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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大豆)이 말해주는 『美 · 中 무역 분쟁』 의 향방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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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4월22일 14시12분
  • 최종수정 2018년04월22일 16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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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중국" vs "콩 주산지의 정치적 압력이 거센 미국”

 

 

편집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이 그야말로 ‘무역 전쟁(trade war)’으로 불이 붙을 촌전에서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양국이 서로 상대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주고 받은(tit-for-tat) 뒤 서로 눈치만 보면서 시간 벌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은 시장 전문가들 중에 두 나라가 실제로 ‘무역 전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으로 보인다. 


최근, 日經(Nikkei)紙는 ‘美 · 中 무역 분쟁’의 향배를 두 나라 상품 시장, 특히, 콩(大豆)에 대한 생산 공급 및 수요 사정을 중심으로, 두 경제의 상호 의존도로 조망한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 사람들의 食생활 중에 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 불가결한 수준이다. 그 가운데, 중국 사람들이 소비하는 콩 소비량의 90% 정도를 브라질과 미국 두 나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한다.

 

 < 세계 콩 수출 시장 점유율; 총 1억 5,000만 톤 규모 >
    (콩 생산 국가)         (세계 무역시장 점유율)
         브라질                           48.6%
         미국                              37.4%
         파라과이                         3.9%
         아르헨티나                      2.8%
         기타                              나머지
                              Nikkei, 2017~2018 美 農務部 예측, 4월)

 

한편, 미국 입장에서도, 콩, 밀, 옥수수 등을 주 생산 품목으로 하는 농업 지역, 특히 ‘IOM; Indiana, Ohio, Michigan을 위시한 중서부(Mid-West) 지역 경제는 콩에 의존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이 지역을 다니다 보면, 광활한 농장 가운데 곡물 저장 사일로들이 우뚝우뚝 서있고 그 사이를 대형 트레일러들이 오가는 풍경들이 자주 눈에 띄는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이 Nikkei의 흥미 있는 분석 기사를 중심으로 지금 양국이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무역 분쟁의 한 단면을 살펴 본다.

 

■ “중국은 과연 미국산 콩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을까?”
우선, 이번에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두 나라 경제 구조를 살펴보면, 미국은 아직도 GDP의 상당 부분을 농업 생산이 차지하고 있고, 세계 교역에서 미국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단연 압도적이어서 명실 공히 '농업 국가'인 셈이다. 중국도 1970년대 말부터 제조업 생산이 급격히 증가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농업 대국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거대 인구의 식량 수요 해결은 국가의 최대 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오죽하면 ‘온포(溫飽)’라는 단어를 국정 목표로 삼고 있겠는가? 


이런 가운데, 미국이 지난 4월 3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제재 대상 리스트를 발표하자, 중국은 간발의 차이도 없이 106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보복 조치를 공표한 바 있다. 이 때, 국제 상품시장이 특히 주목한 것이 그 보복 관세 대상 리스트에 ‘콩(대두)’이 포함된 사실이다. 


日 Nikkei는 G1, G2 두 글로벌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농산물, 특히, ‘콩’이라는 품목을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보복 관세 공방(攻防)에 시장 관계자들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美 · 中 두 나라가 농산품 교역을 연계로 해서 서로 깊은 상호 의존 관계에 있다는 것이 그런 판단의 배경이다.

 

■ “트럼프 정권은 과연 농업 지역의 정치적 압력을 견딜 수 있을까?”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콩에 대해 실제로 추가 보복 관세를 부과해서 중국이 미국산 콩 수입을 감축하게 되면 미국이 입을 타격은 엄청나게 크다. 미국의 콩 생산의 약 50% 정도가 수출로 향하고 있고, 그 중 6할 정도가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실정만 보아도 미국이 입을 타격을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미국으로부터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콩 수출 금액은 2016년 중 142억 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다. 비교하자면, 일본 정부가 금년 중 달성하고자 하고 있는 전체 농림수산품 수출 목표 금액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약 1.5배)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농가들은 수입(收入)의 절대적인 부분을 콩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데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양국 간 무역 분쟁으로 이런 막대한 규모의 수출 수입(收入)의 원천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콩의 주산지인 ‘중서부’ 지역은 소위 ‘러스트 벨트(rust belt)’ 와도 대부분 겹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지역이 바로 이 ‘중서부’ 지역이다. 미국 내의 대두(大豆) 시세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IOM 지표”도 사실 콩의 유력 주산지인 Indiana, Ohio, Michigan 3개 주 두문자를 따서 정했을 정도다.

 

■ “중국에게는 ‘미국의 11월 중간 선거’는 강력한 협상 무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대두(大豆) 수입을 제한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제재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공화당 및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도저히 무시하기 어려운 위협이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다시 말하자면, 중국에 있어서는 그만큼 강력한 공격 수단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중서부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잇따라 중국의 보복 조치를 우려하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대중(對中) 무역 제재를 재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정권은 중국의 보복 조치가 미국 내 대두(大豆) 생산 지역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에 대비해서 해당 영농 농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뜩이나, 각종 국내 · 외로부터의 정치적, 개인적 난제들에 휩싸여 곤경을 겪고 있는 트럼프 및 그 정권의 입장에서는 간발의 우위를 유지해 온 의회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재, 자신들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중서부 지역 유권자들의 심경을 헤아리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에 틀림이 없다.

 

■ “미국 콩 수입이 막히면 사실 중국도 조달이 어려운 실정”
한편, 대두 교역을 둘러싼 美 · 中 간 분쟁 속에, 대두 수입 제한은 중국 자신들에게도 좋을 게 없다는 게 중론이다. 즉, 중국이 대두 수입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그 영향이 자신들에게 되돌아 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6년 수입 자유화 이후, WTO 가입을 거치면서 대두 수입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년만 해도, 美 농무부 추산으로 중국의 대두 수입이 1억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자유화 당시 대비 약 100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국내 대두 소비량은 약 1억 1,000만 톤에 달하고, 수입 의존도는 9할에 가깝다. 중국이 이번에 보복 관세 부과 대상 품목으로 옥수수와 콩을 거명하고 있으나, 국내 생산이 늘고 있는 옥수수와는 사정이 판이하게 다른 것이 실정이다.


더욱이, 연간 약 1억 5,000만 톤에 이르는 세계 대두(大豆) 시장은 브라질과 미국 두 나라가 공급량의 약 8할을 양분하고 있다. 중국 대두 수입의 최대 조달원은 최대 수출국 브라질이나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도 3,000만 톤을 넘는다. 4월 美 농무부 예측은 3위 수출국 파라과이에서 수입하는 양은 고작 580만 톤에 불과하다.


따라서, 세계 대두(大豆) 수입량의 6할을 차지하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대두 수입이 없으면 자국민들의 수요를 조달할 방도가 어렵게 되고 마는 것이다. 미국 농가들에 있어서 중국이라는 시장의 존재 가치가 절대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있어서도 미국으로부터의 콩 수입은 불가결한 상황이다. 즉, “미국과 중국은 콩을 둘러싸고 『상호의존 관계』 에 처해 있는 것이다.” (日 자원식량문제연구소)

 

■ “美 · 中, 무역 분쟁으로 결국 자신들이 가장 큰 피해자”
중국은 수입한 대두를 따롄(大連) 연안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 착유(搾油) 공장에서 식용유를 제조하고 나오는 ‘콩 깻묵’을 생산한다. 이 부산물은 돼지 사육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료가 되고 있다. 대두 중량의 8할 정도가 이런 사료로 생산된다.


한편, 중국은 70년대에 시작된 고속 경제 발전과 함께, 식육 소비가 급격히 확대되어, 이제 중국인들의 食생활에 돼지고기는 절대 불가결한 것이다. 연간 소비량은 약 7,000만 톤으로 1990년 후반 이후 두 배 증가했다. 이 돈육 수요를 충당하는 데 필요한 것이 식용유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콩 깻묵’ 사료이다.

 
만일, 중국이 대두(大豆) 수입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여 대두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 콩깻묵 사료 가격이 상승하고, 다시, 돼지 사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승하고, 결국,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불러오지 않을 수가 없는 생산 구조인 것이다. 중국에는 ‘Chinese Pig Index’ 라고도 부를 만큼,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은 경제 규모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들이고, 특히, 중국의 개혁 · 개방 이후 고속 성장, 세계 경제 글로벌화 등으로, 두 나라는 9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연관을 형성해 오고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자유 무역을 저해하는 어떠한 제한 조치도 두 나라 쌍방에 상처를 줄 뿐이라는 교훈을 ‘콩’을 둘러싼 두 나라의 사정이 잘 말해주고 있다.


지금이야, 글로벌 상품 시장에서도 두 나라가 서로 고통을 안겨 줄 뿐이라는 무역 제재 결전에 돌입할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는 것은 아니나, 만에 하나, 두 나라 간 분쟁이 여차해서 무역 전쟁으로 인화(引火)된다면 ‘콩’을 위시한 국제 농산물 시황은 일거에 뒤집어질 것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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