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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귀족 대기업, 경제민주화를 해친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1월13일 21시25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7시19분

작성자

  • 조대환
  • 법무법인 대오 고문변호사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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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경제귀족 대기업, 경제민주화를 해친다.

 

1. 경제귀족으로서의 대기업의 지위

  민주주의가 개인적 자유와 사람 사이의 평등을 핵심 요소로 하듯이, 경제민주화도 경제행위의 자유와 거래관계에서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개인 사이의 거래관계나 사회적 지위도 평등하여야 할 것인데 실제로는 대기업의 경제적, 법률적 지위는 특히 개인에 비하여 크게 우월하므로 경제귀족으로 불리고 심지어 개인의 기본적 생활보장 영역까지 침범하고, 나아가 정치영역에 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귀족깡패라고 불리기까지 한다.(톰 하트만)

  

  회사는 경제의 규모를 늘리기 위해 사람과 자본을 쉽게 모이게 하기 위해 만든 인공적 조직(artificial person)인데 자본은 자본가들의 경쟁 혹은 기술의 발전과 분업의 증가로 인하여 더 큰 생산단위를 더 적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경쟁우위가 생겨 더욱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경향을 면치 못한다. 자본이 집중되는 대기업은 기업 간 결합을 통해 더욱 대규모화되면서 인간성 보다 조직의 비대와 영리성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면서 구성원을 물론 거래상대방을 비롯한 모든 객체를 도구화하고 분배구조를 왜곡시키는 본질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이철송) 특히 한국의 대기업은 권위주의 정부시대의 압축 성장을 위해 자원을 일부 기업에게 제도적, 법률적, 정치적으로 특혜를 주었고 그 반사적 영향으로 근로자, 중소기업 등 다수 국민에 대한 부당한 착취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는 대기업과 개인 사이의 현격한 격차이며 현재 가계부채가 1,000조를 상회하는 반면에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700조원을 능가하는 불평등의 극치가 도래한 상황이다.

 

2. 대기업은 어떻게 자연인 보다 특권을 누리는가?

  대통령 공약도 바꾼다.(정치적 힘)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사익추구를 위한 불법행위가 자주 발생하여 기업의 경쟁질서를 훼손(하고), (특히) 총수일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법집행이 국민의 법 감정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사례가 (많으므로) 특경가법상 횡령 등에 대한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하고)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것이 제18대 대통령선거 새누리당 정책공약이었다.(세상을 바꾸는 약속 150쪽)

 

  위 공약 중 사면권제한 부분은 2014. 9.부터 법무부장관, 재정경제부장관이 경제활성화를 위한 경제인 사면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여론의 눈치를 보다가 결국 2015. 8. SK그룹 최태원 회장, 한화그룹 주요 간부 등의 사면을 단행하여 공약을 정면으로 폐기하였다.

 

  위 공약 중 횡령, 배임죄에 대한 형량 강화는 오히려 최근 배임죄가 기업인의 합리적 경영판단과 기업가정신을 저해하는 악법이라는 이유로 폐지 혹은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업계, 학계의 강력한 요구가 비등하고 있으며, 심지어 국회의원 중에는 배임죄 폐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정갑윤).    

 

 또 위 새누리당공약 중에 지배주주의 사익추구행위를 견제하고 소액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 상의 장치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소액주주 등 비지배주주들이 독립적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고(세상을 바꾸는 약속 151쪽) 2013. 2. 대통력직 인수위원회에서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하여 감사위원을 맡은 사외이사는 여타 이사와 분리하여 선출하고 사외이사의 기능과 역할을 집행임원과 분리하여 명확히 하기로 했으며(박근혜 정부 희망의 새시대를 위한 실천과제 427쪽) 법무부는 그해 6. 상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열어 확정한 바 있음에도 이후 재계의 반발에 부딪쳐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대기업은 세금도 적게 낸다.

 개인의 근로소득세율과 개인사업자의 소득세율은 6%부터 36%사이인데, 연 8,000만원 수입이면 최고세율인 36%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반면에 대기업은 각종 세액 감면조치를 받아 연간 조단위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18.9%, 10대 재벌의 실효세율은 17%에 불과하다.(2014년 기준)

 세금을 포함한 입법조치와 관련하여 공통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더라도 수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원을 한 곳에 결집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반면에 기업은 공통 이해관계를 가진 회사가 극소수이고 이들은 이해관계를 위해 쉽게 뭉치고 온갖 수단을 모두 동원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은 대기업과의 소송에서 이길 수 없다.   

  개인은 건강과 생명의 한계를 가지는 반면에 기업은 죽지 않는 인격이며, 기업이라는 법적 구조는 개인이 결코 대적할 수 없는 규모의 자원을 축적하고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퍼부을 막대하고 무제한적인 자금 공세 앞에 개인은 완전히 재정이 파탄날 위험을 각오해야할 정도록 자금력의 격차가 있으며, 개인은 권리보호를 위하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이에 소요된 비용을 소득에서 비용으로 감면받을 수 없는 반면에 기업이 지급한 소송비용은 그 금액이 얼마이든지 간에 법인소득에서 비용으로 공제받는다, 이러한 처지에서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엄청난 자금력으로 영원히 소송에서 버티면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이에 견딜 수 없는 현실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이를 무시하고 있으며 심지어 대기업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대기업의 사외이사 중에 정치계, 행정계, 법원이나 검찰의 고위직 출신이 많은 점이나, 개인이나 중소기업의 특허나 인력을 빼앗아 가고도 소송을 통해 권리 회복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는 현실도 위 부당한 영향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입증하는 자료가 될 것이다.

 

대기업은 언론 통제를 통해 개인을 억압한다.

  언론 역시 영리회사이며 주로 광고를 통해 생존한다. 언론은 광고유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있으며 대기업은 각 언론기관에 광고비를 배정하는 방법으로 언론을 통제한다. 개인은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자금력이 없으므로 대기업과 관련된 일이라면 언론-기업 커넥션에 막혀 여론의 힘을 이용하기 어렵다.

 

기업은 범죄행위를 해도 개인보다 특혜를 받는다.

 개인은 중범죄를 저지르면 사형에 처해지지만 기업은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사형에 해당하는 기업해산형은 없으며, 징역형도 없고 오직 벌금형만 선고받는다. 벌금형의 경우에도 기업이 그 조직 목적을 위해 저지른 범죄임에도 사법기관이나 입법기관은 기업이나 그 대표자의 면책범위를 가급적 넓히려고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대표자의 고의, 과실이 없음에도 종업원의 잘못에 대하여 무조건 같이 책임지는 것(양벌규정)은 위헌이다.(2007.11.29. 선고, 2005헌가10)

 

  기업범죄는 기업의 조직의사 결정 및 집행 구조 상 회장 이하 말단 직원까지 모두 범죄에 가담하는데도 주된 행위자 외에 처벌하는 경우가 드물다. 정규 조직이 아닌 회장 기타 사실상 지배자 혹은 모기업이나 그 관계자는 형사 책임을 지는 경우가 극히 드문 반면에, 개인의 경우에는 실행의 일부에만 가담하여도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이라는 죄목으로 그 처벌의 범위가 부당하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 사법 현실이다.   

 

 대기업은 정부의 규제를 만들고 개인은 규제에 종속적일 뿐이다.

  현대의 교통기관, 금융기관, 농업, 의약품, 중화학공업 등 산업은 고도의 과학기술의 결과물이고 이는 정부기관이나 공무원이 그 산업의 내용을 장악하거나 통제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 그 때문에 해당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결정과 관련 규제 역시 모두 해당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협조 혹은 나아가 좌지우지에 종속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규제란 것이 사실은 해당 산업 기업의 자율 규제에 불과하거나 입법부 혹은 행정부에 대한 로비의 산물이라고 봐야 한다. 예를 들면 대한항공 땅콩회항사건에 관한 조사를 대한항공 출신 공무원이 담당한 것이나, 의약품 정책을 의사 혹은 약사 출신의 공무원이 담당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고도 과학기술산업은 인류 및 환경의 생명, 건강, 안전과 직결되는 것임에도 개인들이 이를 감시 감독할 능력이 없고 또한 이를 감시 감독해야 할 업무를 위임받은 정부조차 무능력 혹은 기업과의 유착관계로 인하여 제대로 개인들의 안전, 건강을 위한 규제에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기술산업에서는 개인과 기업 사이의 지위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3. 대기업과 개인 간 경제평등화를 위한 제언

  기업은 사람들이 모여 개인이 할 수 없는 큰 사업을 하기 위해 만든 조직체인데 다만, 권리의무에 관하여 별도의 귀속주체로 취급하기 위하여 법률로 인격을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인을 넘어서는 특권을 부여해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사람들이 만든 조직이므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하여 봉사하여야 한다. 결코 기업제도의 탄생 당시에 기업을 자연인보다 우대하고 경제적으로 특권을 누리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제도 발생배경과 무관하게 이미 대기업은 개인에 비하여 너무 과도하게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국민 개개인들은 물론 국회 등 정부 당국에서도 대기업-개인간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 및 개선대책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막연한 문제의식은 존재하고 있으나, 총선이나 대선 등 국민들의 여론이 필요할 때에만 잠깐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다가 곧 대기업과 언론의 커넥션은 이러한 이슈를 잠재워 버린다. 제18대 대선과정에서의 공약도 마찬가지의 일생을 걷고 있다.

  따라서 국민 개개인이나 정치인, 정부 공무원 모두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경제민주화의 참 의미를 되새기고 특히 대기업과 개인 사이의 고질적인 불평등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불평등 구조는 결국 법률과 제도로서 구현하여야 한다. 법률과 제도 역시 역사의 산물이고 현실에 기초하여야 하는 이상 일거에 바로잡기야 어렵겠지만 선거 등에 즈음한 특정시기에만 호들갑을 떨다가 외면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평등화가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항상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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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7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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