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 우려할 만한 과잉공급이 있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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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시장에 과잉공급이 있다고 인식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만일 주택시장에 과잉공급이 존재한다면 장차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며 이에 따라 주택경기의 침체, 가계부채의 심화 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주택시장 정상화라는 주택정책의 기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귀착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최근 주택시장의 수급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주택시장에 과잉공급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2015년의 분양물량 혹은 공급물량(인허가 물량)이 이례적으로 많았다는 점에 기초한다. 송인호(2015)의 (표-1)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주 : 송인호, “최근 아파트 분양물량 급증의 함의”,하반기 『KDI 경제전망』 게제예정, KDI, 2015.> 주택공급을 인허가물량으로 보고 주택수요를 가구 수 증가와 멸실 주택 수의 합으로 보는 경우 이들의 차이에 의해 파악되는 주택시장의 초과공급 지표는 2015년의 경우가 최근 4~5년 사이에 이례적으로 그 크기가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한다면 다양한 주장이 가능하지만 그 논리적 구조는 기본적으로 송인호(2015)에 나타난 바와 유사하다. 즉, 인허가물량의 증가는 대개 분양물량의 증가를 의미하며 분양물량의 증가는 2~3년 후에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여 미분양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표-1) 주택공급 및 기초수요
주: 송인호(2015)에서 재인용.
향후 우려할만한 초과공급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모두 2015년에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초과공급이 존재한다는데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위의 (표-1)에 정리된 내용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이러한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첫째, 현실화된 주택공급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어느 해의 주택공급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인허가 물량보다는 준공물량이 더 적절하다.
둘째, 가구 수 증가는 단순한 인구통계학적인 것으로서 일반 경기상황 및 주택시장에서의 제반여건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적절한 변수라 보기 어렵다. 일반경기 및 주택시장의 상황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는 변수로서 ‘자가보유 주택수’의 변화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자가보유주택수’는 주택 수에 자가보유율을 곱해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한 연도별 초과공급지표는 아래 (표-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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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1)과 (표-2)의 초과공급지표는 2012년의 초과공급지표가 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다르다. 이와 같이 다른 결과가 초래된 기본적인 이유는 첫째, ‘가구수 증가’는 매해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단조감소하고 있는 반면, ‘자가주택수 증가분’은 일반경기 및 주택시장의 상황을 상당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어느 해의 인허가수 증가는 당장 그 해의 공급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표-2)가 나타내는 중요한 사실 하나는 2015년에 인허가수는 급격히 증가한 반면 준공호수의 증가는 별로 크지 않다는 점이며 2015년의 활발한 매매전환 거래를 감안하는 경우 2015년 주택시장에서는 오히려 약한 정도의 초과수요가 존재하였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2015년 인허가 물량의 이례적인 증가가 향후 주택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어떠할 것인가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2016년의 초과공급지표를 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16년의 준공물량을 예측하는 것이 필요한데 여기에서는 인허가물량의 과거치를 이용하여 구하는 방법을 생각하기로 한다. 2001년 ~ 2015년의 연간자료를 이용하는 경우 어느 해의 준공물량(A)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변수는 과거 3년간 인허가물량의 평균치(B)로 나타났는데 이 경우 상관계수는 0.95에 달하였다.< 주 : 그 다음으로 높은 상관계수를 갖는 것은 3년 전 인허가 물량이지만 이 경우 상관계수는 0.86에 불과하였다. >
그 다음으로 2011년 ~ 2015년의 A/B의 값을 생각한다. 이 값은 2011년의 경우 0.89로 상당히 높은 반면 나머지 해의 경우는 0.78~0.84의 비교적 안정적인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의 경우는 국제금융위기 이후 2008년 ~ 2010년 기간의 인허가물량이 이례적으로 낮았던데 기인하므로 0.89라는 값은 이례적으로 높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를 감안하여 구한 2016년 준공물량 예측치는 430,000호 ~ 460,000호로 얻어진다.
다음으로 2016년의 자가보유 주택수를 구하기로 한다. 먼저, 2015년의 주택 수는 알고 있고 , 멸실률 0.4%를 적용하며 위에서 구한 준공물량 예측치를 이용하면 2016년의 예측 주택 수는 20,393천호 ~ 20,423천호로 얻어진다. 2014년의 자가보유율이 0.58인 점과 과거 자가보유율의 변화추세 등을 감안하여 2016년의 자가보유율로 0.58, 0.578의 두 가지 경우를 상정한다. 이 경우 2016년의 자가주택 보유수는 11,787천호 ~ 11,845천호가 되며 자가보유 주택수 증가분은 160,000호 ~ 218,000호가 된다. 최종적으로 이를 이용하여 초과공급지표를 구하면 127,000호 ~ 215,000호가 된다. (표-2)에 의하면 이러한 수치를 이례적으로 크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즉, 2016년의 주택시장에는 우려할만한 초과공급이 존재할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2017년 이후의 상황을 현재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2016년의 인허가 물량은 2015년 보다 상당히 작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 일반경기 등에 이례적인 변화가 없다면 2017년에 주택시장을 크게 교란할 정도의 초과공급이 주택시장에 존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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