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완식의 생동하는 문화예술 <24> 제2의 로제 APT를 위하여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1월03일 21시41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04일 10시42분

작성자

  • 전완식
  •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

메타정보

  • 6

본문

로제 &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2024년 10월 18일 발매한 아파트가 전 세계 팝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K-POP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TOP 100'(톱 백) 2위, 스포티파이 미국 1위 차트에 안착하고 총 40개 지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 중국 최대 점유율의 음원 사이트 QQ뮤직에서도 1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HOT 100'(핫 백)에 8위로 진입, K팝 여성 아티스트로서 최고 기록이자 한 자릿수로 데뷔한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로제의 성공을 축하하며 K-POP의 발전에 관하여 몇 가지를 논하려 한다.

 

011a2601b1a70bd507670c42afb6931c_1730636
K-POP의 문제점과 성공 요인


K-POP의 문제점은 연습생의 노동 착취, 소속사의 불공정 계약, 팬덤들의 문제, 불투명한 경영 등등 많은 문제가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 국정 감사에서 다뤄졌기에 이는 생략하고 ‘문화예술적 관점’에서 제시하려 한다. 

 

K-POP이 성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 중 ‘랜덤 플레이 댄스’는 특별한 현상이다. 세계 각지의 도시에서 K-POP을 틀어 놓고 아티스트가 추었던 안무를 동일하게 따라 추며 즐기는 문화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이런 문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K-POP이 가진 퍼포먼스의 완성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K-POP은 다른 나라의 팝과는 다른 시각적 자극을 준다. ‘칼군무’로 대변되는 정교한 춤 동작은 시선을 사로잡고 무대 연출이나 뮤직비디오의 연출효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준까지 올라왔다. 시각적 자극이 청각적 자극을 뛰어넘은 셈이다. 

 

시각적 자극이 중심이 되다 보니 춤을 추기가 좋은 하우스 뮤직을 중심으로 장르가 국한되는 문제가 있고 또한 춤을 잘 춰야하는 문제가 있기에 ‘K-POP=아이돌’ 이라는 등식이 생겨난다.

아이돌이라는 등식이 생겨나면서 소비자층의 타겟이 명확해졌고 해외 10-20대 팬의 성향에 맞추는 현상이 2010년부터 짙어지고 있다. 이런 맞춤형의 진화는 남자 아이돌은 해외 팬과 여성팬을 중심으로, 여자 아이돌은 해외에서 인기가 없는 청순·섹시 콘셉트를 버리고 해외 및 국내에 인기가 있는 걸크러시 콘셉트로 변모하였다. 이는 성공 요인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문제점이다. 

 

문화는 흐름이다. 정체되어 있으면 소멸하고 서로 융합해야 발전하는 속성이 있다. 그런 이유로 타국의 문화가 전이된다. 우리가 1980년대의 미국에서 탄생한 하우스 뮤직을 받아들였고 우리 문화와 융합하여 K-POP이라는 장르를 만든 것처럼 K-POP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나라에서나 자기화할 수 있다. 즉, 시간의 문제이다. 어떤 장르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은 문화 쇄국을 한 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면 우리의 음악 문화가 지속성을 더 오래 가지려면 어떤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문화는 융합되는 속성이 있으므로 원재료의 양에 따라 유지되는 기간이 다를 수 있다. K-POP의 원재료적 성격을 늘려야 한다. 

 

우리 음악의 다양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도 필요하고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을 계속 송출하는 방송국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현재 많은 종편 방송 중 TV조선에서 트로트를 부활시킨 것이 좋은 예이다. 각 방송사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하여 TV조선의 트로트처럼 장기적인 운영을 한다면 K-POP의 규모는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음악인들 중 상당수는 방송에 나오기 힘든 여건이며 매체에서 노출이 없다 보니 소비자들을 만나고 팬덤을 형성할 기회가 적다. 따라서 음악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이런 얘기를 하면 유튜브와 같은 1인 미디어를 얘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연출효과가 개인방송에서는 한계가 있으므로 팬덤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다음으로는 협업의 확대이다. 대형기획사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은 수백명의 스탭이 참여하여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작사, 작곡에서도 여러명이 참여하지만 안무, 메이크업, 스타일, 코러스, 백댄서 등등 많은 인원이 참여하여 완성도를 올린다. 이점 또한 K-POP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완성도를 올리기 위한 섬세하고 다양한 노력이 상품성 있는 K-POP을 만드는 방법이므로 아이돌의 댄스 음악 외의 다른 장르에서도 협업의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점점 수요가 사라지고 있는 국악의 경우 더 과감하게 락, 블루스, 발라드, 레게, 힙합 등등의 타 장르 뮤지션과 협업이 필요하며 댄스와 무대연출의 완성도를 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연령에 상관없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음악소비자가 될 수 있으나 현재 진행되는 K-POP은 아이돌 뮤직과 트로트만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양한 소비자를 찾아가는 음악문화가 K-POP의 지속성도 늘리는 길이 될 수 있다.​ 

<ifsPOST>

6
  • 기사입력 2024년11월03일 21시41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04일 10시42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