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의 한국 대통령 전 상서(前 上書) 본문듣기

<28>개혁의 고통은 분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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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08일 11시51분

작성자

  • 김정수
  • 무역협회 경제통상자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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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블 붕괴 후 ‘잃어버린 25년’ 중에 딱 한번 일본경제가 빛을 발한 때가 있었다. 거센 당내 저항을 극복하고 5년 5개월의 총체적 구조개혁으로 일본을 다시 일어서게 한 고이즈미 내각(2001~2006년) 때가 바로 그 때였다.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개혁 리더십의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의 장래를 자기에게 맡겨달라는 대통령에게, 고이즈미가 편지로 전하는 충언을 한번 들어보자.​

 

 

<편지 28> 개혁의 고통은 분담해야 한다

 

구조조정의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 개혁은 없다. 또 개혁 과제는 많은 부문의 이해가 상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 리더의 역할은, 국민들에게 무엇을 위해 고통이 따르는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지, 그 고통과 어려움을 누가, 어떻게 분담해야 하는지, 국민에게 이해와 참여를 구하는 것이다. 

 

2001년의 의료제도 개혁이 그런 사례였다. 그 개혁은 관련 이해부문과 국민 전체가 구조개혁의 부담을 분담하는 大타협으로 개혁을 완료한 사례였다. 의료제도개혁은 골태방침 2001 내용 중에서 ‘성역 없는 구조개혁’의 상징과 같은 개혁과제다. 그런데 그 개혁은 건드리기만 하면 대신이 물러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반대가 극심하고, 반대세력도 국민을 포함해 광범위한 사안이었다. 후생노동대신의 ‘블랙홀’로 불리는 정책과제였다.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 개혁에 관해 정부 안팎으로 의견이 분분했다. 첫째, 나와 내각부는 보험자, 환자, 의료계가 부담(의 증가분)을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둘째, 후생노동족 (의료제도 전문의 국회의원)과 의료계는 의료수가의 증가를 일정 부분 인정해 줘야 하고 그 의료비 증가는 보험자가 대부분 부담하고 일부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셋째, 재무성은 의료보험 재정의 건전화에 목을 걸고 있어서, 의료수가 증가를 억제해 가면서 보험자가 대부분의 증가부담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넷째, 후생노동성은, 속으로는 후생노동족의 입장에 동조하면서도 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와 후생노동족 사이에서 어정쩡한 체 개혁 추진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2001년 10월 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의료제도 개혁에 관해 나는 “삼방일량손(三方一両損)의 개혁이 아니면 안 된다. 환자 자기부담 인상만으로는 안 된다. 의사도 지금까지처럼 진료보수를 인상하는 것으로 문제 해결이 안된다. 그리고 보험료를 내는 측(일반인)에도 좋은 개혁을 기대한다.”고 개혁의 고통분담을 호소했다.

 

‘삼방일량손’은 에도 시대 말기의 부교(奉行: 행정책임자) 오오카 에츠젠 大岡越前의 고사(古事)다. 어떤 사람이 길에서 돈을 주웠다. 그가 돈 주인 찾아가 돌려주려고 하자, 그 돈 주인이 ‘잃어버린 돈은 이제 내 것이 아니다. 받을 수 없다”며 받으려 하지 않았다. 돈 주인이 돈을 주운 사람에게 돈을 돌려주려고 하자 이번에는 돈을 주운 사람이 ‘주운 돈은 내 돈이 아니니 받을 수 없다’고 그 또한 돈을 안 받겠다고 버텼다. 

두 사람의 송사를 접한 에츠젠 부교는 그들의 마음씨를 가상히 여겨 그들이 가져 온 3량에 자기 돈 한 량을 보태어, 두 사람에게 2량씩 나누어주었다. 그러면서 ‘3량 돈의 주인도 1량을 손해보고, 3량을 주었던 사람도 2량을 받아 1량을 손해 보았고, 나도 1량을 손해 보았다”고 왜 자기가 그런 판결 내렸는지 설명했다. 이 고사는, 부담이나 손해를 분담하여 전체가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선례로 인구에 회자해 왔다. 의료제도 개혁의 삼방일량손은 병원창구에서의 환자 3할 부담(환자), 보험료 인상(보험자), 의료수가 인하(의사)를 일체로 실시하는 것을 의미했다. 

 

11월 29일 당정은 첫째, 2002년 4월부터 환자 3할 부담은 일률적으로 적용한다, 둘째, 2003년부터 보험료를 인상하며, 샐러리맨의 보험료 산정기준은 월수입이 아니라 보너스를 포함한 연 수입으로 하고, 셋째, 의료수가는 총액의 2.7%를 인하하기로 최종합의 했다. 

 

나는 삼방일량손(三方一両損)을 의료제도개혁 외에도 여러 부문의 이해가 얽힌 여타 개혁 특히 사회보장 관련 개혁의 캐치워드로 삼았다. 

 

 <순서>

왜 지금 개혁의 리더십인가?

제 1부 제대로 된 잠룡이라면

제 2부 대권을 잡고 나면  개혁의 무대는 이렇게 꾸며라

제 3부 모두를 개혁에 동참시켜라

제 4부 논란이 많은 개혁과제를 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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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08일 11시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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