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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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세무학회와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으로 주최한 세법개정 세미나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필자는 국세의 주요세목인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중장기적 조세정책의 방향과 바람직한 2014년 세법개정(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토론에 참여하였다. 필자가 발표를 준비하면서 가장먼저 떠오른 핵심적인 생각은 아주 명백하고 단순한 것으로서 복지지출을 늘리려고 한다면 증세(增稅)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증세(增稅)란 기존에 거두어들이던 세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것으로 비과세·공제·감면을 줄이는 것은 증세가 아니고 세율을 올리는 것은 증세라고 말하는 혹자(或者)가 있다면 이는 언어의 레토릭(rhetoric)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세율을 올리는 것과 비과세·공제·감면을 줄이는 것은 징수되는 세액이 증가되므로 모두가 증세의 범주에 속한다.
현 박근혜정부는 대선 캠페인기간에 복지의 재원마련에 일차적으로 비과세·공제·감면을 줄여서 마련한다는 공약을 하였기 때문에 이 부분에 치중하고 섣불리 어느 세목의 세율을 올려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말을 금기(禁忌)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복지의 문제는 돈이 드는 문제이고 돈이 없으면서 과도한 복지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도 지켜지지 못할 부분이라서 장기적으로 복지재원으로 사용할 세수의 확보에 실패하면서 약속했던 복지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이는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과 같은 재정파탄의 전철을 밟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조세의 부담과 복지의 수준을 연동시키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높은 수준의 복지를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게 조세부담율과 국민부담율이 상승할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부담율을 올리지 않고도 가능하다. 복지수준이 높다고 무조건 국민들이 만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웨덴, 덴마크처럼 조세부담을 많이 하면서 높은 수준의 복지를 원하는 사회가 있는가 하면 그리 높은 수준의 복지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부담도 적게 가져가겠다는 사회도 있다. 이분야에서 실패한 국가들은 이러한 방향성이 없는 국가들이다. 높은 수준의 복지를 요구하면서도 부담은 적게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재정적자를 통하여 경제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만약 지금보다 좀더 부담하면서 조금 더 나은 복지를 지향한다면 세수를 현재보다 더 확보하여야 한다. 한국은 현재 급속한 속도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2013년 기획재정부 자료에 의히면 향후 노령연금 지출 등으로 복지분야에 대한 법정지출규모가 2017년까지 연평균 9%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등 이는 현재보다 복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복지국가의 대표적인 유형으로서 고복지, 고부담형, 아니면 저복지, 저부담형 등의 분기점에서 그 방향을 정해야만 한다. 현대국가가 복지국가의 형태를 취하면서 일정수준의 최소한의 복지를 요구하는 경향은 일반적이다. 만약 우리국민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수준의 복지보다 더 나은 수준의 복지를 원하고 있다면 이는 조세부담율, 국민부담율을 높일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지출에서 그 씀씀이를 줄일부분이 있다면 그러한 부분의 노력을 하지말라는 말은 아니다. 이것은 복지재원의 마련과 별개로 계속적으로 추진 해야할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조세 중 어느 세목을 통하여 이러한 수요에 대한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가 하는 의사결정을 하여야 한다. 현재 세수비중을 볼 때 적합한 세목은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이다. 각각의 세목에 대하여 그 성격과 현재의 세율수준으로 볼 때 재원조달의 적합성여부를 검토해보아야 한다.
법인세는 법인의 소득에 대하여 부과하는 조세로서 법인소득의 성격으로 볼때 최종소득이 아니다. 소득세에서 일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누진세제의 적용이 적합하지 않을수 있다는 논리가 여기에서 출발한다. 법인세는 그 세목의 성격상 법인세폐지론이 주장되기도 한다. 그렇다. 논리적으로는 틀린말이 아니다. 법인소득이란 최종소득이 아니라서 법인의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지 않더라도 최종소득에 대하여 소득세 등으로 과세하면 된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조세법은 이러한 논리로만 일관될수 없다. 왜냐하면 세수의문제는 그 세금의 용처가 있어서 논리적인 접근에 의하여 세목을 폐지하고 한다면 그에 따른 다른 세원을 발굴해야 하는 등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폐지할수는 없지만 법인세법에 이중과세의 조정문제를 규정하고 2011년기준 OECD국가중 법인세율을 단일세율로 가는 국가가 무려 62%, 2단계세율까지 포함하면 94%로서 단순한 세율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계속적으로 인하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이다. 쉽게 말하면 소득세분야에 있어서는 부자와 가난한자에 대한 소득의 재분배기능이 중요하지만 법인의 경우는 법인소득자체가 최종소득으로 볼수 없기 때문에 누진세율보다는 단일세율이 더적합하다는 논리이며 만약 법인세를 대체할 다른 세원이 추가적으로 발굴된다면 가정 먼저 세율을 인하해야할 세목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법인세의 개정방향은 궁극적으로는 단일세율, 만약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세율구조의 단순화가 가야될 방향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율도 계속적인 인하의 과정을 거쳐왔고 이는 바로 앞에서 언급한 이유로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법인세분야에서는 세율의 인상을 추진하기 보다는 비과세, 공제, 감면을 줄여 실효세율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소득세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소득세는 개인의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것으로 누진세율의 구조를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인 것에 대하여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최고세율을 몇%로 할것이며 몇단계의 세율을 운용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하여는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소득세율은 현재 최고세율이 38%(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41.8%)의 5단계의 세율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준조세적 성격을 지닌 4대보험을 고려한다면 그리 낮은 수준이라고 볼수 없다.
다음으로 부가가치세는 일반소비세의 성격을 지니며 대표적인 간접세이다. 간접세의 성격상 소득에 역진적이어서 부가가치세율을 올리자는 주장은 항상 많은 사람들의 반발이 있을수 있어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은 쉽게 올리자고 하기가 어려운 세목이다. 소득에 역진적이라는 주장은 맞지만 부가가치세를 거두어들여 이를 복지에 사용한다면 이에 대한 효과는 많은 부분 상쇄된다고 하는 연구결과가 말하듯이 이는 하기 나름이다.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율은 1977년이후 10%로 한번도 변경한적이 없으며 OECD평균인 18.7%에 비하여 현저히 낮아 34개국중 4번째로 낮다. 2008년 이후 많은 국가에서 부가가치세를 인상함으로써 재정건정성을 도모한 사례는 익히 볼수 있다. 하지만 부가가치세율을 올리는 것은 소비위축에 따른 경기둔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이를 빠른시기에 극복할수 있도록 경제상황을 면밀히 검토하여 그 시기를 택하여야함은 함은 당연하다.
고양이목에 누가 방울을 달까?
부가가치세는 분명 그 세율을 올리는 문제에 대하여 논의할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직접세를 충분히 올리고 나서 해야한다든지, 부가가치세는 역진성이 있다든지, 하는 이야기만 무성하다.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국가재정이 파탄이 나지 않게 하기위하여는 복지수준을 높이는것과 국민의 조세부담율을 높이는 것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며 어느 세목의 세율을 조정하는 것이 효율적인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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