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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광장


청년들의 살아있는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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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젊은이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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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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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한 까페에서 우연히 엿듣게 된 대화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어휴, 주문이 어렵네 어려워. 그게… 나는 잘 모르니까. 젊은 사람들 기다리게 할까봐 일부러 맨 마지막에 주문했지.”

 

“그랬어? 잘했어.”

 

“잘했지?”

 

“우리는 느리니까. 먼저 하게 비켜줘야지.”

 

점잖아 보이는 할아버지 두 분이었다.

 

커피 주문에 진땀 빼는 모습이 귀여우시다는 생각도 잠시, 주위를 보니 그동안은 유심히 보지 않았던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노트북 화면에 몰두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드는 이들. 까페를 채우고 있는 사람 대부분은 내 또래의 젊은이들이었다. 내게도 까페는 아주 일상적인 공간이다. 특별한 목적 없이 무시로 들른다. 까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복잡한 이름의 커피를 주문하고, 몇 시간이고 방해 받지 않고 쉬다가 나갈 때까지 한 번도 부자연스러움을 느낀 적이 없다. 그러나 벽 쪽 이인용 테이블에서 조용히 커피를 드시다 나가는 할아버지 두 분을 본 날, 어르신들은 까페 이용에 진입장벽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세대 갈등의 원인에 대한 보편적 생각 중 하나는,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았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극적인 변화를 겪은 한국 사회에서 각기 다른 역사적 경험은 세대를 구분 짓는 중요한 기준이다. 전쟁을 겪은 세대와, 산업화를 이룩한 세대와, 민주화를 체감한 세대 사이에는 결코 건널 수 없는 ‘공감의 강’이 놓인 것처럼 보인다. 다큐멘터리 <미스 프레지던트>를 보는 동안에도 반복되는 말이 귀에 와 박혔다. “요즘 젊은 애들은 몰라요. 그 시절을 안살아 봐서.”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의 말이었다. 그들이 여전히 부녀 대통령에 정서적 애착을 갖는 이유이자 요즘 젊은 세대에 섭섭함을 느끼는 지점이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은 단순한 시대 구분을 넘어 세대의 ‘벽’이 됐다.

 

문제는 시간뿐 아니라 ‘공간’마저 분리됐다는 점이다. 과거 다른 역사적 경험을 했더라도 현재는 여러 세대가 뒤섞여 살아간다. 그런데 동시대를 살면서도 세대별로 서식(?)하는 공간은 다르다. 주말마다 젊은이들은 연남동, 이태원, 강남 등지에 몰린다. 탑골공원, 하면 장기 두는 할아버지들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할머니들이 즐겨 가실 법한 장소는 바로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젊은 공간과 늙은 공간, 세대를 가로막는 건 시간만이 아니다. 모처럼 외식하러 나가신 이모 부부가 죄다 젊은이들뿐인 레스토랑에 들어서기 열없어 그냥 돌아오셨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젊은이들 틈바구니에서만 생활하던 내가 까페에서 쭈뼛거리시는 할아버지 두 분을 보고 생경함을 느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나마 지하철은 남녀노소가 함께 이용하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마치 자기 집 거실인양 큰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은 주로 어르신들이고, 이어폰을 끼고 자신만의 ‘소리의 벽’을 세우는 건 젊은이들이다. 물리적으론 같은 곳에 있지만 이들은 결코 ‘함께’ 있지는 않다. 같은 장소에서도 정서적 공간은 여전히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시기에 나고 자라 다른 세대로 구분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세대 갈등을 시간 차 문제로만 치부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공간적으로도 멀어지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물리적 멀어짐이 가져올 정서적 거리감을 극복하는 덴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다. 최근 종로 일대에 노인들의 홍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락희 거리’가 조성됐다. 하지만 락희 거리가 진정 노인 친화적인 정책일지, 서울 속 노인들의 섬을 만드는 건 아닐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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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공간이라거나 늙은 공간이라거나 의식 하지 않고 어울리는 게 먼저다. 더듬더듬 커피 주문을 하셔도 기꺼이 기다려주고 홍대든 종로든 세대 간 진입장벽이 없는 분위기가 될 때, 세대 갈등은 더 이상 사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페에서 목격된 또 다른 대화의 한 장면을 공유한다.

 

“할머니, 다방 커피같이 달달하게 프림 넣은 커피가 좋으세요? 아니면 탄밥 누룽지처럼 구수한 커피가 좋으세요?”

 

아메리카노나, 카라멜마끼아또 같이 커피 종류와 이름이 익숙지 않은 할머니께 맞춤형 설명을 드리는, 배려심 깊은 젊은 카페 직원의 모습이다.

 

노인을 위한 카페, 젊은이도 기분 좋아지는 지하철 같이 우리가 지향점으로 삼아야 할 한국 사회 모습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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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24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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