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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下)-“타결돼도 새로운 분쟁의 시작일 가능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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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3월19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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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국發 경제 위기의 악영향, 자신들에게‘부메랑 효과’ 우려”   

 

英 The Guardian紙는 이번 美 中 무역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월 초, 사회주의 중국은 40년 前에 서방 경제에 문호를 개방한 이후 가장 어려운 시련에 봉착해 있다고 전했다. 이제 자유시장 및 중앙집중식 통제 경제가 혼합된 중국 경제에 한파가 닥치면, 냉기(冷氣)가 전 세계 경제로 확산될 것도 우려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규모는 이미 양국 모두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상호 의존형 체제로 굳어져 있다. 미국의 중국과의 교역 규모는 무역 총액의 16%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에게도 마찬가지로 14%를 차지하고 있는 정도다. 이전에 동서(東西) 냉전 시대에는 양 진영 간의 무역액이 겨우 5%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글로벌 공급 체인이 진영을 넘나들며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이미 형성된 공급 체인을 잘라버리는 것은 피차 간에 엄청난 아픔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WSJ도 지난 달 美 中 양국이 벌이는 협상 결과가 글로벌 시장 및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입장들을 보도한 적이 있다. 그 중에서 Blackstone 그룹 쉬와르츠만(Stephen Schwarzman) CEO는 트럼프 대통령 및 참모들에게, 만일 협상이 실패하면, 美 中 간 적대(敵對) 관계 청산을 기대하는 시장에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전에 재무장관을 지냈고 미국에서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잘 알려진 폴슨(hank Paulson)씨는, 중국 측에 트럼프가 협상에 성공했다고 주장할 만큼 담대하게 양보하라고 친화적인 권고를 하고 있다. 

 

한편, 작년 말, 한 경제 전문가(Panos Mourdoukoutas, Columbia 대학 경제학 교수)는 2019년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문제는 美 中 무역전쟁이 아니라, 신흥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대규모 기업 부도 사태 및 이와 연계된 은행들의 파탄 사태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경제의 이런 취약 상황에서, 두 경제 대국이 무역전쟁을 무한정 계속하는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것은 분명하고, 그 여파로 신흥국 시장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럴 경우에, 신흥국發 경제 위기의 악영향은 다시 자신들에게 되돌아오는 ‘부메랑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 “트럼프도, 시진핑도 종전(終戰)을 원해, ‘원만한’ 타결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對中 무역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호언을 이어오고 있으나, 실제로 경제 실적은 정반대로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對中 무역전쟁이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Smoot-Harley법” 이후 가장 심각한 무역 실험이라고 평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제재 관세 정책으로 미국 국민들이 실제로 부담한 손실은 수 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무엇보다도 최근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의 제재 관세 부과 조치 이후, 기대했던 對中 무역적자가 축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적지 않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도, 작년 중국의 GDP 성장률이 6.5%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준 것에 더해, 한 경제 전문가(人民大學 向松祚 교수)는 2019년 GDP 성장률이 대략 6.2~6.3%에 그칠 것이고, 6.1%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샹(向) 교수는 ‘주요 기관’이 실시한 2018년 GDP 성장률 ‘내부 시산’ 결과, ‘1.67%’ 혹은 ‘마이너스’ 성장이었다고 경악할 만한 주장을 하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선명해지는 경기 감퇴 및 무역 마찰 영향으로 중국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수출 실적 악화로 달러 자금 조달에도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18년 9월 말 현재 중국의 달러화 채권은 5,000억 달러에 달해, 중국이 통제할 수 없는 달러화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기업 파탄 가능성이 중국 경제에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고 시진핑 주석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제를 해치는 관세 전쟁을 더 이상 지속할 유인을 느끼지 않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더 이상 中國共産黨 일당 통치의 적법성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자국 내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을 더 이상 감당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국내 정치적 입지를 보면 더 이상 분쟁 상황을 끌고 갈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직, 협상에 어떤 수준까지 진전을 이룰지 가늠하기 어려우나, 양측은 각자 절박한 입장을 반영하여 제재 및 보복 관세를 원상으로 되돌리는 조건으로, 중국은 ① 美 농산물 및 에너지 제품 대량 구매, ②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활동 규제 완화, ③ 美 금융기업 및 농업인들에 시장 개방 확대, ④ 중국 측 약속 이행을 신속하게 강제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 수용 등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産 제품에 대한 제재 관세 가운데, 최소한 2,000억 달러 상당에 대한 관세를 환원할 것을 제안하는 반면, 중국은 일체의 제재 관세를 일괄해서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보복관세 철회, 지적재산권 문제 타결돼도 中의 근본개혁은 “한계”

 

중국 내의 비관적 관측자들은 중국 경제 부진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꼽으며, 중국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관세를 부과할 때까지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이번 협상에서 타결을 이루어도 무역 마찰은 계속될 것이고, 미국은 기술 및 투자 제한 등의 이슈를 내세워서 끊임없이 對 중국 무역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한다. 중국 정부가 협상 타결 이후에도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이다. 

 

따라서 이번 협상이 타결되어도, 중국의 오랜 관행을 본질적으로 바꾸는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초미의 관심사인 지적재산권 절취 및 미국 기업들에 불공평한 처우가 되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철폐 등의 이행을 강제할 방안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産 제품 대량 구입 약속도 향후 몇 해 동안 이행하는 것이어서 중국 측은 그 만큼 레버리지를 확보하는 셈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제반 상황을 감안해 보면, 설사, 양국이 이번 협상에서 제재 및 보복 관세를 대부분 철회하고, 지적재산권 문제 등과 관련한 많은 약속을 하는 방향으로 타결을 본다 해도, 이는 8개월간을 끌어온 무역전쟁을 종식시키는 해결책이 되기보다는 두 나라가 앞으로 벌일 무역 분쟁의 새로운 라운드로 들어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불안한 전망이 동시에 부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제시된 조건들을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중국産 제품에 대한 제재 관세를 즉시 철회할 것인가, 아니면, 구조 개혁 요구 등이 충족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인가, 단안을 내려야 할 중대 시점에 당도한 것이다. 어느 경우가 됐던, 트럼프에게는 2020년 대선 전략과 연계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시 주석이 상처를 덜 받은 채 타결을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美 통상대표부(USTR)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지금 벌이고 있는 무역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기 전에 타결되어야 할 “중요하고 중요한 이슈들(major, major issues)”의 협상이 실패할 위기에 봉착해 있다 고 증언했다. 그가 지적하는 중요한 이슈는, 바로, 중국 기업들의 구조개혁 문제와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제안하는 약속 이행을 감시할 시스템 설정 문제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수요일,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걸어 나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협상이 최종 타결되기까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미룰 것임을 말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얼마 전까지 “서명을 위한 정상회담”을 말하던 것에 비하면 발언 톤(tone)이 미묘하게 달라진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로서는 트럼프 시진핑 정상회담이 불투명하다고 전하며, 만약, 열린다 해도 빨라야 4월 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측은 단순한 합의문 서명을 위해 트럼프의 개인 별장을 방문하기보다는 워싱턴을 정식 국빈으로 방문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중국 관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잘 알려진 ‘예측불가한(unpredictable)’ 성격을 감안해서, 시 주석을 당황하게 만들거나 마지막 순간에 양보를 강요하는 돌발 상황 만들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Bloomberg) 그 만큼 지금 벌어지는 美 中 무역 협상이, 양국 대표들 모두 겉으로는 회담 진전을 알리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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