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112> 2025년 이후 우리 경제, 중소기업 및 자영업의 환경변화 <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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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1월20일 20시50분
  • 최종수정 2025년01월20일 20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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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2025년 이후 우리 경제(상)』 에서 “중국경제 개방과 구소련 붕괴 이후 세계 경제가 운영되는 기본 틀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였다. 지난 40년 가까이 잘 지내던 중국을 미국이 갑자기 왜 그렇게 ‘쎄게’ 잡드리는가? 구소련의 멸망이 자유주의 세계와 민주주의 세계에는 어떤 정치·경제적 의미가 있는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이 왜 3년씩이나 오래 끄는가? 세계시장을 하나로 묶는 우루과이라운드 즉 세계화(Globalization)를 미국은 주장하였는가? 또 왜 30여 년 가까이 순조롭게 지속되었던 세계화를 갑자기 없애려고 하는가? 자유주의 세계와 공산독재체제의 『2분화(Bi-sectorization) 정책』을 특히 트럼프와 바이든은 왜 강하게 펼치게 되었는가? 그리고 1997년 IMF 경제위기로 정말 힘들었던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후, 어떻게 더 잘 나갈 수 있었는가?” 등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였다.

 

1. 지난 50년 간 세계 경제환경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약술

 

(1) 유일한 초(超) 수퍼 파우어 미국의 자신감

 

2차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주의 세계와 소련이 주도하는 공산주의 세계로 나뉘어졌다. 우리는 그때를 ‘냉전시대’라고 불렀다. 그래서 세계는 어디에서 전쟁이 일어나든 그 뒤에는 미국과 소련이 있었다. 그래서 그 전쟁의 당사자는 본인이 아니라 미국과 소련을 대신하여 전쟁하는 꼴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냉전시대를 『대리전쟁』의 시대라고도 불렀다. 

 

2차세계대전 직후 그리고 상당기간 동안 미국이 차지하는 GDP는 최대 전 세계 GDP의 50.4% 즉 50%를 능가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미국의 능력은 전 자유주의 세계를 먹여 살리고도 남는 국력이었다. 여기에 비해 소련의 실질 국력은 미국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스탈린의 강력한 지도력과 소련의 높은 과학기술력으로 미국과 어느 정도 경쟁을 지속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의 『이윤추구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없는 공산주의의 생산력은 미국과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생산력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그래서 1991년 12월 26일 고르바 쵸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선언’으로 구소련은 16개의 독립 국가로 해체되었다.

 

소련의 해체는 자유민주주의 세계로서는 엄청난 승리였다. 왜냐하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공산주의 체제보다 훨씬 더 우수한 정치, 경제체제라는 것이 만천하에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맏형격인 미국은 매우 큰 승리감을 갖게 되었다. 또한 소련이 해체됨으로써 유일한 ‘초(超) 수퍼 파우어’로 남게 되었다. 그러자 미국은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전 세계의 경제 질서를 자기 즉 미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2) 우루과이라운드(UR) 체재의 등장

 

사람이든 국가든 욕망의 한계는 없는 법이다. 세계 최고의 GDP와 생산력, 경쟁력을 가진 미국이었지만, 그동안 자기 국익을 최대로 챙기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왜냐면 냉전시대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도 보호하여야 했지만, 미국과 소련 어느 편에도 기울어지지 않고, 자국에 더 많은 원조를 주는 국가의 편을 드는 ‘제3세계’ 국가들도 돌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면 미군을 파견하여 자국민의 피를 흘리며 전쟁을 치루기도하였다. 소련이라는 경쟁자가 있는 냉전시대에는 그래야만 했다. 그러나 경쟁자가 사라진 지금에는 꼭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제는 내 마음대로 하여도 누가 태클을 걸 국가가 없어졌다. 이제는 내 마음대로 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미국은 지금까지의 무역체제를 바꾸기 시작하였다. 그런 욕망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우루과이라운드(UR)다. 지금부터 40여년 전 당시, 미국의 과학기술력과 상품 경쟁력은 세계 최고였다. 그래서 이런 거대 미국과 경쟁할 수 없는 세계 각국은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높은 관세, 수입금지제도, 쿼타제도, 수입시장 불개방과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였다. 그러나 미국은 그런 자유무역을 제약하는 요인들을 제거하라고 요구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소련이라는 경쟁자가 있었고, 또한 미국의 국력이 충분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일한 초수퍼 파우어 국가인 미국은 이제 마음대로 자유로운 무역을 주장해도 막을 국가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국가 간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모든 무역장벽을 제거하라는 요구를 하기 시작하였다. 즉 “관세 7%, 겨우 7%를 제외하고는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들을 제거하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우루과이라운드였다.

 

우루과이라운드는 어찌보면 아담 스미스나 케인즈 이래로 지속되었던 자유주의 국가들의 경제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엄청난 협정이었다. 그리고 그 협정 발효일이 1997년 7월 1일이었다. 이런 중차대한 사건이 우루과이라운드였는데도 당시 김영삼 정부는 우리나라 GDP의 2%에 불과한 쌀과 농수산물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보호무역 제도 해체에 따른 국내경제 체재를 정비하지 않았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관세, 수입금지제도 등으로 보호받았던 국내기업들은 손쓸 여유도 없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거기에 3개월 단기채를 빌려 1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한 기업들은 단기채 상환 요구까지 겹치게 되자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손쓸 겨를도 없이 엄청난 경제적 파국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국제경제 변화에 대한 한순간의 몰이해와 언론들의 지극히 감정적인 몰아치기가 이런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나는 지금의 ‘탄핵정국’도 이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3) 우루과이라운드(UR) 체재가 가져온 ‘세계화’와 우리 경제의 비상(飛上)

 

우루과이라운드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위기에 강한 우리 민족은 오히려 이것을 비상의 순간으로 바꾸어 버렸다. 다른 나라라면 꿈도 못 꿀 일들을 우리 민족은 해냈다. 국민들은 ‘금 모으기’를 하였고, 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였으며, 정부는 많은 반대가 있었음에도 지혜로운 방향으로 국가를 이끌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IMF로부터 차입한 돈을 3년 반 만에 갚았고, 오히려 IMF 위기 전보다 두, 세 단계 높은 국가 신용등급을 받게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영국과 같고, 프랑스보다는 한 단계, 일본 보다는 두단계나 높은 수준이다. 아무리 낮게 평가하여도 우리나라는 대단한 나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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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진핑 중국‘두 개의 태양’주장과 푸틴 러시아의 헛발질

 

1978년 개방을 시작한 중국은 미국의 더할 나위 없는 지지를 받아 7~8%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물론 중국을 적극 도운 미국도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었다. 당시 12억 세계 최고 인구 국가를 공산주의로 놔둘 수 없었다. 또한 중국을 개방시킴으로써 넘쳐나는 월가의 자금을 투자할 수 있었으며, 12억의 엄청난 시장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은 30년 가까운 밀월 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개발에 어느 정도 성공한 중국은 미국의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경제가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전환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가 되었다. 인민들에게 소득 증가라는 떡을 주는 대신, 공산주의 덕에 소득이 증가할 수 있었다면서 오히려 인민들의 ‘자유’를 박탈해 버렸다. ‘천안문 자유화 운동’은 개혁개방을 주장한 등소평의 명령으로 탱크를 몰아, 시위 학생들을 밀어 버렸고, 현재 14억의 중국 인구에 7억대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여 ‘국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카메라에는 인공지능과 얼굴인식 프로그램이 함께 내장되어 있다. 

 

또한 화폐 대신 QR 코드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국민 개개인 모두의 경제행위를 감시할 수 있게 만들었다. 즉 정부가 원하기만 하면 ①어떤 사람이 ②언제 ③어디로 이동하여 ④누구를 만났으며, 그들과 ⑤어떤 대화를 ⑥얼마 동안 나누었다는 것을 거의 알 수 있다. 또한 QR 코드를 조회하면 ‘①누가 ②언제 ③어디에서 ④무슨 물건을 ⑤얼마만큼 구입했다.’는 것을 정부가 알 수 있다. 

 

이 두가지 자료를 결합하면 중국인들의 개인 사생활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비자를 없애 중국 여행을 자유롭게 하는 것도 거의 같은 이치다. 일단 우리 국민들의 여권과 주민등록등의 개인 자료가 그들에게 기록되면, 그 다음부터 우리는 그들의 추적을 피할 수가 없다. 다른 예로는 중국제 실내 로봇청소기가 있다. 그 청소기에는 내장 카메라가 달려있어, 내 집안의 자료가 백도어를 통해 중국에 전달되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중국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자료는 그것을 확연히 증명하고 있다.

 

이런 사생활의 침입, 중국인들의 무례한 행동, 후안무치한 다른 나라 기술의 도둑질, 일대일로, 반간첩법의 시행, 자국 기업과 외국기업의 차별 대우 등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비호감과 경계심을 가지게 하였다. 미국의 경우 반중 감정이 84%나 된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도 70%~80%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비호감도에 더욱 불을 부친 것이 바로 시진핑의 섣부른 『두개의 태양』 주장이었다.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간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에 고무된 시진핑은 등소평의 ‘도광양회’ 지침을 버리고, 세계를 미국과 함께 나눠 다스리자고 주장하였다. 과거 2차세계대전 때 독일과 일본의 패권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미국의 대응은 간단 명료하고 단호하였다. 그간 중국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은 세가지였다. 첫째; 서구시장의 개방, 둘째; 외국기업들 특히 월가의 중국에 대한 투자, 그리고 셋째; 서구 과학기술의 도용에 대한 관대한 태도였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① 시장개방을 막기 위해 20~50~60%의 관세를 매기기 시작하였고, ② 중국 투자에 대해서는 신고가 아닌 ‘허가’ 규정을 마련하였다. ③ 기술의 유출 방지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에 대해서는 아예 수출 자체를 금지해 버렸다. 특히 네덜란드 ASML과 자유주의 국가들의 기업에게 25나노급 이상의 반도체 기술을 공급하지 못하게 금지해 버렸다. 특히 7나노급 장비에는 자체 폭발물을 설치하여 장비가 중국에 있는 것이 확인되면 원격으로 폭발시킬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였다.

 

그 결과로 외국인 투자는 90% 급감하였고, 수출을 할 수 없게 된 중국기업들은 견디기 어려운 큰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중국 지방정부 재정의 70%는 지방 땅을 팔아서 생기는 것이고, 30%는 세수(稅收)에 의해 충당된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중국의 부동산은 살아나기 어렵고, 경기침체로 세수 또한 감소하였다. 결국 공무원들의 급여도 감봉하거나 몇 개월 밀리고, 특히 공안요원의 급여도 주지 못하는 지방정부가 생겨났다.

 

중국은 국방예산 보다, 경찰 등 내치 관련 예산이 훨씬 더 많은 나라다. 이것은 공산국가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런 중국에서 내치 핵심 공무원인 공안요원의 급여를 주지 못한다는 것은, 자유주의 국가 은행이 예금주의 돈을 내주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긴박한 상황이다.

 

(5) 푸틴의 헛발질 

 

시진핑의 이러한 무리수에 더더욱 휘발유를 더한 것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엄청난 과학기술력과 흑토지대의 농업생산력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 가능성 등은 푸틴 입장에서 충분한 침략의 필요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오판한 것은 서구의 결속력이었다. 서방 세계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곧 구소련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미국을 포함하여 많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몇 주 내로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이 3년을 넘기고 있다. 트럼프도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6개월로 연장하였다. 왜 그럴까?

 

바이든도 특히 “Make America Great Again(MAGA)”을 부르짖는 트럼프도 『미국과 우위를 경쟁할 정도의 능력을 다른 나라가 키우는 것』을 다시는 허락하지 않겠다는 주장이 매우 강하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지금까지 잘 지내던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것이고, 러시아도 장기간의 전쟁을 통해 국력을 소진(소모가 아님)하게 함으로써, 다시는 강대국으로써의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숨은 목적인듯하다. 즉 “미국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라.”라는 주장이다.

 

2. 세계화의 후퇴와 보호무역주의 재탄생, 세계의 2분화(Bi-sectorization) 

 

(1) 세계화의 퇴조와 바이 섹터링(2분화, Bi-sectoring)

 

시진핑의 무리한 두 개의 태양 주장과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헛발질로 시작된 것이 바로 세계 경제의 2분화다. 지금까지 세계경제는 세계화(Globalization)의 기치 아래 자유무역으로 번창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중국은  놀라운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비록 에너지와 농산물 등 1차 상품 판매를 통해서지만 러시아도 어느 정도 번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두 독재자의 무리수와 이란, 이라크, 하마스, 헤즈볼라가 있는 중동의 복잡한 정세는 결국 미국으로 하여금 마음을 달리 갖게 만들었다. 즉 세계화의 장점도 있지만, 독재정권의 생성과 성장이라는 더 큰 문제를 인식하게 하기 시작한 것이다. 

 

2분화의 목적과 방법은 비교적 명확하다. 

 

(2) 세계화의 퇴조와 세계 2분화의 시작

 

2분화의 목적은 “독재체제 국가들과 관계를 단절하지는 않겠지만, 그들과 무역을 하지 않아도, 즉 엮이지 않아도 자유세계 경제는 움직일 수 있도록 세계를 2분화 시킨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①독재국가들과의 자유무역을 제재한다. 특히 ② 고급기술은 수출을 금지한다. 그리고 ③ 이러한 수출금지는 미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유주의 국가들 모두에게 적용된다. 그리고 그것을 어기는 기업에 대한 처벌은 ‘반도체 수출 금지협약’의 경우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다. 더욱이 ④ 우회 수출뿐 아니라 의도하지 않고 수출한 경우에도 미국은 처벌하겠다. 그리고 ⑤ 위반 정도가 심하면 국제 은행 간 통신 협회(SWIFT)에서 탈락시킴으로써 국제 달라 거래를 못하게 하겠다.

 

(3) 리쇼어링과 인플레 감축법(Reshoring, IRA)

 

그리고 미국이 더 강해지도록 돕기 바란다. 자동차, 반도체 등과 같은 주요 전략 산업에 대해서는 아예 미국 본토(本土) 내(內)에 공장을 지어라. NAFTA 회원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안된다. 미국 본토 내에 공장을 지어라. 그 대신 보조금을 주겠다. 트럼프의 경우에는 “캐나다도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어라. 파나마 운하는 원래 미국의 돈과 사람으로 만든 것이다. 도로 내놔라. 그리고 그린랜드의 경우에는 기후 온난화로 북극해로(海路)도 열리고, 많은 희토류 자원이 묻혀있다. 미국에게 팔아라. 내가 적당한 값을 쳐 주겠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4) ‘경찰국가’로서의 지위 후퇴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세계 경찰 노릇을 하고 싶지 않다. 너희 유럽 나토국가들, 대한민국, 일본 등도 이제 잘살게 되지 않았느냐! 이제까지는 내가 돌보았지만, 이제는 너희들 스스로 해결하라. 그러나 미국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분야(예; 미군 주둔 등)는 미국이 돕겠다. 그 대신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라.”

 

1991년 소련 멸망과 중국 개방 이후의 세계 정세 변화를 이처럼 거시적으로 이해하면, 최근 여러 복잡한 국제정세와 경제변화에 대해 어느 정도 충분한 이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3. 세계 2분화와 보호무역주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 글에서 분석하지 않아도 대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한 인력을 가진 대기업들이 너무 잘 알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간단히 몇 가지만 지적하겠다. 

 

대기업 모두가 잘 나가거나 못 나가지 않고 기업별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건설과 내수(內需)가 주인 기업, 유통 등 수출과 연계된 산업이 아닌 산업이 주 산업인 기업 등은 조금 어려울지 모르겠다. 그러나 방산분야, 조선분야, 기술력을 갖춘 반도체, 하이테크 기업 특히 중국과 해외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많은 돌파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트럼프 제2기 정책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4. 중소기업과 자영업에 미치는 요인의 분석과 대응책

 

이번 글의 주요 분석 대상이다. 요즘 중소기업인들과 대화를 하면 “IMF 때보다도 못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작년 2024년 10월 경기동행지수는 98.1로 IMF 3개월 후인 98.6과 거의 비슷하다. 참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분들 말이 그저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인들과 자영업주들이 어려운 데는 ‘탄핵정국’보다 훨씬 더 큰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그것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적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세계경제의 2분화와 보호무역주의의 재등장

 

1997년 7월 1일에 발효된 우루과이라운드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파국을 가져왔고, 그 결과 생각하기도 싫은 IMF 경제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우리 국민과 기업들의 뛰어난 대응 능력으로 우리나라는 IMF 이전보다 두단계 더 높은 신용평가를 얻게 되었다. 거기에는 오히려 경제위기를 가져온 우루과이라운드의 세계화가 가져온 혜택이 매우 크다. 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세계화는 국내시장을 초토화하였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자, 오히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시장이 열린 만큼 그들의 시장 또한 열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 세계를 상대로 수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즉 UR과 IMF의 독약은 오히려 보약이 되어 우리 경제를 살린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과 푸틴의 헛발질로 세계는 2분화되고, 세계화는 물 건너가게 되었다. 즉 우리나라는 공산국가와 독재국가를 향한 무역의 길이 상당 정도 막히게 되었다. 또한 자유주의 국가들 간에도 관세 등의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됨으로써 과거 보다는 훨씬 더 어려운 시장이 되었다. 

 

물론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14억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 시장이 열리게 되었고, 해외시장에서 경쟁자였던 중국이 약화됨으로써 우리의 경쟁력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正)의 효과와 부(否)의 효과의 합이 어떨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현 상태로만 볼 때 부(否)의 효과가 잠정적으로는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우리 기업들의 대응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극복 능력을 IMF의 경제위기 시에 생생하게 경험하였다.

 

이런 ‘세계의 2분화’가 근로자들의 소득 감소 그리고 중소기업의 수출 감소와 폐업 등으로 국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곧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2) 인터넷 비즈니스(온라인 구매)가 미치는 영향

 

중소자영업자들이 경제가 어렵게 느껴지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인터넷을 통한 상품의 구입과 해외 직구 등이다. 

 

통계를 보면 2024년 소매액 650조 중 온라인 구매가 51%를 차지하였다고 한다.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연구에 따라서는 곧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는 보고서도 있다. 경제가 정상인 상태에서도 51% 매출 감소는 일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우 도저히 견딜 수 없다. 경제가 정체 성장일 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E-마트와 같은 대규모 유통업체도 어려운 이유가 일부 여기에 있다. 몇 년 전부터 소규모 유통업자와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운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경제의 어려움으로 과잉 생산된 제품을 ‘밀어내기식’으로 국내 판매를 행하는 Temu와 Aliexpress는 반드시 제재를 가해야 한다.

 

(3) 부동산 가격의 하락 가능성

 

나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어떤 부동산을 구입하여야 돈을 벌 수 있는가는 내가 대답할 내용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화의 퇴조와 보호무역주의의 등장은 경제발전 속도를 감소시킬 것이다. 또한 인구감소도 틀림없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가격의 큰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서울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하고 부동산 거래량은 줄어들 것이며, 특히 인구가 감소하는 시골 지역은 더 말할 것이 없다. 더욱 KTX 등으로 인구 이동 수단이 발전되면서 도시 간, 도농 간 발전에는 더더욱 큰 차이를 만들 것이다. 이미 서울도 강남 일부 지역에서 조차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신축 아파트도 분양가 이하의 아파트도 존재한다. 

 

우리나라 부동산의 높은 가격은 ① 실수요와 함께 ②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매우 크게 작용하였다. 일부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지금 부동산가는 하락 장세이지만 크게 하락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수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환율도 하락하고 있고, 가계부채비율도 부동산 버블이 터진 일본의 150%, 미국의 130%보다, 더 높은 약 205% 정도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도 20이 넘어가면 너무 비싸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30이 넘었다.” 이런 모든 지표들이 시사하는 바는 미래 부동산 가격은 일단 하락장세가 시작되면 급격한 하락장세가 예상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자산 중 실물 자산의 비중은 약 75.2%라고 한다. 이 수치는 미국의 28.5%, 일본의 37% 그리고 영국의 46.2%와 비교할 때 너무 높은 수치다. 이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국민들의 소비는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당연히 2025년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의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다.

 

(4) 인공지능 사용 증가에 의한 직장 수와 수입(收入)의 감소

 

인공지능(AI)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은 더욱 그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기술 발전은 『인간의 능력을 키우고,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은 인간이 제어할 수 있는 힘을 인력, 축력 그리고 소규모 수력에서 그것의 수천배, 수만배로 확대하였다. 그래서 수천년 간의 ‘가내 수공업’ 소량 생산에서 ‘공장제’ 대량 생산의 길을 열어 주었다. 자동차의 등장은 인간에게 새로운 직장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이동의 자유를 허락함으로써 지금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생산, 유통, 관광, 건설산업 등을 발전시켰다. 컴퓨터의 개발은 과거 손으로 도저히 불가능했던 정보 처리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편리한 세상을 만들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그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인공지능도 어느 정도 우리에게 편리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이다. 위험한 일, 반복적인 일, 고도의 정확도가 필요한 일의 효율성을 분명히 제고시킬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그런 인간 능력의『외연』 성장보다는,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한다. 

 

자율자동차는 운전사 수를 감소시키고, 공장의 로봇은 인간이 해야 할 작업의 수를 줄일 것이며, 법률자료 조사는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모아 줄 것이다. 유능한 교사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더 좋은 강의를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곧 복사되거나 한 사람이 한 강의실에서가 아니라 전 세계 강의실에서 동일한 강의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유능한 의사들의 수술은 로봇의사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원격 수술로 이미 시행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똑똑해지는 데는 5년이 채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미래학자 레이 커즈월드도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기술적 특이점’이 2030년 경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AI 능력은 이미 바둑, 체스 등에서 인간을 뛰어넘었고, 시와 소설을 쓰는 수준이다. 우리 주위에서도 음식점의 알바 자리가 귀여운 로봇으로 대체된 것을 제법 관찰할 수 있다.

 

즉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활용은 인간 능력을 확장하여 더 많은 직업을 창출하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인간을 대체함으로써 직업 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것은 곧 미래 젊은이들의 직장 수의 감소와 수입의 감소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5) 탄핵정국

 

실물 차원에서 탄핵정국은 큰 영향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세계 경제 10위권의 고도 경제사회에서는 기업이 정치보다 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정치 지도력과 최근 정부들의 지도력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탄핵정국이 아니라, 그에 따른 ① 국민 소비심리의 위축과 정부가 ② 제때 제때 행해야 할 필요 의사결정의 지연에서 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4. 대응 방법

 

이 4절에서의 분석은 대기업이 아니라 우리들 바로 옆에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이다. 그래서 작은 얘기들의 집합이다. 그러나 단어를 조금만 바꾸어 생각하면 중대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경제를 대하는 국민들의 의식 전환의 필요

 

나는 오래전부터 자주 반복하여 지적하였었다. 우리 국민들은 지나치게 정부 정책이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70년대 8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처럼 아무런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발전을 시도할 때는 정부 경제발전 정책이 매우 중요하였다. 그리고 1997년 IMF 경제위기 때처럼 나라 전체가 한마음이 되어 난국을 헤쳐 나갈 필요가 있을 때도 대통령의 지도력과 방향 설정은 매우 중요하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어려운 이유는 우리들의 내부 사정보다는 해외부분에서 오는 바가 더 크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거의 동일하게 적용되는 세계 2분화의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다. 이런 시기에는 국가, 정부의 지혜로운 지도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상품이 갖는 ‘경쟁력의 정도’』를 어떻게 더 높일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리고 더욱 핵심 사항은 그 기업의 경쟁력은 그 기업 각고의 노력으로 결정된다는 것이지, 정부가 대행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임금님을 바라보는 유교 전통이 강해서인지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대통령과 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으로 기대하는 바가 너무 크다. 우리도 이미 GDP 세계 12, 13위 국가가 되었다. 정부의 역할은 물론 크지만, 기업의 역할이 이미 정부보다 더 중요하게 되었다. 감각적으로 말한다면 ‘기업의 비중이 70, 정부의 비중이 30’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기업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 변화 중 하나는 ‘내 기업과 내 가게의 경쟁력, 내가 파는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바로 내가 결정한다는 자세’다. ‘남의 탓을 하지 않고, 내 탓을 할 줄 아는 것’ 이것이 경제위기를 벗어나는 가장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언론들도 전 세계 모든 나라, 모든 기업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제환경 변화의 위기감만을 부풀리지 않아야 한다. 그 대신 이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 탓과 경기 탓을 하지 말고, 각 기업들이 자기 경쟁력을 키우는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건전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부탁드리고 싶다. 항상 반복하여 지적하지만, 언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 해외 유입 상품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상품에 대한 대책

 

UR 등의 협정으로 무작정 수입을 금지시키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UR 규정에도 다음과 같은 상품 수출은 명문으로 금지되어 있다.

 

- 원가 이하로 파는 출혈 수출 상품(많은 중국 저가상품들이 여기에 해당될 것임)

- 자국 내 판매가 보다 더 싸게 파는 상품

- 불공정한 가격 보조상품(중국 대기업의 상품은 거의 모두 여기에 해당될 것임)

- 불공정한 제조과정을 거쳐 만든 상품(어린아이 제조 투입상품, 티벳, 신장인들의 노동착취로 만든 상품 등)

- 허위 광고내용 포함 상품(한국인 제조 상품, 국내 유명 대학과 허위 연계 개발 상품(서울대, KAIST 등))

- 품질과 효과에 대한 허위 또는 과장광고(특히 싸구려 공산품, 화장품, 의약품 등)

- 국내 산업 보호에 크게 저촉되는 상품(미국이 우리나라에 가장 흔히 쓰는 방법)

- “상호 호혜 조치”에 어긋나는 상품; 국가와 국가끼리는 자국 상품이 그 나라에 수출되었을 때 어떤 대접을 받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그 나라 상품에 대한 조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자동차, 전기자동차, 가전제품 등이 중국에서 어떤 관세, 보조금 등의 혜택을 받느냐에 따라 우리도 중국상품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할 수 있음.

 

이런 관점에서 분석하면 거의 대부분의 중국상품은 최소 몇 가지 이상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조치 후 중국 불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① 국내법의 사전 보완 ② 외국의 대(對) 중국상품에 관한 조치 연구, 특히 ③ 국내 언론에 배포할 자료 등에 대해 미리 철저한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3) 인터넷 판매와 온라인 판매 급증에 대한 대책 

 

- 국내 케이블 방송의 온라인 방송 채널을 너무 많이 허락하지 말 것

- 많은 소규모 상인들과 관련된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 상품을 제한할 것. 현재와 같이 무제한으로 방치하지 말 것

- 온라인 방송 판매 채널을 50 번대 이상으로 이동하고, 채널을 분산하지 말고 스포츠 채널처럼 집중시킬 것 

- 과잉광고, 과장광고 특히 음식물 팩 광고 등에 대해서는 사실을 확인할 것

 

그러나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는 더욱 활성화 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 소비자와 생산자 양자의 이익을 더욱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4) 정부의 지원 방법의 전환 필요

 

정부 측에서도 많은 변화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내용이다. 아무리 소비가 감소하여도, 소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즉 장사가 아무리 안된다 하여도 줄을 서는 상점이 있고, 파리를 날리는 상점이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가르쳐 주는 교육, 경제변화에 대한 교육, 대응 방법에 대한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급할 때는 직접적인 금융지원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방법에는 명백한 자원의 한계와 효과의 한계가 있다.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니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금전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더 합당한 방법은 그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5) 기업 자체의 차별화된 경쟁력 증진 노력의 필요.

 

반복하여 지적하였지만, 기업의 경쟁력은 그 기업 스스로가 키우는 것이다. 정부가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성장하는 경제와 침체 또는 하강하는 경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은 상승하는 경제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지만 하강하는 경제에서는 기업 간의 작은 차별화된 경쟁력 차이에 따라 생존에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다. 즉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점도 있지만, 바로 옆 가게는 파리 날리는 가게가 나란히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장사가 안되는 가게는 경기가 나쁘다고 탓하여서는 안 된다. “왜 내 가게에는 손님이 없을까?” 솔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 보겠다. 

 

(6) 사업자는 고객에게 『만족』을 파는 것이다.

 

이것은 마케팅의 첫 번째 중요 지적이다.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흔히 상품과 서비스를 돈을 받고 판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절대 아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사업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고객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고객들은 자기가 구입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한 후 느껴지는 만족도와 지불한 가격을 비교한다. 그래서 만족도가 더 컸을 때 그 고객은 한번 고객이 아니라 단골 고객이 된다. 이런 것을 어려운 전문용어로는 『소비자 잉여』라고 말하고, 쉬운 말로는 『가성비가 높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만족감이 떨어진 고객을 다시 찾아오게 하는 비용은 만족한 고객을 다시 방문하게 하는 비용보다 10배에서 16배의 비용이 더 든다고 한다. 

 

이런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기업들은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바로 시장을 떠나는 기업들, 망하는 기업들이 되는 것이다. 오래된 노포(老鋪) 주인들의 한결같은 자세가 있다. “손님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요. 그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주인은 겸손하게 표현하였다. 하지만 마케팅 입장에서 분석하면 이것이 바로 물건을 팔지 않고 만족을 파는 행위인 것이다. 그래서 그 어려운 여러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번 고객을 여러번의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하강 경제국면에서 기업 생존전략의 핵심이다.

 

(7)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상품의 질을 제공자의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판단하라.

 

어느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럴만한 어려운 이유가 있다. 그러나 고객들은 그런 이유를 살펴주지 않는다. 야속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다. 나의 서비스나 상품의 만족도를 고객의 입장에서 분석해 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어려운 고초를 당하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도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살아 남기 위해서는 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 이외에 다른 어떤 사람은 하기 때문이다.

 

(8) 주요성공요인을 파악해 보라

 

작은 중소기업을 하든 작은 가게를 운영하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내가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즉 “고객이 우리 업장을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차별화된 그 무엇을 제공하여야 한다. 그것은 가격, 맛, 장소, 분위기, 크기, 내구성, 납기 등 그 무엇이든지 반드시 업종별로 존재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것을 『주요성공요인(Key Success Factors)』이라고 부른다. 작은 통닭집을 운영해도 김밥집을 운영해도 작은 카페를 운영해도 그런 요소는 반드시 있다. 여기서 주요 두 단어는 ① ‘차별화된’과 ② 주요성공요인이다. 나와 남의 업장과 차별화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합리적인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을까? ’를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9) 가격 인상은 더디게 하고, 서비스양은 줄이지 말아라.

 

고도성장에 익숙한 우리나라 상인들은 흔히 내 이익은 가격에서 원가를 뺀 차액 즉 개당이익이 클수록 더 많은 이익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경기침체기에는 더욱 그러하지 않다. 나의 이익은 개당이익 곱하기 판매량이다. 즉 가격을 올릴 때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왜 내가 가격을 더디 올리고, 덜 올려야 할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공되는 서비스양도 줄이지 않는 것이 좋다. 거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경기가 나쁠 때일수록 고객들은 ‘심리적 허기감’에 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비스양의 감소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이유는 앞에서 지적한 데로 기업은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만족감을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로 충분한 설명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10) 투자를 자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한 방책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때는 특히 경기가 상당 기간 침체되리라고 판단될 때는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새로운 시작을 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경기 상승국면과 하강국면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1) 상대 기업 모기업의 상황을 정확히 살펴라.

 

자기만의 독보적인 위치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경기 하강기에, 나의 경쟁자들이 시장에서 사라짐으로써 오히려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 같은 이치가 그대로 모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2분화된 새로운 시장에서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산업이 있다. 방산산업, 조선산업, 자동차, 일부 반도체, 가전 산업 등 분야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런 기업들 또는 연계된 기업들에게 나의 거래처를 갖게 하는 것은 또 다른 기회를 줄 수도 있다. 

 

(12) 부모, 자식 교육의 중요성

 

갑작스런 분석 내용의 변화로 당황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결코 다른 주제가 아니다. 오히려 핵심 주제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유별나다. 그러나 자식 사랑의 표현 방법은 서양인들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듯하다. 우리나라 속담에 ‘부자 3대 못 간다.’는 말이 있다. 서양에도 비슷한 속담이 있다. 그들은 『과수원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1세대는 황무지를 일구고, 과수원을 만드느라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어린 과일나무는 아직 자라지 않아 과일을 따먹지 못하고 죽었다. 2세대는 과일을 따서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그는 자기 부모가 힘들여 일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래서 과일을 따 먹기도 하지만 본인도 일을 하였다. 그러나 3세대는 나면서부터 과일은 열려있었다. 따먹기만 하면 된다. 노동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과수원은 망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예외가 있다. 바로 유태인 가정이다. 나의 지도교수가 유태인이었고, 나이가 같아 자주 그의 집을 방문하였었다. 그들의 교육은 확실히 달랐다. 다섯 살 아이가 그린 그림을 50센트에 사서 용돈을 주었다. 모든 거래에는 주고받는 것이 있었다. 물론 상응한 거래는 아니었다. 그러나 절대 공짜는 없었다. 최소한 방안 청소라도, 집 앞 낙엽이라도 쓸어야 했다.

 

하바드를 다니는 어느 유태인 학생의 수기다. “나는 매사추세츠에 가면 하바드 학생이다. 그러나 집에 오면 전당포의 점원이다.” 우리의 교육은 어떠한가? 귀한 자식이다. 다치면 큰일이다. 공부 이외에는 무엇이든지 못하게 한다. 힘든 일도 안된다. 최고 비싼 브랜드 옷을 입혀야 한다. 돈도 벌지 못하는 자식에게 기(氣)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자식이 버는 돈 이상의 비싼 외제차를 사준다. 힘이 든다고 결혼하여 자식도 낳지 않는 자식에게 개를 키울 돈은 대준다. 그리고 그 자식은 자기 집의 청소도 대행업자에게 맡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예야 힘들면 회사 다니지 말하라. 내가 벌어놓은 것으로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아주 간단한 계산을 해보자.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최고 40%다. 이런 말을 하는 부모들은 분명히 이런 세율구간에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식들은 저축해 놓은 재산이 있을 리없다. 당연히 돈을 주어야 한다. 증여세 40%를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자들의 재산은 상당 부분이 부동산이다.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6~45%다.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20%가 추가된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한대로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 내가 자식에게 넘겨줄 실제 재산액은 과연 얼마나 될까? 내가 생각할 만큼의 양일까? 아니면 그것보다 훨씬 적은 절반 이하의 수준일까? 

 

그리고 설령 여러 방법을 통해 재산을 상속하였다고 하자. 그러면 그 재산을 가지고 그렇게 귀하게(?) 키워진 자식들이 무엇을 할까? 어려운 제조업? 아니면 카페, 애완동물샵, 잘 알지도 못하는 고급 음식점, 코인이나 주식투자 등등…. 우리나라 사업 중 가장 수명이 짧은 사업이 3개월 수명인 카페다. 그 결과가 어떨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것도 두세번 실패가 반복되면 더욱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자식을 경쟁력 있게 키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5. 그러나 희망은 반드시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보면 인류에게 불을 선물한 프로메테우스가 있고, 그 동생이 에피메테우스다. 먼저 생각하는 사람,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의 뜻이다. 제우스는 에피메테우스에게 절대 열지 말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선물하였다. 그러나 하지 말라고 하면 더욱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이다. 에피메테우스의 아내 판도라는 참지 못하고 결국 상자를 열고 말았다. 그러자 그 안에서 질병, 고난, 이간질, 가난 등 인간을 괴롭히는 온갖 것들이 튀어나왔다. 너무 놀란 판도라는 얼른 그 상자를 닫았다. 그러나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고난들은 이미 튀어 나간 다음이었다. 후회하고 있는 판도라에게 상자에서 작은 노크 소리가 들린다. “저도 나가게 해 주세요.” “너는 누구니?” “저는 희망이예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나온 것이 바로 희망이었다.

 

이 신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경우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게 ‘희망’은 ‘희망’이 아니다. 그것은 이루어지는 현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엄청난 역경에서도 그 희망을 현실로 이루어낸 경험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1997년 IMF 경제위기도 전형적인 극복이 예다. 우리는 희망의 민족이다. 우리는 끊임없는 역경을 물리치고 5,000년을 살아나온 민족이다. 이런 민족이 우리 말고 또 어디에 있겠는가? “이것 또한 지나갈 것이다.” 비록 ‘세계의 2분화’가 당분간은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얼마 지나면 반만년 우리 역사에 또 하나의 극복 사례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바로 『희망의 민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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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1월20일 20시50분
  • 최종수정 2025년01월20일 20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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