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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들 ‘러시아 게이트’ 관련 거짓말 탄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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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6월06일 09시56분
  • 최종수정 2018년06월06일 09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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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사법 방해’ 여부 판단에 중대 계기, 前 선거본부장의 위증 교사 기도도 드러나”

 

편집실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역사적인 '美 · 北 정상회담' 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내에서는 뮐러(Robert Mueller III) 특별검사가 진행 중인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하여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2016년 美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상대당인 민주당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에 대한 불리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 관련 인사들과 선거 개입을 공모했다는 혐의인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이제 최후의 한 장면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심문 여부 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CNN 등 언론들은, Trump Tower에서 있었던 러시아 측 변호사들과 회동과 관련하여, 트럼프 측근들이 지난 1년 간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장남 명의로 된 ‘오도(誤導)하는 성명서(misleading statement)’를 구술(dictate)했던 사실이 자신들의 메모를 통해 드러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연방 검사들은 이런 행위가 트럼프가 수사를 방해할 목적을 가지고 한 노력의 일환이었는지를 묻고 있다. 따라서, 뮐러(Mueller) 특검으로서는 트럼프의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 혐의와 관련하여 중대한 계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는 질문을 하는 거의 모든 기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질문했으나, 센더스(Sarah Huckabee Sanders) 대변인은 “그는 그런 발언을 구술하지 않았다”는 말만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곤혹스런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제, 막바지에 이르러 흥미를 더해가고 있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의 최근 진행 상황을 살펴본다.

 

■ “트럼프가 한 것으로 밝혀지면 ‘사법 방해’의 결정적 증거?”

지난 1년 간,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대변인 등 측근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아들 이름으로 발표된 ‘오도(誤導)하는 성명서(misleading statement)’를 구술(dictate)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백악관 센더스(Sanders) 대변인은 “그는(트럼프 대통령) 확실히 (성명서 내용을) 구술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시쿨로우(Jay Sekulou)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도 美 NBC 방송에서 “대통령은 그 성명서의 작성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는 CNN에서는 “그 성명서는 트럼프의 장남이 변호사와 상의하여 만든 것이다” 고 말했다. 또한, ABC에서 그는 “대통령은 어떤 문서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변호사들은, 전에 뮐러(Mueller) 특별검사 수사팀에 직접 전달한 비밀 메모에서, 자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Trump Tower에서 만났던 러시아와 연관된 변호사들과 회동한 사실을 왜곡할 의도로 그 성명서를 구술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성명서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수사 기관의 수사를 방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는지에 대해 질문할 예정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 언급이 '사실 규명자들(fact-checkers)'에 의해 종종 밝혀지곤 했으나, 이번 사안은 거듭되어 온 공공연한 거짓말을 확증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트럼프가 뮐러(Mueller) 특검의 직접 심문에 응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데 딜레마를 안겨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이번 '오도하는 성명서' 관련 이슈는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의 수사 대상의 일부분에 불과하나, 이는 백악관이 그간 반복해서 써오던 바와 같이, 일단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언론 미디어를 공격하고, 저널리즘을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치부해 버리는 언론 홍보 전략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 NYT “뮐러 특검 심문에서 트럼프는 엄중한 결과에 직면할 것”

NYT는, 그러나, 이번 사태는 지금 뮐러(Mueller) 특별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심문할 것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복잡하고 위험스럽게 되어가는 것이다. '사실 규명자들'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은 물론이고, 트럼프는 뮐러 특검과 증인석에 마주 앉을 경우,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엄중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선거 캠페인 참모들 중, 플린(Michael Flynn) 전 안보보좌관, 파파도플러스(George Papadopoulos) 및 게이츠(Rick Gates) 등은 이미 FBI에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유죄 자백(guilty plea)'을 했다. 선거 본부장이던 매너포트(Paul Manafort)는 정부에 거짓말을 한 혐의에 대해 무죄 진술을 하고 있다.

 

트럼프 개인 변호사인 前 뉴욕시장 쥴리아니(Rudy Giuliani)씨는 “사람의 기억이란 항상 변하는 것이다. 우리는 질문을 받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가정(假定)을 내세우기도 한다” 며, 트럼프가 최근 해 온 일련의 거짓말들에 대해 '잘못된 기억' 이거나 '부정확한 가정들' 에 의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는 이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증언에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한편, 뮐러(Mueller) 특별검사는 트럼프 개인 변호사들에게 대통령과 직접 면담 심문을 해야만 트럼프가 사법 절차를 방해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기꺼이 면담에 응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지난 1월에는 향후 2, 3 주일 내에 면담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직도 대면 심문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그의 변호사들은 언제 이루어질지 모른다는 자세다.

 

■ “가택 연금 중인 前 선거본부장의 위증 교사(敎唆)도 드러나”

이런 가운데, 뮐러(Mueller) 특별검사 수사팀은 지난 월요일 워싱턴 연방 법원 법정에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본부 본부장이던 매너포트(Paul Manafort) 씨가 잠재적 증인들(홍보회사 경영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다가오는 재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거짓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뮐러(Mueller) 특검 측은, 매너포트(Manafort)씨는 잠재적 증인을 상대로 자신의 로비 관련 혐의에 대한 진술을 변경하도록 설득했다는 것이다. 'D1'으로 명명된 한 인물은 FBI 에이전트들에게, 매너포트(Manafort)씨가 'D1'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바와 다르게 '위증을 교사(suborn perjury)'하고 있다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매너포트(Manafort) 씨는 현재 가택 연금 상태에 있고, 우크라이나 공모(共謀) 사건, 자금 세탁 등 5 가지의 연방 형사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런 혐의들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뮐러(Mueller) 특별검사 측은 연방 법원 담당 판사에게 그에 대한 석방 결정 조건을 재고(再考)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 NYT “트럼프, 자신을 사면(赦免)할 권한을 가진 것으로 확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은 어떠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도 스스로를 사면(赦免)을 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absolute right)’을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비상한 권한(extraordinary powers)’의 소유자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역대 어느 대통령도 자신을 사면할 수 있다고 주장한 적도 없고, 심지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닉슨(Nixon) 대통령도 이런 주장을 한 바가 없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합법적 절차를 밟아서 자신을 사면할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그의 법 집행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 이유는 트럼프가 어떤 경우에서든지 누구든지 사면 할 수 있다는 것은 러시아 게이트 관련자들의 향후 진술 태도에 모종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달에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관들을 조사할 것을 명령함으로써, 전통적인 제한선을 넘었다는 원성을 크게 산 적도 있다. 또한, 작년에는 “법무부에 대해서 내가 하고 싶은 바를 실행할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고 말한 적도 있다.

 

한편, 트럼프 개인 변호사 카쇼위츠(Marc E. Kasowitz) 등 참모들은 뮐러(Mueller) 특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대통령은, 수사 중 여부를 불문하고, FBI 장관을 해임할 수 있고, 중범죄자 및 형사 피의자를 포함하여 사면할 수 있는 권한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대통령은 이러한 헌법 상 고유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 자신이나 하위자들의 사법 절차를 방해하는 것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다른 사건들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은 헌법 상 고유 권한으로 인해서 일반 법률 위에 있다는 주장은 이전에 백악관에서 제기한 적이 있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 '이란 콘트라' 스캔들 당시 그랬고, 부시(아들) 행정부도 고문과 영장 없는 통신 감청을 옹호하는 성명을 낸 적도 있다. 심지어, 닉슨(Richard M. Nixon) 대통령도 '워터게이트' 사건 뒤에, "대통령이 하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고 주장한 적이 있다.

 

■ "트럼프 vs 뮐러(Mueller) 한판 승부가 임박한 분위기"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 측근들이 트럼프가 행한 행위들이 사법 방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는 주장은, 이런 초월적인 권한 행사의 전제가 되는 '국가 안보를 위해 행사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사태 인식의 결정적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사법 방해 문제로 트럼프가 뮐러(Mueller) 특별검사에게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하는 것을 법리상 막을 수가 없다고 주장한다면,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에 있는 상대방을 수사하라는 명령을 중단시킬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금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 및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일 뿐이다.

 

이에 대해, 대다수 학자들은, 비록 대법원이 의회로 하여금 대통령이 법무부를 관할하는 그의 권한을 부당한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을 불법화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판례로 정립한 바는 없으나, 이러한 주장은 지나친 것이라는 견해다. Ohio 주립대학 셰인(Peter Shane) 법학교수는 "우리는 전제 군주를 타도했고, 헌법은 여러 곳에서 대통령도 법(法)의 대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고 정의하고 있다.

 

이제, 지난 1년 여에 걸친 긴 시간을 힘들게 진행해 온 뮐러(Mueller) 특별검사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는 의혹의 정점에 있는 트럼프 현직 대통령과 벌이게 될 최후의 일합을 남겨 놓고 있을 뿐이다. 최근 CNN 방송 화면에는 트럼프와 뮐러(Mueller) 특검의 얼굴이 서로 정면으로 응시하는 배경을 비친 적이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흉중에는 아마도 김정은 위원장의 얼굴과 뮐러(Mueller) 특검의 얼굴이 자꾸만 중첩되어 교차하는 심각한 상황일지도 모를 일이다.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역사적인 '큰 일'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마치 전장(戰場)에 나서는 장수(將帥)가 오래 된 속앓이를 끊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형색일런지도 모른다. 對 북한 관계에서 나라의 장래 안위가 백척 간두(百尺 竿頭)에 걸려 있는, 이를테면 일대 '사변'에 처한 우리에게는 뜻밖에 심각한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음은 불문가지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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