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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4년: 평가와 시사점 <下> 한국경제에 주는 교훈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7월31일 16시55분
  • 최종수정 2017년07월31일 19시30분

작성자

  • 하성근
  •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 39

본문

 

 

동질성 많은 한국경제, 정책의 타산지적

 

 일본경제는 주요 선진국경제의 하나로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특히 한국경제와는 경합되는 부분이 많아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유별나게 큰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의 정책당국은 일본경제의 새 전기를 야기하고 있는 아베노믹스 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국경제는 주요 경제여건과 특징에 있어서 일본경제와 비슷한 측면이 많다. 제조업중심의 경제성장 (GDP에 대한 제조업비중의 경우, 한국은  27.5%, 일본은 20.4% : 2015년 기준), 높은 대외 의존도 (GDP에 대한 수출비중의 경우, 한국은 45.3 %, 일본은 17.7% :2015년 기준), 빠른 고령화 현상 및 인구 감소 추세 등에서 한국경제와 일본경제 사이에는 상당한 유사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혁신적인 정책실험의 성격을 갖는 아베노믹스의 정책운영 경험은 한국경제의 정책당국에게 특별히 유용한 시사점과 교훈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감한 통화 및 재정정책과 미시적 성장 전략으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는 이용 가능한 정책수단을 적극적으로 동원하되 그 정책수단들 간의 조합(policy mix)의 중요성도 적절하게  감안한  강도 높은 종합 정책 처방이다. 

 

  병이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경우, 단편적인 처치가 맞다. 그러나 복합적인 역풍에 직면해서 장기불황에 빠져 있는 일본경제의 병은 광범위하게 번진 만성화된 고질병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병에 대해서는  단편적이 아닌 보다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처지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정책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베노믹스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 조합은 물론 그 두 정책으로 구성된 총 수요정책과 성장전략을 포괄하는 총 공급정책 간의 조합도 적절히 고려되었다. 또한 아베노믹스에서는  한편으로는 통화 및 재정정책 등으로 먼저 시장 기대이상의 완화적 거시여건을 조성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과 비용을 수반하는  미시적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양면 작전형태로 설정되고 추진되었다. 

 

  한국경제도 일본경제 못지않게 드센 대내외 역풍에 시달리고 있고 그 활력저하가 장기화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의 정책당국도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대응방안 보다는 보다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형태의 강한 대응방안모색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우려야 할 것이다.  

  

일관성 유지가 정책 신뢰성 높인다는 본보기

 

알려 진 바와 같이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축인 과감한 금융완화정책은 초기부터 많은 비판과 논란을 야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인 일본은행은 당초 공시한 정책을 일관되게 실행에 옮겼으며 필요시 마이너스 금리정책과 같은 더 과감한 조치를 단행하면서 완화적 정책방향을 4년 넘게 견지해 나갔다. 

 

 정책당국은 정책결정 후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고 단호한 스탠스를  유지해야 정책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경제주체들의 신뢰와 이에 근거한 정책호응이 확보되어야 정책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아베노믹스의 성과는 이러한 정책운용의 일관성과 이에 따른 신뢰확보라는 토양에서 일구어진 것이다. 

  과감한 양적 완화정책은 미국에서 먼저 시작하였다. 미국에서도 그 정책도입과 시행과정에서 많은 반대와 논란이 있었지만 미연방준비은행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였다. 그 결과 시장의 신뢰를 확고히 받게 되었고 양적 완화정책은 최근의 미국경기회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되였다. 한국의 정책당국은  이러한 정책신뢰의 중요성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경험을 중요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통화공급 확대 시 중시되어야 할 경제 불균형 완화노력 

   

 한편 한국의 당국자들이 일본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항도 있다. 아베노믹스의 완화적 통화 및 재정정책은 경제전체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공평한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그 정책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에, 그리고 지방보다는 대도시경제에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효과를 미치게 되어 결과적으로 국민경제의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경제 불균형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었으므로 과감한 거시정책을 채택할 경우 그 정책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보완대책 마련과 시행에 더 많은 주의와 노력이 있어서야 했다. 늦었지만 일본정부는 후속대책으로 아베노믹스 2.0을 제시하고 저소득층지원강화, 지방경제 지원확대 등을 통하여 주요 경제 불균형의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때를 놓치지 않는 정책타이밍이 중요

 

 아무리 좋은 약도 타이밍을 놓치면 소용없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아베노믹스는 타이밍을 잘 맞추었다. 잃어버린 20년 일본경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큰 충격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상황전개는  혁기적인 비상대책을 수용할 분위기를 만들었다. 정부는 이러한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하여 실기하지 않고 과감한 정책을 신속하게 실행하였다. 

 

  한편 정책수립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미국 등  주요 거래당사국에게 대폭적인 엔화절하 등 아베노믹스와 같은 비상대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였다.  그 당시 아베내각은 주요국들이 조만간 경쟁적으로 양적완화와 자국통화절하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엔화를 선제적으로 절하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정책당국은 아베노믹스의 도입시기 뿐만 아니라 그것의 확대전개 과정에서도  대내외적인 상황변화를 잘 읽고 주요 정책타이밍을 대체로 잘 포착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정책당국은 이러한 정책타이밍포착에 관련한 일본의 경험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를  향후 정책운용에  유용하게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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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7월31일 16시55분
  • 최종수정 2017년07월31일 19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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