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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안으로 본 대통령 개헌안…대통령 4년 연임·'수도' 명문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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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3월19일 16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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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前文에 5·18 등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사건 반영
법률로 수도 정하는 조항 삽입…관습헌법 실효로 행정수도 재추진 가능
정부 형태 대통령 4년 연임제로 변경…여야 간 대립 첨예
 
문재인 대통령이 20일부터 사흘에 걸쳐 대통령 개헌안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한다.

첫날인 20일 헌법 전문(前文)과 새로운 기본권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고 21일 지방분권과 국민주권에 관한 사항을, 22일 정부 형태 등 헌법기관의 권한과 관련한 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대통령 개헌안의 분야별 내용은 지난 13일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개헌 자문안의 큰 틀이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력구조나 법률로 수도를 정하게 하는 등 국민헌법자문위가 제안한 자문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헌법전문·기본권 분야…5·18 등 4·19 이후 민주화 운동 반영

가장 먼저 발표되는 헌법전문과 기본권 분야의 핵심 개정사항은 헌법전문에 5·18 등 4·19 이후 발생한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사건을 포함하는 것이다.

자문위는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과 시민혁명의 정신 등을 담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5·18, 부마항쟁, 6·10 등 세 가지 민주화 운동을 헌법전문에 담기로 했다.

여기에는 5·18 등은 발생한 지 30년 이상 지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역사적 평가가 이뤄졌다는 판단이 바탕에 깔렸다.

김종철 자문특위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헌법전문에 역사적 사실로 5·18, 부마항쟁, 6·10을 4·19와 더불어 명기하는 데 대해 자문위원의 의견이 일치됐다"며 "이 부분을 열거하며 민주이념을 계승 발전하는 것을 선언하면 저항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도입하거나 기존 헌법에 포함된 기본권을 구체화·강화한 조항 중에는 '토지공개념'이 주목된다.

토지공개념은 현행 헌법 122조에 포함된 내용을 보다 구체화했다. 자문위원들은 토지의 소유나 집중의 불균형이 사회경제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장애로 작용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도 토지공개념으로 보이는 조항이 있다"며 "이를 더 구체화해 국가가 토지 재산권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의 제한을 부분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조항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 노동 삼권의 확대', '헌법 조문 내 근로를 노동으로 변경', '동일가치 동일임금' 등 노동권 강화와 관련한 조항들이 제안됐다.

국민의 알 권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보 기본권'을 보장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자신과 관련한 정보에 대해 열람하고 수정·삭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자기정보 통제권'도 명문화했다.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은 단일안이 아닌 복수의 개선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단일 개선안이 제출됐다. 또 현행 헌법에 반영돼 있으나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청원권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헌법 119조 2항에 포함된 '경제 민주화'는 그 의미를 더 명확히 했고, 소상공인과 서민의 권리를 강화하는 조항과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이 마련됐으며, 농업의 공익적 가치도 경제 질서와 관련한 장에 반영됐다.


◇지방분권·국민주권 분야…헌법에 수도조항 삽입

두 번째로 발표될 '지방분권·국민주권'과 관련한 개헌 사항 중 주목할 부분은 개헌안에 수도조항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다만 헌법에 직접 수도를 명시하지는 않고 수도를 법률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헌법에는 수도에 관한 명문화된 조항이 없지만, 행정수도 지정을 둘러싼 헌법재판 과정에서 관습헌법에 따라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로 인정된다는 법리가 확립됐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10월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인 점은 불문의 관습헌법이므로 헌법개정절차에 따라 새로운 수도 설정의 헌법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실효되지 아니하는 한 헌법의 효력을 가진다'며 신행정수도법에 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판단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은 헌법에 새로운 수도조항을 신설해야만 실효(失效)되며, 수도이전은 법률이 아닌 헌법개정 사항이다.

따라서 헌법에 수도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관습헌법에 발목 잡혀 무산된 '행정수도 구상'을 재추진할 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조항 외 지방분권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치재정권·자치입법권을 확대하기 위한 조항이 신설됐다.

다만, 자치재정권과 자치입법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자문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으나, 인정 범위를 두고는 다양한 견해가 제시돼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복수 안을 제안했다.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국회의원 소환제와 국민발안제를 도입하는 등 직접 민주주의 요소도 대폭 강화됐다.

국회의원 소환제는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투표로 파면할 수 있게 한 제도이며, 국민발안제는 국민이 직접 법률안이나 헌법개정안을 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또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관련해 투표자의 의사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국회가 구성돼야 한다는 원칙이 반영됐다.

이는 여야 모두 주장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한 헌법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조항이다.


◇정부 형태·헌법기관의 권한 분야…대통령 '5년 단임제'서 '4년 연임제'로

마지막 날 공개하는 정부 형태(권력구조)로는 '대통령 4년 연임제'가 제안됐다. 문 대통령 역시 평소 4년 연임제를 소신으로 피력해왔다.

애초 자문위는 4년 '중임(重任)제'를 고려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4년 '연임(連任)제'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임제를 채택할 경우 현직 대통령이 4년 임기를 마친 뒤 치른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시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으나, 연임제에선 오직 4년씩 연이어 두 번의 임기 동안만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 즉,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면 재출마가 불가능하다.

정부 형태를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4년 연임제로 변경하는 조항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자는 주장과 맞물려 여야 간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부분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정부 형태를 놓고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형태 변경과 함께 자문위는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기 위한 다수의 조항을 개헌안에 반영했다.

먼저 현재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을 독립 기구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자문위원들은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하는 방안과 독립 기구화 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한 끝에 국회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 감사원을 독립 기관으로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특별사면권도 제안하기로 했다. 초안에는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특별사면을 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이 반영됐다.

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 다른 헌법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을 대폭 축소 조정했다. 아울러 국무총리의 임명방식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안과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는 안이 함께 보고됐으며, 장관 임명방식도 복수의 개선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을 보장한다는 전제하에 행정부의 권한을 국회로 분산시키는 방안이 제시됐다.

자문특위는 예산 법률주의 도입, 정부 법률안 제출권 폐지, 상시국회 도입, 국회의 예산심사 자율성 확대, 조약에 대한 비준동의권 확대, 국회의 헌법기관 구성 추천권 확대 등을 논의했으며 복수의 자문안을 제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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