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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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7일 24시간 동안 전 세계의 이목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에 쏠렸다. 트럼프대통령이 집권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염두에 두고 공개적으로 중국을 계속 압박, 비난을 해 왔던 터에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는 자체가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사실, 일부에서는 신 냉전으로 돌입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자아내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는 솔직히 이 회담을 통해서 사드배치 문제로 야기된 한중관계 난국의 해결실마리가 풀려주기를 기대하기도 하였다. 일단 사드문제가 한국의 대북 핵 억지력 제고를 위한 가장 중요한 자위 수단이기는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레이더의 관측거리가 2000Km에 달해 결국은 중국을 감시하기위한 목적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번 회담으로 알려지고 있는 주요합의는 다음과 같은 5가지로 집약되고 있다.
①양국은 상호존중을 기초로 해서 차이점을 억제하고, 협력분야를 확대하는데 합의한다. ②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심각한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을 공통으로 인식한다. ③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시정을 위해서 100일 계획을 통해서 미중간의 새로운 대화의 플랫폼을 신설,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 ④트럼프 대통령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둘러싼 국제규범 준수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⑤중국은 미국의 시리아 공격을 이해한다.
그런데, 행간을 잘 읽어 본다면 다음 3가지로 집약된다고 본다. 아직도 미국의 우위를 인정한 점, 북핵문제해결을 위한 중국의 중요성을 인정해 중국에게 시간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되며, 그리고 양국간 경제협력의 재조정을 통해 미국의 입지를 살려준 것 등으로 집약된다고 판단한다.
우선, 중국은 미국의 세계에서의 주도권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① ④ ⑤ 항에 잘 나타나고 있다. 일부 언론이 트럼프가 만찬석상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시리아 공격사실을 불시에 통지, 미국이 세계질서 조정에 필요하다면 독자적으로 행동 한다는 의지를 보이는 간접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이미 미·중간에 묵시적으로 인정한 것을 실행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세계질서의 정립에는 이제는 분명하게 미국 독자적으로 끌고 갈수 수 없다는 것을 재인식하게 되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소위 미, 중, 러시아의 신3국 관계에서 러시아를 우방으로 두고,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현재의 미중 관계를 설계하는 데는 1972년 미중이 협력 구소련을 압박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집권하고 나니, 이를 뒤집고, 미·러시아 화해, 중국압박 카드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인식을 한 게 아닌가 한다. 국내적으로 트럼프가 러시아와 너무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미·중간에는 정치, 경제적인 관계가 예상보다 긴밀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즉, 미-중 관계는 국제질서의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미국의 시리아 공격과 관련, 시리아가 생화학무기를 썼다는 점에서 이를 단죄한다는 세계적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 중국으로서는 잃을게 없고, 또한 미국의 우위를 인정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금번 중국측보도에 자주 등장하는 새로운 시작점(新起點)이라는 단어가 의미 심장하다. 또한 중국측 주요 수행인원에서 Wang Huning 정치국원, 왕양부총리, Li Zhanshu비서실장, 양지에츠 국무위원와 함께 Fang Fenghui 군사위 위원이 등장하다는 점에서 세계질서, 군사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였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양국간 정상회담 개최 이전에 중국측은 미국대사를 역임, 미국통으로 여겨지는 양지에츠 국무위원이 사전 정지작업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고,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정상회담 직전, 일본, 우리나라, 중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한 것은 정상이 만났을 때 어떤 얘기가 오가야 하는지를 합의했다는 것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시리아 공격을 용인한 것은 바로 중국이 미국을 아직까지도 세계적으로 가장 강대국이라는 것을 재인정한 것이다. 적어도 트럼프 집권시기까지는 이러한 태도를 지킬 것을 천명한 것이다. 동시에 중국은 1972년 양국이 도달했던 질서를 아직은 깨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④와 ⑤가 들어가지 않았을까?
둘째, 북한 문제에 대해서, 결론을 내지 않고 중국 측에게 시간을 갖고 해결하라는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양지에츠 국무위원과 틸러슨 미국무장관이 정상회담 직전 상호 방문한 것은 사드문제를 풀기위한 논의도 주요의제였을 것으로 시사해 주고 있다. 우리로서는 미중의 협의에 의해서 사드문제가 풀렸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합의가 있었다하더라도 명시적으로 이를 밝히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우선, 금번 시진핑-트럼프의 만남은 1972년 상하이 코뮤니케에 의해서 합의된 미중관계의 틀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수순에서 끝났다고 하더라도 양국으로서는 큰 성과일 것이다. 그 맥락에서 본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위해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는 바로 사드 한반도 배치와도 직결된다고 보인다. 사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 중국을 위협하는 것도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기에 미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도 있고, 미국의 행동이 중국에게 큰 위해가 되지만 않는다면 잃을 것이 없는 것이다. 즉, 북한을 대신 때려주는 것을 전혀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양국 간에는 어떤 합의가 가능했을까? 회담직후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문제가 슬그머니 나오는 것은 주목되는 일이다. 즉, 중국에 해가 되지 않고, 북한을 대신 때려줄 수 있는 무기를 용인하는 것이다. 특히 사드의 경우에도, 관측범위와 관련,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중국이 납득할 수 있는 예비조치를 할 수 있지 않았겠나 짐작해본다. 대신, 미국은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 주기를 희망하고 이를 피력했을 것으로 짐작해 본다. 이 측면에서 중국의 사드관련 우리나라에 대한 보복은 이번 양국회담을 분수령으로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측해 본다.
마지막으로 트럼프의 가장 큰 관심이 미국의 경제회복에 방점이 찍혀있는 만큼, 중국이 트럼프의 입지를 세워주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미중경제관계의 핵심은 역시 상호 무역관계의 확대와 미국의 대중투자유지 및 중국의 대미 국채보유 유지와 최근 들어 급증하는 중국의 대미 투자확대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 양국간 무역액수는 통계치가 서로 상당한 편차를 보인바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괴리를 좁히고 있다. 양국발표 무역액이 2016년 기준으로 5,786억 달러와 5,210억 달러로 거의 같다고 할수 있다.
현재 양국 간 교역은 각각 1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아주 중요하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0년대 들어서서 연간 약 2천억 달러의 수지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에도 3천억 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미국통계기준). 이 외에도, 미국은 중국에 대해 800여억 달러이상을,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 755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의 대미 1조 달러 이상의 국채매입, 양국간 상호 관광 및 유학생을 포함한 상호인적교류 등이 눈에 띄고 있다. 미국 내 중국유학생수는 현재 328,457명으로 대체로 학부, 석사이상, 언어연수 및 교환학생으로 각각 1/3, 약 10만 명씩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유학생이 쓰는 금액이 연간 약 114.3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그 결과, 미국유학경험자는 2백만 명 이상, 중국유학경험자는 약 27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인들이 인적교류에서 미국에 많은 소비수요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국 간 경제협의 기구를 통해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 줄만한 다양한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이번 미·중간 양국 정상회담이 우리에게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우리의 전략적인 가치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외교” “외교” 외친다고 해도 강대국이 자국의 이해를 희생하면서 사마리아인으로 행동할 국가는 없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그렇게 좋다던 한·중관계가 사드로 인해 중국이 한국에 대해 그렇게 심한 보복을 할 수 있느냐의 정서가 팽배해 있다. 그것이 국제관계의 핵이다. 결국 미국이 북한을 때리기 이전에 시리아를 때린 데는 한미 동맹도 동맹이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 한데다가, 2차 대전 종전이후 미국이 지원한 세계유일의 성공 사례라는 점을 깨기 어려운 데에도 그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도 아직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협력할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그 측면에서 파국을 피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시리아처럼 비춰진다면 미국도 북한을 때리지 않았을까를 상상해 보면서, 결국은 우리의 힘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말 능력 있는 대통령이 당선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다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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