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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관세 보고서' 어떤 영향 미칠까…국내 자동차업계 '촉각'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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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2월18일 19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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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함되면 대미 수출 타격…EU·일본만 부과하면 반사이익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 늘려 대처…한국GM·르노삼성은 '직격탄'

 

 미국 상무부가 예정대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보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제품을 관세 대상에 포함한다면 대(對)미국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한국이 면제된다면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할 여지도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을 늘리는 등의 대처를 할 수 있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대미 수출 비중이 높아 관세가 부과된다면 생산이 급격히 위축될 우려가 나온다.

 

◇ 시나리오별 한국 자동차산업 영향 '천지 차이'…"예측 불가"

현재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수입차와 부품에 고율(20~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과 쿼터제 적용, 미래차 기술인 'ACES(자율주행·커넥티드·전기차·공유차량)'에 제한적으로 부과 등이다.

고율 관세 부과는 미국이 자동차를 수입하는 주요 5개 지역인 유럽연합(EU)과 일본, 캐나다, 멕시코, 한국을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최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체결한 바 있어 멕시코와 캐나다는 제외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따라서 관심은 EU와 일본, 한국 3개 지역에 어떤 조합으로 관세를 부과할지에 쏠리고 있다.

한국이 관세 대상국이 된다면 매출액 대비 12% 수준인 인건비의 2배 이상인 25% 관세를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어 대미 수출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내 현지 생산은 생산능력의 100%에 근접하거나 초과 가동 중인 상태로 단기적인 생산 증가 여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전반적인 위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5개 지역 전체에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산업 총생산은 4.4% 감소하고,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하면 총생산 감소 폭은 6.7%로 커진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에 EU나 일본을 추가로 면제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의 총생산 감소는 7.4%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가능성은 작지만 한국에만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에는 총생산 감소는 7.9%에 이른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 외에 한국도 면제된다면 EU와 일본의 자동차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한국의 총생산은 4.1% 증가하는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미국의 고율 관세에 상대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 총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진다.
보복관세가 부과되는 경우에도 캐나다와 멕시코 외에 EU와 일본이 각각 면제 대상국에 포함되면 한국의 총생산은 각각 5.7%, 5.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한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면제국이 된다면 한국의 총생산은 5.6% 늘어나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자동차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미국 25% 관세+상대국 보복관세' 상황에서 캐나다, 멕시코, 한국 등 3개국이 제외되면 모든 시장에서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11.6%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캐나다와 멕시코만 제외된다면 대미 수출이 절반으로 줄어 전체적으로 8%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의회에서도 대통령의 무역확장법 관세 부과 때 의회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초당적 법안이 준비되는 등 파국을 막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받을 가능성이 작고 관세 자체의 지속성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한국은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최근 무역협정을 재개정한 점도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 자동차업계, 보고서 내용에 촉각…"불확실성 여전"

자동차업계는 양국 간 통상 문제라며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를 예의주시하며 동향 파악에 힘쓰는 분위기다.

완성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고서를 제출하더라도 내용이 당장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보고서상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면 좋겠지만, 보고서의 결론과 관계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할 수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보고서 내용이 미국 언론을 통해 조금씩 공개될 가능성이 크므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방침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물량은 약 81만대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33%를 차지한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판매량 총 127만대 중 절반가량인 60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했고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도 각각 16만대, 11만대의 국내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미국이 이들 차량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현대·기아차는 미국 생산을 늘리거나 멕시코 공장으로 일부 물량을 이전하는 등 대처가 가능하지만, 르노삼성과 한국GM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특히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전체 수출 물량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5%, 78%에 달해 타격이 더욱 클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작년에 낸 보고서에서 25% 관세를 물릴 경우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가격이 9.9∼12.0% 상승하고, 그에 따른 국내 자동차업계의 손실 금액은 총 2조8천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1조4천700억원, 기아차는 1조1천100억원, 르노삼성은 1천600억원, 한국GM은 1천4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쌍용차는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이 없지만, 관세 문제가 불거진다면 수출 확대를 위해 추진해온 미국 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대안으로 거론된 'ACES' 제한적 부과안은 미국이 안보를 위협하는 중국의 기술탈취에 대응하고 자동차업계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구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체 대미 수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국내 업계로서는 그나마 안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최신 중대형 모델은 일정 부분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관세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자동차업계는 미국발 '관세 폭탄'을 막고자 정부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7월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에서 고율 관세 부과 시 미국 내 현대·기아차 관련 일자리가 줄어 고용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공장 생산비용이 연간 약 10% 증가하고, 이럴 경우 '차량 가격 인상→판매 감소→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결국 현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행정부 및 의회 고위 인사들과 면담하며 '호혜적 조처'를 해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역시 국내 완성차업체를 대표해 민관합동 사절단으로 나서 미국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관세 부과 대상으로 한국을 제외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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