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제정책방향, 무엇이 문제인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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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 2017년 12월 27일 발표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이렇게 썼다. “18년은 3만 달러 시대 원년으로서, 사람중심 경제 본격 구현을 통해 소득수준에 걸 맞는 국민 삶의 가시적 변화 창출하며(기본방향)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일자리(量과 質) 및 소득 여건을 개선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혁신성장을 가속화하며, 저출산 고령화 등 중장기 도전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이를 기획재정부는 3대 전략과 2대 기조로 정리했다. 3대 전략이란 ①일자리 소득, ②혁신성장 및 ③공정경제이고 2대 기조란 Ⓐ 거시안정과 Ⓑ 중장기대응이다.
2018년 12월 17일에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은 이렇게 되어있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포용성을 강화하여 국민소득 3만 불 시대 「함께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소득주도 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며 사람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의 정착이라고 썼다.
이를 위해 4대 전략을 세웠는데 경제활력제고, 경제체질개선과 구조개혁, 포용성 강화 및 미래대비 투자 강화가 그것이다. 2018년의 사람 중심 경제의 3대 전략이나 2019년의 함께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4대 전략은 비록 수식어는 바뀌었지만 내용은 바뀐 것이 별로 없다.
첫째로 큰 전략의 이름을 바꾸었다. 2018년 경제정책의 3대 전략은 일자리 및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였고 그와 함께 2대 기조라고 해서 거시경제안정과 중장기 대응을 설정했었다. 2018년 경제정책 전략들이 큰 틀에서 지난 해 5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내놓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100대 과제)에 대체로 충실했다. 그러나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4대 전략으로 바꾸었는데 경제활력 제고, 경제체질개선과 구조개혁, 포용성 강화 및 미래대비 투자 강화가 그것이다. 2018년 경제정책 전략들이 큰 틀에서 지난 해 5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내놓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100대 과제)에 충실했다면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의 전략들은 그렇지 못하다. 경제활력제고 라든가 경제체질개선 혹은 미래대비투자 같은 새로운 용어는 5개년 계획에 없던 단어들이다. 다만 포용성이라는 말은 5개년 계획에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라는 표현으로 들어가 있지만 4개 전략 중에서 세 개가 없던 새로운 용어 혹은 새로운 단어라면 5개년 계획과 상당히 괴리가 있는 것이다. 혼동을 주는 부분이다.
둘째로, 대부분의 세부 과제들이 여러 전략 아래로 헤쳐모여 분류되었다. 2018년의 제1전략인 일자리∙소득주도성장은 일부가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2019년 경제정책의 제3전략인 포용성강화로 들어갔다. 최저임금개편, EITC(근로장려세제), 계층사다리개선, 일자리안정자금 등의 복지, 삶의 질, 사회적 경제활성화 관련 중요 대책들이 모두 다 포용성강화라는 전략으로 이동되었다. 2018년 경제정책방향의 제2전략인 혁신성장전략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재편되었다. 예컨대 2018년 혁신성장 안의 주요 전략과제였던 창업관련정책과제는 2019년에는 제1전략 경제활력제고 전략 안으로 들어갔고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정책과제들은 2019년 제4전략의 미래대비 투자 강화 전략으로 옮겼다. (아래 [표] 참조)
[표] 2018년과 2019년 경제정책방향의 정책과제들의 이동
나머지 혁신성장 정책과제들은 모두 2019년 제2전략인 경제체질개선 및 구조개혁으로 재배치되었다. 2018년 제3전략인 공정경제는 거의 변동 없이 2019년 제3전략인 포용성강화전략으로 흡수되었다. 2018년의 거시경제안정이라는 기조는 2019년에는 투자활력제고라는 전략 아래로 흡수되었고 2018년의 중장기도전대응이라는 기조는 다층적 노후보장은 2019년에는 포용성 강화전략으로 이동 되었고 나머지는 미래대비 투자 강화로 옮겼다. 2018년 정책과제 중에서 없어진 과제로 눈에 띄는 것은 청년고용과 관련된 정책과제 들이다. 2018년 정책과제였던 청년일자리공작소 운영, 청년중소기업취업보장서비스 청년고용점검회의, K-move 스쿨관련 과제들은 2019년 정책방향에는 보이지 않는다.
셋째로, 경제정책 과제 소소하고 자잘한 과제들이 너무 많다는 느낌을 준다. 연간 예산이 400조를 넘는 상황에 수백억 원 혹은 그 이하의 예산이 소요되는 정책과제를 일일이 나열한다는 것은 작성하는 사람들이나 정책을 분석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피곤한 일이다. 성장지원을 위한 소액공모확대(10억원에서 100억원 이하)나 소비관광활성화를 위한 개소세 인하(5%->3.5%)6개월 연장 혹은 카드수수료 우대구간확대(5억->30억)과 같은 과제들은 굳이 포함시켜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아하다.
넷째로 정책과제 들을 던져 놓기만 하고 성과를 챙기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2018년에 던져 진 정책과제 중에서 청년일자리정책 공작소 운영이라든지 청년중소기업 취업보장서비스라든지 민간주도연구제도혁신기획단 운영이라든지 하는 것들에 대한 실적을 알 길은 없다. 콘텐츠산업 진흥기본계획(18년 상반기), 관광고급화전략(18년 상반기), 환경산업의 미래신산업화 방안(18년 상반기), S-Farm 보육체계강화방안(18년 1월), 중소기업R&D혁신방안(18년1월), 택시-카풀공존방안(18년3월)은 약속만 해놓고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다섯째로 구체적이고 꼼꼼한 세부계획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S-Factory를 2019년 4천개에서 2022년까지 3만개를 만든다고 하면서 개별 기업 당 지원 단가를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린다고 했다. 3만개면 전체 제조공장의 1/2 수준이 S-Factory가 되는 셈인데 1억 원 지원만으로 제조공장이 과연 어느 정도로 스마트화가 될지도 의아하지만 2019년 이후 구체적인 연도별 계획이나 꼼꼼한 추진 계획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여섯째로 설익은 과제들을 미리 남발한다는 점이다. 아직 구체화되지도 않은 계획을 언제까지 마련하겠다는 식의 정책방향 내용은 경솔하다 못해 허탈감을 느낀다. 지역균형발전 촉진을 위한 예비타당성제도 발전방안 마련, 생활SOC중장기추진계획(19년 3월), 관광활성화를 위한 해양 7개 특성화권역 등 세부추진방안 마련(19년 상반기), 국유토지개발선도사업 10곳이상 선정(19년1월),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추진과 같은 과제들은 확정되고 나서 발표해도 될 일인 것을 미리 발표함으로써 혼란을 주거나 혹은 투기를 조정할 우려가 있다.
끝으로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불분명하다. 가장 먼저 둔 전략에 우선순위가 있는 것이라면 2019년 경제정책방향은 경제활력제고에 최우선 방점을 둔 것이 되고 그 다음은 경제체질 개선과 구조개혁, 그리고 그 다음이 포용성 강화인가? 아니면 모두 다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인가? 그리고 각 전략 아래에 있는 많은 정책과제들 중에서 무엇이 가장 선급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꼼꼼하지도 않아서 엉성하고 우선순위도 없으며 언제까지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대충대충 방식의 정책방향으로 400조가 넘는 재원을 쓰면서 1600조 경제가 제대로 잘 굴러가겠는가?
<참고자료.1> 2018년과 2019년 경제정책방향 주요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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