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역대급 불경기가 불가피하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11월24일 12시00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 0

본문

IMF 이후 세 번의 경제위기 통계로 검증해 본 2022년 실상과 2023년 전망 ​                        

 

2023년 경제에 대한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민간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조차 글로벌 복합위기라고 진단하면서 경기침체가 심각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연 2023년 경제가 어려울지, 어렵다면 얼마나 어려울지 1997년 IMF 위기 이후의 역사적 통계를 가지고 비교 가늠해 보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일 것이다. 

 

(1) 969조원에 달하는 2022년 자산감소 효과 

 

1997년 이후 지금까지 크게 세 번의 커다란 경제적 위기가 있었다. IMF 위기와 2001년 IT버블 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가 그것이다. 이 세 번의 위기에 일어난 공통적인 변화는 실질성장률의 둔화와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하락, 주택가격의 하락, 실질임금의 저하 및 대출이자의 증가다. 그 중에서도 민간부문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주식 및 주택가격의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국민의 자산을 크게 떨어뜨리는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발생했다.  

 

1997년 IMF 위기 직후에 시가총액은 46.4조원 감소하고 주택가격은 32.4조 축소되어 총 78.8조원의 자산감소가 일어났다. IT버블 붕괴가 일어난 2001년에는 시가총액이 161.5조 감소하고 주택가격은 오히려 55.1조 증가하여 합계 106.4조원 감소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는 시가총액이 703.9조 감소하고 주택가격이 176.1조 상승하여 총 527.8조 자산감소 효과가 발생했다. 그러나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2021년 말에 비해 약 642조원이 추락했고 주택가격은 2021년에 비해 327조원이 낮아졌다. 이 둘을 합하면 2022년 자산감소 규모는 969.0조원에 달한다. 이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자산감소 효과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2) 금리상승으로 인한 대출이자 증가와 인플레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일반적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대출이자가 상승하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가계부분의 대출 잔액과 은행 신규여신금리 상승폭을 이용하며 계산한 대출이자부담 변동을 보면 1997년 IMF위기 때 대출이자 부담이 5.8조 원 증가했고 IT버블 붕괴 때 3.0조 원이 증가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 때 5.1조 원이 상승했는데 2022년 1월과 9월 사이에만 가계대출 이자 부담이 44.6조원 늘어났다. 연말까지로 연장하면 가계 이자부담 증가액은 60조원이 넘을 것이 확실하다.

 

가속화되는 인플레로 인하여 소멸되는 임금소득 규모를 보면 1997년 28.7조원, 2001년 10.7조 원, 2008년 38.9조 원인데 비해 2022년에는 거의 75조원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3) 2022년의 실질소득, 이자부담 및 자산감축 효과

 

1997년부터 지금까지 25년 동안의 경제위기별 자산감축 효과, 금리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 및 인플레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를 비교해 보면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의 합계액은 약 1088.6조원으로 추산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571.8 조원의 거의 두 배에 가깝고, IMF위기 때의 113.3조 원 보다는 9배가 넘는다. 

 

그동안의 명목 GDP 규모에 비추어 본 자산 및 소득감소를 보면 IMF위기 때 20.9%, 2001년 위기 때 18.4%, 2008년에 49.5%의 충격이었으나 2022년 1월1ㅜ터 9월까지의 충격은 명목 GDP의 50.7%로 역대 위기 중에서 가장 충격이 크다고 할 수 있다.   

 

da8693fd63bc40c168c534e0f06eadc1_1669258
 

(4) 시사점 및 정책 제언

 

실질 경제성장률은 2% 후반으로 나타나면서 2022년 경제가 다른 경제위기보다 실적이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경제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엄청난 주가 및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명목 GDP의 절반에 가까운 자산감소 효과가 발생했고 그 위에 5%가 넘는 인플레와 10%에 육박하는 대출이자로 가계의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것이 2022년 이다. 

 

이런 소득 및 자산의 감축은 앞으로 그대로 가계의 소비부진으로 나타날 것이다. 2022년 민간 소비(실질)증가율이 4%대였다면 2023년에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 위에 고금리와 글로벌 불경기와 교역 축소에 따른 수출부진이 겹치면서 1%대 성장률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역대급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은 매우 중요하고 긴요하다.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기 위한 지출예산 확장은 어렵겠지만 최저계층을 위한 선택적 복지를 위한 예산지출과 기업 투자 및 영업활동을 지원할 예산은 확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재정건전성을 논할 한가한 때가 아니다. 

​ 

0
  • 기사입력 2022년11월24일 12시00분
  • 검색어 태그 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