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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으로 본 의료개혁 방향 1)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1월19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16일 09시30분

작성자

  • 김원식
  • Georgia State University 객원교수, 건국대 명예교수

메타정보

  • 4

본문

<요약>
본 연구는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를 중심으로 의료시스템의 개혁을 위한 의대 증원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의사단체들은 2000년대의 의약분업 갈등, 한의사들과의 영역 분쟁, 원격의료 등 신기술 도입에 대한 반대 등 정부의 국민건강 개선 노력에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웠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지체되었던 의료개혁의 첫 단추로서 의사 수를 늘임으로써 의사들의 경제적 지대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의대 증원을 선제적으로 시도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무리한 의대증원은 결과적으로 의사단체들의 구심력을 키우는 결과가 되었고 의료개혁의 장벽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는 필수의료와 응급의료의 부족을 의대증원의 구실로 하여 의대증원을 의료개혁이라고 하고 있으나 이는 건강보험의 개혁이나 대응이 지체됨에 따른 구조적 결과일 뿐 의사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의료 현안과 고령화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의료개혁의 방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건강보험의 광역분권화 둘째, 원가와 사회적가치를 고려한 급여시스템 셋째, 응급의료를 위한 경증 24시간 병의원 시스템 구축 넷째, 실손보험의 교차보조 금지 및 보험급여 본인부담 보험과 비급여 보험분리 다섯째, 의과학, 의공학, 의경영, 의법학 의사의 양성을 위한 증원 등

I. 서론

본 연구는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를 중심으로 의료시스템의 개혁을 위한 의대증원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의사증원의 시작은 2023년 10월이고,2) 정부가 2000명의 증원을 발표한 것은 11월이다.3) 교육부는 2024년 3월20일 의대정원 대학별 배정결과를 발표했다.4) 그러나 정부는 의사들의 반발에 밀려서 4월19일 대학별로 자율조정하도록 하였다.5) 이 과정에서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들의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고6)7)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 순식간에 의사양성과 질적 의료를 위한 의료체계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의사들은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도입 이후 어느 전문직보다 강한 로비력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해 왔던 것은 사실이다. 의료산업에 대한 대내외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의 의약분업 갈등, 한의사들과의 영역 분쟁, 원격의료 등 신기술 도입에 대한 반대 등 정부의 국민 건강 개선 노력에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웠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지체되었던 의료개혁의 첫 단추로서 의사 수를 늘임으로써 의사들의 경제적 지대를 억제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수단으로 의대증원을 선제적으로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무리한 의대증원은 결과적으로 의사단체의 구심력을 키우는 결과가 되었고 의료개혁의 장벽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더욱이 의사들의 양성은 단시일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필수의사의 양성에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정부는 필수의료와 응급의료의 부족을 의대증원의 구실로 하고 의료개혁이라고 하고 있으나 이는 건강보험의 개혁이나 대응이 지체됨에 따른 구조적 결과일 뿐이지 의사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한편 정부가 의대증원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연구보고서의 결과들은 필수의료나 응급의료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고령화 및 통제되지 않은 의료수요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접근을 한 것이다.8)

본 연구는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사단체들과 정부간 논점들을 점검하고, 의료시장의 왜곡 원인을 본질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의료인력의 합리적 배치가 가능하게 하는 건강보험 및 의료개혁 시스템을 제안하고자 한다. II장에서는 전공의들이 병원에서 이탈한 경위와 정부의 정책대응에 대하여 논한다. III장에서는 의대증원에 관련된 의사들의 생각과 국민들의 생각, 그리고 정부의 생각을 행태론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왜 타협이 어려운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한다. IV장에서는 의료산업의 관점에서 의대증원의 문제를 분석한다. 제V장에서는 의료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한다. 제VI장에서는 의료시장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전공의 ‘walkout’에 이른 경위와 정부의 대응

2023년 10월 보건복지부는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내년도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2035년까지 의료 수급전망을 토대로 지역의사로 5천명의 의사가, 고령화로 인한 의사로 5천명이 필요하고 매년 2000명 씩 5년간 의대 정원을 증원해서 의사 1만명을 충원하겠다고 했다.9) 그러나 필수의료의 확충에 관련된 내용이나 지역의사의 확충에 관련된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

2023년 복지부가 40개 의대를 중심으로 실시한 의사 수요조사는 3,953명까지 증원해야 한다고 했다.10) 정부가 의대를 중심으로 의대증원에 대한 수요에 기반하여 의대증원을 결정한 것은 사실상 의대증원에 대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의료계에서 의대의 기본적 기능은 의사를 가능하면 많이 양성하는 것일 것이고 이들에게 의료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의대증원을 설문한다는 것은 과잉수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의대는 의대증원을 요구해 왔고 의사협회(의협)는 의대증원을 시장 포화를 우려하여 반대해 왔다. 게다가 의대증원 수요조사는 의대 교육이 6년에 인턴에 이어 전공의 과정까지 이어지는 실습과 임상 위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교육시설의 미비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허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수련병원이 집중되어 있고 교육역량이 충분한 수도권 의대의 정원은 동결한 채 그렇지 않은 지방 의대의 정원을 대폭 증가시킨 것은 의료계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본다.

정부는 이러한 의대증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증원 숫자를 크게 줄여서 향후 5년간 2,000명의 증원을 예고했으나 사실상 의료계가 인정할 만한 자체적인 자료는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증원을 주장한 연구자들 조차 현재는 2000명 증원을 부정하면서 점진적 증원을 주장했다고 발표하고 있다.11) 따라서 증원 반대와 함께 합리적인 검토를 통해서 규모를 논의하자는 것이 의료계의 요구라고 본다. 정부는 의대의 반발에 밀려서 지난 4월19일 대학별로 자율조정하도록 하여 1504명의 증원을 인정했다.12)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도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고13)14) 의대가 수업을 거부하면서 순식간에 의대교육 및 중증 중심의 의료시스템이 붕괴되었다. 정부는 다양한 회유책과 함께 2026년부터의 증원을 여야의정위원회를 통하여 협의를 제안하고 있으나 의료계는 내년 2025년의 증원도 협의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증원의 명분으로 필수의사나 응급의사의 부족과 함께 고령화에 따른 노인환자의 증가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병‧의원 의료서비스의 접근을 사실상 제약 없이 허용되는 상태에서 의료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지금까지 건강보험의 보장률 제고와 문재인케어15)의 건강보험 본인부담 절감 등으로 소득효과가 발생하여 필수의료 외의 의료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필수의료 등에 대한 국민들의 의료서비스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비필수의료 부문의 급여를 확대해 왔다. 90% 이상의 민간인 의사들이 80% 밖에 보상을 해주지 않는 필수의료 보다 마진이 좋은 비필수의료 항목이 많은 전공과목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케어 등으로 인한 본인부담의 경감은 병‧의원 선택에서 필터링 효과를 낳아서 더 대형병원으로 환자들이 집중하게 했고 지방 중소형 병‧의원의 위기를 심화시켰다. 이러한 상황 판단이 없이는 의료 수요가 과잉 추정될 수밖에 없고 국민여론은 의대 증원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

정책적 측면에서 의료보장은 국민들의 건강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고 가능한 한 스스로 의료 이용을 자제하도록 하는 노력이 우선되는 의료체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건강 수준과 의료보장의 질이 높아지고 국민의료비가 절감된다. OECD 기준 천 명당 의사 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대내외적으로 선진국들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의료수준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평균수명은 83.5년으로 38개 OECD 국가 가운데 2위, 영아사망률은 1,000명당 2.5명으로 10위이다. 의료접근도에 있어서도 외래진료 횟수는 14.7회로 가장 높고, 수술 대기기간도 유일하게 없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의사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의 높은 생산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잘 유지되어 왔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의료비의 도덕적 해이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나라로 평가되고 있어서 의사 수의 증가는 더 큰 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16) 이제는 고령화 시대라고 노인들의 의료 이용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노인장기요양서비스의 효율화 등을 통해서 의료수요를 억제해야 한다. 따라서 사실상 현재의 의료수준에서 기존 방식에 따른 의료수요에 따라 의사를 증원하는 것은 낭비 수준의 의료비 증가를 낳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의대증원의 기초가 된 관련 연구로 다음의 세 논문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의 방법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신영석 외(2020)은 2010년~2018년의 의료이용량을 이용해서 2025년, 2030년, 2035년에 필요로 할 의료수요와 같은 기간 의료인력 데이터를 이용해 의료 공급을 추계하였다. 그들은 평균증가율, 로지스틱, 로그, ARIMA 모형을 사용하여 미래 의료인력에 대한 추계를 하였다. 그러나 회귀모델로 과거의 추세를 연장하여 미래 수요 예측함으로써 사실상 산술적 기간 확장을 한 것이다. 즉,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비용절감형 혹은 효율적 의료시스템의 변화 가능성의 예측없이 의사수요를 추정했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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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철 외(2020)는 현재를 기준으로 인구 구조를 중심으로 한 진료 수요를 산출하고 이에 기초하여 의사수요를 추정하였다. 이들은 외래와 입원에 대한 의료수요를 예측하였다.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외래의 경우 2043년 총외래 수요량은 2018년에 비해서 1.24배로 피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리고 입원의 경우 총입원 수요량은 2059년에 2018년의 2.56배로 피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였다. 외래와 입원의 업무량 비율을 1:3으로 가정하였을 때, 의료수요는 2052년에 2018년의 1.62배로 피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를 현재의 의사 1인당 기준으로 보면 2052년까지 현재의 1.62배의 의사가 필요하다는 추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OECD국가들에비하여 가장 높은 수준이고 입원진료는 병의원들의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의 하나이기 때문에 병상 수를 오히려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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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홍윤철(2020)

이철희 외(2023)는 의대증원을 인구에 기초한 통계적 과목별 의료수요를 추정하였다. 노인관련 전문과목, 노인 돌봄 수요 증가와 출생률 감소에 따른 청소년소아과, 산부인과 수요가 감소한다고 가정하였다. 그리고 인구에 기초한 통계적 과목별 의료 수요를 추정하였다. 유입유출방법(Method of in-out Moves) 으로 추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사인력에 대한 추계가 다른 저자들과 다르다. 이들은 2021년 활동의사 1인당 연간 환자 내원 일수기준으로 업무량을 조정하여 의사 인력 수를 추계하였다. 그러나 현재 건강보험의 도덕적 해이나 문재인케어 등에 따른 의료수요 억제 필요성은 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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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이철희 외(2023)의 의사수요 추정 (2)​
4e71b90df81c72b140a3f7d496485614_1731551출처 : 이철희 외(2023)

그러나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이들의 연구는 로봇시술, 원격의료, AI 등 의료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치밀한 구조적 분석 없이 향후 의사수요를 추계했다는데 정책적 자료로서 한계가 있다. 아울러 정책변수로서 수요억제의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는 향후 정부의 요구로 구성될 의사인력추계위원회에서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III. 의사들의 생각 vs 국민들의 생각 vs 정부의 생각

그동안 건강보험의 개혁과 의대증원 시도가 무산되어 온 것이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로 받아들여진 것은 사실이다. 최근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과 오픈런(open-run) 등 필수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여론조사도 어느 때보다 의대증원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국민들의 찬성 여론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당연한 것으로 본다.

국민들은 우리나라 병‧의원 접근도가 선진국의 어느 나라보다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의사 수가 많으면 그저 좋을 것이라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을 생각하고 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불만족은 대형병원에서 더 나은 진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감기나 경증질환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자신들의 생명이나 중증질환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의료시스템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병원은 항상 전국에서 모인 환자로 붐비고 수술은 수개월 이상 대기하기 일쑤다. 따라서 의사 수를 늘려서 대형병원에서 동네병원 가듯 진료를 쉽게 받을 수 있는 고비용 의료개혁을 요구한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전공의나 전임의들의 이탈은 대형병원의 진료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되어 사실상 국민들의 기대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국민들의 일부인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의사를 시키고자 하는 마음에 의대 문이 더 활짝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회가 안정화되면서 학생 본인은 물론 학부모들은 무조건 자녀들이 더 나은 안정된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의사는 자격만으로도 평생이 보장되는 길이어서 재수 삼수를 혹은 사회에 나가서도 회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일반 국민의 일부인 학부모들조차 의대증원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현재 재학 중인 타 전공 학생들 뿐 아니라 사회초년생들에게까지 확산되어 노동시장 전반에 심각한 왜곡을 낳고 있다.

의대가 있는 대학은 증원으로 인한 교육 수련 시설의 확충 비용이나 질적 저하는 고려하지 않은 채 등록금 수입으로 학교 재정을 충당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지역의료를 살린다는 명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수도권으로 환자들이 집중된 의료시장에서 5년간 2,000명씩 의사를 늘린다고 지역 병원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반면 수업거부 중인 의대학생들이나 업무를 거부하고 있는 전공의들에게 의대증원은 의료시장의 과포화를 의미하는 것이며 그들이 수십 년간 의업에 종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따라서 과거와 달리 개원의사들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더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개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급증하고 있고, 환자는 서울로 집중하고 있는데 졸업생 3,054명에 더해서 2,000명을 시장에 풀어서 낙수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경쟁만 심화시키고 생존을 위한 돈벌이 진료를 유혹하는 결과를 낳고 말 것이다. 오히려 국민들의 의료에 대한 불신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의사 혹은 의료산업에 대한 이해는 국민건강보험의 피고용자나 부속산업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료기관을 산업으로서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공적 서비스 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다. 요양기관인 병의원의 90%이상이 민간부문임에도 불구하고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도로 건강보험 가입자의 진료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17) 즉, 진료기관에 속한 모든 의사는 정부가 라이센스를 주었기 때문에 정부에 소속된 의사가 되고 정부의 지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래서 전공의들의 이탈에 대해 매우 관료적 경직적 비타협적인 대응을 했다. 그러나 본질적인 민간 영역의 전공의들이 이에 순응하지 않으면서 반복적으로 입장을 후퇴시켜 왔다. 결국은 2025년 정원에 대한 논의를 제외한 모든 문제를 조건없이 논의하자는 제안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의사는 분명 민간인이고, 의사가 되는 과정에서도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부정책에 대한 책임의식이 희박하다. 더욱이 공적 건강보험의 요양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을 개설하는데 정부의 지원은 한푼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어떤 조치도 의사들의 자유의지를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IV. 의대증원 왜 문제인가?

국민들의 여론 이외에 정부가 의대 정원을 증원하려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첫째, 국민들이 체감하는 진료의 어려움이 의사 부족으로 느껴지면서 선진국 모임인 OECD 국가들에 비하여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OECD국가들과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먼저 알고 접근해야만 한다.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 의료는 세금으로 조달하는 NHS(국민건강서비스)로 의사들이 정부나 공공부문에 소속되고 의사 증원은 자신들의 진료 부담이 덜어지는것이어서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보험료로 조달되는 국민건강보험(NHI)제도로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전체  병‧의원의 90% 이상인 민간 병‧의원들은 강제로 요양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건강보험 환자를 무조건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원 및 수학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병‧의원의 수익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의사 수의 급증은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병‧의원의 폐원, 특히 지방 및 필수의료 요양기관의 조기 폐원으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민간중심의 의료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OECD 국가들보다 의사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즉,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평가에 있어서 의료시장의 구조상 OECD와 의사 수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또한, 39개국에 달하는 OECD국가군은 규모에 있어서 3억3천만명의 미국부터 38만명의 아이슬란드까지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의료부분에서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가 작동할 수밖에 없으므로 OECD국가들의 평균은 우리나라 적정 의사 수를 결정하는 지표가 될 수 없다. 즉, 우리나라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수준의 국가로 미국, 일본,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국가를 참조할 수 있을 뿐이다.

둘째,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응급의사와 필수의료의사, 그리고 지방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국민들의 오랜 요구였다. 그래서 정부는 의사 수를 5년간 1만 명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응급실 뺑뺑이의 문제는 야간에 응급하지 않은 환자들이 갈 데가 없어서 응급실로 몰린 것이 이유이다. 소아과 오픈런은 소아과 의원이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출근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침에 소아과에 갈 수밖에 없어서 발생된 것이다. 여하튼 정부의 의료정책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안이하게 그대로 방치되고 확대되어 현재와 같은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응급의료나 필수의료는 그들의 진료 긴급성과 난이도에 맞추어서 수가가 보전되어야 하고, 이러한 전공선택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수가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과목 간 형평성이라는 명목으로 수가가 낮게 책정되어 왔다. 필수의료나 지방의료에 관련해서는 정책적 문제를 떠나서 적어도 시장원리가 적용되어 수가가 결정되어야 한다. 즉, 필수의사 및 지방의사의 부족 문제는 진료비 지불자인 건강보험이 고객인 보험가입자들의 요구를 도외시한 결과이고 또한 의료서비스의 공급자인 의료시장 역학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다.

이에 따라 급여 지불자인 건강보험공단이 결정하는 가격에 따라 무한 경쟁시장에서 요양기관으로 강제지정된 의사들은 어떤 의료 수가도 무작정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신 손실이 큰 전공과목은 기피하거나, 비급여를 활용하여 건강보험 급여 손실을 메꿀 수밖에 없다. 즉, 의대를 졸업한 일반의사들이 전공과목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적 자유의지의 영역이다. 필수의료를 선택 하지 않는 것은 제도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실손보험은 건강보험 진료의 손실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하였다. 즉, 실손보험은 행위별 수가제로 보상되는 건강보험의 과잉진료를 유발하고, 더나아가 손실을 메우는 수단으로 비급여 진료를 확대시켰다.

정부는 건강보험의 문제가 이와 같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형식적인 개혁에 머물러 왔다. 국민들은 항상 보다 많은 급여 혜택을 요구해서 문재인케어와 같은 포퓰리즘으로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켰고, 반면 보험료 부담에 대한 문제는 보험수가 억제를 통한 공급자의 일방적 희생만을 요구해 왔다. 의대 정원의 대폭적인 증원은 민간부문의 의사로서는 건강보험 진료에 대한 희생을 더 강요당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인구가 많은 수도권으로, 수익이 좋은 비급여가 많은 비필수 전공으로 몰릴 것이다. 결과적으로 건강보험의 취약한 고리인 필수의사와 지방의사의 공백을 더 키우는 것이 된다.

V.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의대 증원 요구의 핵심 요인인 필수의사 및 지방에서의 의사 부족은 의사 증원으로 해결될 수 없다.

첫째, 우리나라 의사는 민간인으로서 개원을 통해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데 필수의사나 지방의사의 수요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0.6대로 합계출생률이 감소하고 지방은 수도권 집중으로 인하여 지방소멸 수준으로 환자가 없다. 이는 국가적 과제로서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의대증원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둘째, 의사들이 비필수 의료로 전공을 선택하고 있고,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는데 젊은 MZ의사들이 대거 나와서 새로 활동할 공간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지금도 의사수가 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적어도 10년 이상 지속될 뿐 아니라 이들이 퇴직할 때까지 겪어야 한다. 의료시장에 진입하는 젊은의사 수가 늘고 있고, 은퇴하는 의사 수보다 많기 때문이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30대 의사의 비율이 가장 높고, 50세 이하의 비율이 50%가 넘는다. 2017년 기준 55세 이상 의사 비율이 전체 19%로 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18) OECD 평균 55세 이상 의사 비율이 34%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젊어서 OECD 보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앞으로크게 늘어날 것이다. 또한, 늘어나고 있는 평균수명의 증가는 의사들의 진료연령을 높임으로써 더 늦은 나이까지 진료를 하게 됨에 따라 천 명당 의사 수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상의 논의들은 현재 의사 수가 정태적 상태(steady state)에 있지 않고 빠르게 증가하는 상태에 있어서 의대정원의 증가는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가 적정 의사 수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OECD 평균에 맞추어 의대증원을 할 경우 의사의 과잉 공급으로 심각한 인력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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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1980년 이후 의대정원 만으로 향후 의사 수를 추정했다. 기본가정은 1980년부터 변화된 의대정원에 따라 의대 입학이 이루어지고, 이들이 6년 의대를 졸업한 후 40년을 근무한다고 가정했다. 이에 따르면 2012년 73,184명이던 의사 수는 2024년 96,030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35년에는 121,358명으로 증가했다. 내년부터 의사가 2,000명씩 5년간 더 10,000명 증가하면 의사 수는 131,358명이 된다. 즉, 비율로 보면 2035년에 의사 수는 지금보다 26.3%가 증가하고, 5년간 2000명씩 증원을했을 경우에는 36.8%가 증가하는 것이 된다. 정부의 생각은 의대 증원에 있어서 앞으로 의료수요가 36.8% 더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것이고, 의사들의 입장은 지금도 의사들이 충분히 배출되고 앞으로도 더 증가하게 되므로 증원이 필요없다고 보는 것이다.

<표> 입학정원에 기초한 의사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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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추계와 같이 의대증원으로 의사가 약 10년 후 본격적으로 배출되기 시작하면 10% 이상 의사의 수가 더 늘어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불필요한 진료로 의료비의 낭비가 많다는 점에서 늘어난 의사 수는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증원으로 편중된 의대 집중은 다른 영역의 자원을 고갈시킴으로써 인적자원의 관리에 매우 큰 실책으로 이어질 것이다.

의대 교육의 부실 가능성 문제는 이미 공론화된 사안이다. 수련을 위한 의료자원의 부족으로 충분한 수련 없이 진료에 나설 우려가 있다. 대학마다 수련환경이 다른데, 이미 2018년에는 교육환경의 부실로 서남대학교 의대가 시범적으로 폐쇄되었다. 따라서 대폭적인 투자 없이 증원이 이루어지면 교육의 심각한 질적 저하가 이루어져 결국 국민건강이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5년 후 연간 2,000명의 증원이 끝나면 유휴 교육자원은 사장되고 만다.

의료시장의 가장 큰 문제인 필수의료의 부족과 지방의료의 공백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이후에 의사정원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시적 접근법으로 다음을 제안한다.

첫째, 지방의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을 광역자치단체별로 분리해서 운영해야 한다. 이는 지역 간 보험료 수입 대비 급여지출의 격차를 줄이도록 자치단체들의 역할을 확대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과부하를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근 시도 자치단체를 통합함으로써 건강보험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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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료가 활성화되지 않고는 의료의 서울 집중을 막을 수 없다. 이를 통하여 지역이 스스로 건강리스크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는 건강보험에 15~20% 수준의 부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지원은 의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노인계층 및 고소득층에 돌아간다. 특히 고소득층의 의사 진료나 병원 이용이 많기 때문에 많은 이용에 따른 혜택이 이들에게 주로 돌아간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지역에 맞는 건강보험 급여를 제공할 수 있게 해야 광역자치단체가 보충적 급여를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 간 격차는 지역의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료소비에 지출되어야 하는 지역의 자금이 타지역으로 이전된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병원이 낳을 부가가치를 줄여서 관련부문의 고용기회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자치단체의 주민들이 지역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지역경기를 살리며, 고령화에 따라 의료산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 하에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지방의료의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해서 적어도 지역의 의사는 지역이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고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의대증원을 허용한다. 지역의사의 부족 문제는 지역발전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지역에 병원이 없으면 주민의 유치가 어렵다. 주민이 감소하면 지역의 병‧의원이 환자를 찾아 역외로 이탈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은 결국 지방의료를 소멸시킬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지방의 대학병원까지도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면서 쇠퇴시킨다. 지방의 진료체계 붕괴는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환자는 서울의 대형병원에 입원하면 본인의 이동 시간과 비용 외에 가족들이 서울에 머물러야 하는 비용도 크다. 지방 출신의 의대생도 서울에 유학을 하면 숙박 등의 추가비용이 불가피하다. 지역에서 소비되어야 할 의료비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것은 경제적으로 지역경제를 쇠락시키는 것이다. 지역에서 지역의사를 육성하고 지역의 병‧의원에서 진료할 수 있는 지역의 거점 의대에 자생적인 정원을 허용한다.

둘째, 소아과와 산부인과 의사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하여 수가인상이 필요하다.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서 환경으로 인한 미숙아 출산이나 고령출산으로 인한 자녀에 대한 의료비 부담위험이 높다. 출산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하여 이들 전공에 대한 대우를 높여야 하는데 그 이유는 출산 및 산모의 건강은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과목에 대한 지원을 높여서 아동 및 여성의 건강이 개선될 수 있다면 비용편익 분석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30세 이하의 지출은 상당기간 늘지 않았다. 결국 소아과‧산부인과 및 출산‧산모 건강 관련 수가를 보장하는 것은 국민건강과 출산율 제고와도 직접적 관련이 있다.

셋째, 소위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낳는 응급의사의 부족 문제는 응급의료체계의 구축과 관련된다. 응급실이 붐비는 이유는 응급에 속하지 않은 환자가 많은 이유이다. 이들을 위하여 자율적 연중 24시간 병‧의원을 운영하면 된다. 약국은 일요일 개업을 요구하면서 병원은 응급실만 개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응급체계 역시 지역의료시스템의 구축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자치단체 차원에서 효과적인 비상 전달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응급실의 이용을 규제하면서 병원 간 네크워크를 확립해야 한다.

넷째, 원격의료 및 약품 배달 등 최신 ITC 기술을 활용한 의료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에 따른 가장 큰 수혜는 지역의료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사태 중 원격의료는 상당히 익숙해진 진료수단이다. 아울러 의사들의 진료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건강보험이 원격의료에 대하여 충분한 수가와 이에 따른 법적 책임 등을 줄일 수 있다면 의사들의 거부감도 줄일 수 있다.

다섯째, 실손보험이 전문과목 간의 격차를 키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손보험의 비급여는 사실상 건강보험 급여의 손실을 메우는 역할을 해 왔다. 아울러 비급여는 필수의료과목 보다는 인기과목을 중심으로 확대되어 왔다. 문제는 실손보험이 손해율이 100%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4천만명이 가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의 손해를 감내하고 있는 이유는 이를 통해서 다른 상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보험 급여의 원가보상과 함께 보험료의 인상을 통한 실손보험의 수지균형은 비필수 비급여를 억제함으로써 건강보험의 보충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19)

여섯째, 의사에 대한 수요는 국민들의 진료수요에도 있지만 의료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의사의 수요도 있다.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제약 및 의료기자재 부문에 의사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의사들은 거의 임상에 집중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의과학, 의공학 및 의료경영 등을 담당하는 비임상 의사의 비율은 우리보다 훨씬 높다. 따라서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 위에 의대정원의 증원은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한 의과학 인력의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필수의료나 지역의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은 사실상 기존의 건강보험 체계에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신약개발, 로봇,ICT 및 AI 등 신의료기술을 의료에 접목하여 의료서비스의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의사를 배출할 수 있는 증원이 되어야 한다. 이들이 낳을 의료산업에 대한 결과물은 기존 의료서비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VI. 결어

의료산업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보험제도만을 위한 복지산업의 범주를 넘어서 우리나라 경제와 국가 미래를 짊어질 핵심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의 증가와 함께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세계 도처에 우리 의료진의 손길을 기다리는 어려운 환자들도 많다. 따라서 의료산업의 발전은 경제발전 뿐아니라 우리나라 인술의 전파라는 인본주의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 따라서 의료산업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도구를 활용한 제약, 의료기자재, 원격진료 등 다양한 시장 영역을 포괄하고 영리병원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 공급자 지배구조도 혁신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공의대나 지역의사제도를 통하여 의사를 증원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의대 증원 역시 핵심 영역의 공백을 더 심화시키면서 필연적으로 인기과목에 대한 의사인력의 유휴화를 낳을 것이다. 이들은 자칫 2류 의사로 남으면서 생존을 위한 과잉진료를 낳을 가능성이 높고 한편으로는 의료사회의 미아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의대 정원 정책에 있어서 작금의 형태처럼 졸속으로 단순히 소규모 의대나 지방의대에 나누어 주기식으로 배분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적어도 지역의 의료를 책임지고, 의료산업에서 장기적으로 의료 신기술과 신의료시스템을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혹은 신기술 의료에 투자 의사가 있는 의대와 지역사회의 의지를 확인하고 종합적‧유기적으로 정책이 설계되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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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재정학회 추계학술대회 (2024.10.26.~27) 발표논문임.
김원식, “<이슈 & 진단>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의대증원: 의료개혁은 필수의사 증원과 같은 효과이다”, 『계간의료정책』, Vol. 21 No.4, 2024, pp. 42-50 에 기초하여 수정 보완함.
2) 의협신문, “의대 증원 소식에 ‘동맹휴학’ 꿈틀 젊은 의사 투쟁 또 앞장서나?”, 2023.10.16.
3) 의협신문, “의대정원 2000명 증원, 2035년까지 1만명 늘린다”, 2024.2.6.;
4) 교육부, “[보도자료] 2025학년도 의대정원 대학별 배정결과”, 2024.3.20.
5) 연합뉴스, “정부, 내년도 모든 의대에 증원분 50~100% 자율모집 허용”, 2024.4.19.
6) 연합뉴스, “'증원폭 조정'에도 전공의들 "전면 백지화 아니면 안 돌아간다"” 2024.4.19.
7) 연합뉴스, “7개월째 꿈쩍 않는 전공의…의사추계위·협의체 참여 부정적”, 2024.10.6.
8) 이에 관련해서는 다음 II장에서 논한다.
9) 보건북지부, “「의사인력 확대방안」 긴급 브리핑”, 2024.2.6.
10) 보건복지부, “의대정원 확대 관련 전국 40개 의대 수요조사 결과”, 2023.11.21.
11) 이에 관련해서는 다음 장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12) 연합뉴스, “정부, 내년도 모든 의대에 증원분 50~100% 자율모집 허용”, 2024.4.19.
13) 연합뉴스, “'증원폭 조정'에도 전공의들 "전면 백지화 아니면 안 돌아간다"” 2024.4.19.
14) 연합뉴스, “7개월째 꿈쩍 않는 전공의…의사추계위·협의체 참여 부정적”, 2024.10.6.
15) 문재인 정부는 선택진료비 폐지, 2~3인 상급병실 급여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등의 3대 비급여 해소, 초음파‧MRI 등 기준 비급여의 급여화, 치과‧한방‧약제 등 비급여의 급여화 등으로 환자의 본인 부담을 낮추면서 의료수요를 증가시켰다.
16) Nozaki, Masahiro, et al. “Health Spending in Japan: Macro-Fiscal Implications and Reform Options”,IMF Working Paper, IMF, Aug. 2014.
17)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요양기관) 참조.
18) HIT News, 국내 의사 수 적긴 하지만..."증가율 높고 연령 낮다" 신중론, 2024.1.14.,
19) 김원식, “[리셋 코리아] 실손보험 개혁 없는 의료 개혁은 실패한다”, 중앙일보, 2024.7.15.

◈ 참고문헌

국회, 「국민건강보험법」
김원식, 『지속 가능한 국민건강보장시스템의 구축』, 대한발전전략연구원, 2012
김원식, “의대 증원: 의료산업과 건강보험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바른사회시민회의/한반도선진화재단/의료정책연구원 주최 정책세미나(한반도선진화재단), 2024.1.19
김원식, “<이슈 & 진단>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의대증원: 의료개혁은 필수의사 증원과 같은 효과이다”, 『계간의료정책』, Vol. 21 No.4, 2024, pp. 42-50
김원식, “[리셋 코리아] 실손보험 개혁 없는 의료 개혁은 실패한다”, 중앙일보,2024.7.15.
메디칼업저버, ”지역의사제·공공의대법 둘러싸고 위헌성 논란…본회의 전망은?“
보건복지부, “의대정원 확대 관련 전국 40개 의대 수요조사 결과”, 2023.11.21.
보건복지부, “「의사인력 확대방안」 긴급 브리핑”, 2024.2.6.
신영석 외, “보건의료 인력 종합계획및 중장기 수급추계 연구“, 보건사회연구원, 2020.
우봉식, “정부는 왜 의대정원을 늘이려 하는가?”,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 대한민국 의사의 미래 토론회 세미나 발제자료, 2024.1.6.
의사신문, “의료계 '공공의대-지역의사제' 강행 민주당 규탄,” 2023.12.21.,
이철희, 권정현, 김태훈,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인구변화의 노동ㆍ교육ㆍ의료부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2023.02
홍윤철 외, “의사인력 적정성 연구“, 서울대 의과대학, 2020.10.
HIT News, “국내 의사 수 적긴 하지만..."증가율 높고 연령 낮다" 신중론”, 2024.1.14.,
Kim, Honsoo, Soojin Kim, Wonshik Kim & Kyung Hoon Yang, Dynamic Effects of Long-Term Care Insurance on Healthcare Expenditures: Evidence from South Korea, International Economic Journal, June 2023.
Nozaki, Masahiro, et al. “Health Spending in Japan: Macro-Fiscal Implications and Reform Options”, IMF Working Paper, IMF, Aug.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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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11월19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16일 09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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