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이후 최고인기 직종 ‘공무원’,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 -지나친 공직선호 현상의 허와 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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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 22만 명에 채용은 연 5천3백 명 수준
2016년 다보스포럼과 유엔의 미래 직업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는 각종 보고서를 보면 사무행정직은 당장 사라지는 직종으로 분류된다. 5년 이내에 전 세계 일자리는 700만개가 감소하고 200만개가 생성된다. 따라서 500만개의 일자리는 로봇과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인공지능 등으로 대체되며 인간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던 시대의 직종과는 많이 다른 직종들이 등장한다. 특히 ‘미래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사무행정과 제조생산 분야는 90%가 사라진다고 전망한다. 늘어나는 일자리는 재무관리 및 매니지먼트, 컴퓨터, 수학 그리고 건설공학 및 판매관련 분야이다.
사무행정직의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공무원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공무원이라고 같은 직업생태계 변화에서 예외일 수는 없을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서 공무원은 갈수록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어 걱정이다. 은행권의 사무직은 이미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2016년 100여 곳의 지점이 문을 닫는다. 온라인과 인공지능은 사무환경을 급속도로 바꾸고 있다. 국가의 미래와 청년의 미래가 심각한 지각변동의 접점에 서있다.
조선시대 이후 최고 인기 직종 공무원
고려의 세습적 귀족 사회와 다르게 개인의 능력을 중요시했던 조선은 과거를 통해서 입신양명(立身揚名)하는 것이 진지한 삶의 방식이었다. 양반이면 누구를 막론하고 과거 준비를 하였다. 즉 공무원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또한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유교정신을 실천하는 방법이었다.
조선시대 이후 지금까지 공직은 선망의 대상이었음은 변하지 않았다. 물론 직업적으로 안정적이고 정신적으로 사회를 위해 봉사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소명의식이 강한 사람들이 공무원을 선호했었지만 ‘박봉’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지금과는 달리 지원자는 늘 적은 편이었다. 그러던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2000년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하더니 최근 창업과 취업의 벽이 높아지면서 작년에는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22만 명을 돌파하였다. 청년세대에게 미래직업 1순위는 공무원이 되었다. 이 인원은 2015년 12월 통계청 자료로 볼 때 만15세-29세까지의 인구 63만3000명 가운데 34.9%에 해당하는 놀라운 비율이다. 반면 일반기업 취업준비 청년은 12만 명으로 전체의 18.9%에 해당하는 적은 숫자이다. 최근 분석 자료만 봐도 2014년도에 비해 2015년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19.5% 늘어난 상황으로, 지속적으로 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자료참고- 공무원시험 준비생 년도 별 추이: 2011년 17.5만명/2012년 16.3만명/2013년 19.6만명/2014년 18.5만명/2015년 22.1만명>
행정자치부는 올해 지방자치단체에 총 2만186명의 지방공무원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이번 채용은 작년 선발인원인 1만7561명보다 2,625명(15%)이 늘어 역대 최대 규모다.
또한 인사혁신처도 공채선발인원을 지난해 4,810명에서 올해 5,372명으로, 5·7급 경력채용 선발인원을 지난해 886명에서 1,016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장애인 및 저소득층 공채모집은 357명에서 387명으로, 지역인재 7·9급 선발은 255명에서 27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런 규모의 공무원채용을 늘리는 것은 청년실업과 맞물려있는 여러 가지의 사회현상이 바탕이겠지만 급증하는 공무원시험지원자 수에 비하면 아주 적은 인원에 해당한다. 선발되지 않은 청년들은 다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청년들은 어려운 경쟁을 뚫고 공무원이 되길 바라고 있고, 최근 공무원에 합격한 사람들의 능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높은 상태이다.
최고의 엘리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러한 공직 선호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직종에 있어 공무원에 편중되는 현상이 특이 현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인구피라미드를 보게 되면 2014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고 있는 시점이며 2020년인 4년 뒤에는 1968년부터 1976년생들의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한다. 즉 생산가능인구의 구조적 변화의 폭이 커진다는 말이며 올해인 2016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큰 폭으로 줄게 되어있다. 2020년에는 71.1% 2030년에는 63.1% 2040년에는 56.5%로 변하다가 2050년부터 52.7%가 된 후 50%대를 유지하게 된다.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생산력 있는 인구의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어 생산력 있는 계층이 선호하는 직종과 비전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달라지게 되어있다.
대한민국은 세계10위권의 경제 강국이다. 이 수준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이 있었다. 중동의 산유국이나 아프리카의 천연자원으로 또는 관광이나 특화된 산업으로 경제성장을 만든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은 과거의 역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어떻게 성장되었는지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반도체나 IT 관련 산업이나 우리나라가 강점으로 삼고 있는 산업은 중국과 후발 경쟁관계의 국가들이 발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다.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의 차원에서 볼 때 첨단 과학과 미래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느냐는 심각히 중요한 미래 관리이다.
최근 보이고 있는 취업준비시장의 공무원 편중 현상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라볼 때 현재 공무원에 거는 청년들의 기대는 오류적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이 또한 한 시대가 거쳐 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해법을 찾아야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어느 한 직종에 편중되지 않도록 국가가 직종별 혜택과 비전을 제시하여야하지만 이미 과포화 상태로 몰려있는 공무원 준비생과 뛰어난 능력으로 입사한 공무원들에게 당분간 국가의 미래를 맡겨야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국가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공무원들이 전문화되고 다양한 창의성을 발휘하여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세계 산업생태계 변화에 부응하는 업무 능력 제고해야
세계적 일자리 변화의 관망과 우리나라의 공무원 편중 현상은 심각한 괴리감이 있다. 공무원도 사무행정업무이기 때문에 일정 시기에는 사라져버리게 된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하는 것은 당장 눈앞으로 다가오는 사무행정 업무의 일자리 생태계 변화와 그 사이 나타나는 공무원선호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이다.
해답은 현재의 공무원들과 앞으로 선발될 공무원들이 세계 산업 지형과 산업 생태계의 구조에 부합하는 일을 해야 한다.
첫 번째 과제는 공무원의 전문화이다. 직무순환제는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여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직무를 찾을 수 있다는 긍정적 요소가 있는 제도이나 현재는 전문화되기 이전에 다른 직종으로 쉽게 이직되어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제도로 변질 되어있다. 따라서 전문화 되는 기간과 전문성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연구관 신청제이다. 공무원의 범위는 우리나라 산업을 전방위로 마크하고 있다. 최근에 신입으로 들어온 공무원들의 수준은 과거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이들에게 일정기간의 업무를 익힐 수 있는 기간을 정한 후 이 기간이 끝나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연구관을 신청하고 연구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공기관이나 전문연구소로 이직이 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하며 추후 일자리 생태계가 변한 후에도 퇴직률을 줄이면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세 번째는 업무 혁신에 대한 성과급을 대폭 인상해주는 것이다. 진급과 훈장, 명예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무능률에 따른 적정선의 포상은 활력도 주면서 삶의 질도 향상 시킬 수 있다. 또한 성과급은 단기적 비용확대이므로 진급에 따른 장기적 비용 발생의 부담을 줄여준다. 성과급제도는 국가적 연말 행사로 격상시켜 공무원의 사기진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공무원은 국가를 건실하게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직급에 상관없이 전원이 국가적 미래 비전을 생각하고 업무에 임해야한다. 국가 운영의 사명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이 보편적인 것처럼 그들이 국가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업무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보편적인 인식이 되어야한다. 공무원에 과도하게 편중된 현상은 우리사회에의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라질 수도 있는 직종인 공무원을 어떻게 관리하고 그들의 능력을 활력 넘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은 기성세대와 제도권이 당장 혜안을 가지고 문제풀이에 들어가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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