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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빠져 나가는 한국의 제조업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3월11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3월11일 15시56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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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 2018년 제조업 해외투자의 급등현상

2011년 이후 2017년까지 우리나라의 제조업 부문 해외투자는 대체로 연간 100억 달러 이내에서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5년서부터 2017년까지는 이전보다 작은 연간 80억 달러 수준에서 유지되었다. 그러나 2018년 제조업 해외투자는 전년의 거의 두 배 수준인 164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제조업 해외투자 규모가 한 해 동안에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사례는 지난 30년 동안 1993년 6억 달러에서 다음 해 15억 달러로 늘어난 경우(대 아시아 투자 15억 달러)와 2000년 17억 달러에서 다음 해 40억 달러(아시아 11억, 북미 11억, 유럽17억 달러)로 늘어난 매우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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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제조업 해외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1980년대 말 민주화 운동 당시 급격한 인건비 상승과 1988년 이후의 원화 강세로 인하여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과 연관이 있으며 2001년 제조업 해외투자의 폭증 또한 2000년의 원화강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2018년 한해 동안 제조업 해외투자가 급등한 원인은 무엇일까?

 

2. 지역별 및 국가별 제조업 해외투자의 특징 

 

2018년 제조업 해외투자는 2017년에 비해 79억 달러 늘어난 164억 달러였는데 이것은 전년에 비해 93%나 증가한 규모다. 이를 지역별로 나누어 보면 아시아지역 투자가 89억 달러로 전체의 54%를 차지하였고 중남미와 유럽이 각각 27억 달러로 16.5%를 차지했으며. 북미지역은 19억 달러로 11.6%였다. 제조업 해외투자 대상국은 중국(44억 달러), 베트남(20억 달러),미국(19억 달러) 와 오스트리아 12억 달러였다. 그 외에도 인도(9억 달러), 홍콩(9억 달러) 폴란드(5억 달러) 등이었다. 2017년과 비교하여 증가한 규모를 보면 중국투자가 20억 달러, 베트남투자가 6억 달러, 미국 투자가 11억 달러, 홍콩투자가 7억 달러, 인도 투자가 5억 달러 등으로 늘어났다. 멕시코나 필리핀과 같이 예외적으로 줄어든 나라도 있지만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하여 제조업 해외투자가 늘어났다. 특히 케이만군도, 미국,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그헐지만 지역별 해외투자 비율, 즉 아시아 : 중남미 : 유럽 : 북미의 투자비율은 대략 5:2:2:1 로써 이 비율은 2017년 혹은 그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2018년의 제조업 해외투자급증 현상은 특정 지역으로의 해외투자 확대가 아니라 광범위하고 범지역적이며 전반적인 제조업의 한국 탈출현상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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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조업 해외투자 급증의 원인

 

2018년 제조업 해외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원인은 무엇인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가설은 세계경기확산을 예상한 국내기업이 빨 빠른 현지화 전략 혹은 글로벌 전략을 펼친 까닭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미국 등 세계금리의 인상으로 인하여 2018년부터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가 완만히 둔화될 것으로 봤으므로 이 가설은 설득력이 낮다. 다만 2018년 완결된 SK반도체의 도시바 메모리(약 4조원, 35억 달러)인수는 국제화 전략의 결과로 해석할 만하다.

 

두 번째 가설은 보호무역장벽을 우회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 때문일 수도 있다. 이 가설은 미국이나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해외투자 증가를 잘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멕시코투자는 2017년 4억 달러에서 0 으로 줄었고 캐나다 투자는 2017년과 2018년 모두 0 달러였으니 미국에 대해서만 설득력이 있다. 그렇지만 이 논리를 가지고 개방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에 대한 제조업 해외투자의 급증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세 번째 가설은 국내 생산여건 혹은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생산거점의 해외탈출이다. 임금이나 규제 강화 혹은 법제도의 변혁 등으로 국내 생산여건이 악화되는 경우 국내기업들은 가장 경영 환경이 좋은 나라로 거점을 옮길 것인데 이 경우 업종에 따라서 최적국가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여건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정 지역으로의 해외투자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경영여건이 좋아서 해외투자가 되어왔던 지역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형태로 전개될 것이다. 2017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의 제조업 경영여건은 눈에 띄게 악화되었다. 법인세 인상과 더불어 최저임금이 2년 연속 16.4%와 10.9% 올랐고 52시간 근무제한이 법제화 되었으며 주휴수당이나 포괄임금지침, 특수직 노동3권에 대한 보호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었다. 이러한 급격한 노동여건의 변화는 제조업 경영주로 하여금 경영-디아스포라, 즉 제조업 거점을 국외로 옮기는 계기를 촉발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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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3월11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3월11일 15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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