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노멀 시대 스케일업의 차별적 특성 분석과 중소기업 스케일업 정책체계 구축에의 시사점 1)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요약> 본고는 넥스트노멀 시대에 조응할 수 있는 현 정부의 스케일업 기업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체계와 정책과제를 제안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해외문헌연구, 산업통계분석,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10년간 기업 스케일업의 현상적 구조, 스케일업의 고유 속성, 중소기업 스케일업의 차별적 특성을 분석하며, 중소기업 스케일업 정책체계 구축과 관련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중소기업 성장지원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스케일업 중소기업의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정책만으로 중소기업 스케일업 부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저성장노멀, 디지털노멀, 팬데믹노멀 등 중소기업 스케일업을 어렵게 하는 경제적 조류들이 당분간 일상화됨으로써 중소기업이 스스로 스케일업을 이루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은 스케일업을 위해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기존 지원 사업들은 경제 확장기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재 저성장기의 상황 등 다양한 노멀 요인과 스케일업 속성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앞으로 넥스트노멀이 지속되는 동안 중소기업 스케일업 지원 역할을 충분히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과도기적으로 기존 정책이나 지원사업을 활용하여 중소기업 스케일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우리 중소기업 상황에 적합한 스케일업 정책 개념 정립과 더불어 스케일업 정책 거버넌스 구축, 지원 사업 전달 체계 개선, 스케일업 속성에 맞춤화된 지원 체계 확립 등 스케일업 정책체계를 새롭게 구축함으로써 중소기업 스케일업의 원활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
1. 머리말
스케일업이 원활한 기업생태계는 현 정부의 중요한 정책 의제이다. 스케일업 기업이 많아져야 산업경제의 활력이 솟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고성장 경제 시기에는 기업의 스케일업이 비교적 원활하였다. 따라서 다른 분야에 비해 스케일업 정책은 우선순위가 낮았으며, 정책 기능도 여러 부처에 흩어진 채 운영되다 보니 스케일업 정책의 모습도 불분명하였다. 그러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10년대 이후부터 저성장이 일상화되는 저성장노멀이 완연하게 나타났다. 그 여파로 세계 수요가 위축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며, 기업의 스케일업에도 부정적 환경이 조성되기에 이르렀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 기술의 산업 적용이 일상화되는 디지털노멀, 2019년 이후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비즈니스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일상화되는 팬데믹노멀의 상황들이 저성장노멀과 복합화되면서 기업의 스케일업에 대한 도전과 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는 창업기업중심의 스케일업에 집중하였으나, 정책성과는 충분치 못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은 기업 전반의 스케일업 생태계 조성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스케일업 정책 경험이 많지 않고 정책체계가 불분명한 측면이 있는 점들은 스케일업 성과 창출을 제한하는 요소이다. 더욱이 관련연구 부족으로 스케일업 속성에 대한 정책적 이해가 부족한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고는 기존 문헌 연구, 통계자료 분석,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업 구조와 속성을 분석하여 스케일업 정책체계 구축에의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또한 스케일업 정책체계 구축과 관련된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해외 문헌을 연구하고 관련 실태를 분석하고자 한다.
2. 스케일업 개념의 특징
‘스케일업’의 사전적 의미는 규모가 확대되는 것이다. 그동안 기업정책에서 스케일업 용어가 사용되어 왔으나, 스케일업 개념은 사용자마다 연구자마다 각각 다르다. 스케일업 정책의 설계 및 운영을 위해서는 개념적 합의와 통일이 중요하다. 국내 연구에서 많이 인용하고 있는 2012년 OECD 연구2)에 따르면, 스케일업은 3년간 연속으로 연평균 20% 이상의 매출증가율과 고용증가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해당 실적을 보유한 기업을 스케일업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동 정의의 특징은 연속성과 고성장성이다. 연속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일시적이거나 하향 변곡점에 있는 성장은 스케일업에서 배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성장의 전제 조건은 기업이 해당 수준의 정량적 지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경영자원 및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케일업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스케일업 개념과 기준이 우리의 실정에 맞도록 조정되어야 한다. 경제 확장기를 배경으로 진행된 기존 OECD연구에 의해 설정된 20% 이상의 매출증가율과 같은 기준은 현재 저성장기에 적정하지 않다. 현재의 저성장 상황이나 우리 기업의 실정에 맞도록 산업 평균치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
동 기준의 설정을 위한 중소기업 대상의 설문조사3)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3년 연속 15% 이상의 매출증가율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동 기준에 대한 찬성 의견은 전체 응답의 79.7%에 해당한다. 실제로 3년 연속으로 15% 이상의 매출증가율을 경험하였다는 응답은 12.9%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스케일업에 대한 정책적 개념은 정책 목표를 규정하기 위한 것이며, 지원 대상을 설정하기 위한기준점은 아니다. 정책 지원 대상은 정책 목표로 올라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나, 아직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기업이 해당된다. 따라서 스케일업 정책 추진 시에는 스케일업 개념 정립을 통한 정책 목표의 정의 외에 지원 대상의 기준 또는 자격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며, 자격 확인을 위한 세부 기준이나 세부 지표에 대한 정의 여부도 검토되어야 한다.
(1) 스케일업 추동 요인
스케일업은 연속적인 기업 규모 확대이다. 기업규모의 확대는 경영자원과 역량 결합에 의한 성과물이다. 따라서 스케일업의 추동 요인은 스케일업자원과 스케일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스케일업 정책의 시행을 위해서는 스케일업 추동 요인이 구체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추동 요인들은 스케일업 사업의 지원 대상 선정에서부터 핵심성과지표 추출에 이르는 전사업 과정에서 중요하게 활용된다.
Alice Klat et al.(2018) 연구는4) 스케일업 자원의 구성 요소로 기업인프라 자원, 수요 창출 자원, 사업 추진 자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국내외 수요를 모니터링하고 발굴하는 데 사용되는 각종 장비, 인력 등의 기업 인프라, 기술, 제품, 브랜드,고객 네트워크 등 수요 창출 자원, 전문인력 등 발굴 수요의 사업화를 위한 사업 추진 자원이 스케일업의 선결 요건이라는 것이다. A. Rebecca Reuber et al.(2021)5)은 스케일업 자원 활용 역량을 규정하고 있다. 동 연구는 경제성, 기업가정신, 복제전략의 세 가지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성은 스케일업 자원이 경제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역량이다. 매출 규모가 늘어나더라도 단위당 비용 발생이 낮아야 스케일업 달성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경제성은 저성장노멀 환경에서 스케일업에 빠르게 도달하기 위한 전략적 의미를 담고 있다. 기업가정신은 스케일업 자원을 신성장/신시장 진출에 도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기업가정신은 디지털노멀과 팬데믹노멀의 환경하에서 창출되는 혁신 기회를 노림으로써 신성장 시장 선점에 의한 스케일업을 달성하는 역량이다. 복제전략은 매출 증가에 기여하는 스케일업 자원이나 전략을 연관산업 또는 연관 시장에 복제할 수 있는 역량이다. 기존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유사 시장에 적용함으로써 추가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이상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스케일업은 스케일업 자원의 확보와 더불어 해당 자원의 활용 과정에서 창출되는 성과로 개념화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따라서 스케일업 정책에 의해 지원 대상의 잠재적 스케일업 기업 선정 시에는 발현된 매출액 지표보다는 매출 신장을 추동하는 스케일업 자원과 스케일업 역량의 확충 정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 지원 대상은 스케일업에 필요한 경영자원과 역량이 모두 우수하여 산업 평균 이상으로 연속적인 매출액 증가율을 실현하는 기업이다. 스케일업을 위한 경영자원과 역량의 확충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과가 산업평균 이하에 머무는 기업은 후순위의 스케일업 잠재기업으로 선정하여 지원할 수 있다.
3. 중소기업 스케일업의 차별적 특성
(1) 스케일업의 구조적 특성
중소벤처기업 스케일업의 현황적 특성은 문제점 진단과 더불어 정책 방향의 설정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지난 10년간 스케일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 중소벤처기업 스케일업에 반영되었다면, 스케일업 기업 수의 감소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중소기업의 스케일업 전략이나 정책 지원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않고 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본고는 OECD의 스케일업 개념을 활용한 10년간 중소기업 스케일업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하였다. 예컨대 지난 10년의 기간 동안 3년 연속으로 매출증가율이 각각 10%, 15%, 20% 이상을 달성한 중소기업(스케일업 중소기업) 수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각 스케일업 수준별 중소벤처기업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2011년에 전체 중소기업 중 3년간 매출액 증가율 20% 이상을 달성한 중소기업은 47.7%를 차지하였으나, 그 후 동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9년에 26.1%로 줄었다. 스케일업 중소기업 비중은 지난 10년간 대부분의 업종에서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에서는 해당 비중이 증가하는 연도의 구간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디지털노멀의 기회에 따라 해당업종 자체가 성장하는 분위기에 편승하여 업종 내에서 스케일업 기회를 맞이한 중소기업의 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신종코로나 사태는 중소기업 스케일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당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중소기업 설문조사 결과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2018년 대비 2020년 매출 변화의 문항에 대해 매출 악화(28.5%)보다 매출 유지·호조(61.1%)의 응답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 기업 중 대기업 하도급 기업(65.4%), 대기업 계열 기업(77.3%)의 경우 매출 유지·호조의 응답이 더욱 높은 특징을 보였다. 이는 신종코로나 기간에 대기업 네트워크가 신종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을 막아주는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글로벌기업, 대기업 등과의 거래 네트워크가 중소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중요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지난 10년간 스케일업 중소기업의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스케일업 환경 악화에 대응한 중소기업의 전략이나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책개편과 같은 대응이 부족할 경우 앞으로도 스케일업 중소기업의 수적 약화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다만 산업 자체의 성장이나, 글로벌 대기업과의 거래 네트워크 등 외부 효과는 중소기업의 스케일업 부진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스케일업 중소기업에 대한 개별지원 못지않게 산업 자체의 성장 역량을 높이기 위한 산업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 스케일업에 긍정으로 기여할 것임을 시사한다. 스케일업 정책을 강화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대·중소기업간 협력과 같이 중소기업이 외부자원 활용을 높여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스케일업 추동 요건의 특징
스케일업의 개념 모델은 스케일업 자원 요건과 스케일업 역량 요건의 위계적 작동에 의해 스케일업 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있다. 동 모델의 타당성과 신뢰성은 구조방정식에 의한 계량적 분석 결과에 의해 지지되었다.6) 동 결과는 스케일업 경영자원 위에 구축된 스케일업 역량을 갖춘 기업이 스케일업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대상의 설문조사에 의해 스케일업 자원 요건7)과 스케일업 역량 요건8)의 수준을 각각 5점 척도로 측정하고 관련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스케일업 자원 요건의 수준은 3.36점, 스케일업 역량의 수준은 3.15점으로 조사되었다. 스케일업 요건과 스케일업 역량의 점수는 모두 5점 만점의 평균인 3점을 초과하였으나, 스케일업 자원 요건보다 스케일업 역량 요건의 점수가 더 낮은 특징을 보였다. 6개 항목 중에서는 경제성 역량의 항목이 3.08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스케일업에 필요한 경영자원 요건은 다소 양호하지만, 해당 자원을 활용하는 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 스케일업의 성과 창출이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스케일업 요건과 스케일업 역량을 양축으로 하는 교차분석을 실시해 보면, 중소기업의스케일업 위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스케일업 자원 요건과 스케일업 역량 요건이 모두 전체 평균 이하의 그룹이 38.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스케일업 자원 요건과 스케일업 역량 요건이 전체 평균보다 모두 높은 그룹은 37.7%를 차지하여 두 번째로 높았다. 동 분석 결과에 의해 지원 대상을 구분해 보면, 1사분면과 3사분면의 중소기업이 해당된다. 양 분면에 속한 중소기업들이 2사분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각각에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스케일업 정책의 임무라 할 수 있다. 중소기업 산포도는 중소기업 스케일업에서 4사분면과 2사분면의 중소기업 간에 양극화를 보여주고 있다. 양극화의 해소를 위해서 정부는 4사분면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는 정책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3) 기존 지원사업을 활용한 스케일업 지원 가능성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혼자서 스케일업 자원 요건과 역량 요건을 갖추는 것이 힘들다. 이 경우 중소기업들은 기존 정부 지원사업에 의존하여 어려움을 해소하게 된다. 스케일업 전용 지원사업이 충분치 못하다는 가정하에 기존 지원사업이 중소기업 스케일업 지원에 유효한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다종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사업중 스케일업 요건(시장수요 창출, 사업 추진, 기업인프라), 스케일업 역량(경제성, 기업가정신, 확장전략)의 지원 내용을 담은 사업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동 분석을 위해 총 193개 중소벤처기업 지원사업 중 스케일업 지원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5개 분야(금융, 기술개발, 인력, 수출 판로, 창업)의 102개 지원사업을 선별한 후 해당 지원 사업들이 스케일업 관련 지원 내용을 담고 있는지 여부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지원사업 중 스케일업 지원에 전면적으로 활용 가능한 사업은 거의 없으며, 부분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예컨대 각 지원 사업들이 스케일업 자원과 역량에 대한 지원 내용을 부분별로 조금씩 담고 있다. 기술개발 지원사업의 경우 기업인프라 자원 내역을 조금이라도 담은 사업은 32개 사업 중 14.7%에 불과하며, 경제성 역량 지원 내역을 가진 산업은 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분야 지원사업의 경우 스케일업 관련 지원 내역이 5.8% 이하의 수준으로 가장 낮다. 이처럼 중소기업 지원사업 중 소수의 사업들이 스케일업 관련 세부 내역을 산발적이고 부분적으로 지원하는 구조에서는 중소기업이 기존 지원사업을 활용한 스케일업을 이루어내는 것이 어렵다. 더욱이 스케일업 지원 내역이 여러 지원 분야와 여러 지원사업에 산재해 있는 구조에서는 중소기업이 해당 사업에 접근하는 비용이 커서 지원사업 활용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중소기업의 스케일업 지원사업 활용도 저하 문제는 정부지원사업 활용도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예컨대 스케일업 지원에 유효할 것으로 예상되는 12개 지원 분야를 선별한 후 중소벤처기업의 활용도를 각각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12개 분야에 대한 평균 활용 비율이 6.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기존의 스케일업 지원사업을 활용한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더라도 중소기업의 지원사업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소기의 정책성과를 기대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스케일업 전용사업의 부족 속에 정부가 과도기적으로 기존 사업에 대한 연계 활용 중심의 스케일업 정책을 강화하더라도 중소기업의 지원사업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4. 스케일업 정책체계 구축에의 시사점
이상의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9)중소기업 스케일업 지원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중소기업 스케일업 성과는 부진했다. 그 배경에는 그간 글로벌 시장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됨으로써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정책도 효과적이지 못했던 점이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소기업 스케일업 환경은 개선보다는 악화 또는 도전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정책적 개입이 없을 경우 스케일업 중소기업 수의축소에 의한 우리 산업의 스케일업 저변 약화, 중소기업 간 스케일업 양극화의 심화와 더불어 산업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로 파급될 수 있기 때문에중소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기존 정책의 개편 및 신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중소기업 스케일업 정책은 확장기에 만들어진 각종 지원에 의존하는 만큼 저성장노멀, 디지털노멀, 팬데믹노멀이 복합화된 넥스트노멀 환경에서 작동성을 보장하기 힘들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중소기업 스케일업의 부진을 해소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새로운 스케일업 정책계계를 구축한다는 혁신적인 자세로 접근하며, 다음 사항을 중심으로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다부처 통합의 스케일업 정책 거버넌스의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중소기업 스케일업이 장기간에 진행된 종합 경영의 결과물인 만큼 여러 부처의 통합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부처 정책 거버넌스의 구축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스케일업에 대한 정책적 개념을 명확히 정립함으로써 부처 간 정책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각 부처는 소관 지원사업 중 중소기업 스케일업 지원에 곧바로 활용될 수 있는 사업을 선별한 후 통합 지원사업 풀로 운영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정책 활용 공간을 넓혀주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각 지원 사업들은 스케일업 요건에 맞도록 재배치하여 온라인으로 운영함으로써 중소기업 활용 중심의 정책 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스케일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기능을 높여야 한다.
이와 같은 기존 지원 사업의 운영 개편은 스케일업 정책체계의 확립 및 운영 전까지 과도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스케일업 전용 지원 사업 신규 도입 등 넥스트노멀 시대에 적합한 스케일업 정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책체계 구축 시에는 스케일업 정책 개념을 바탕으로 정책 목표 또는 정책 비전을 명확히 한 후 지원 대상의 자격, 지원 수단 및 지원 기간, 성과관리, 민간기관 참여 방안 등 해당 정책의 구체적 운용을 위한 세부 기준들을 후속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이 경우 스케일업 속성 분석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스케일업 요건이 자원 요건과 역량 요건 등 중층적 위계를 가지고 있으며, 각 요건별로 구성 내역이 다양하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함으로써 정책자원의 적재적소 투입 기능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정책 노력이 강화될 때, 넥스트노멀의기회와 위협에 맞서 스케일업에 도전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지는 등 중소기업의 스케일업 생태계가 강화될 수 있다.
----------------------------------------------------------------
1) 본고는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 이영주 외(2021), 「넥스트노멀하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업 구조 분석 및 정책체계 구축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원고 내용 중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보고서의 해당 내용을 참조 바람.
2)David B. Audrtsch(2012).Determinants of High-Growth Entrepreneureship.
3) 본고에서 설명하는 설문조사는 별도의 언급이 없는 한 2021년 8월~9월중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산업연구원 실태조사 결과, 2021.10)를 의미함. 동 조사에 의해 704개의 유효응답이 회수되었으며,분석 결과가 본 분석에 사용하였음. 응답표본의 특성은 부록을 참고 바람.
4) Klat, A. K. et al.(2018), “Scaling up MENA SMEs”, Strategy&, PwC network.
5) A. Rebecca Reuber et al.(2021), Global scaling as a logic of multinationalization, JIBS.
6) 구조방정식에 의한 계량분석 결과의 상세 내용은 이영주 외(2021), 「넥스트노멀하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업 구조 분석 및 정책체계 구축 연구」의 해당 본문을 참조하기 바람.
7) 스케일업 요건 중 스케일업 자원 요건은 기업인프라 자원, 사업 추진 자원,수요창출 자원으로 측정하였음.
8) 스케일업 요건 중 스케일업 역량 요건은 경제성(스케일업 자원 활용의 규모의 경제를 통한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역량), 기업가정신(스케일업 자원을 신성장 분야에 도전적으로 투자·적용할 수 있는 역량), 확장전략(기존 스케일업 전략을 연관 분야, 연관시장에 복제할 수 있는 역량)으로 각각 측정함.
9) 정잭적 시사점의 내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이영주 외(2021), 「넥스트노멀하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업 구조 분석 및 정책체계 구축 연구」의 보고서 중 정책 방향 및 정책과제에 상세히 분석되어 있으니 관련 내용을 참조하기 바람.
※ 이 자료는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하는 월간 [KIET 산업경제] 11월호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