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의 한국 잠룡 전 상서(前 上書) <16> 언론과 한 통속이 되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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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붕괴 후 ‘잃어버린 25년’ 중에 딱 한번 일본경제가 빛을 발한 때가 있었다. 거센 당내 저항을 극복하고 5년 5개월의 총체적 구조개혁으로 일본을 다시 일어서게 한 고이즈미 내각(2001~2006년) 때가 바로 그 때였다.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개혁 리더십의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의 장래를 자기에게 맡겨달라는 잠룡들에게, 고이즈미가 편지로 전하는 충언을 한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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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16> 언론과 한 통속이 되라
국민에게 내 목소리를 전해준다면 매체를 가리지 말라
신 매체, 종래 매체, 문자매체, 영상매체, 인터넷, SNS, 신문이냐 잡지냐를 가릴 것 없다. 매체 영향력의 경중이나 성향을 따지지 말고, 내 목소리를 전해주겠다면 문호를 개방하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로 삼아라.
리더를 믿고 그 내각과 정책을 지지해 주는 국민과 리더 사이에, 리더가 지향하는 주요 사안에 대해 간극이나 오해가 있을 수 없다. 혹시 있을 수 있는 인식이나 이해의 격차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하루라도 빨리 해소해야 한다.
인식과 이해의 격차는 방치해 두면 갈수록 더 벌어진다. 뿐만 아니라, 반대세력에 의해 리더의 생각과 그가 지향하는 바가 구제불능으로 왜곡되고 전파되어, 국민과 리더 사이의 간극은 영영 좁혀질 수 없는 것이 된다. 그 때가 되면, 그 리더는 더 이상 국민의 리더가 아닌 것이다.
언론이 총리나 내각과 오랫동안 (특히, ‘고이즈미 개혁’에 관해) 한 마음, 한 뜻인 적은 내 내각 전에는 보기 드문 일이었을 것이다. 내 내각 후에는 한번도 그런 일은 없었다. 내각 지지도가 70%를 넘나드는 아베 2기 내각에서도 내 내각이 누린 언론의 지지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내 내각에서 언론과 총리가 뜻과 관점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대부분의 경우 국민 여론을 끌고가는 그들이지만 때로는 (내 내각에 높은 지지를 보내는) 국민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과 국민과 리더 사이에는 선순환이든 악순환이든 상호 상승작용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불의와 맞서 싸우는 영웅을 만드는 것은 언론이다
언론은 또 개혁의 리더인 나와 자민당 저항세력 간의 다툼을 즐겨 보도하기도 했다. 언론 스스로 인정하듯, 언론은 갈등을 먹고 산다. (The press thrives on conflicts!) 나와 그들 사이에 심각한 마찰이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그것을 즐겨 극화(dramatize)하였다. 총리가 퇴임도 하기 전에 정치가로서의 성장과정과 총리로서 저항세력과 싸우는 투쟁과정이 TV 드라마로 등장한 것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일일 것이다. 그들의 정치극 속에서 나는 불의의 세력에 홀로 맞서 싸우는 ‘정의의 투사’ 내지 영웅이었다. 언론의 눈에, 나는 ‘잃어버린 10년’ 불황 속에 의기소침한 일본 국민이 고대하는 바를 상징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와 내 정책을 호의적으로 보도할 수 밖에 없었다.
정치평론가들은 개혁저항세력에 대한 나의 투쟁 과정을 ‘고이즈미 극장’이라고 불렀고, 우정민영화를 둘러싼 분열로 국회를 해산한 후 우정민영화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그들의 선거구에 후보로 나선 우정민영화를 찬성하는 신진 정치인들을 ‘자객’으로 칭했다. 우정총선에서의 개혁지지세력의 압승은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언론에 의해 이미 판정이 나 있었다. 우정총선으로 국회에 등원한 개혁지지세력을 한동안 언론은 ‘고이즈미 칠더런(children)’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2003년 초 일본이 불황 속에서 경제위기설에 시달릴 때, 언론이 잠시 나의 ‘개혁의지’를 의심하여 언론과 나 사이에 간극이 벌어진 적이 있긴 했다. 그러나, 그 외에는 내가 처음 내각에 들어서부터 퇴임할 때까지 일본 언론은 늘 나의 개혁에 지지자이자 동반자였다. 가끔 발을 밟힌 적은 있지만 집권 시부터 시작된 나와 언론의 블루스는 내가 퇴임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ifs POST>
<순서>
왜 지금 개혁의 리더십인가? 제 1부 제대로 된 잠룡이라면 제 2부 대권을 잡고 나면 개혁의 무대는 이렇게 꾸며라 제 3부 모두를 개혁에 동참시켜라 제 4부 논란이 많은 개혁과제를 택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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