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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북중 관계에 미치는 영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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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11월06일 10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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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이하 당대회)가 일주일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하였다. 중국의 당대회는 향후 5년 동안 중국의 대내외 정책을 제시하는 행사로서 이를 통해 중국의 정책적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20차 당대회에서 중국이 밝힌 정책들 중에서 북중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들에 주목한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이 북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내외 정책 기조를 통해 북중관계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20차 당대회 이전부터 미중전략경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중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 더욱 밀착되고 있는 북중관계가 20차 당대회를 계기로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해 보고자 한다.

 

이데올로기 측면에서의 북중 간 접점 확대

 

20기 당대회에서 북중관계와 관련하여 주목되는 점은 먼저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북중 간 접점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번 20차 당대회보고(이하 ‘보고’)에서 지난 5년 동안 당의 전면적 영도와 중앙집권화를 추진해왔으며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전면적으로 관철해 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향후 중국공산당의 중심과제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여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해 나가는 것을 제시하였다. 

 

중국은 각 국가마다 실정에 부합하는 고유한 현대화의 길이 있기 때문에 서구의 현대화 길을 좇기보다는 ‘중국식 현대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보고’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중국식현대화의 주요 내용으로 ‘인구대국의 현대화’, ‘공동부유’,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 ‘인간과 자연의 공생’, ‘평화발전’ 등을 제시하였다. 중국은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내세워 중국을 견제하는 데에 대해 보편적 가치를 수용하기보다는 중국식 민주와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중국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면 북한 또한 우리식 사회주의를 지향하면서 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접점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중국공산당의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여 시진핑 총서기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의 공동의 위업으로 ‘사회주의 건설’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노동신문』의 10월 24일자 사설에서 중국의 20차 당대회를 소개하면서 현재의 엄혹한 정세는 북중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하여 향후 북한은 사회주의를 핵으로 북중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이와 같이 북한은 중국과 이념과 체제의 유사성을 강조하고 미국의 대중국 이데올로기적 공세에 대해 중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연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북한은 2020년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홍콩과 대만 문제, 인권문제, 무역 분쟁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공산당을 비판하자 국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순차가 다르기는 하지만 이는 조선노동당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고 밝히면서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이러한 미중 간의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과 중국은 상호 필요성에 의해 서로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대외 정세 인식과 북중 전략적 협력의 강화

 

이번 ‘보고’에서 중국은 대외 정세의 ‘변화’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밝히고 있다. ‘보고’에서 중국은 ‘세계의 변화, 시대의 변화, 역사의 변화가 유례없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갈림길에 서 있는 세계의 방향은 각 나라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은 모든 형태의 패권주의에 반대하고 신형 국제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의 개혁과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중국은 기존의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향후 중국에 유리한 국제 질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선진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보다 주변국가 및 개발도상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데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고’에서도 개발도상국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의 이익을 수호하는 방향으로 신형 국제관계를 형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신흥시장 국가들과 개발도상국가들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들 국가들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외관계를 확대해 나갈 것임을 예상케 하고 있다. 특히, 주변국의 경우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개발도상국가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역내 협력의 강화 또한 염두에 두고 있는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중국은 상하이협력기구를 발전시키고 브릭스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또한 국제 정세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주변국과의 관계 발전을 강조해 왔다.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주요한 국제 및 지역문제들에 대한 대외정책의 원칙과 입장을 제시하고 대외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해 급변하는 상황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전후하여 북한은 주요 회의에서 현실 정세를 기존의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다극화되고 있다고 규정하면서 북한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혀 북한은 정세 변화에 따라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활용하여 이익을 극대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속에서 북미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세 속에서 북한은 자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를 십분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즉, 중국 입장에서 미국의 압박과 견제를 대항하는 데 있어서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현재의 난관을 타개해 나가고자 할 것이다.

 

중국과 관련하여서는 이미 2018년부터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정세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확인하고 북중 간의 교류협력을 확대, 발전시킬 것임을 합의하였다. 2020년 이후 코로나팬데믹으로 북중 간의 교류협력 사업이 실질적으로 진척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으나 지난 2년동안 정상 간 친서와 축전을 통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에는 북한과 중국 모두 세계적 차원 및 지역적 차원에서 복잡한 변화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중 간 전략적 의사소통을 증진하고 단결과 협조를 강화해야 할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공통의 인식을 확인하고 실천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중관계의 전망과 시사점

 

전술한 바와 같이 향후 북중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 북중 간교류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점차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나 최근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정치적 이해관계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향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이러한 북한의 행위로 인해 북중관계가 경색되는 상황으로 흐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

 

중국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단행할 때일시적으로나마 제재 조치를 취하였고,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은 3월 유엔안보리 결의안 2270호에 찬성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할 것이라는 점을 밝혀 북한의 반발을 낳았다. 그러나 2022년 3월과 5월 북한의 ICBM 시험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추가제재 결의안을 상정하였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되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추가제재보다는 대화를 통해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제재를 완화하여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하였다.

 

그러나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무시하고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거나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했을 때 이를 묵인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중국은 급변하는 국제사회의 질서속에서 ‘중국의 길’을 가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동시에 유엔의 역할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동의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명시적으로 배치되는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추가적인 대북제재 강화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은 유엔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실질적인 북중 간ㅜ교류협력 사업은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 합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확대시켜 나갈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경제 부문을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하였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다면 점진적으로 실천에 옮길 것이다. 다만 향후 교류협력 사업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진행되었던 것보다는 느슨해진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북중 협력과 관련하여 북한과 중국은 이미 국가 건설 분야에서의 경험을 교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어, 북중 간 이데올로기적 연대성이 강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제도 및 정책적 측면에서의 공조 또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북중관계의 강화는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담대한 구상’을통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갈 것임을 밝혔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이미 밝혔으며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의 반응에 하나하나 반응하기보다는 담대한 구상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구상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보완해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번영이라는 한중간의 공통인식에 기반하여 중국과의 협의를 추진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끝>

 

 ※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022-11월호 제55호](2022.11.2.)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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