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소기업이 답이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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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무역은 지난 2011년 총 규모 1조 달러 이상을 돌파한 후 지금까지도 그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세계 9대 무역국이며 세계 7대 수출국의 지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침체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룬 것이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또 무역수지도 2009년 이후 연속해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11%에 달하고 있어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이제 과거에서처럼 수출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시대를 벗어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우리 대기업들이 싼 임금을 찾아 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고 국내에서는 핵심부품을 만들어 외국의 자회사로 수출하는 경우가 현저히 많아졌다. 다시 말해 우리 대기업의 수출이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정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기업이 우리의 일자리를 외국으로 갖고 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싼 임금을 찾아 외국으로 나가는 것은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의 애플사는 일찍이 중국에 세계 최대의 아이폰 조립공장을 성립했다. 그 이유는 당시 중국에 질 좋고 값싼 노동력이 풍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의하면 공장도 가격 200달러 정도의 아이폰을 생산하는데 중국의 노동자들이 기여하는 금액이 6.5달러 정도이고 모든 부품과 서비스는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서 조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애플사가 중국에 아이폰 생산공장을 설립한 이유를 확연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애플사와 경쟁하는 삼성이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최종 생산한다면 아이폰의 가격경쟁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인지 삼성은 중국보다 임금이 낮고 질 좋은 노동력이 풍부한 베트남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대기업들이 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겨가는 것을 무작정 비판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글로벌 경쟁시대에 어떻게 하면 우리 국내에 고용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그 대답은 우리 중소기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들이 내수시장만을 보고 기업 활동을 한다면 이렇다 할 기대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중소기업보호분야를 설정해서 그 속에서 안주 한다면 우리 중소기업의 앞날은 결코 밝지 못 할 것이다.
우리는 중소기업 강국인 대만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대만의 최대 첨단공업단지인 신주공업단지에는 400여개 기업이 입주하여 있는데 대부분이 대만 중소기업이다. 이들 대만의 중소기업들은 첨단공업제품을 생산하여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은 이들의 회사명이나 제품명을 알지 못 한다. 이들 기업이 만든 제품들은 최종 소비재가 아니고 대부분 첨단기기 부품이나 소재 등이기 때문이다. 어떤 제품은 매우 간단하고 비싸지도 않지만 이 제품이 없이는 최종제품을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 진다고 한다. 그야말로 이러한 수준의 대만 중소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된 것이다.
최근 국제무역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측면에서 글로벌 중소기업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즉 글로벌 최종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글로벌 부품, 중간재, 소재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글로벌 최종재생산 못지않게 글로벌 부품, 중간재, 소재생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여기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자기제품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일부를 차지할 수 있게 되면 그 중소기업은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일약 발돋움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투자와 생산이 늘고 국제마케팅도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고급 인력을 채용하게 되고 이는 소규모이지만 고용창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중소기업이 많아지면 그로 인해 창출되는 고용규모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대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글로벌 중소기업을 많이 탄생시키는 일이야 말로 우리경제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중소기업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무역에 참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중요하다. 특히 세계 최대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와의 FTA는 우리 중소기업들을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시키는데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 중국, 동남아국가들이 아직 미국 및 EU와 FTA를 체결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한-EU FTA는 우리 기업에게만 이들 시장진출에 특혜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무역협회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FTA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시켜 글로벌 가치사슬 형성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산업부. 중소기업청,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함께 참여하는 범 정부차원의 포괄적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 지금까지 우리 무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대기업의 협력이 더 해져야 할 것이다. 특히 대기업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은퇴한 고급인력을 글로벌 중소기업 창출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세계 각국이 글로벌 가치사슬 생산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글로벌 중소기업 창출전략도 속도를 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글로벌 중소기업이 많아질 때 질 좋은 청년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것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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