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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월급 200만원 가능한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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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4월1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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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석열 당선자의 ‘병사월급 200만원’ 대선공약을 국정과제에 반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병사월급 200만원’ 공약은 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만들어진 여야 후보들이 만든 공통된 공약이다. 이 공약 실현을 위해선 연간 대략 5조원이 들고 재원은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 한다. 이 공약이 실현되면 현재 병장월급 676000원, 상병 612,000원이니 대략 3배 정도 인상된다. 취지는 매우 의미가 있다. 병사의 군 복무는 근로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젊은이들에게 최소한 최저임금 정도라도 보상되는 것이 옳다는 논리이다. 

 

사실 필자는 ‘병사월급 200만원’ 공약이 국정과제로 선택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근거는 세 가지이다. 

 

 첫째, 정책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수위에서 하는 주요 일 중의 하나는 여러 공약들 중 집권 기간동안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정부의 핵심은 ‘경제성장과 그를 통한 복지의 선순환’이다. 그렇다면 여러 공약들 중 이와 관련된 것들이 국정과제로 우선적으로 선정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병사월급 200만원’ 공약은 의미 있는 공약이지만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공약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국민의 후생 복지를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복지 공약도 아니다. 

 

 둘째, ‘병사월급 200만원’ 공약이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만큼 중요한 과제는 아닌 듯하기 때문이다. 2차 대전 후 모병제로 바꾼 영국과 프랑스 병사 초봉이 200만원 남짓인 반면 우리나라처럼 항상 전쟁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전투 병사 월급은 5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현 병장 월급은 675,000원이고 2025년까지 96만3000원으로 올릴 계획으로 있는데 굳이 현 단계에서 병장 월급을 거의 3배인 2백만원을 지급한다고 했을 때 과연 우리나라의 국민들 중 얼마 만큼이 이 국정과제에 공감할까? 조사 자료가 없어 알 수는 없지만 공감이 가는 국정과제 선정이라고 동조할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대가 낮은 공약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설득이 있어야 하는데 “병사의 군 복무는 근로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최소 최저임금 정도로 보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셋째, 재원조달 가능성이다. 현재 한국군 하사 초봉이 170만원쯤 된다고 한다. 병장 월급을 20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부사관 및 장교의 월급도 연동되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연쇄적인 월급 인상까지 감안하면 ‘병사월급 200만원’ 공약의 실질적인 비용은 년 5조가 아니라 10조 가까이 들 것이란 추산도 있다. 10조는 대략 50조 남짓인 국방예산의 20%에 해당한다. 국방예산의 20%를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병사월급 200만원’ 공약 취지는 100% 공감하나 다른 정책에 비해 우선순위나 국민의 공감대가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한 설득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병사월급 200만원’ 공약을 단독 과제로 추진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더 낫지 않을까 한다. 여야 모두가 발표한 공약이라 해서 그 공약이 반드시 국민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정책이 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모병제를 통해 어느 수준의 군인을 어느 정도 모집할 것인지, 무기의 현대화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등 전반적인 국방개혁의 차원의 한 과제로 추진되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인생의 황금기를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 20대의 우리 젊은이들에게 국가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희생하는 댓가로 200만원은 결코 크지 않다. 그러나 예산이라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우선순위와 국민의 공감대가 얼마나 형성되어 있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서두르지 말고 전반적인 국방개혁 차원에서 천천히 진행하더라도 늦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이 있어야 국민이 공감하고 그래야 정책으로 무리 없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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