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계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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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완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공식 추진하는 내용의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증권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배당 증가 및 지배 구조 개선과 더불어 지정학적 위험 완화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를 한 단계 도약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주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는 된 데서 나온 말이다.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9배 정도로 대만(14배), 일본(13배)뿐만 아니라 미국(21배)에 비해 훨씬 낮다.
한국 기업의 낮은 배당성향, 불투명한 지배구조, 지정학적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제 이들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우선 배당성향부터 살펴보자. 지난해 한국의 배당성향은 21%로 일본 29%, 대만 59%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기업들이 배당을 더 줄 수밖에 없는 경제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민총소득(GNI) 가운데 기업 비중은 상대적으로 늘었고 가계 비중은 줄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기업 소득의 일부를 가계 소득으로 이전시키기 위해서 기업에 ‘임금을 올려 달라, 고용을 늘려 달라, 배당금을 더 주라’고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3년간 연간 9조 6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이 배당을 점차 늘리고 있다.
다음으로 기업의 지배구조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일부 재벌 기업들이 배당금보다는 계열사끼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이익을 챙겼다. 그러나 이번 정부 경제정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공정경제인만큼 지배구조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주가도 점차 이를 반영할 것이다.
현재 가장 중요하게 진행되고 있고 있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축소와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이윤 창출 기회의 확대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총저축률이 국내투자율보다 높아지면서 경상수지가 구조적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경상수지 흑자가 금융계정을 통해 해외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형태로 국외로 나가고 있다. 미시적 측면에서도 지난해 말 우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575조원(한국은행 자금순환 기준)에 이를 만큼 투자할 자금이 많다.
경상수지 흑자로 들어온 자금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또한 현금이 많은 기업은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 남한의 여유자금과 북한의 저임금 노동력 결합은 남한 기업에게 투자와 이윤의 기회를 제공할 뿐 만 아니라 북한의 경제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남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와 더불어 한국 기업의 이윤 창출 기회 확대로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를 재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재평가 과정에서도 주가 차별화 현상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나 남북 경협에서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주식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해외 증시 환경을 낙관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인내심도 필요한 시기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각종 자산에 거품이 발생했다. 선진국 채권시장에서 그 거품이 붕괴되었고, 앞으로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 해소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낮기 때문에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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