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부국 베네수엘라의 경제 파탄에서 배워야 할 것들 <上>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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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주의 포퓰리즘 정권의 ‘無정견’, ‘無책임’, ‘無능력’이 낳은 필연적 결과’
베네수엘라(Venezuela). 15세기 말에 한 이탈리아 탐험가가 지금의 베네수엘라 연안 포구에 도착해서, 유명한 베니스(Venice)를 본 따 ‘작은 베니스’라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카리브海 연안 일각에 고립되어, 오랜 동안 간난(艱難)과 질곡(桎梏)에 신음해 오고 있던 중, 최근 이 나라 ‘경제 파탄’ 참상이 극에 달하자 다시금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제는, 수 많은 국민들이 절망과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생명을 부지하고자 인근 국가로 끝없는 탈출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1970년대까지도 남미 최고 부자 나라로서,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샀던 이 나라가 최근 차베스(Hugo Chaves) 마두로(Nicolás Maduro) 두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에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2017년 1인 당 GDP; $12,100, 세계 131위, 美 CIA Factbook) 국가 그룹으로 급전직하한 이면에 대관절 무슨 곡절이 있는 것인가?
거의 모든 해외 미디어들이나 연구기관들은 현 베네수엘라의 혼란 사태를 관망하면서, 최근 20여년 간 이 나라를 통치해 온 ‘포퓰리즘 사회주의’ 정권이 벌여 온 정치 • 경제 전반에 걸친 ‘모순(矛盾)과 방종(放縱)’의 실정(失政)을 지적하고 있다. 전 세계 다른 많은 나라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심각한 교훈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특히, 현재,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일대 변혁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가 겪고 있는 이 처참한 ‘총체적 실패’ 사례에서 절실한 깨달음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이하, 근대 역사상 최악의 ‘국가 파탄(破綻) 사태’ 라고도 불리는 베네수엘라의 현 ‘경제 위기’의 참상을 간략히 살펴본다.
■ “사회주의 ‘볼리바르(Bolivar) 혁명’; 망국적 비극의 연원(淵源)”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 1783~1830)는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남미 국가들의 역사에 길이 남을 커다란 영향을 남겼다. 그는 19세기에 북부 남미 각국이 스페인의 통치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영웅적인 지도자 역할을 수행했다. 베네수엘라의 철권 통치자로 군림했던 차베스(Hugo Chaves) 前 대통령도 바로 이 독립 영웅 볼리바르(Bolivar)의 사상과 사회주의식 행동 강령에 감화를 받았다.
차베스(Hugo Chaves)는, 1982년 청년 장교 시절에 ‘볼리바르 혁명 운동(MBR-200)’을 조직하고 본격적인 사회 혁명 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그리고, 1998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자 볼리바르 의식을 바탕으로 한 개혁 운동 ‘볼리바르 계획 2000 (Plan Bolivár 2000)’ 및 ‘미션 바리오 아덴트로(Mission Barrio Adentro)”를 전개하게 된다.
그는 일련의 ‘볼리바르(Bolivar) 혁명’ 운동을 통해 빈곤층 국민들에게 주거, 식량, 교육 기회 등을 제공했고, 모든 광업(鑛業)을 국유화하는 한편, 토지를 국유화하여 서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확보하기에 이른다. 이와 동시에, 反美주의를 표방하면서, 군사력 강화, 부패 척결, 노조 파업 금지 등을 법제화하고, 경제를 포함한 거의 모든 국가 경영을 정부가 중앙집권식으로 통할하는 철권 통치를 펼쳤다.
그 결과, 중산층의 이탈 및 인적 자원의 해외 유출 등, 反작용이 점차 심각해졌다. 즉, 포퓰리즘에 입각한 권위주의 독재 정권은 유지했으나, 국민들의 삶의 질은 하향 평준화되었고, 나날이 황폐해지고 말았다. 결국, 사회주의 파라다이스를 건설하겠다던 꿈은 기아(飢餓)와 절망(絶望)에 떠도는 참상으로 변하고 말았다.
■ 남미 최고 석유 富國이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지옥(地獄)으로
베네수엘라는 숫자로만 보자면, 지금 내전으로 황폐해진 시리아와 비슷하다. 한 때 남미 최고의 부국이던 베네수엘라 경제는 최근 몇 해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Bolivar)’는 이제 거의 휴지 조작이나 다름없게 됐다.
英 The Economist誌는 얼마 전에 베네수엘라의 위기 상황이 너무나 광범하고 심각해서 진상을 전하는 것이 대단히 놀랍고 어렵다고 전했다. 전쟁도 없고, 자연 재해도 없는 이 나라가, 인구의 2/3에 달하는 사람들의 체중이 평균 8.7Kg이나 줄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고 전한다. 도시의 거리는 暗시장과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어, 가장 최근 보고인 2014년도 살인(殺人)율은 2004년에 종교 세력 간에 벌어진 내전으로 한창 전쟁 중이던 당시 이라크(Iraq)의 사망률과 같은 수준이다.
이러한 처참한 국가적 고난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10년대 들어 시작된 국제 유가 급락으로 정부 수입이 급격히 감소한 것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 선택이라고 할 것이다. 정부는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급감하는 동안에도 세금을 늘리거나 재정 지출을 감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재정이 극도로 악화된 것이다.
여기에, 마두로(Maduro) 정권은 재정 부족을 통화 증발로 보전(補塡)했고, 그 결과, 2012년 약 3% 수준이던 인플레이션율이 2017년에는 1,100%, 2018년 말에는 무려 13,00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수속할 방도가 없는 그야말로 ‘超인플레이션(hyperinflation)’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정부가 이러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막아보려는 의도에서 가격을 직접 통제하기 위해 가격통제 정책을 시행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경험으로 알 듯이 이러한 직접 가격통제 방식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암시장을 조장하고, 물자 공급을 꺼리게 만들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만 것이다.
■ “차베스와 마두로는 어떻게 베네수엘라를 쇠망(衰亡)시켰나?”
The Economist誌는 최근 “차베스와 마두로는 어떻게 베네수엘라를 쇠망(衰亡)시켰나(How Chaves and Maduro have impoverished Venezuela)?” 라는 논설에서, 차베스(Chaves)에서 마두로(Maduro)로 이어진 사회주의 정권의 ‘Oil Money’ 운용과 관련한 失政을 지적한다. 2000년대 유가가 치솟던 시기에, 사우디 등 다른 OPEC 국가들은 장래 유가 등락 리스크에 대비하여 분산 투자 형식의 국부 펀드에 약 5,000억 달러 이상을 축적하고 있고, 노르웨이도 안정된 국가 연금 지불을 위해 9,0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사실을 대조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The Atlantic誌도 유례를 찾아보기가 힘든 이러한 ‘내부 폭발(implosion)’로 인해 경제 파탄이 일어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실패한 사회주의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통화 및 가격 통제, 농장 및 공장들의 국유화 조치, 식품 공급의 정부 통제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 포퓰리즘(populism)이 중첩되어 위기를 가중시켰다. 동 誌는 차베스(Chaves) 및 마두로(Maduro)가 베네수엘라를 붕괴의 길로 이끈 경로를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단기적 사고(short term thinking)에 경도되는 경향이다. 경제적 포퓰리스트들은 대개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을 배경으로, 反엘리트 메시지에 대한 광범한 수용 가능성을 계기로 탄생한다. 자연히, 그들은 예산 균형, 인플레이션 수속 등 장기적인 정책보다, 급진적 경제 전환 및 성장 촉진, 일자리 창출 등 단기적인 성과를 겨냥한 정책들에 초점을 둔다. 단기적으로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실패하게 되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경제 위기에 빠트리게 되고, 결국 권력을 상실한다. (Rudiger Dornbusch 교수 연구 결과)
한편, 모든 정치인들은 인기를 얻고 싶어하고,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장래에 칭송을 받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에 칭찬을 얻는 데 몰입한다. 특히,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단기 이득, 장기 고통(‘short term gain and long term pain’)” 정책을 선호한다. 이런 오류(誤謬)의 길이 바로 차베스(Chaves) 및 마두로(Maduro) 포퓰리즘 정권이 지금까지 추구해 오는 정치 노선인 것이다.
둘째; 민주주의를 파괴(democratic breakdown)한다. 左 • 右 성향을 불문하고,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흔히, 서구식 민주주의의 중심 가치인 인권, 자유, 법치, 권력의 균형과 견제 등을 파괴한다. 그들은 반대 세력을 적(敵)으로 규정하고, 억압하거나 불법화 하려한다. 권한의 견제와 균형은 민주적인 제도의 기본 요건이 아니라 하나의 불편한 ‘장애(bug)’ 쯤으로 여긴다. 차베스(Chaves) • 마두로(Maduro) 포퓰리스트 정권 집권 기간 중 치러진 선거 등에서 잘 나타났던 현상들이다.
셋째; 시간 경과에 따른 損壞(the ravages of time) 가능성이다. 차베스(Chaves) • 마두로(Maduro) 두 포퓰리스트 집권자들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들은 집권 초반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유지한다. 이후, 오랜 시간을 두고 반대 세력들과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서 반대 세력들에 대한 ‘음모(conspiracy)’ 가능성을 확신하고 나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더해가면서 민주적인 제도에 도전하는 것이다.
■ IMF 추산 금년 인플레율 13,000%; 이미 “국가 파산” 상태
IMF는 금년 1월 초, 작년에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율이 2,400%를 상회했고, 올 해에는 무려 13,000%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 바가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상승이고 직전 예측보다 5배나 상향한 수치이다. 심각한 위기를 헤쳐갈 길이 없는 정부가 재정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통화를 마구 증발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볼리바르(Bolivar) 통화에 대한 신인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NYT는 “주변의 라틴 국가들과 달리, 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인플레이션이 ‘무시무시한 속도로(breakneck)’ 진행되고 있는 것” 이라고 평가했다. IMF 보고서는 현 베네수엘라 상황은 2차 대전 당시인 1923년 독일의 ‘超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나 2000년 후반 Zimbabwe 상황과 유사하다고 경고한다.
한편, IMF는 금년 GDP 성장률을 마이너스 18%로 전망하고 있다. 이 나라는 이미2013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가 있고, 최근 3 년 연속 두 자리 숫자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누적 마이너스 성장은 거의 50%에 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공식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어, 이러한 국제기구의 관측이 현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금년에 결정적인 긴급 조치가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본다.
IMF는 이러한 超인플레이션과 극심한 경기 침체는 경제 운영 오류와 유가 하락이 겹쳐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경제가 빈사 상태에 빠져 들고 있는 동안, 작년 10월부터는 국채 • 국영석유회사(PDVSA) 등 국가(sovereign) 채무 원리금 상환이 중단되고 있다. 해외 채권자들과 채무 재조정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더욱 큰 재앙으로 빠져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마두로(Maduro) 정권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한다는 명분으로 물자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원인이 되는 ‘가격 상한제’ 와 ‘외환 통제’를 완화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 인구의 8%가 해외로 탈출, “국제적 걸인(乞人)” 신세로 전락
지금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처참한 굶주림의 참상이 해외 미디어들을 통해 간간이 전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초근 목피(草根木皮)’로 근근이 살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산간 및 도시 지역을 막론하고 식량난에 시달린 빈민들이 닥치는 대로 야생 동물들을 잡아먹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보호종인 플라밍고 등 희귀 동물까지 잡아먹으며 연명하는 처참한 광경이 목격되기도 한다.
Caracas 시내 3 개 대학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현재 국민들 85%가 식량을 살 돈이 부족한 상태라고 전한다. 2015년 이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어 대대적인 기근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먹을 것이 충분치 못한 게 일상이 되어 국민들 사이에 ‘마두로 다이어트(Maduro Diet)’ 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일부 보도로는, 믿기 어려운 사실이나, 지금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80%가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60%는 저녁을 굶고 잠든다고 한다. 지금 베네수엘라에서는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은 사치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의약품도 품귀 현상을 빚어 말라리아, 결핵, 홍역 등 질환이 창궐하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급기야, 굶주림을 견디다 못한 수 많은 국민들이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로 대거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인접 국가에 불법 이민으로 거주하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심지어 매춘 등 각종 불법 행위를 자행하며 살아가고 있어 인접한 남미 국가들에 심각한 국제적인 사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한 보도에는 기근(飢饉)과 폭압 정치를 견딜 수 없는 良民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조국을 떠난 숫자는, 2014년 이후에만 합쳐도 240만명을 넘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나라 총 인구의 8%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식솔들을 이끌고 먹을 것을 찾아 조국을 등지고 다른 나라로 떠나간 것이다. 이건 정말 나라도 아니다.
■ 물자 부족에 시달린 시민들이 항거하자 군부(軍部)가 물자 공급 통제
베네수엘라는 생활 물자는 물론, 일용할 식료품까지 수입해야 지탱할 수 있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물자를 수입할 외화도 바닥나고, 국내에서 생산할 시설도, 능력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지금은 대다수 국민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어, 식량 밀매(food trafficking는 가장 큰 사업이 되어가는 실정이라고 한다.
드디어, 작년 여름에는 수 십만명의 많은 국민들이 기아(飢餓)에 견디다 못해 거리로 뛰쳐나와 마두로(Maduro) 정권의 폭정에 항거하기에 이르렀다. 당황한 마두로(Maduro) 대통령은 황급히 군대를 동원해서 식량 공급을 통제하도록 했다. 이제는 軍 장성들이 버터에서 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식량을 배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군부는 불쌍한 국민들의 기아(飢餓)와 싸우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서 사적인 축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대가 暗시장을 운용하면서, 거의 모든 식료품들을 식품 판매업자들에게 정부가 고시한 가격의 수 백 배나 되는 가격으로 판매하여 부정 축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군부가 식료품 공급을 통제하게 한 것은 전임 차베스(Chaves)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2004년에 야당 세력들이 그를 몰아내려는 시도가 일어나자, 사회주의 정부는 아예 식량부(食糧部)를 창설하고 군부에 식량 통제권을 주는 한편, 모든 농장, 식품 가공 공장 등을 국유화했다. 당연히 국내 식량 생산은 고갈되어 갔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베네수엘라의 모든 식량은 정부가 수입하고 있으나, 부정이 만연하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물자는 점점 더 부족하게 되어가는 상황이다.
■ “지리멸렬(支離滅裂)의 야당 세력은 불가항력(不可抗力) 상태”
지난 5월에는 극심한 경제 파탄이 심화되는 어지러운 혼란 속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예정’대로 反美 좌파 성향의 마두로(Maduro) 대통령이 재선됐다. 유력한 야당 후보들을 봉쇄 • 저지하는 등, 강권(强權) 조치를 취한 결과, 향후 6년을 더 집권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야당 지도자들을 투옥, 탄압하여 피선거권을 봉쇄하고, 투표일을 앞당겨 실시하는 등, 선거를 빈껍데기로 치렀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치러진 선거전은 민주적 절차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마두로(Maduro) 대통령의 영향력 하에 있는 선거관리 당국은 국제선거감시단은 받아들이지 않고, 쿠바 및 러시아 우방국들의 감시단을 받아들여 공평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 세력은 지리멸렬(支離滅裂)하여 마두로(Maduro) 정권의 폭정에 맞설 기력(氣力)조차 차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직후부터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는 있으나, 마두로(Maduro) 정권의 탄압이 두려워 데모에 참가한 숫자는 겨우 100명 내외에 그쳤다. 그러나, 마두로(Maduro) 대통령 정권이 이번 선거를 통해 독재 체제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는 성공을 했을 지 모르나, 이에 대한 대가로, 향후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 “부정 선거로 독재 체제는 연장됐으나 국제적 고립은 심화”
이번의 재선 결과를 두고,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주변국들은 선거가 불공정했다며 격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새로운 제재 및 외교 관계 격하 등 강경 조치도 취했다. 지난 5월 선거 직후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우리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일치 단결하여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G7 정상들의 성명은 “헌법에 근거하여 권력 갱신(更新)의 절차를 완료했다” 고 선언한 마두로(Maduro)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이다.
美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추가 제재를 발동, 베네수엘라 정부 및 국영기업들이 외상매출금을 매각하거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신규 융자 및 채권 발행을 금지하여, 중국 및 러시아 등이 천연자원 확보를 목적으로 공여하는 금융 지원을 봉쇄해온 종전 조치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수 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난민들이 국외로 탈출하여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는 인접 국가들로 확산되어 가는 양상이다. 인근 페루(Peru) 정부는 ‘비상 사태’ 를 선포하는 등, 실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국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이러한 난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변국들이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어, 앞으로, 날이 갈수록 베네수엘라의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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