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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의 자사우대에 대한 경쟁정책 방향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8월22일 12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8월22일 10시50분

작성자

  • 김민정
  •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메타정보

  • 1

본문

Ⅰ. 문제의 제기


온라인 플랫폼은 각종 기술혁신을 흡수 · 통합하여 더 쉬운 거래, 즉각적인 정보 공유,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 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소비자 후생에 기여하고 혁신과 경쟁을 촉진해 왔다. 일상생활 속에서 수시로 사용되고 있는 쇼핑, 검색, 소셜 네트워크 및 메신저, 콘텐츠 공유, 운영체제, 앱마켓, 음성비서, 클라우드 컴퓨팅, 지도, 광고 등 실로 다양한 서비스가 온라인 플랫폼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이처럼 경제주체들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플랫폼은 급격히 성장해서 거대한 규모에 이르기도 했다. 2023년 현재 시장가치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절반(애플,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이 이른바 빅테크라고 불리는 플랫폼 기업에 해당한다(표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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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소수의 플랫폼으로 경제력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면서, 온라인 플랫폼 관련 독과점 문제와 경쟁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개선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수년간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에 대해서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경쟁당국 조사나 소송이 진행되어 왔는데, 특히 플랫폼상에서 자사상품을 우대하는 자사우대 행위가 주된 집행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자사의 비교쇼핑 서비스를 우대한 것으로 보고 2017년 6월까지 7년 넘게 진행된 EU의 구글 쇼핑 건이 대표적이다. 2022년 6월부터는 독일에서 애플이 사용자 데이터 추적 기능과 관련하여 자사 앱을 우대한 것으로 보고 연방카르텔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2020년 10월 네이버 쇼핑 · 동영상 건, 2023년 2월 카카오모빌리티 건 등 자사우대와 관련된 주요 소송들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최근 주요국에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규율을 강화하고자 하는 입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시행되거나 발의된 법(안) 모두 자사우대 행위를 주요한 부분으로 다루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대 디지털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는 독일의 제10차 개정 경쟁제한방지법(GWB Digitalisation Act)이 2021년 1월부터, EU의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이 2023년 5월부터 시행 중에 있다. 영국에서는 디지털 시장 법안(Digital Markets, Competition and Consumers Bill)이 2024년 5월에 의회를 통과했고, 미국에서는 2023년 6월에 「온라인 혁신과 선택 법률(안)」(American Innovation and Choice Online Act)이 재발의되기도 했다. 이들 법(안) 모두 기존 경쟁법적 틀을 넘어서 규율하고자 하는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지정 사업자를 대상으로 자사우대, 상호운용성 제한 등의 경쟁제한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1) 2023년 12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가칭)플랫폼 경쟁촉진법」의 제정을 추진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를 어떠한 방식으로 규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사우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자사상품 판매 자체를 금지하자는 것부터 자사우대가 정당한 경쟁 과정의 하나라는 것에 이르기까지 의견이 매우 분분한 상황이다. 해외에서 경쟁법을 재정비하거나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플랫폼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거대해졌지만,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독과점 폐해에 대응하기에는 현 경쟁정책이 한계를 갖는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플랫폼 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혁신이 생겨나고 충분히 동태적이어서 더 강화된 규율이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추가적인 규율로 인해서 혁신 유인이 저해되고 장기적으로 경쟁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본고는 온라인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경쟁정책 개선 방향을 도출하고자 한다

 

Ⅱ. 플랫폼의 이중지위와 자사우대의 개념

 

자사우대(self-preferencing)에 대해 그동안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지만 엄밀하게 정의되고 있는 개념은 아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자사우대란 플랫폼이 자사 플랫폼에서 자사 또는 계열사의 상품 · 서비스를 경쟁사업자의 상품 · 서비스 대비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2023년 1월부터 시행 중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에서는 이해관계를 갖는 타사의 상품 · 서비스를 우대함으로써 자사를 간접적으로 우대하는 행위 또한 자사우대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자사우대는 플랫폼이 갖는 이중적 지위 또는 역할(dual role)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흔히 “심판이 선수로도 뛰는 상황”으로 비유되곤 한다. 예를 들어 운영체제 플랫폼이 애플리케이션도 제공하는 경우,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이 소매업체 역할도 하는 경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많은 경우 초기에는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이후 어느 정도의 규모가 확보되면 수익을 거둬들이기 위해서 인접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자사우대는 [그림 1]과 같이 플랫폼이 중개 역할을 하고 있는 시장에 진입할 경우 이용사업자와 경쟁관계에 처하게 되는 데서 비롯된다. 즉, 플랫폼이 이용사업자의 거래를 중개하는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상 규칙 등을 (일방적으로) 정하기 마련인데, 동시에 플랫폼에서 자사의 상품 · 서비스를 판매하게 되면 이용사업자와 경쟁관계를 이루게 되어 타사 대비 규칙을 유리하게 적용하는 등 자사를 우대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이용사업자의 증가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고자 하므로 이용사업자에 대한 차별을 스스로 자제할 유인 역시 갖는다. 이로 인해 플랫폼에는 (보다 즉각적인) 자사우대를 통한 금전적 이익과 (보다 장기적인) 평등한 대우를 통한 평판 관리 및 생태계 성장이라는 서로 상충되는 유인이 존재하게 되는데, 플랫폼이 충분한 네트워크 규모를 확보하고 시장지배적 지위에 도달하게 되면 후자의 유인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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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우대라는 개념은 경계가 불분명하여 넓은 범위의 행위 유형들을 통칭해서 사용되고 있다. 자사우대 이슈가 제기되는 여러 행위들은 거래거절(refusal to deal), 이윤압착(margin squeeze), 끼워팔기 및 결합판매, 배타적 거래 등 기존에도 존재하던 경쟁제한 행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자사우대 행위를 경쟁법상 하나의 범주로 취급하는 것이 법적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사우대는 지나치게 포괄적인 범주로, 중요한 측면에서 이질적이고 따라서 서로 다른 법적 기준이 적용돼야 하는 행위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Colomo, 2020). 그러므로 자사우대에 대한 적절한 규율을 위해서는 먼저 다양하게 나타나는 행위들을 유형화, 구체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Ⅲ. 자사우대의 유형화와 유형별 특징

 

본고에서는 자사우대 이슈가 제기된 기존 관련 사례들을 양태 및 성격이 유사한 행위끼리 분류하여, 자사우대를 ① 비공개 알고리즘에 의한 배치 우대, ② 식별 가능한 배치우대, ③ 데이터에 대한 접근 차별, ④ 기타 투입요소 및 시장에 대한 접근 차별로 구분하기로 한다(표 2 참조).2) 유형 ①과 ②는 상품 · 서비스의 온라인 공간이나 디지털 기기상 배치(placement)에 있어서, 유형 ③과 ④는 투입요소 및 시장에 대한 접근(access)에 있어서 차별적으로 대우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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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①: 비공개 알고리즘에 의한 배치 우대

 

플랫폼은 제한된 온라인 공간, 즉 소비자에게 보여지는 디지털 기기 화면에 중개 상품 ·서비스를 배치하고 노출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을 활용하기 마련이다.3) 첫 번째 유형은 바로 비공개 알고리즘에 의한 배치와 관련된 행위로, (1) 검색 결과 정렬 및 순위에 있어서의 우대와 (2) 특별 상품, 추천 상품 등과 같은 기타 현저한 배치에 있어서의 우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플랫폼이 자사의 상품 · 서비스에 높은 검색 순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설정하는 자사우대 행위는 가장 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이다. 앞서 소개한 EU의 구글 검색(쇼핑) 건은 구글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일반검색 결과를 제시함에 있어서, 자사의 비교쇼핑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우대하고 경쟁사의 비교쇼핑 서비스를 강등시키는 방식으로 검색엔진으로서의 시장지배력을 남용한 것으로 본 대표적인 사례이다.4) 

 

둘째, 플랫폼이 현저한 배치 대상의 결정에 있어서 자사상품을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집행 사례로는 2022년 12월에 동의의결(사업자가 타당한 자진시정 방안을 제안함으로써 사건이 종결됨)5) 결론이 내려진 EU의 아마존 바이 박스 건이 있다. 아마존은 상품 페이지에서 눈에 띄게 표시되는 바이박스(Buy Box) 및 프라임(Prime)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에 있어서 아마존의 자체 소매 사업이나 자체 물류 및 배송 서비스인 FBA(Fulfillment by Amazon)를 사용하는 판매자를 부당하게 우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 ②: 식별 가능한 배치 우대

 

두 번째 자사우대 유형 역시 플랫폼이 중개하는 상품 · 서비스를 배치하는 과정에서 자사를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이지만, 유형 ①과는 달리 외부에서 즉각적으로 자사우대 여부를 관찰할 수 있다. 주로 디지털 기기나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배치 우대하는 경우이다. 구체적으로는, (1) 플랫폼이 PC, 스마트폰, 스마트 스피커 등의 디지털 기기나 운영체제 등에 보완적인 자사 서비스를 사전적으로 설치해서 함께 공급하는 사전 설치(pre-installation)와 (2) 브라우저, 이메일 등의 프로그램이나 앱에서 자사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실행되거나 연결되도록 하는 기본 설정(default setting)으로 나눠볼 수 있다.

사전 설치 및 기본 설정 행위와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자사 앱의 선탑재 및 기본 설정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미국 하원 반독점소위 보고서, 20206)). 애플은 아이폰에 Apple Music 등의 자사 앱만을 사전적으로 설치한 데다가, 자체 음성비서인 Siri를 통해 접근할 때의 기본 서비스로 설정했다. 그리고 아이폰에 애플의 웹브라우저나 이메일 앱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iOS 14 출시(2020년 9월) 이전까지는 제3자의 앱으로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유형 ③: 데이터에 대한 접근 차별

 

세 번째 유형은 플랫폼이 제3자 이용사업자에게는 접근이 금지되는 데이터를 자사 상품 ·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유리하게 활용하는 행위이다. 플랫폼은 모든 이용사업자가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수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정보를  자체 상품 · 서비스의 가격 책정, 재고 관리, 품질 개선이나 신규 출시에 활용할 유인을 갖게 된다. 특히 플랫폼이 이용사업자의 사업상 민감한 정보를 이용해 이용사업자의 상품과 경쟁하는 모방 상품을 자체적으로 출시하는 행위에 대한 문제가 주로 제기되고 있다.

동 유형은 플랫폼이 제3자에게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할 수 있는데도 막음으로써 타사를 차별한다기보다는, 비공개 데이터에 대한 접근 우위를 단독으로 활용하는 문제여서 다른 행위 유형과는 성격이 구별된다. 애초에 이용사업자가 다른 이용사업자의 비공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은 개인정보 · 데이터 보호법 등으로 인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사와 타사 간의 동등한 대우를 위해서는, 플랫폼도 타사와 마찬가지로 비공개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식의 조치만 가능하다.

 

앞서의 아마존 바이박스 건과 함께 진행되고 동의의결 결론이 내려진 EU의 아마존 마켓플레이스 건이 대표적인 집행 사례이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아마존이 상품 주문 및 배송건수, 판매자 수익, 배송 관련 데이터 등 제3자 판매자의 활동과 관련한 대규모 데이터셋에 접근할 수 있는데, 제3자 판매자와 직접 경쟁하는 자체 소매 사업의 이익을 위해서 이러한 비공개 데이터에 체계적으로 의존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유형 ④: 기타 투입요소 및 시장에 대한 접근 차별

 

네 번째 유형은 플랫폼이 자사의 상품 · 서비스에 (데이터 이외의) 기타 투입요소(input) 또는 시장 자체에 대한 우월한 접근을 제공하는 행위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용사업자가 플랫폼(주로 디지털 기기나 운영체제 공급자)과 보완적인 상품 ·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1)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능에 대한 접근에서 차별 행위가 나타날 수 있다. 플랫폼이 자사상품에만 특정 기능을 더 일찍 또는 단독으로 접근을 허용한다거나 더 우수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7) 다음으로, 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2) 광고 및 마케팅 도구, 배송서비스, A/S 서비스 등 여러 투입요소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플랫폼의 차별이 이루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에서의 판매를 자사의 상품 · 서비스에만 허용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3) 시장 자체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차별이 이루어지는 경우이다.8)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능에 대한 접근 차별 행위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집행 사례로는 독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애플 앱 추적 투명성 정책 건을 들 수 있다. 애플이 2021년 4월에 도입한 동 규칙은 타사 앱이 사용자 추적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는 것인데, 애플의 자사 앱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9) 배송서비스에 대한 접근 차별과 관련해서는 아마존의 사례가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COVID-19 팬데믹 기간 중에 갑작스럽게 판매가 급증하자 비필수 물품의 배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지만, 자사 소매 분야에는 동 정책을 적용하지 않은 채 해먹, 어항 등 자사의 비필수 상품에 대한 배송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자체에 대한 접근 차별과 관련해서는 애플이 앱마켓 관련 규칙을 자사나 이해관계가 있는 앱에는 유리하게 적용하는 등 자의적으로 집행한 문제를 들 수 있다.10)


Ⅳ. 자사우대의 경제적 효과


경쟁제한적 효과

 

자사우대 행위는 주로 플랫폼이 주 사업 분야인 중개서비스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전이(leveraging)하여 인접 시장에서 부당하게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우려를 일으킨다(그림 1 참조). 한 시장에서 갖고 있는 지배력을 다른 시장에서 (지배력을 형성하는 데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쟁상 이점(competitive advantage)을 얻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한다는 것이다(이봉의, 2020 등). 플랫폼은 자사우대 행위를 통해 실질적으로 경쟁자의 비용을 상승시키거나(raising rivals’ costs) 봉쇄하는(foreclosure)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플랫폼의 자사우대가 경쟁 이용사업자에게 일차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행위 유형에 따라서 달라진다(표 3 참조). 먼저, 배치 우대 행위(유형 ①, ②)의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경쟁사업자의 거래 기회를 감소시키게 된다. 경쟁사업자의 상품 ·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노출됨에 따라 동일한 경쟁 조건(가격, 품질 등)하에서도 판매 기회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경쟁사업자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광고비용을 늘리는 등 실질적인 경쟁비용 증가에 직면할 수 있다. 다음으로, 데이터에 대한 접근 차별 행위(유형 ③)는 일차적으로 경쟁사업자의 혁신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경쟁 상품을 출시하여 이용사업자들의 이윤을 빼앗아 가면서 이들의 플랫폼 참여 및 혁신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타 투입요소 및 시장에 대한 접근 차별 행위(유형 ④)는 거래거절 또는 공급거절과 유사하게 생각할 수 있고, 일차적으로 경쟁사업자의 품질을 저하시키거나 거래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다. 경쟁사업자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능에 접근하지 못해서 상대적으로 품질이 저하되거나, 기타 플랫폼 서비스나 시장 자체에 접근하지 못해서 거래 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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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정리한 각 자사우대 행위 유형의 일차적 효과로 인해 결국에는 인접 시장에서의 가격 · 품질 및 혁신 경쟁이 저해될 수 있다. 인접한 상품 ·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됨에 따라 가격이 증가하고 상품 다양성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11) 그리고 경쟁사업자의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장기적으로는 혁신 및 시장 진입 유인이 저해될 수도 있다.12)

추가로, 배치 우대 행위(유형 ①, ②)의 경우에는 플랫폼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정보를 왜곡하여 전달함에 따라 소비자의 오인을 유발하고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위험도 있어서 착취적 남용(소비자 잉여 착취)의 성격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가 상품이 눈에 띄게 배치되는 것을 품질이 더 좋다거나 선호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사전 설치되거나 기본 설정된 자사상품에 대해 행동 편향(behavioral bias)을 보임으로써,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끔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쟁촉진적 효과

 

반면,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는 상품가격 인하, 품질 유지 · 개선, 소비자 탐색비용 감소,상품 다양성 증가, 경쟁 · 혁신 촉진 등의 긍정적인 효과 또한 가질 수 있다(표 4 참조).먼저 플랫폼이 자사상품을 제공하게 되면 이중마진의 제거로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거나, 효율적인 의사결정 조정(coordination)으로 중개서비스(투입요소 포함) 및 자사상품의 품질을 개선시킬 가능성이 있다. 자사우대를 통한 플랫폼의 수익 증가로 중개서비스에 대한 투자 유인이 증가해서 품질이 개선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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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①과 유형 ②의 경우에는 플랫폼이 배치 우대를 통해 자사상품이나 이해관계를 갖는 타사상품의 수요를 증가시키면 가격이 더 저렴하거나 품질이 더 좋은 상품을 소비하게끔 만들어서 소비자 후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13) 하지만 이러한 효율성 효과는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는 반대급부와 함께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형 ①의 경우 플랫폼의 자사상품이 정말 가격 및 품질 등에서 우월하다면 자사우대를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알고리즘 규칙을 통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될 것이므로, 다른 자사우대 유형에 비해서 효율성 증대 가능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추가로 유형 ②는 소비자의 탐색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사전 설치 및 기본 설정 행위는 끼워팔기나 묶음판매와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원스톱 쇼핑 창구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14)


유형 ②, 유형 ④의 일부(기능적 투입요소 및 시장 자체에 대한 접근 차별)와 관련해서는, 연관 상품 간의 호환성, 통일성, 원활한 기능 등이 중요한 경우 품질 관리 문제가 완화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특히 플랫폼과 보완적인 상품 · 서비스의 품질이 중요하지만 제3자가 제공하는 상품 · 서비스의 품질이 낮은 수준이거나 이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에 자사우대가 효율성을 제고할 가능성이 커진다. 상품 · 서비스의 일반적인 품질 개선은 물론이고 보안 유지,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형 ③은 자사상품 판매 자체와 동일한 효율성 효과를 갖는다.15) 플랫폼이 중개서비스의 운영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틈새시장에서의 사업기회를 발견하고 제3자 이용사업자와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한다면 상품 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플랫폼의 자사상품 도입이 해당 시장에서 경쟁압력으로 작용한다면 품질 대비 가격을 낮추고 거래량을 증대시키는 등 경쟁이나 혁신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혁신적인 자사상품이 소비자의 주목을 받으면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를 통해 해당 시장의 전체적인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경쟁자에게 혁신할 유인을 제공하는 경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종합적 효과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는 경쟁제한적 효과와 경쟁촉진적 효과를 함께 가질 수 있다. 자사우대 행위 자체가 반드시 경쟁제한 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전체적인 효과도 일의적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일례로, 구글이 일반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행위와 관련하여 국가별로 다른 판단이 내려진 바 있다. EU에서는 구글의 자사우대 행위가 비교쇼핑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자를 배제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2013년 FTC 조사 종결)이나 영국(2016년 고등법원 판결)에서는 구글의 행위(영국의 경우에는 일반검색 결과에서 Google Maps를 우대)가 반경쟁적인 봉쇄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그러한 영향이 있다하더라도 일반검색 서비스의 품질이나 편의성을 제고하는 효율성 효과로 인해 정당화된다고 보았다(Jacobson and Wang, 2023).

 

따라서 사안마다 자사우대가 발생한 인접 시장의 구체적인 경쟁 상황 및 상품 · 서비스 특성, 그리고 플랫폼 서비스 및 시장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경제적 효과를 판단해야 한다. 자사우대의 경제적 효과와 관련해 예상되는 바는, 자사상품이 소비자 선호나 품질 면에서 타사상품에 비해 열등할수록 경쟁제한적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16) 한편, 플랫폼이 중개하는 인접 시장의 경쟁이 제한적이었을수록 자사우대의 효율성 증대 효과가 커질 수 있다.

 

Ⅴ. 경쟁정책 방향


자사우대에 대한 기본 규율 방향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승자독식 특성으로 인한 내재적인 독과점화 경향, 플랫폼의 규칙설정 및 문지기 역할과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 · 활용 능력, 소비자 행동 편향 등으로 인해서 독과점력 남용 문제가 더 심각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사우대의 경우에도, 예컨대 배치우대 행위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소비자의 상품 배치에 대한 수동적 노출, 행동 편향 등으로 인해서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17) 따라서 온라인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는 적절히 규율되어야 한다.

하지만 플랫폼의 자사상품 판매나 자사우대 행위는 효율성 증진 효과 또한 가지므로 일률적으로 무조건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사업모형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시장의 경계도 불분명해지고 있어서 기존 플랫폼의 이용자 기반이 공고히 유지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동태적 특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사전적으로 자사우대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자칫하면 혁신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자사우대 행위에 대해 충분히 규제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겠지만, 지나친 규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오히려 더 클 가능성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경쟁정책은 독과점 폐해를 줄이는 것과 플랫폼의 혁신 유인 및 건전한 경쟁을 보호하는 것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을 맞춰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해로운 자사우대 행위를 그렇지 않은 것과 구별하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따라서 자사우대는 기존의 시장지배적 지위(이하 시지) 남용행위와 마찬가지로 합리의 원칙(rule of reason)을 적용하여 부당한 경우에만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경쟁 상황, 플랫폼 및 상품 · 서비스 특성, 구체적 자사우대 방법 등에 따라서 친경쟁적 효과가 더 지배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사안별로 경제적 효과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요구된다. 즉, 자사우대 행위는 경쟁사업자 배제 이외의 다른 유인 때문에 행해질 수 있고, 존재 자체만으로 상당한 경쟁제한 효과를 추단할 수 없으며,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하더라도 긍정적인 효율성 효과와 적절한 비교형량을 해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현행 사후 규율 방식18)의 경쟁법 집행에 큰 변화가 요구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쟁법 집행 과정에서 겪고 있거나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식별가능한 배치 우대(유형 ②)나 기능적 투입요소 및 시장에 대한 접근 차별(유형 ④의 일부) 행위는 플랫폼이 보안 유지, 프라이버시 보호 등 기술적인 사유로 정당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경쟁제한 의도와 경쟁제한성 입증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비공개 알고리즘에 의한 배치 우대(유형 ①)나 데이터에 대한 접근 차별(유형 ③)의 경우에는 외부에서 관찰 불가능한 알고리즘이나 비공개 데이터가 연관되어 행위의 경쟁제한성에 대한 입증은 물론이고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부터 어려울 수 있다.19) 이로 인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독과점 폐해에 대해서 현행법을 통해 적시에 개입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으므로, 이하에서는 집행의 적시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기로 한다.

 

집행의 적시성 및 효율성 제고 방안

 

우선, 시지 남용행위를 규율하는 현행 방식은 사건마다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을 갖지만, 실제 집행 과정에서 시장획정과 시지사업자 판단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시장획정 및 시지사업자 판단에 대해 경쟁제한성 판단의 선결 조건으로서 지나치게 엄밀성을 요구하기보다는, 행위의 경제적 효과를 평가하는 쪽으로 초점을 옮겨가야 한다. 경쟁관계에 대한 파악이 완결되어야만 경쟁제한성 평가 단계로 넘어가는 경직적인 방식보다는, 경쟁관계와 경쟁제한성에 대한 판단이 함께 이루어질 수도 있는 유연한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또한 현행 시지사업자 추정 및 인정 요건의 개선도 필요할 수 있다. 경쟁당국이 필요시에 시장 데이터를 살필 수 있도록 데이터 관련 예산 및 전문인력의 확충을 통해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 역시 시장과 시지사업자에 대한 신속한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규율대상과 관련해서는 해외에서처럼 대상 사업자를 사전적으로 지정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 또한 활발한데, 동 방식은 적시성과 예방효과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기는 한다.

 

하지만 플랫폼의 혁신 활동이나 건전한 경쟁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고려할 때, 도입해야 한다면 모든 자사우대 행위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효율성 효과가 제한적이고 집행이 더 어려운 유형에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테면 비공개 알고리즘에 의한 배치에서 자사상품을 우대하는 행위(유형 ①)나 비공개 데이터를 사용해서 경쟁자의 상품을 단순 모방하는 행위(유형 ③의 일부)20)의 경우 경쟁촉진적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고, 기존 시지 남용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으로 특히 집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사전 지정이 이루어지더라도 사건별로 행위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자사우대를 경쟁제한 가능성이 있는 남용행위로 명시할 경우, 여러 이질적인 유형들이 자사우대로 간주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행위 유형을 기술해야 한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자사우대 행위를 하나의 법적 범주로 다루는 것은 효과적인 집행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에서 포괄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자사우대 행위를 지금까지 드러난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를테면 본고의 유형화처럼,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집행 강화를 위해서 추가 입법이나 사전 지정이 이루어지게 될 경우에도 금지행위의 구체화는 중요하다.

 

그리고 많은 자사우대 행위에 대해서 경쟁제한성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경쟁당국이 행위 사실을 인지하고 입증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관련된 집행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특히 유형 ①과 유형 ③은 정보 비대칭성이 커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문제 행위로 의심될 경우에 경쟁당국 또는 제3의 감독기관 등이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나 데이터에 신속히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EU 디지털 시장법은 경쟁당국이 기업의 모든 데이터, 알고리즘, 테스트 관련 정보 등에 대한 접근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비협조적인 기업에 대해 높은 수준의 과징금(전 세계 연매출액의 1% 이하) 또는 이행강제금(전 세계 일평균 매출액의 5% 이하)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에 일정 기간 동안 데이터, 알고리즘, 테스트 관련 정보 등을 보관할 의무를부여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쟁당국의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는데, 일부에서는 자사우대 행위가 경쟁제한성이 없다거나 경쟁제한성이 효율성 효과보다 크지 않다는 사실을 기업 스스로 입증하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제10차 개정 경쟁제한방지법은 기업이 금지행위에 대한 객관적 정당화 사유를 입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폐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기존 방식으로는 규율이 어렵다고 여겨지는 유형에 한정하고, 사실상 당연위법처럼 운용되지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와 관련해서도 동의의결제의 활용이 유용할 수 있다. EU의 아마존 바이박스 및 마켓플레이스 건에서처럼, 동의의결제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자발적인 시정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경쟁제한적 자사우대 행위에 대한 신속한 시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시정방안의 타당성에 대한 평가만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동의의결제는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경쟁법 집행에 있어 좋은 보완 수단이 될 수 있다.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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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고는 김민정, 「플랫폼의 이중지위와 자사우대에 관한 경제학적 분석」, 김민정 외,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경쟁정책』, 연구보고서 2023-07, 제1장,한국개발연구원, 2023의 내용을 요약 및 재구성하여 작성되었다.

 

1) 해외 주요국의 입법례를 자사우대 행위와 관련된 부분을 중심으로 비교분석한 내용에 대해서는 김민정(2023)을 참조하기 바란다.

2) 김민정(2023)에서는 ⑤ 플랫폼 서비스 가격 차별을 포함해서 자사우대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바 있다. 다섯 번째 유형은 플랫폼이 이용사업자에게 자사의 결제시스템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면서 높은 수수료 등을 부과하는 행위이다. 플랫폼 수수료 등이 자사의 상품 · 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용사업자의 상품가격 경쟁력이 자사의 상품 대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동 유형은 플랫폼이 자사와 타사의 상품 ·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차별하는 행위라기보다는 수수료가 자사의 상품 · 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결합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에 가까워서, 자사우대가 아니라는 주장도 존재하고 다른 유형들과 동일선상에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즉, 동 유형은 자사 결제수단의 끼워팔기, 여타 결제수단의 차단, 높은 수준의 수수료 부과 등 복합적인 행위의 결과이므로, 단순히 가격 차별로만 평가하기는 어렵고 멀티호밍(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 제한 등의 시각에서 평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되어 본고에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한다.

3)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서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상 배치와 관련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음성비서 서비스의 경우 응답 순서,택시 호출 중개서비스의 경우 배차 순서와 같이 시간상의 배치에 있어서도 알고리즘이 사용되고 있다.

4) 한국의 네이버 쇼핑 · 동영상 건이나 카카오모빌리티 건 역시 검색 결과 순위에 있어서 자사우대가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 네이버는 쇼핑 · 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자사의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 상품이나 네이버 TV 동영상이 우선적으로 노출되도록,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호출을 중개하면서 자사 가맹택시가 우선적으로 배차되도록 알고리즘을 조정 ·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5)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 원상회복 등 자진시정 방안을 제안하면,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정방안의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이다

(https://www.ftc.go.kr/www/contents.do?key=5217, 접속일: 2024. 6. 25). 동의의결제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경쟁질서를 회복하고 소비자 피해를 복구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유럽, 미국 등에서는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6) Subcommittee on Antitrust, Commercial and Administrative Law of the Committee on the Judiciary, “Investigation of Competition in Digital Markets,” 2020.

7) 특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에 대한 접근 차별은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저해 이슈와 연결되는 유형이기도 하다.

8) 그런데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면, 시장 접근과 관련해서 플랫폼이 자사상품을 타사상품 대비 우대한다기보다는, 자사상품을 도입한 이후에 경쟁관계에 있는 이용사업자가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거나 불리하게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주로 플랫폼이 자체 약관 등 정책을 임의적으로 적용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경쟁 상품 · 서비스를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이 자사 상품 ·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우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자사우대의 맥락에서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자사우대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존재하므로, 본고에서는 자사 상품 · 서비스의 우대에 한정해서 논의하기로 한다.

9) 이 밖에도 애플과 구글이 OS 업데이트, 주요 API, 근거리 통신(NFC) 기능 등과 관련해서 자사서비스에 단독 또는 우월한 접근을 제공하는 등 여러 차별 사례가 제기된 바 있다

10) 애플이 이해관계가 있는 아마존이나 바이두 앱에 특혜를 제공했다거나, 자체 게임 서비스인 Apple Arcade가 제3자 개발자의 앱과는 달리 앱마켓 가이드라인을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11) 유형 ③의 경우 추가적으로, 플랫폼이 자사상품의 판매로도 충분한 이용자 기반을 유지할 수 있고 이로부터 얻는 이윤 또한 충분하다면, 이용사업자들에게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게 되고 높은 수수료가 전가되어 상품가격 또한 높아지는 경로도 가능하다.

12) 특히 유형 ①과 유형 ③의 경우에는 이용사업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비공개 알고리즘이나 비공개 데이터와 관련된 자사우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생산량 등의 의사결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13) 예를 들어 Krämer and Schnurr(2018)에서는 검색의 배열이 품질을 반영하게 됨으로써 소비자가 플랫폼의 추천에 따라 선택하면 결과적으로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음을 보이고 있다.

14) 다만, 한 가지 지적할 점은, 사전 설치 및 기본 설정에서 더 나아가 사전 설치된 앱 또는 프로그램의 삭제나 기본 설정의 변경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복잡하게 만드는 행위가 갖는 추가적인 효율성 증대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 소비자가 사전 설치 및 기본 설정된 서비스를 이미 사용해 본 후에 더 나은 서비스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15) 해당 내용은 박민수(2022)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16) Padilla et al.(2022)의 스마트폰 및 앱 시장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봉쇄가 일어나는 경우 자사 앱이 제3자 앱에 비해 열등하다면 소비자 후생이 저해된다.

17) 자사우대라는 용어는 불과 수년 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자사우대 행위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만 국한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기존에도 오프라인 소매시장에서 PB 상품의 판매와 진열 우대, 그리고 금전적 대가에 기반한 타사제품 간의 진열 차별이 널리 이루어지고, 영화 시장에서도 계열 영화 배급사에 상영관을 몰아주는 등 자사나 계열사의 상품 · 서비스를 우대하는 유사한 관행이 존재해 왔다. 다만, 플랫폼이 신규 상품 · 서비스 도입이나 기업결합을 통해서 사업 다각화 내지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면서 자사우대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어 주목받게 된 것이다. 또한 오프라인에서는 특정 상품이 눈에 띄게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상품 진열대를 둘러보는 순서나 시간 등을 결정하게 된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소비자가 검색 결과 순위 등 상품의 배치에 (상대적으로) 수동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데다가, 배치 순서를 품질이나 관련성 등과 연관지어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서 자사우대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18) 여기서 사후 규율이란 특정 행위를 사전적,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사전 규율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한 것으로, 최근 주요국에서 규율대상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논의임을 밝혀둔다. 즉, 규율대상을 사전적으로 지정하더라도 행위에 대해서는 합리의 원칙에 따라 위법성을 판단하는 사후 규율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19) 특히 유형 ①의 경우, 자사우대가 이루어지는 방식이 자사상품과 타사상품 간에 알고리즘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자사우대 행위의 존재 여부나 의도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이 자사상품에 유리하도록 알고리즘 자체를 조정하는 경우라면 이에 대한 판단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알고리즘 규칙이 극단적이어서 알고리즘의 차등 적용과 사실상 다를 바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사를 우대하

거나 타사를 배제하려는 경쟁제한 의도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20) 데이터에 대한 접근 차별 행위(유형 ③)는 플랫폼의 비공개 데이터 이용과 이로 인한 자사상품 도입이 상품 다양성이나 혁신 측면에서 긍정적일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플랫폼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데이터 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오히려 후생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플랫폼이 경쟁사업자를 단순히 모방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 경쟁제한 효과가 커질 것이므로 이를 중심으로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김민정, 「플랫폼의 이중지위와 자사우대에 관한 경제학적 분석」, 김민정 · 심경보 · 윤경수· 이공 · 조성익,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경쟁정책』, 연구보고서 2023-07, 제1장,한국개발연구원, 2023.

박민수, 『검색중립성과 자사우대: 커머스 시장을 중심으로』, KISDI 자문보고서,2022.10.

이봉의, 「디지털플랫폼의 자사 서비스 우선에 대한 경쟁법의 쟁점―Monopoly Leverage와Equal Treatment를 중심으로」, 『법학연구』, 제30권 제3호,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2020, pp.365~407.

Colomo, P. Ibáñez, “Self-Preferencing: Yet Another Epithet in Need of Limiting Principles,” World Competition, 43, 2020, pp.417~446.

Forbes, “The Global 2000,” June 8, 2023(https://www.forbes.com/lists/global2000/?sh=61e548885ac0, 접속일: 2023. 10. 31).

Jacobson, Jonathan and Ada Wang, “Competition or Competitors? The Case of SelfPreferencing,” Antitrust, 38(1), Fall 2023.

Krämer, J. and D. Schnurr, “Is There a Need for Platform Neutrality Regulation in the EU?” Telecommunications Policy, 42(7), 2018.

Padilla, J., J. Perkins, and S. Piccolo, “Self-Preferencing in Markets with VerticallyIntegrated Gatekeeper Platforms,” The Journal of Industrial Economics, 70(2), 2022.

Subcommittee on Antitrust, Commercial and Administrative Law of the Committee on the Judiciary, “Investigation of Competition in Digital Markets,” 2020.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ftc.go.kr/www/contents.do?key=5217, 접속일: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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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자료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FOCUS 2024 Vol.136](2024.8.21)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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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8월22일 12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8월22일 10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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