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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대치 중에 소상공인마저 불참… 최저임금 '산 넘어 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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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7월09일 09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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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vs '6천625원'…노사 기존 임금안 고수
 중기·소상공 위원들 '참석 거부' 의사 피력
공익위원 '16일까지 마무리' 방침…강행 시 파행 가능성도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연장 기한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9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에 참여하는 정부 측 공익위원들은 심의 연장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15일 열리는 11차 전원회의에서 협상을 마무리 짓고 내년도 임금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당장 내년부터 1만원으로 올리자고 주장하는 노동계와 올해 대비 2.4% 오른 6천625원을 제시한 사측이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주장해온 사용자 측의 중소기업·소상공 위원들이 불참을 선언하고 나서 협상 타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 '1만원' vs '6천625원'…노사 "양보는 없다"

노동계와 사용자측은 법정 심의기한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29일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각자 임금안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올해 수준 대비 54.6% 인상한 '1만원'을, 사용자 측은 이에 맞서 2.4% 오른 '6천625원'을 제시했다.

1인 가구 노동자의 표준 생계비(월 215만원)를 토대로 최저임금이 1만원은 돼야 주 40시간 근로 기준으로 월 소득이 209만원에 이르게 돼 기본 생계가 겨우 보장된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반면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인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인상요인은 없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화 완화 등을 위한 소득분배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최근 3년간 소득분배 개선분의 평균값인 2.4% 인상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8차 회의까지 두 차례 추가로 협상을 벌였지만 노사 양측은 같은 주장을 되풀이할 뿐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10차 전원회의 전날인 11일에도 각각 김주영 위원장과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를 상대로 '내년 최저임금 1만원'을 촉구할 계획이다.

◇ 중기·소상공 위원 "업종별 실태조사 안 하면 불참"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측 위원 가운데 한국주유소협회 김문식 회장을 비롯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표 5명은 최저임금이 확정된 뒤에라도 위원회가 업종별 차등 적용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벌이지 않는다면 남은 회의에 나오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8차 회의에서 반대 17, 찬성 4, 기권 1로 사용자 측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요구안이 부결되기에 앞서 "업종별 구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세게 항의하면서 투표를 거부하고 퇴장했다.

앞서 최저임금위 사용자 측은 이들의 요구를 반영해 PC방, 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이미용업, 음식점, 택시, 경비 등 경영난에 처한 8개 업종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김문식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이 확정된 이후에라도 업종별 차등 적용과 관련해 실태조사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남은 회의에 나오지 않겠다"며 "사용자 측 간사를 통해 위원회에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 폭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면 신규채용을 축소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월 중소기업 332개 업체를 대상으로 '2018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될 경우 대응책(복수응답)으로 56.0%가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고 응답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액의 적정 인상 수준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의 36.3%가 '동결'이라고 답했으며, 인상 폭은 '3% 이내'(26.8%)나 '5% 이내'(24.7%)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한 의견을 묻자 10곳 중 5곳 이상(55%)이 '인건비 부담으로 도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정부가 한계상황에 내몰려 있는 중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무작정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라는 것은 중소상공인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임금보전과 함께 업종·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달리하는 차등제도를 시행하고 최저임금 문제에 있어 노사 간 자율적 합의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공익위원 "16일까지 끝낸다"…강행 시 파행 가능성도

최저임금위원회 진행을 주도하고 있는 공익위원들은 오는 16일까지는 협상을 마무리 짓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인 6월 29일 6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간 합의 도출에 실패했지만, 실제 협상 기간은 7월 16일까지 연장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8월 5일까지 고시하게 돼 있지만, 이의 제기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시 전 20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7월 16일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오는 10일과 12일에 각각 9차, 10차 전원회의를 열어 노사 양측을 상대로 수정안 제시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어 15일에는 마지막으로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밤샘 끝장 토론'을 진행해 16일 오전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사용자 측의 한 위원은 "공익위원들의 의지가 확고해 마지막 회의에서 최저임금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 9명·사용자 9명·공익 9명 등 총 27명의 위원 중 각각 3분의 이상에 모두 14명 이상이 참석하면 정족수가 되고, 참석자 과반이 찬성하면 안건이 의결된다.

따라서 중소기업과 소상공 위원 5명이 마지막 회의에 불참하더라도 이같은 요건만 충족되면 최저임금안 확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용자 측 위원 5명이 불참한 상황에서 표결이 진행되면 이들을 빼놓고 임금안 확정을 강행했다는 '오점'을 남기게 된다.

또 이로 인해 향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정부 정책에 반발해,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이행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때문에 공익위원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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