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辛丑年) 엿보기 > News Insight

 2021년 신축년, 신(辛) 자의 훈(訓)은 “매울 신”이지만, ‘辛’자는 ‘罪’자에서 변형된 글자로 옥편을 찾아보면 ‘고생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축(丑)은 역학(易學)에서는 하루의 시간으로는 새벽 1~3시이며, 달로는 12월, 계절로는 겨울 그것도 절기 중 가장 춥다는 대한(大寒)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겨울 12월 대한 날 하루 중에서 가장 어둡고 춥고 배고픈 시간대인 새벽 1~3시 소(牛)의 상태를 생각해 보자. 얼마나 춥고 어둡고 배고픈 상태인가? 그런즉 신축년이 품은 뜻은 겨울 12월 새벽 1~3시 소의 상태만큼 고통스럽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辛丑’의 품은 뜻, ‘겨울 12월 새벽 1~3시 소’ 만큼 고통스런 한 해

  그렇다면 이 고통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유가 없이 어두운 곳에 춥고 배고프게 있다면 숙명이라 할지라도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억울하지 않다. 이 춥고 어둡고 배고픈 시간을 감내해야 하는 이유는 이 시간을 견디면, 곧 인(寅)시가 오고 이어 천지를 환하게 밝히는 찬란한 여명이 다가 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축시의 고통은 여명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간으로서 대의(大義)를 가지고 있다. 신축년은 다가오는 여명 또는 새 시대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여명 또는 새 시대를 진지하게 기다라고 준비하는 자에게 신축년은 대반전을 잉태하는 대의가 있는 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고통스런 준비를 기꺼이 감내하고 땀 흘릴 용의가 없다면, 신축년은 다만 어둠 속에 답답하고 춥고 배고픈 시간일 뿐, 선택은 그대의 몫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극복될 것인가?

엿보기 1 : 역시 신축년에도 관건은 코로나 팬데믹에 있다. 세계적으로도 1일 확진자 발생 건수가 정점을 보였던 2021년 1월 7일에 대비하여 2월 7일 46% 수준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였으며,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26일 대비 2021년 2월 8일 현재 23%수준으로 낮아졌으며, 백신 접종 개시 등으로 2분기에는 크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는 것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엿보기 2 :  정부는 2021년 경제성장률을 한국은행(3.0%)보다 높은 3.2%를 제시했다. 왜 3.2%인가? 성장률 3.0%와 3.2%의 차이는 수치로는 0.2% 포인트에 불과하지만 정치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3.2% 성장률은 2019년 성장(2.0%) 궤도로 올해 바로 복귀한다는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 경우 중국을 제외하고는 G20 국가군에서 가장 빠른 회복성과를 자랑할 수 있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해의 경제성과로 이보다 더 좋은 수사(修辭)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마라톤으로 말하면, 달리다가 돌 뿌리에 걸려 쓰러진 선수가 다시 일어나 종전의 페이스로 달리는 것과 같다. 과연 한국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으로 팬데믹의 후유증을 금년에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GDP 성장율 2% 중반, 체감경기 악화 예상

   2021년 한국 경제 흐름은 수출 호조와 내수 침체의 양극화 현상이 현저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은 소비와 투자의 위축을 수출이 얼마나 보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1월 수출증가율이 두 자리 수(11.4%)로 증가했듯이 세계경제의 견조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가계 소비는 코로나 사태와 주택 매입 등 누적된 가계부채의 부담으로 인하여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은 없을 것이며, 기업투자 역시 투자여건의 불확실성 증대로 큰 증가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따라서 3% 성장률보다는 낮은 2% 후반의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주목해야 할 점은 성장률보다 시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얼마나 개선될 것인가에 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2분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되고 이에 따라 서비스 업황(業況)도 개선될 것이나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경제적 충격으로 인하여 체감경기의 큰 호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월 7일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 결과를 예상해 보면…

엿보기 3 : 오는 4월 7일 서울과 부산에서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가 있다. KB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2월 첫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79주 연속 상승했으며,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78주 연속 상승했다. 만약 현재의 추세를 지속한다면, 선거가 있을 4월 첫 주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은 87주 연속, 아파트 전세가격은 86주 연속 상승하는 것이 된다. 이 기간 동안 ‘벼락 부자’가 된 국민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국민들은 ‘벼락 거지’가 되었다. 

특히 전세가격의 상승은 상당 부분이 22번째 대책인 2020년 7월 10일 이후에 발생했기 때문에 정부는 작년 7월 10일 대책을 계기로 하여 수많은 국민들을 ‘박탈의 시대’를 살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입은 경제적·정서적 피해에 대하여 정부와 여당은 무어라 위로하고 4월 7일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할 것인가?

  여론조사 결과는 그간 국민들이 입은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 갤럽 조사를 보면, 2020년 4월 14일 조사에서 ‘정부 지원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가 49%,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가 39% 나왔으며, 그 결과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여당은 압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7월 4주 조사에서는 ‘현 정권 유지’가 41%, ‘정권 교체’가 45%로 반전되었으며, 다시 9월에서 11월간 ‘현 정권 유지’가 우위를 보였으나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정권 교체 우위’로 반전되었다. 따라서 현재의 흐름이 지속된다면, 4월 7일 서울과 부산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참고로 필자는 작년 ‘경자년 엿보기’에서 더불어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전망 한 바 있다. 

4월 선거에서 야당 승리, 후폭풍 심각할 것

엿보기 4 : 4월 지자체단체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 심각한 후폭풍을 몰아 올 것으로 보인다. 직년 5월 총선에서 여당의 압승으로 여당의 소위 ‘10년 집권설’에 여당 편으로 쏠렸던 공무원들이 이번에는 야당 편으로 갈아 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국민들의 궁금증을 키울만한 여러 가지 사건들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 이미 ‘원전’과 ‘대법원장’을 둘러싸고 공무원 사회의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바와 같이, 4월 지자체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들이 승리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레임 덕’ 현상을 보여주는 상당한 후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마도 난세(亂世)의 난장판을 보느라고 신축년에는 트로트를 즐길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만약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다면, 이것은 곧 2022년 5월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의 승리를 시사하는 것인가? 국민들이 그렇게 쉽게 대권을 야당에게 줄 리는 만무하다. 상식선에서 보더라도 4월 선거이후 여당은 책임론과 대선 후보를 두고 내홍을 앓을 것이 분명하며, 민심의 대반전에 들뜬 야당은 다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잠룡들이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보임으로써 양당 공히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끝 모를 대립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민심을 겸허하게 받들고 수권역량을 보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정당이 다음 대선에 승리할 것으로 본다. 여름까지는 보궐선거의 후유증으로 정국이 어지러울 것이나, 이 과정을 통해 껍데기들은 정리가 되면서, 여당과 야당 공히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고, 2022년 대선을 향한 이들의 경쟁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펼쳐 보일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및 북미 관계는?

엿보기 5 : 필자가 북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신축년 대한민국을 엿보는데 북한이 빠질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바이든 미국대통령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북미관계는 ‘강대강·선대선’원칙에 따라 결정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원칙을 우선 조건으로 하는 강공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난의 악화로 더 초초해질 수밖에 없고,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무력시위를 전개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경자년에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공히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공동의 완충작용이 있어 긴장관계를 완화해 주었으나,  신축년에는 서로가 피할 곳도 구실도 없는 정면 긴장국면에 들어감에 따라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공히 ‘선대선’보다는 ‘강대강’으로 대치하여 한반도 안보에 먹구름이 더욱 짙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30년 ‘좌회전–우회전–좌회전’ 다 경험, 이제 ‘통합의 시대’를 열 때

  신축년은 1961년 5.16 군사혁명의 60주년을 맞는 해라는 것은 깊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60년간에 군사독재 정권 30년 – 1990년대 민주화 10년 - 김대중 진보정권 –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8.5년 – 문재인 진보정권을 겪었다. 특히 지난 30년간 좌회전 – 우회전 – 좌회전을 다 경험한 만큼 이제 대한민국은 탕평(蕩平)의 시대 내지는 중용(中庸)의 새 시대를 열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다음 정부가 진보 정권이나 보수 정권이냐를 이야기하지 말고, 탕평의 정부·중용의 정부·통합의 정부가 출현하여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인지 또는 진보든 보수든 또 패거리 정권이 등장하여 ‘절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인지를 이야기해야 마땅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특징적인 양상은 ‘양극화’로 전망된다. 2020년대는 세기적 전환기이며,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은  특히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은 물론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도  신축년은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해로서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신축년에 무엇을 어떻게 무엇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각자 향후 10년 – 더구나 양극화 10년의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 시대의 기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개인 – 기업 – 정부 공히 신축년은 고통스럽고 어지럽고 어려운 해이지만 다가오는 대변혁의 시대를 준비하는 대의를 품은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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