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 북미정상회담, 4개 항의 공동합의문으로 결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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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비핵화 포괄적 합의…구체이행 시간표는 신속한 후속회담으로
CVID 명문화는 없었다…‘북한체제 안전보장’은 약속
‘세기의 담판’으로 이름 붙여졌던 북미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에 그치고 구체적 이행계획 없이 끝나면서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시작된 이날 회담은 오후 4개항의 합의내용을 담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막을 내렸다.
이날 합의문 서명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굉장히 광범위한 내용"이라고 언급했고, 김 위원장은 “새 출발을 알리는 서명"이라면서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70년 가까운 북미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언급이었다.
그러나 그간의 요란한 준비와 회담 전후의 ‘큰 소리’에 비하면 실제로 나타난 결과는 다소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날 정상회담의 모두(冒頭)발언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을 때까지 만해도 회담성과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이다.
북미 양국이 이날 합의한 내용은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항이다.
공동성명의 1항에는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두 국가 국민의 바람에 맞춰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고, 2항에서 "두 국가는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돼있다. 이어 3항에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 4항에는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북미간의 이번 회담 결과는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로서는 미국과 북한의 당사자들보다도 더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문재인대통령이 “회담전날 밤잠을 설쳤다”는 언급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이 아닌가 싶다. 이날 회담 결과의 보다 자세한 내용과 앞으로의 대응방안 등에 대한 미국의 생각은 13일 방한하게 될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설명으로 우리 정부에 전달되겠지만 보다 큰 성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국 간의 노력과 협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로서는 이번 북미의 합의가 완전한 비핵화 보장과 한반도의 ‘종전 선언’으로 이어져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초석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런 결과로 볼 수 있다.
물론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북한간의 합의가 과연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되고 기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좀 더 신중히 짚어볼 과제가 아닌가 싶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늠할 잣대로 미국이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비핵화)를 공동합의문에 명시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동합의문의 내용 등에 대해 장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CVID문제를 비롯해 비핵화 검증과 미북관계, 남북관계, 주한미군 및 한미합동군사훈련 문제 등 한반도와 북한의 실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에 나섰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돈이 많이 드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를 약속했다"며 "많은 사람을 투입해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정직하고 직접적·생산적이었다"고 밝히고, "김 위원장은 안보와 번영 위한 역사적 인물로 기록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앞으로 될수록 빠른 시일 내에 비핵화 조치들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실무협상이 진행되면서 북한의 비핵화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앞으로 큰 진전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설명과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구체적 해답이 잡힐 듯하다가 다시 멀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수십 년 동안 극단적 적대관계를 유지해왔고, 최근에는 조롱 섞인 비난까지 주고받았던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댔다는 것 자체가 세기적인 사건이었음은 너무도 분명하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할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밝힌 만큼 당초 이름붙인 ‘세기의 담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또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트럼프 대통령의 해명이 아니라도 우리로서는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의지를 확인하면서 지금부터가 한반도 평화와 안전보장의 새로운 전략이 절실한 때라는 점을 깊이 새기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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