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이러나, 모르고 이러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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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 일까? 인간의 행복은 선택이 가능한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더 많은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야 한다. 인류의 역사도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인간의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녀의 교육에 대한 투자도 보다 선택의 폭이 넓은 인생을 살아가기 바라는 부모의 바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시장의 시계는 멈춘 듯하다. 아니, 역주행을 하고 있는 듯하다. 혁신성장을 외치며 한편으로는 시장의 다양성을 말살하고 획일성을 강요하는 정부의 모순적인 정책들은 시장 주체들의 선택의 폭을 좁혀가고 있다.
앞선 1, 2차 산업혁명을 통해서는 소품종 대량 생산체제를 기반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공급자가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대중소비를 통해서 사용자는 그들의 욕구를 제한적으로 충족시켜야 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과잉공급 현상과 인터넷 상용화는 시장의 주인을 공급자에서 사용자로 바꾸어 놓았다. 공급자들은 심화된 경쟁 속에서 3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다품종 대량 생산체제를 선보이며 보다 다양해진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은 경제성장과 함께 더욱 다양해진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전개되면서 사용자는 그들의 다양해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넓은 선택의 폭을 원할 것이며 공급자는 사용자에게 이전보다 낮은 비용으로 더 폭 넓은 선택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전보다 낮은 비용으로 더 폭 넓은 선택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할까.
4차 산업혁명은 생산성을 구성하는 효과성과 효율성이라는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부(負)의 상관관계에서 정(正)의 상관관계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효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 더 낮은 비용으로 더 폭넓은 선택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는 파편화되어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하는 모듈 단위로 생산되고, 모듈 단위로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는 플랫폼이라는 공간에서 보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만들어 낼 것이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물리적인 제약을 극복해 가며 모듈 간의 접속 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추어 플랫폼 상에서 모듈 간의 다양한 결합을 촉진할 것이다.
혁신이란 사용자와 공급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최적화된 환경을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조합하고 실험하는 노력이다. 정부는 시장 주체들이 다양한 경우의 수를 찾아내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것이 혁신성장의 핵심이다. 시장 주체들이 다양한 경우의 수를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시장 주체들을 지원하고, 새로운 조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모듈 간의 공정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시장 주체들을 감독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영유아들을 집단으로 육아하여 학교도, 전공도, 직업도, 직장도, 배우자도 추첨으로 결정하고, 모든 국민이 획일화된 주거 환경 속에서 같은 평수와 구조의 아파트에 살면서 같은 임금을 받고 같은 식단의 식사를 한며 살아가는 것이 현 정부의 정책 목표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다양성과 역동성을 억누르고 획일화된 시장을 만들어 가려는 현 정부의 정책은 성장에 대한 구성원의 동기 부여를 저해하여 미래에 큰 비용을 치르게 할 것이다. 더 큰 학습 비용을 치르기 전에 역사의 흐름과 시장의 원리를 거스르는 정책들을 재고했으면 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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