따라서, 해저 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자주적 영향력 확보와 안정적 운영은 국가 안보와 직결됨. 

❍ 해저 케이블 손상 시 국가 간 정보 네트워크의 중단 또는 마비를 초래할 수 있으며 관련 산업에 광범위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음. 

❍ 심화하는 지정학적 경쟁을 고려할 때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은 단순히 데이터 공격 자체로 취할 수 있는 직접적 이익을 넘어서 위기 확대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 또한 간과할 수 없음. 

❍ 한국의 통신·데이터 의존도와 해저 케이블에 대한 미약한 자주권, 그리고 지정학적 변화로 인한 잠재적 위협을 고려할 때, 해저 영역에서의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 보호를 위한 논의와 대응 수립은 필수적임. 

❍ 현 시점에서 군사-안보 데이터의 송수신 단절 및 탈취를 목적으로 한 직접적인 무력 공격은 기회비용이 높아 동기가 낮을 수 있음. 반면, 민감한 경제-상거래 무역 데이터의 마비와 중단은 심각한 국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해저 케이블은 여전히 공격 표적이 될 수 있음. 

❍ 주목해야 할 시사점은,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은 간접적 사보타주 행위는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어려우며, 전면적인 무력 충돌 없이도 한국 내 사회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가중시킬 수 있는 비대칭 시나리오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임.

 

□ 해저 케이블 공격의 목적과 특징 

❍ 세계 각 지역에서 심화되는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해저 케이블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의도된 공격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

❍ 공격은 1) 물리적 파괴와 2) 사이버 공격으로 구분될 수 있음. 물리적 폭파 또는 절단은 통신 방해와 단절의 목적으로 이루어짐. 데이터 흐름 방해, 도청 및 복제, 그리고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에 대한 해킹 목적으로도 공격이 이루어질 수 있음.

❍ AI 기반 분석 기술의 발달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위협 감지 활동 추적뿐 아니라 데이터 수집과 해석을 동시에 가능케 할 수 있기 때문에 해저 케이블에 대한 분쟁의 빈도와 피해의 범위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측됨. 

❍ 법적 책임의 모호성과 위협의 간접성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해저 케이블은 하이브리드 전쟁의 매력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

 

□  해저 케이블 공격에 대한 법적 대응의 모호성과 한계 

❍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은 회색 지대 전술의 성격이 강하며, 귀책을 명확히 하기가 쉽지 않음. 따라서, 가해 행위자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군사적 대응은 법적 리스크가 큼. 

❍ 특정 국가 해양의 법적 권활권을 벗어나는 지역을 지나는 해저 케이블에 대한 사보타주 행위에 대한 법적, 군사적 대응은 쉽지 않음.  

❍ 관련 국제 협약 및 규정, 행위자의 책임 식별을 위해 적용이 어렵다는 점과 법률 적용을 위한 공격의 고의성 입증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함. 또한, 해저 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 조치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음.

❍ 의도된 공격에 대한 처벌을 위한 체계화된 집행 권한을 갖추고 있지 않음.

❍ 군사적 측면에서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을 전쟁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해석은 여전히 분분한 상황임. 법적 귀속의 경계가 모호한 수중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간단한 태핑부터 잠수정과 첨단 장비를 동원한 폭파와 해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공격에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이 어렵다는 취약성 존재함. 

 

□ 한반도 주변 해저 케이블의 잠재적 위협

❍ 통신 네트워크의 안정성 관점에서, 한국의 지리적 입지는 매우 취약하다고 볼 수 있음. 북한과의 휴전 상황 속에서 사실상 한국의 통신 인프라는 전적으로 해상에 의존하고 있음.  

❍ 특별히, 한국은 러시아, 중국, 북한 등 해저 케이블 사보타주 및 사이버 공격의 주요 행위국으로 간주되는 국가들과 해역을 공유하고 있음. 지정학적 입지와 공격의 용이성을 고려할 때 한국의 해저 케이블 안전성 수준은 높다고 할 수 없음.

❍ 한국, 통신 기술과 데이터 강국으로 지정학적 환경과 국제관계의 역학 변화에 따라서 잠재적 표적이 될 가능성은 존재함. 위기 고조 시 통신 인프라 방해, 파괴, 마비를 목적으로 한 해저 케이블 공격 가능성 배제하기 어려움. 

 

□ 정책 제언

❍ 한국 내 해저 케이블의 기능과 보호, 운영, 복구를 위한 기술적 이해의 폭은 업계 및 부처 별 차이가 분명함. 해저 케이블 보호 문제는 단순히 군사적, 산업적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 없으며, 통합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루어져야 함.

❍ 해저 케이블의 손상 및 공격 발생 시, 체계화된 매뉴얼에 따른 민-관간 그리고 정부 부처간 명확한 역할 분담과 대응 메커니즘 구축이 필요함. 또한, 보다 조율되고 통합된 형태의 지휘 체계 수립이 요구됨. 

❍ 국제적 거버넌스 참여 및 주변국과 협력 체계 강화가 중요함. 우리나라의 상당수 해저 케이블이 일본 및 인태 지역 국가와 공유함. 케이블 보호를 위한 공조 체계구축 및 국제적 레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 

❍ 학술 기관, 연구 센터 및 민간 부문 간의 협력을 장려하여 해저 케이블 보호를 위한 신기술, 첨단 장비 개발과 의존도 완화에 중점을 둔 연구 개발 자금 지원 및 보조금 확대가 요구됨. 특별히, 해저 케이블 보호를 위한 유럽 국가들(NATO 및 프랑스)의 민-관 협력 노력은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음.  

❍ 선제적인 잠재적 위협 진단과 체계화된 대응 프로토콜의 수립을 위한 논의와 중장기적 기술 및 자본 투자는 선행되어야 함. 이러한 대비를 통해 유사 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안정화를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협 분산책이 구상될 수 있을 것임. 

❍ 이해를 같이하는 유사 입장국과 감시 및 방어를 위한 기술적 협력과 더불어, 러시아, 중국, 북한과 같은 이웃 국가들과 해양 영역에서 상호 이익과 상호 의존성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잠재적 갈등 방지를 위한 위협 관리 외교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임

 

1. 문제제기 

 

❍ 19세기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해군이자 역사학자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알프레드 테일러 마한(Alfred Thayer Mahan)은 일찍이 '해양력', 즉 바다에 대한 지배적 통제 권한을 보유하는 것이 강대국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한 바 있음.1) 

❍ 역사적으로, 해상 무역과 해군력 강화에 집중했던 국가들은 비용 효율적으로 강대국의 지위를 누리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음. 통신·기술의 발달로 해양의 전략적 중요성은 비단 해상에 머물지 않고 해저로 확대되어, 바다 속에서 국가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 

❍ 해저 케이블(Undersea Cables)을 통해 구축되는 디지털 네트워크는 지정학적 그리고 지경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님. 

 - 2024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485개의 해저 케이블이 운영 중이며 70개의 새로운 케이블이 설치 및 운영될 예정임. 국제 데이터 통신의 99%가 이 해저 케이블을 통해서 전송되고 있음. 이는 해양이 인적·물적 자원의 물리적 교류뿐 아니라 디지털 영역에서 증가하는 상호 연결성의 주 무대가 되었음을 극명히 보여줌. 

- 군사·외교 및 금융 정보와 같이 국가 운영에 핵심적인 데이터 송수신을 해저 케이블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저 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자주적 영향력 확보와 안정적 운영은 국가 안보와 직결됨. 

 - 해저 케이블 인프라에 물리적 손상이 발생하면 국가 간 정보 네트워크의 중단 또는 마비를 초래할 수 있으며, 관련 산업에 광범위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음. 

 - 해저 케이블 훼손의 대부분은 어업 중 물리적 접촉 또는 지진과 해일 같은 자연적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음. 반면, 정확한 원인 규명이 어렵거나 의도된 공격으로 간주되는 손상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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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도된 공격은 케이블의 오작동, 흐름 방해 또는 특정 국가의 데이터 의존도 증가의 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 또한, 사이버 공격의 일환으로 데이터 탈취, 파괴 및 교란을 야기할 수 있음. 

❍ 심화하는 지정학적 경쟁을 고려할 때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은 단순히 데이터 공격 자체로 취할 수 있는 직접적 이익을 넘어서 위기 확대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 또한 간과할 수 없음. 

❍ 공격 대상 국가의 디지털 연결을 방해하거나 단절시킴으로써 지정학적 긴장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음. 해저 케이블 공격 사례의 증가 추세 속에서 해저 케이블에 대한 안보화(securitization) 경향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음. 

❍ 지금까지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과 대응 논의는 한국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임. 

❍ 하지만, 한국의 통신·데이터 의존도와 해저 케이블에 대한 미약한 자주권, 그리고 지정학적 변화로 인한 잠재적 위협을 고려할 때, 해저 영역에서의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 보호를 위한 논의와 대응 수립은 필수적임. 

❍ 본 브리프는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전 세계적 위협의 현황과 각 지역의 대응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 나아가, 관련 논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함.

 

2. 해저 케이블 공격의 목적과 특징    

 

❍ 아래의 <표1>은 2020년 이후 의도적 사보타주 의심 사례의 배경과 영향, 유형, 그리고 의심 행위자를 간략하게 분석하여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음. 

❍ 세계 각 지역에서 심화되는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해저 케이블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의도된 공격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

❍ 예로, 2024년 3월, 홍해에서 해저 케이블이 절단되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지부티가 데이터 송수신 중단 및 정전을 경험하였음. 배후로 후티 반군이 지목되었음.

❍ 이어 4월에는 말라카 해협에서 아시아, 중동, 그리고 유럽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SeaMeWe-5)이 손상되어 동남아시아 지역의 주요 인터넷 통신 마비와 정전, 그리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였음.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2023년에 해저 케이블 공격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트해와 핀란드만에서 각각 발생하였으며, 러시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이 통신 장애를 경험하였음.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해저 케이블에 대한 상호 보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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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해저 케이블 공격이 지속적으로 감행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방식을 통해 공격이 이루어지며 공격의 실효성이 있는 것인가? 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음.

션 오맬리 (Sean O'Malley) 교수는 해저 케이블에 대한 주요 공격 표적의 세 가지 지점을 해저 케이블, 케이블 착륙 지점, 그리고 네트워크 시설 장비로 지목함.2) 

 

❍ 공격은 1) 물리적 파괴와 2) 사이버 공격으로 구분될 수 있음. 각 지점에 대한 물리적 폭파 또는 절단은 통신 방해와 단절의 목적으로 이루어짐. 

 - 수중 케이블 절단은 해상 선박의 닻, 잠수함, 유·무인 잠수정, 수상 선박, 또는 잠수부가 동원되어 시도될 수 있음. 

 - 착륙 지점과 네트워크 및 전력 시설 장비의 경우, 드론 포함 육·해·공의 군사 장비를 통한 다양한 공격이 가능함. 

❍ 해저 케이블이 안보화의 대상화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위 모든 지점에서 사이버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임.

 - 예로,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콜린 월(Colin Wall) 과 피에르 모르코스(Pierre Morcos)연구원은 최근 사례에서 발견되는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단순히 해저 케이블에 대한 물리적 손상을 넘어, 데이터 흐름 방해, 도청 및 복제, 그리고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에 대한 해킹 시도가 공격의 주요 목표가 되고 있다고 설명함.3) 

❍ 주지해야 할 점은 해저 케이블에 대한 정보 탈취는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이 아닌 복구 과정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 

 - 최근 미 국무부는 구글(Google)과 메타(Meta) 등 해저 케이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통신 기업에 미 국영 케이블 운영 및 복구 시 

제기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음.4) 

 - 국무부가 제기한 핵심 내용은 해저 케이블 운영 및 복구를 담당하는 중국의 국영기업인 S.B. Submarine Systems이 작업 수행 시 위성 신호를 수일간 의도적으로 꺼놓는 행위가 반복적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것임. 

 - 국무부는 위치 추적이 불가한 상황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미군의 통신에 대한 도청, 해저 지도 제작, 케이블 장비에 투입된 지적 재산권 도난 및 중국군을 위한 케이블 부설의 잠재적 위협을 배제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음.   

❍ 사이버 안보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진보 속에서 해저 케이블에 대한 보안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함. 

 - 예로, 시에나(Ciena) 그룹의 토마스 소렌슨 부사장은 AI를 통해 네트워크 트래픽의 패턴을 분석하고 이상 징후 감지 및 잠재적 위협 또는 무단 활동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함.5)   

 - 반면 AI 기술의 발전은 역으로 해저 케이블을 통해 흐르는 통신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공격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음.6)  

 - AI 기반 분석 기술의 발달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위협 감지 활동 추적뿐 아니라 데이터 수집과 해석을 동시에 가능케 할 수 있기 때문에 해저 케이블에 대한 분쟁의 빈도와 피해의 범위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측됨.


 2-1. 회색지대 전술과 하이브리드 전쟁 활용  

 

❍ 해저 케이블이 지니는 또 다른 안보 우려는 회색 지대 전술과 하이브리드 전쟁의 활용임.7) 

 - 해저 케이블은 매설의 지리적 위치와 운용의 특성상, 대규모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공격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회색 지대 전술의 표적이 될 수 있음.8) 

 - 뿐만 아니라, 위의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사보타주 행위 주체에 대한 심증이 있을지라도, 결정적 증거 포착과 공격의 고의성을 증명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움. 

 - 나아가, 법적 귀속의 경계가 모호한 수중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간단한 태핑부터 잠수정과 첨단 장비를 동원한 폭파와 해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공격에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이 어렵다는 취약성도 존재함.9) 

❍ 법적 책임의 모호성과 위협의 간접성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해저 케이블은 하이브리드 전쟁의 매력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

 

 2-2. 공급망 경쟁의 관점에서 해저 케이블이 지니는 함의    

 

❍ 미-중 간 패권 경쟁은 안보 영역을 넘어, 이차전지, 배터리, 바이오와 같은 첨단 산업에서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점유와 공급망 확보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 

 - 니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해저 케이블 소유권은 11% 정도로 추산됨.10) 

 - 또한, 미 싱크탱크 아틀란틱카운슬(Atlantic Council)은 2030년까지 해저 케이블 산업에서 중국의 지배권이 20%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음.11) 

 -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매튜 굿맨(Matthew Goodman)과 매튜 웨이랜드(Matthew Wayland)는 중국이 차이나 텔레콤,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모바일과 같은 국영 기업을 중심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자국이 소유 및 공급하는 국제 해저 케이블의 양적 확장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함.12) 

 - 특히,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발도상국 지역에서의 해저 케이블에 대한 중국의 소유 권한 확대는 두드러짐. 예로, 중국은 800억 달러를 투입해, 프랑스로부터 이집트를 거쳐, 남아프리카, 파키스탄 그리고 싱가포르까지 18,000km에 달하는 대륙 간 해저 케이블 건설을 추진해 왔음. 

❍ 해저 케이블을 통해 흐르는 데이터는 하루 평균 약 10조 달러의 금융 거래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민감한 군사 통신 데이터도 전달하는 역할을 함. 

❍ 경제적 민감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층적인 안보 위협의 대상이 될 수 있음. 

 - 중국은 실소유주로서 투자 및 운영에 지배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해저 케이블을 공유 및 경유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정보 인프라 통제와 정보 수집의 위협 노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13)   

 

3. 해저 케이블 공격의 사례와 잠재적 위협    

 

❍ 위의 <표1>의 사례 중 대만-마쭈섬이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음. 

 - 중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국면에서 2023년 2월, 대만 본섬과 중국의 대륙과 보다 밀접하게 위치한 마쭈섬 사이를 연결하는 두 개의 주요 해저 케이블이 두 차례에 걸쳐 중국 민간 어선에 의해 절단되었음. 

 - 이로 인해 1만 4천 명의 마쭈섬 거주자들은 약 50일간 인터넷 두절과 통신 장애와 다양한 서비스 중단을 경험했다고 보고됨.14) 

 - 이 지역의 케이블은 최근 십 년 사이 20회 이상 이례적으로 빈번한 손상에 노출되어 왔으며 대부분의 사례가 중국 민간 어선에 의한 손상으로 주장되고 있음. 

 - 하지만, 반복되는 케이블 손상에 중국 정부 차원의 관여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임.15)

 - 앞서 지적되었듯이 민간 어선을 활용한 해저 케이블 공격은 법적 그리고 군사적 측면에서 책임의 소재와 의도 파악이 불명확해 피해국 입장에서 체계적 대응이 어려움. 

❍ 이처럼, 해저 케이블에 대한 의도된 공격은 기존의 분쟁 관계를 심화시킴으로써 위기 고조의 도구와 명분으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음. 

❍ 유럽에서의 해저 케이블 공격 

 -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러시아로부터 잠재적 해저 케이블 공격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음. 

 - 러시아 해군의 북방 함대가 주둔하는 올레냐 구바 기지는 러시아 해양 방위 연구의 중요한 거점으로, 해양 연구 및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고성능 선박들이 배치되어 있다고 보고됨. 특히,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얀타르(Yantar)선은 케이블 절단뿐 아니라 도청 장치 설치 및 기타 특수 작업에 투입될 수 있다고 밝혀짐.16) 

 - 얀타르는 포르투갈과 지중해, 미국의 동쪽 해저 케이블이 매설된 주변에 장시간 머물면서 서방 국가들의 경계 대상이 되고 있음.

 - 나토(NATO)의 정보 및 보안 담당 사무차장 데이비드 캣틀러(David Cattler)는 러시아의 해저 정찰 활동이 대서양, 북해와 발트해에서 과거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음을 지적하고 있음.17) 

 - 또한, 나토(NATO)의 에너지 안보센터가 발간한 2024년 보고서는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통신 공급 중단이나 전력망 고장을 목적으로 러시아가 자국의 해군력을 활용해 발트해 인근 전력 케이블에 대한 동시 다발적인 공격 수행 가능성을 제기함.18) 

❍ 해저 케이블 손상의 정확한 원인 파악과 책임 주체를 소명하기 어렵지만, 서방 국가들은 많은 공격이 러시아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음.

 - 하지만, 대부분의 케이블 절단 공격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주장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님. 반대의 사례도 존재하기 때문에 해저 케이블에 대한 의도된 공격이 일방적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음.19) 

❍ 예) 냉전 시기 美 해군의 소련 해저 케이블 통신 도청20)  

 -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패권 국가 간 상호 공격과 정보 탈취 시도는 냉전 시기부터 이어져 오고 있음. 

 - 예로, 1970년대 냉전 시대 소련의 해저 통신 케이블을 도청하기 위한 미 해군의 아이비 벨스(Ivy Bells) 작전은 약 10년간 지속되었음.

 - 이 작전을 위해 1974년 취역한 스터전급 핵 추진 잠수함인 USS 파르치(Parche)는 첨단 통신 및 음향 장비 및 카메라를 탑재하여 군사 정보 수집을 위한 전용 탐지선으로 임무를 수행. USS 할리버트(US Halibut) 잠수함을 이용해 오호츠크해 소련의 해군 기지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통신 케이블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여, USS 파르치(Parche)는 통신 신호를 녹음.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심화된 갈등이 상호간의 해저 케이블에 대한 사보타주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움.


4. 해저 케이블 공격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한계         

 

❍ 앞서 설명되었듯이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은 회색 지대 전술의 성격이 강하며, 귀책을 명확히 하기가 쉽지 않음. 따라서, 가해 행위자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군사적 대응은 법적 리스크가 큼. 

❍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위협 행위의 기저에는 법적 대응의 어려움이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음. 유엔 해양법 협약(The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은 연안국의 해양 자원 보호 및 관리 책임을 명시하고 있음.21) 

❍ 하지만, 위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응은 여러 가지 법적 고려가 수반되어 복잡성을 띔. 

 - 한 국가의 영해 내에 매설된 케이블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의 보호 권한과 법률이 적용될 수 있지만, 배타적 경제수역과 그 너머 공해는 '글로벌 공공재' 개념이 적용되어 개별 국가의 법적 권한이 줄어듬. 

 - 따라서, 특정 국가 해양의 법적 권활권을 벗어나는 지역을 지나는 해저 케이블에 대한 사보타주 행위에 대한 법적, 군사적 대응은 쉽지 않음.22) 

❍ 공해에서 해저 케이블 보호의 법적 근거는 크게 세 가지임.

 1. 해저 전신 케이블의 보호를 위한 협약(The Convention for Protection of Submarine Telegraph Cables)

 2. 공해에 관한 제네바 협약(The Geneva Convention on the High Seas)

 3. 유엔 해양법 협약(The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 제네바 협약의 경우, 27조에서 케이블 절단 행위를 처벌 가능한 범죄로 규정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지만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의도적 공격 상황과 상황별 처벌 규정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음. 

  - 유엔 해양법 113조 역시 통신 침해나 방해를 초래하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케이블의 절단 및 손상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기 위한 법률과 규정 채택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음. 

❍ 하지만, 이러한 규정들이 비국가 행위자의 책임 식별을 위해 적용이 어렵다는 점과 법률 적용을 위한 공격의 고의성 입증이 어렵다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함.

❍ 또한, 의도된 공격에 대한 처벌을 위한 체계화된 집행 권한을 갖추고 있지 않음. 

❍ 나아가, 이러한 협약들은 해저 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 조치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음.

 - 유엔 헌장은 무력 공격에 대한 자기 방어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이 무력 공격에 해당하는지 명확한 지침이 미약함. 

 - 또한, 군사적 측면에서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을 전쟁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해석은 여전히 분분한 상황임. 

 - 때문에, 상황 발생 시 직간접적 피해국이 군사적 대응의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움.

 

5.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위협 확대와 한국에 대한 안보 함의 

 

❍ 한국: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안전한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할 것인가? 

 - 통신 네트워크의 안정성 관점에서, 한국의 지리적 입지는 매우 취약하다고 볼 수 있음. 북한과의 휴전 상황 속에서 사실상 한국의 통신 인프라는 전적으로 해상에 의존하고 있음. 

 - 아래의 해저 케이블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에 공급되는 대부분의 해저 케이블은 한국과 일본 사이, 대륙 간 거리가 좁고 수심이 대체로 낮은(100m 이하) 남해안 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설되어 있음. 

 - 부산과 거제 등 남해 그리고 태안을 경유하는 해저 케이블을 운용 또는 소유하고 있는 국내 회사는 한국전력, KT 서브마린, 세종텔레콤,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Telstra 및 LG유플러스 합작회사인 데이콤크로싱 등이 있음. 독자적 소유 외에도 유럽, 중국, 아시아 국가의 글로벌 기업과 컨소시엄을 통해 해저 케이블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음.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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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션 오맬리 교수는 한국의 지리적 입지는 지정학적 위기 고조 시 통신 인프라 방해, 파괴, 마비를 목적으로 한 해저 케이블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고설명함.24) 

 - 더욱이, 한국은 러시아, 중국, 북한 등 해저 케이블 사보타주 및 사이버 공격의 주요 행위국으로 간주되는 국가들과 해역을 공유하고 있음. 지정학적 입지와 공격의 용이성을 고려할 때 한국의 해저 케이블 안전성 수준은 높다고 할 수 없음.

❍ 반면, 한국 해저 케이블에 대한 실제적 공격과 훼손의 빈도는 매우 낮았음. 높은 수준의 취약성에 비해 매우 낮은 훼손 빈도는 한국 해저 케이블 공격으로 취할 수 있는 전략적 이해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음. 

 - 중국: 한국은 중국과 해저 통신망 루트를 공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직접적 공격의 대상으로 간주되어 오지 않았음.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중국의 외교·안보 측면의 전략적 이해는 주로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지역에 집중되어 왔음. 

 - 러시아: 또 다른 인접국인 러시아로부터 위협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러시아의 공격 역시 보다 전략적 이해가 큰 유럽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음. 

 - 북한: 북한의 경우, 북방한계선으로부터 상당한 거리가 있는 한국의 해저 케이블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됨. 

❍ 하지만, 한국은 통신 기술과 데이터 강국으로 지정학적 환경과 국제관계의 역학 변화에 따라서 잠재적 표적이 될 가능성은 존재함. 

 - 현 시점에서 군사-안보 데이터의 송수신 단절 및 탈취를 목적으로 한 직접적인 무력 공격은 기회비용이 높아 동기가 낮을 수 있음. 반면, 민감한 경제-상거래 무역 데이터의 마비와 중단은 심각한 국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해저 케이블은 여전히 공격 표적이 될 수 있음. 

 - 주목해야 할 시사점은,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은 간접적 사보타주 행위는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어려우며, 전면적인 무력 충돌 없이도 한국 내 사회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가중시킬 수 있는 비대칭 시나리오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임.

 - 특히, 러시아와 북한의 안보 협력이 제도화·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해저 케이블 공격 및 데이터 분석 기술 이전과 사이버 공격 루트의 다양화는 우려되는 지점. 

 - 또한, 미-중 간 패권 경쟁의 가시화 속에서, 대만을 둘러싼 긴장 고조 시, 한국, 일본, 호주, 미국을 잇는 해저 케이블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회색 지대 전술 수행 가능성은 존재하며 긴장 고조의 도구로써 활용될 수 있음.

 

 5-1. 한국의 대응 근거와 역량   

 

❍ 해양에서 직접적인 감시 및 군사적 대응을 담당하고 있는 해경과 해군의 현재 대응 역량과 향후 과제는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음.

❍ 해경의 대응 근거와 역량 

 - 해양경비법 제1조 "경비수역에서의 해양안보 확보, 치안질서 유지, 해양수산자원 및 해양시설 보호를 위하여 해양경비에 관한 사항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공공질서 유지"를 법의 목적으로 규정함 (해양경비법 제1조).보호 대상인 해양시설 규정은 해양환경관리법 제2조 제17호 및 시행규칙을 인용함.

 -  "해양시설"이라 함은 해역의 안 또는 해역과 육지 사이에 연속하여 설치·배치하거나 투입되는 시설 또는 구조물"을 의미함.

 - 해양시설의 개념에 해저 광케이블이 포함되어 있어 해양경찰이 해저 케이블 보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음.

 - 해경은 해양 경비 임무는 주로 해상에서의 이상 징후 포착에 초점이 맞추어져 함정과 항공기를 통해 이루어져 왔음. 해저 케이블 손상 시 어선의 이동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음. 

 - 하지만, 심각한 사보타주 사례 많지 않아 아직까지 해저 영역 감시 자산과 체계적인 대응 프로토콜은 부족한 상황임.

 - 해양영역 인식체계(MDA, Maritime Domain Awareness)' 구축을 통한 인공위성, 드론, 무인함, 항공기 등 첨단 장비 도입을 통한 운영체계 수립과 감시 범위 확장은 계획 중이며 관련 연구도 진행 중임.

❍ 해군의 대응 근거와 역량

 - 해군은 해저 감시 역량을 갖춘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 통영급 수상함구조함(ATS)와 강화도함(ASR 22) 등. 또한, 해군 무인수상정(ROV) 도입 예정으로 수중 감시, 정찰, 전투 등 해저 영역에서의 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됨.

 - 하지만, 아직까지 의도된 해저 케이블 무력 공격 사례는 많지 않아, 군차원의 체계화된 대응 로드맵과 해저 작전 전용 플랫폼 활용 경험 부족한 상황.

 - 해군에서도 해양영역 인식(MDA)은 핵심 키워드로, 현재 한국형 정보 융합 센터 (Korean Information Fusion Center)를 통한 향상되고 통합된 형태의 해양 영역 정보 공유 및 지휘 통제 시스템 구축을 계획 중임.

 

6. 정책 제언: 해저 케이블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한국의 시사점  

 

❍ 통합적 접근과 지속적 논의의 필요성 

 - 세종연구소 주관으로 진행되는 연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5월 해저 케이블에 대한 잠재적 위협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산업계, 법계, 학계, 군, 경찰, 정부 관료 등 이해당사자와 정책 전문가를 초청하여 TTX(Tabletop exercise)를 개최했음.25) 

 - TTX를 통해 도출된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각 이해 집단 간에 해저 케이블의 중요성에 대한 거시적 차원의 공감대는 존재하지만, 해저 케이블이 지니는 지정학적 함의에 대한 상이한 해석과 파편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임. 

 - 또한, 해저 케이블의 기능과 보호, 운영, 복구를 위한 기술적 이해의 폭은 업계 및 부처 별 차이가 분명함. 해저 케이블 보호 문제는 단순히 군사적, 산업적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 없으며, 통합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루어져야 함.

 - 현재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과 피해의 실존적인 주체가 되는 국가들과 한국은 여러 측면에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수준의 위협 인식과 대응을 논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음. 

 - 하지만, 한반도의 높아진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인해 인근에서 해저 케이블을 포함한 비전통적인 방식의 하이브리드화된 해양 사보타주 가능성은 향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됨. 

 - 따라서, 선제적인 잠재적 위협 진단과 체계화된 대응 프로토콜의 수립을 위한 논의와 중장기적 기술 및 자본 투자는 선행되어야 함. 이러한 대비를 통해 유사 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안정화를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협 분산책이 구상될 수 있을 것임.

❍ 통합된 형태의 지휘 체계 수립

 - 해저 케이블의 손상 및 공격 발생 시, 체계화된 매뉴얼에 따른 민-관간 그리고 정부 부처간 명확한 역할 분담과 대응 메커니즘 구축이 필요함. 또한, 보다 조율되고 통합된 형태의 지휘 체계 수립이 요구됨. 

 - 미국의 해저 케이블 보호를 위한 제도적 노력이 보다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적 맥락에서의 적용을 검토해 볼 필요 있음.  

 - 예로, 팀 텔레콤(Team Telecom)은 2020년 행정명령 13913호를 통해 설립되었음. 법무부장관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법무부, 국방부, 국토안보부가 참여하고 있으며,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장관, 미국 무역대표, 국가정보국장, 과학·기술 정책국장 그리고 대통령 특별보좌관들이 고문으로 구성되어 있음.26) 

 - 이 위원회는 해저 케이블 통신 네트워크의 안정적 운영과 인프라 보호 강화를 목적으로, 통신 서비스 부문의 외국 기업 참여 신청서에 대한 검토, 승인 및 위험 평가를 담당하고 있음. 

 - 팀 텔레콤의 동일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의 도입은 불필요할 수 있으나,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위협에 대한 부처간 인식 공유와 공동 대응 매뉴얼의 수립 차원에서 범부처 합동 조직의 구성은 검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보여짐.    

 - 해군과 해경 모두 독자적인 해양영역인식 체계에 대한 로드맵과 계획 추진중임. 

 - 해양영역인식 체계의 구축 프로세스에서 양 기관뿐 아니라 관련 정부 부처 간 명확한 역할, 책임, 대응 지침 공유할 수 있고, 중복된 업무나 부처 간 혼선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통합 콘트롤 타워 필요할 것으로 보임. 

 - 앞서 설명되었듯이 해저 케이블 공격의 목표와 공격 루트는 매우 다양함. 해저 케이블 공격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상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상황 발생을 가정한 훈련을 통해 부처 간 협력 및 대응 프로토콜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함. 

 - *현 시점에서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 발생 시 대응 역량보다 지침의 부재로 인한 혼선이 더욱 문제가 될 수 있음.

❍ 국제적 거버넌스 참여 및 협력 강화 

 - 인도·태평양 지역 내 주변국과의 협력 체계가 중요함. 우리나라의 상당수 해저 케이블이 일본과 공유됨. 케이블 보호를 위한 공조 체계 구축 및 국제적 레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음. 

 - 인도·태평양 지역 내 145개의 해저 케이블이 지나고 있으며 전 세계 해저 케이블 인프라의 30%가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 

 - 예로, 쿼드(QUAD) 회원국은 2023년 5월 히로시마에서 쿼드 정상 공동 성명(Quad Leaders' Joint Statement)을 통해, 케이블 보호와 회복을 위한 쿼드 파트너십(The Quad Partnership for Cable Connectivity and Resilience) 이니셔티브를 새롭게 구축했음.27)

 - 이 이니셔티브의 궁극적 목적은 쿼드 국가 간의 경제 통합 및 협력 촉진을 위한 인태 지역에서의 케이블 연결성과 인프라 보호임. 또한, 케이블 인프라의 손상 방지와 위협 노출 시 회복력을 위한 협력 강화를 비전으로 삼고 있음. 

 - 이를 위해 일본, 호주, 그리고 미국 간 케이블 인프라의 제조, 운영 및 유지 보수를 위한 전문 지식 결합, 기술 이전 및 예산 지원의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음. 

 - 호주는 인도-태평양 케이블 연결성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지원을, 미국은 케이블 프로그램을 통해 500만 달러의 예산 투자를 통한 시스템 보완 강화를 각각 공약하였음. 

 - 한국은 지역 내 주요 유사 입장국 간 해저 케이블 보호와 관련된 협력에 참여 확대 및 강화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

 - 이해를 같이하는 유사 입장국과 감시 및 방어를 위한 기술적 협력, 그리고 국제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협력과 더불어, 러시아, 중국, 북한과 같은 이웃 국가들과 해양 영역에서 상호 이익과 상호 의존성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잠재적 갈등 방지를 위한 위협 관리 외교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임.

 - 불필요한 외교적 자극을 통해 해양 영역의 자산이 보복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함.

❍ 민-관 파트너십과 연구 개발

 - 정부 기관과 해저 케이블을 소유 및 운영하는 회사 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민간 기업이 협력하여 위험 평가 프레임워크 및 공동 투자 촉진이 필요함. 

 - 학술 기관, 연구 센터 및 민간 부문 간의 협력을 장려하여 해저 케이블 보호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 중점을 둔 연구 개발 자금 지원 및 보조금 확대가 요구됨. 

 - 민-관 간 첨단 소나 시스템 및 수중 드론과 같은 위협의 조기 탐지 및 신속한 복구를 위한 수리 기술 개발 협력이 필요함. 해저 케이블 보호를 위한 유럽 국가들의 민-관 협력 노력은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음.

 - 나토(NATO):제기되는 안보 우려를 바탕으로 나토(NATO)는 노르드스트림(Nord Stream) 폭발 이후 북해와 발트해에서 순찰 선박의 수를 크게 증가시켰음. 

 - 또한, 해저 안보 증진 차원에서 민-관 전문가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해저 주요 시설 보호 셀(Critical Undersea Infrastructure Protection Cell)'을 설립하였음.28)   

 - 나아가 나토는 해저 케이블에 대한 자연적 파손과 의도된 공격 시에도 안정적인 데이터 트래픽을 유지하기 위해 인터넷 트래픽을 해저 케이블에서 위성 시스템으로 우회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음. 이를 위해 지원금 40만 유로를 승인했음.29) 

 - 한국도 해저 케이블이 훼손될 경우 중요한 인터넷 트래픽의 송수신을 우회할 수 있는 대안적 시스템 구축과 한국적 적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음.

 - 이 연구 프로젝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 및 중국으로부터의 통신 방해 및 데이터 조작에 대한 잠재적 위협 대응 차원에서 미국, 아이슬란드, 스웨덴, 스위스의 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해저 케이블의 보호 및 데이터 예방 조치를 구축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음.

 - 프랑스: 프랑스의 경우, 2022년 9월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 직후 '해저 케이블 태스크포스(Underseacable Taskforce)'를 창설하였음. 

 - 이를 통해, 해저 케이블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첨단 장비 배치와 대응 역량 강화를 진행하고 있음. 경제적 투자도 공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 

 - 프랑스는 '해저 방어(Ocean Floor Defence)'를 위해 2023년 예산에 310만 유로를 할당하였고, 첨단 수중 모니터링 및 감시 장비 개발과 투입을 위한 1천1백만 유로의 예산을 추가 편성하여 곧 운영이 이루어질 것임을 밝혔음.30)  

 - 해저 영역에서의 안보 수호를 위한 유럽의 민-관 융합 파트너십 구축과 연구 개발을 위한 거시적 투자 노력 한국에 시사점이 크다고 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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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ill, G., 2013. Seapower: A guide for the twenty-first century. Routledge.

2) O’Malley, S., 2019. Assessing threats to South Korea’s undersea communications cable infrastructure.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Studies, 17(3), pp.385-414.

3) Wall, C. and Morcos, P., 2021. Invisible and Vital: Undersea cables and transatlantic security.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11.

4) Volz, D. et al. 2024. U.S. Fears Undersea Cables Are Vulnerable to Espionage From Chinese Repair Ships. The Wall Street Journal

5) Baldock, H. 2024. AI is shaking up the submarine cable ecosystem. Total Telecom

6) 전략연구소 김소정 연구위원 자문 (2024.05)

7) Bryant, M. 2024. Undersea ‘hybrid warfare’ threatens security of 1bn,Nato commander warns. The Guardian 

8) 국방대학교 손한별 교수 자문 (2024.05)  

9) Salgado, R., 2023. Undersea Cables, Hyperscalers, and National Security. Hoover Institution.

10) Takeda, K. and Ban, M. 2024. More subsea cables bypass China as Sino-U.S. tensions grow. Nikkei Asia 

11) Park, A. and Counter. J. 2024. International law doesn’t adequately protect undersea cables. That must change. Atlantic Council

12) Goodman, M. and Wayland. M. 2022. Securing Asia’s Subsea Network: U.S. Interestsand Strategic Options. CSIS

13) Kumar, R., 2023. Securing the Digital Seabed: Countering China's Underwater Ambitions. Journal of Indo-Pacific Affairs, 6(8).

14) McGillis, J. and Wingerden, P. 2024. Why Taiwan Needs toSecure Its UnderseaCables. The Diplomat

15) Klint Work, KEIA 연구위원 자문 (2024.03)

16) Kono, K., 2019. Strategic Importance Of, And Dependence On, Undersea Cables. Cooperative Cyber Defence Centre of Excellence

17) Siebold, S. 2023. NATO says Moscow may sabotage undersea cables as part of war on Ukraine. Reuters

18) Trakimavicius, L. 2023. The Hidden Threat to Baltic Undersea Power Cables. NATO Energy Security Centre of Excellence 

19) Chiappa, C. 2023. Russia finds damage to its Baltic Sea telecoms cable. Politico

20) Larson, C. 2021. How a US Navy Submarine Secretly Tapped Russia's Undersea Cables. The National Interest

21) Kono, K., 2019. Strategic Importance Of, And Dependence On, Undersea Cables. Cooperative Cyber Defence Centre of Excellence.

22) 연세대학교 이기범 교수 (2024.04)

23) O’Malley, S., 2019. Assessing threats to South Korea’s undersea communications cable infrastructure.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Studies, 17(3), pp.385-414

24) O’Malley, S., 2019. Assessing threats to South Korea’s undersea communications cable infrastructure.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Studies, 17(3), pp.385-414

25)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정구연 강원대 교수 협업

26)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2020. Establishing the Committee for the Assessment of Foreign Participation in the United States Telecommunications Services Sector. Executive Order 13913

27) The White House. 2023. Quad Leaders’ Joint Statement

28) NATO. 2023. NATO stands up undersea infrastructure coordination cell

29) Manson, K. 2024. NATO Backs Effort to Save Internet by Rerouting to Space in Event of Subsea Attacks. Bloomberg 

30) O’brien, P. 2024. France tightens subsea cable security amid growing fear of sabotage. Polit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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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자료는 세종연구소가 발간한 [세종정책브리프 2024-10](2024.8.30.)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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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8월31일 17시18분
  • 최종수정 2024년08월31일 12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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