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민의 東窓> 리더(Leader)와 보스(Boss) 사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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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자 원로 언론인인 홍사중(洪思重)씨는 ‘리더와 보스’라는 책에서 그 차이를 여러 모로 설명했는데 그 가운데 특징적인 것만을 골라 보면….“보스는 사람들을 몰고 가지만, 지도자는 앞에서 이끌고 간다. 보스는 겁을 주지만, 리더는 희망을 준다. 보스는 자기 눈으로만 세상을 보지만, 리더는 대중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보스는 듣기 좋은 말만 듣는 귀 하나만 가지고 있다. 그러나 리더는 귀가 여러 개가 있다. 보스는 ‘가라’고 명령하지만, 리더는 ‘가자’고 권한다.….”
관자(管子)는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이자 사상가인 관중(管仲)의 존칭이면서 동시에 그가 지은 책의 이름이기도 하다. 관자(管子) 제52편에는 칠신칠주(七臣七主:군주와 신하의 일곱유형)를 설명하고 이 가운데 신주(申主) 하나만이 올바른 군주이고, 나머지 6개 유형은 나쁜 군주라고 정의하고 있다. 신주(申主), 즉 “신실한 군주는 형세에 순응하고 필연적 법칙을 지켜 항상 지켜야 할 법도로 삼는다”(申主 任勢守數以爲常), “가깝고 먼 곳의 사정을 두루 들으며 끊임없이 (나랏일을) 밝게 살핀다”(周聽近遠以續明)는 것 등 신실한 군주의 표본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혜주(惠主:지나친 관대함으로 국고를 탕진하는 리더), 침주(侵主:법과 제도보다 사적인 감정에 따라 결정하는 리더), 망주(亡主:자기 욕망에 충실하여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리더), 노주(勞主:일을 제대로 분담하지 못하고 벌이기만 해서 조직을 피곤하게 만드는 리더), 진주(振主:아랫사람이 공포에 떨게 해 저항을 부르는 리더), 망주(芒主:아랫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 리더)는 그릇된 유형의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우리는 심각한 리더십의 위기국면을 경험하고 있다. 두 명의 직전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잘잘못을 떠나 국가적 수치 아닌가. 사법부의 수장이었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정당지도자들은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서로를 비난하는 것만이 정치의 본령인양 설쳐대고 있다.
좌우의 힘겨루기라고는 하지만 신주(申主)는 찾아볼 수 없고, 진주(振主), 망주(芒主)의 리더십만 횡행하니 참으로 걱정스럽다. 리더는 없고 보스들만 득실거리는 것 같다. 5년 후, 10년 후, 15년 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기만 하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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